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향상 위한 과학기술정책 필요
과학기술정책 심포지엄 개최
복지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기대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과학기술정책 역시 국민 복지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책의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복지와 성장의 균형을 추구하는 국가발전전략에 부합하는 새로운 과학기술정책을 수립해야 하며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과학기술이 필요하다는 것.
과학기술정책연구원(원장 송종국)은 지난 10월 31일 서울 63빌딩에서 ‘국민복지 향상을 위한 과학기술정책’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공공복지 향상을 위한 과학기술정책의 방향과 중점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원장 송종국)은 지난 10월 31일 서울 63빌딩에서 ‘국민복지 향상을 위한 과학기술정책’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공공복지 향상을 위한 과학기술정책의 방향과 중점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 |
| ▲ 과학기술이 단순히 경제성장의 도구로 머물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다양한 문화 활동을 촉진하는 수단이 되며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거나 해결하는 수단이 돼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사진은 지난 10월 31일 서울 63빌딩에서 ‘국민복지 향상을 위한 과학기술정책’을 주제로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 개최한 심포지엄 모습. ⓒ과학기술정책연구원 |
이미 우리나라 최상위 과학기술정책에는 ‘삶의 질’이나 ‘복지’가 정책 목표로 설정돼 있다. 지난 2006년 발표한 정부 종합대책인 ‘함께 가는 희망한국 Vision 2030’에서 성장 위주의 과학기술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고, 2007년 수립한 ‘기술기반 삶의 질 향상 종합대책’에서 삶의 질 개선을 위한 10대 분야를 선정하고 각 분야에 필요한 중점 추진 요소를 제시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추진전략 및 실행계획이 제시되지 않아 명목상 목표에 그쳤다는 것이 서지영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의 분석이다. 서 연구위원은 이날 과학기술정책의 방향과 중점과제, 주요 복지이슈 관련 연구개발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과학기술, 사회적 요구에 부응해야
서 연구위원은 ‘복지’가 장애인 및 고령자의 재활 및 생활편의에 집중됐고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금이나 혜택증대 등 지엽적 복지제도에 머물렀다고 평했다. 앞으로는 생애주기에 따라 누구나 경험하지만 개인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육아, 교육, 보건, 퇴직 등 기본적이며 보편적인 사항에 대해 국가가 정책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생활 전주기 복지향상을 위한 건강-환경-안전 통합형 연구개발 프로그램’ 시행을 제안했다.
이어 서 연구위원은 “복지가 삶의 질 개선이나 사회문제 해결이 아닌 신시장 창출, 신성장동력 확보, 신산업 육성과 같은 경제 논리에 입각해 부처별로 연구개발이 추진되는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보건복지부의 경우 질병치료 비용절감 및 효과증대를 위한 연구개발이 제약산업 육성 등 산업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진행된다는 것.
또한 서 연구위원은 “국민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가재난형 질병예방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가 농·축산물의 생산·가공관련 투자에 비해 부족한 것을 개선해야 한다”며 “2011년 발생한 구제역처럼 특정 질병이 대규모로 발병하고 확산될 경우를 대비한 연구기관과 전문가가 전무한 상태라, 장기간에 걸친 사전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경제발전 과정에서 과학기술정책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고, ‘사회기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사회기술은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과학기술을 뜻한다. 과학기술이 단순히 경제성장의 도구로 머물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다양한 문화 활동을 촉진하는 수단이 되며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거나 해결하는 수단이 돼야 한다는 것.
대표적인 사례가 지식경제부의 ‘국민편익증진 기술개발 사업(QoLT)’. QoLT(Quality of Life Technology)의 목적은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술·제품·서비스의 개발과 보급을 통해 국민 편익의 전반적인 증진과 사회 일반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것이다.
| |
| ▲ 기술로 삶의 질을 증대시키기 위한 중점요소 ⓒ교육과학기술부 |
안 교수는 “경제 성장기에 총아 역할을 했던 과학기술이 이제는 성장을 위한 투자가 아닌 국민 복지를 실제로 고양하는 방식으로 그리고 사회 취약 계층에게도 과학기술의 결실이 전해질 수 있는 방향으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R&D 투자에 대한 평가항목에 복지관련 지표를 도입하면 복지 친화적 과학기술 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는 ‘나눔과 베풂: 공감의 시대와 복지생태’라는 주제로 생물학자 생각하는 복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복지 정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구 고령화가 생물학적 관점에서 봤을 때도 심각한 문제라는 것. 번식이 끝난 후에도 오랜 기간 생존하는 생물은 인간이 유일한데 생물의 진화론적인 측면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과학’의 본질에 대한 고민 선행돼야
한편 심포지엄에 참석한 과학기술계 전문가들은 과학기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복지문제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삶의 질 지향 과학기술 시기를 맞아 요구되는 과학기술의 역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줄 것을 요청했다.
서지영 연구위원은 “연구기관의 연구자들은 연구개발 아이템을 먼저 요구한다”며 “이런 접근을 하면 필요한 제품이 개발이 되지 않거나 개발이 되더라도 보급이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지금까지 해온 방식을 점검하고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어떠한 태도와 체계 그리고 방법을 가져야 하는지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최 교수는 “과학기술이 너무 빨리 복지를 위해 뭘 해줄 것을 기대하기 보다는 좀 더 폭 넓은 논의를 하고 과학기술과 복지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단계가 필요할 것 같다”며 “과학의 본질을 고민하고 그동안 과학이 제자리를 찾지 못했던 것에 대한 논의를 심각하게 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