2012년 7월 24일 화요일

아이디어로 특구기술을 사업화하다

아이디어로 특구기술을 사업화하다

‘아이디어 팩토리’ 오픈데이 개최


“사업은 초기가 매우 중요하다. 아이디어 사업의 핵심은 가급적 잘 준비된 상태에서 출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멘토들의 목표 역시 멘티가 시장에 직접 들어가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매출과 전략에 대한 큰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진정 성공적인 기업가가 되길 바란다” (허운행 비즈니스전략연구소 대표)

지식경제부(장관 홍석우)와 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이사장 이재구)가 연구개발특구의 인력과 첨단 기술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성공 창업으로 유도하는 신개념 창업지원 시스템 ‘아이디어 팩토리’를 구축, 지난 19일 ETRI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에서 개관식을 가졌다.

이번 개관식에서는 예비창업자들(멘티)과 이들의 아이템을 아이디어 기획단계부터 지원·조언해 줄 멘토들의 만남, 아이디어 팩토리 투어 등의 시간을 가졌으며, 마지막으로 ‘10대 창업자’로도 유명한 위자드웍스의 표철민 대표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아이디어가 재산이다
아이디어 팩토리의 창업지원은 기존의 지원시스템과 달리 사업 이름에 걸맞게 아이디어 기획단계부터 비즈니스 모델링에 맞도록 지원과 조언이 시작된다. 예비창업자들이 갖고 있는 사업 아이템이 지속적인 매출을 올리는 데 충분한가를 함께 되짚고, 방향이 맞지 않을 경우 과감하게 사업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연동해 SNS로 학생의 학습을 돕는, 일명 ‘공부 카톡’을 준비 중인 김태기 예비창업자 역시 멘토의 도움을 받는 과정에 5번이나 사업모델을 변경했다.
▲ 지난 19일 ETRI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에서 아이디어팩토리 오픈데이가 진행됐다. ⓒ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

창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사업 아이템인만큼, 이 단계부터 철저한 검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이번 사업의 가장 핵심적 목표다. 때문에 특구본부는 현장밀착형 멘토링으로 예비창업자들이 전문가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비즈니스 모델링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디어를 사업에 맞는 아이템으로 다듬는 과정 속에 예비창업자들과 멘토들은 브레인스토밍 작업을 병행, 회의실의 온 벽면을 아이디어가 담긴 메모지로 가득 채우기도 하고, 카이스트에서 진행되는 글로벌 기업 썸머캠프에 참가해 시장의 상황도 끊임없이 체크한다.

이처럼 본 사업은 다양한 자문을 통한 아이디어 정교화 과정 후, 프로토 타입을 제작하는 실증화 단계, 네트워킹과 창업행정 등 단계별 분석을 거쳐 지원프로그램을 설계·운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이디어 기술창업지원은 2012년 시범사업으로 총 74개의 아이디어를 신청 받아 이 중 19건을 선정해 운영 중이다. 그 가운데 4건은 이미 창업 후 신규고용 창출과 기술보증기금 등 기술금융 유치로 연결되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늘 긍정적인 아이디어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현재 총 4건이 사업성이 부족한 아이템으로 검토된 상태, 이들은 다른 아이템으로 재도전을 준비 중이다.

실제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가시화하는 과정에서 예비창업자들은 많은 벽에 부딪힌다. 번뜩하고 떠오른 아이디어가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하고 사업을 위해 발로 뛰는 대신 행정적 업무를 위해 사무실 책상에 앉아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이날 참여한 많은 예비창업자들 역시 이러한 난관에 부딪힌 경우였다.
▲ 지난 19일 ETRI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에서 아이디어팩토리 오픈데이가 진행됐다. ⓒ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

한 예비창업가는 “매출이 서서히 나오기 시작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문제는 행정적 부분이었다. 1인기업인만큼 밖에서 영업을 해야 하는데 행정업무로 인해 사무실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았다. 몸은 하나인데 처리해야 할 일은 많은 상황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었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러한 멘티들을 위해 멘토들은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인 ‘멘토모임’으로 아이디어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어떻게 예비창업자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지 멘토끼리 고심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허운행 비즈니스전략연구소 대표는 “예비창업자들의 전문분야가 다르듯, 멘토들의 전문분야도 모두 다르다. 우리의 전문성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연말쯤에는, 건강하고 강한 벤처로 출범할 수 있도록 예비창업자들을 지원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장효향 멘토는 “지난 4월부터 지금까지, 4개월이 채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처음 기획한 아이디어로 형상화한 플랜이 짧은 시간 안에 상당한 발전을 이룬 것 같다”며 “14명이 참여해 연내 10개 이상의 창업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 이처럼 수적으로는 만족스럽게 갈 수 있겠으나 질적 향상도 매우 중요하다. 멘토들은 시범서비스, 실행가능한 사업계획 등을 완성시킨 후 다음 단계에서 창업과 개발이 연결되도록 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본 사업을 통해 모범적인 사례가 계속 나와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현재 아이디어 팩토리는 ETRI 내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 3층에 ‘아이디어 발현 공간’ ‘형상화 공간’ ‘실증화 공간’ ‘네트워크 공간’ 등 4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아이디어 발현 공간에서 전문가와의 브레인스토밍으로 예비창업자들의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킨 후, 형상화 공간에서 시제품의 디자인과 제작을 통해 아이디어가 어떻게 구체화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실증화 공간에서 시제품의 기술적 검증과 시장 테스트를 거치고 네트워킹 공간에서는 아이디어를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남들과 다르게 머리를 굴려라”
이날 개관식에서는 표철민 위자드웍스 대표의 비즈니스 특강이 있었다. 표 대표는 ‘10대 창업가’, ‘독도 지킴이’ 등의 수식어를 받고 있는 사업가로 중학생 때부터 사업을 시작해 많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이날 특강에서 그는 자신이 15살에 창업을 시작한 이야기와 실패담 등에 대해 언급하며 예비창업자들을 독려했다.
▲ 표철민 위자드웍스 대표가 예비창업자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Science Times
중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인터넷 도메인 사업을 시작한 그는 하루 2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아버지보다 더 많은(?) 수입을 가계에 가져오게 된다. 표 대표는 “처음엔 쓸데없는 짓 그만하라던 어머니도 아버지보다 돈을 더 많이 벌어오는 걸 보시더니 열심히 하라고 하시더라”며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도메인 사업으로 학창시절을 보내고 난 뒤, 창업자 특기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한 그는 대학교 2학년의 끝자락에 창업이냐, 취업이냐를 놓고 고민했다. 취업을 한다면 컨설팅을 하고 싶었다. 가까스로 취업을 했으나 당시 뉴스에 웹2.0이 뜬다는 소식을 접한 그는 중학생 때 도메인 소식을 접한 후 설렜던 마음과 똑같은 경험을 했고, 어릴 적 친구와 함께 사업에 뛰어들게 된다.

그렇게 지하골방에서 창업을 시작한 그가 발표한 첫 작품이 바로 위자드닷컴이었다. 현재의 아이구글과 같이 자신만의 포털사이트를 만들 수 있도록 한 제품. 당시 표 대표는 앞서가는 기술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매출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위자드닷컴이 실패로 끝나려던 찰나 타기업에서 연락이 왔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 포털 내 있는 위젯을 사용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표 대표는 ‘위젯 전도사’라는 수식어를 갖기 시작한다. 위젯은 모바일과 TV 등 디바이스의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정보전달 시스템으로, 위젯의 가능성을 본 표 대표는 2008년 위자드팩토리를 오픈, 2009년 네이버와 다음, 싸이월드 등과 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위젯을 팔기 시작했다.

위젯 아이템으로 승승장구하던 그였지만 곧 회의감이 밀려왔다. 그는 애초에 B2C를 하고 싶었던 기업가다. 하지만 당시 그가 하는 일들은 B2B였기 때문에 결국 남의 일을 해주는 형국이 된 것이다. 표 대표는 “어느 새 광고대행사를 하고 있더라”면서 “나는 소비자들과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때문에 이를 과감히 접었다”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그런 그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후에 눈을 돌린 영역은 모바일 유틸리티 분야였다. 그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앱은 유틸리티가 1위다. 세월에 따라 순위에는 약간의 변동이 있으나 유틸리티는 유망한 분야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틸리티에 절대 강자가 없었다. 때문에 그때부터 나의 목표는 모바일계의 알툴바가 되는 것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솜클라우드다. 15개월간 12명이 투입돼 첫 제품으로 솜노트를 출시했다. 이는 모바일에서 노트를 이용하면 PC나 태블릿에서도 볼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프로그램으로 오픈 한 달 만에 6만6천 건의 다운로드수를 기록했으며 1만 4천여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표 대표는 “2006년 당시 창업한 인터넷 회사 중 현재 남아 있는 회사는 거의 없다. 우리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뼈를 깎는 고통으로 아이템을 바꿔왔기 때문이다. 이것이 지금도 행복하게 사업을 할 수 있는 이유다. 혁신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멤버들 덕분에 사업이 매우 재미있고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1할의 승리를 위해 계속 갈 것이다. 비록 9할이 실패라 할지라도 도전하지 않으면 1할의 승리조차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1할의 성공들이 천천히 모이고 쌓이다보면 언젠가는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실패의 목전까지 여러 번 치달은 경험이 있다. 연대보증이 8억까지 이르렀을 정도. 그러나 표 대표는 “이로 인해 절박함도 생겼다. 여기서 내가 포기하면 8억은 정말 빚이 되고, 계속 가면 8억은 그야말로 연대보증에 불과할 뿐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히며 절박함으로 사업을 꾸려나갔다던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는 사업가에겐 언젠가 혹독한 검증의 시간이 온다고 강조하며, 그것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냉혹한 정신으로 무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날 특강을 접한 예비창업자들은 표 대표의 강연 이후 그간 궁금했던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질문하며 자신의 사업에 필요한 부분을 얻어가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아이디어팩토리를 통해 어떤 성공적 사례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황정은 객원기자 | hjuun@naver.com

저작권자 2012.07.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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