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로 키우는 과학·수학 호기심
화랑초교 ‘과학창의 앰배서더’
“와~ 우와! 오~ 진짜 신기하다! 어떻게 하는 거지?”
무대 위 마술사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탄성 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손수건을 흔들자 한 장이 수십 장으로 늘어났고 책을 펼치자 비둘기가 날아올랐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마술을 신기해하면서도 숨은 비밀을 알아내려는 듯 아이들의 눈초리가 바빠졌다. 지난 7일(목) 서울 화랑초등학교에서 열린 ‘과학창의 앰배서더’ 현장이다.
무대 위 마술사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탄성 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손수건을 흔들자 한 장이 수십 장으로 늘어났고 책을 펼치자 비둘기가 날아올랐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마술을 신기해하면서도 숨은 비밀을 알아내려는 듯 아이들의 눈초리가 바빠졌다. 지난 7일(목) 서울 화랑초등학교에서 열린 ‘과학창의 앰배서더’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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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ienceTimes 임동욱 |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지원해 온 ‘과학창의 앰배서더’ 행사는 대학 연구기관이나 정부 출연연구소의 전문가들이 전국의 초·중·고 및 기관·시설을 대상으로 초청강연이나 토크쇼를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새 학기 시작 전 강연 공백기를 맞아 새로운 방식의 프로그램이 시도되고 있다. 마술을 이용해 과학·수학에 대한 탐구정신을 기르고 리더십과 소통능력을 함양시키는 이른바 ‘교육마술’이다.
특히 지금껏 앰배서더 강연을 접하지 못한 서울 소재 대학부설 초등학교를 포함시켜 ‘과학창의 앰배서더’의 저변을 확대하고 위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날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 학년이 오전부터 오후까지 3개 그룹으로 나눠 참여했다.
4자리 숫자 4개를 순식간에 더하는 마술 윷놀이
마술사의 공연 후에는 학년별 4개 반으로 나누어 수학마술과 과학마술을 직접 배웠다. 마술교사가 가로세로 3개씩 총 9개의 숫자가 적힌 판을 보여주면 아이들은 그 중 하나의 숫자를 마음속으로 선택한다. 이후 다른 숫자가 적힌 판을 하나씩 넘기면 자신이 생각한 숫자가 그 안에 있는지 없는지만 대답하면 된다.
“있어요!” “있어요!” “없어요!” “11을 생각했구나?” “우와!”
마술교사가 너무 쉽게 답을 맞춘다. 아이들을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신기해 박수를 쳤다. 숫자에 대한 호기심이 한껏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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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ienceTimes 임동욱 |
이어 본격적인 마술교육이 시작되었다. 윷짝 하나마다 4개의 숫자가 적힌 종이 윷을 던져서 나온 숫자들을 순식간에 더하는 방법이다. 천 단위 4자리 숫자 4개가 나오자 아이들은 너무 어렵다는 표정이다.
“6천743 더하기 4천868 더하기 2천624 더하기 8천387은? 2만2천622잖아요.”
아이들의 궁금증이 절정에 다다르자 마술교사가 칠판을 이용해 덧셈의 비밀을 가르쳐준다. 언제나 그렇듯 마술의 비법은 간단했다. 세 번째 숫자 앞에 2를 붙이고 여기서 2를 빼면 답이 쉽게 나온다. 세 번째 숫자인 2천624 앞에 2를 붙이면 2만2천624가 되고 여기서 2를 빼면 정답인 2만2천622가 나온다. 쉽게 계산이 되도록 종이 윷에 적힌 숫자를 미리 설정해서 제작한 것이다.
설정 방법을 설명하자 아이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가 각자 칠판에 나와 몇 번 연습을 해보더니 이내 답을 술술 맞힌다. 숫자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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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ienceTimes 임동욱 |
설날에 뽐낼 수 있는 다양한 마술 배워
이어 종이접기 마술을 배웠다. 준비된 종이를 순서에 따라 접으면 조그만 크기의 만 원짜리 지폐가 되는데 “짠!” 하는 소리와 함께 펴면 더 커진 모양의 지폐가 되고 다시 한 번 “짠!”을 외치면 그보다 더 큰 만 원짜리가 나타난다.
어떤 종이든 정해진 방식으로 방식으로 접고 펴면 응용이 가능하다. 마술교사는 ‘3단계 종이 펴기’를 이용해 설날에 조그만 공연을 해보라고 권했다. 조그맣게 접혔을 때 맨 앞에 ‘나의 꿈’이라고 쓰고, 한 번 폈을 때 나타나는 칸에 자신의 이름을 적는다. 완전히 폈을 때는 자신이 바라는 미래의 꿈을 적는다.
“꿈! 저는 ○○○입니다. 저는 ○○○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꼭 이루겠습니다!”
또는 설날에 일가친척이 모인 자리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해요! 오래오래 사세요!” 하고 새해 덕담을 적을 수도 있다. 공연을 보여주면서 상상력과 발표력도 기르는 일석이조의 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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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ienceTimes 김의제 |
발표력과 관찰력 키우는 마술의 효과
이번에는 자리를 옮겨 과학마술 코너로 이동했다. 길이가 각자 다른 3개의 주황색 끈이 있다. 마술교사가 손을 움직여서 뒤섞자 끈의 길이가 모두 같아졌다. 아이들은 비법을 알아내기 위해 눈이 커졌다.
비법은 가장 짧은 끈을 반으로 접어 고리 모양을 만들고 중간 길이의 끈을 끼워 반으로 접듯이 당기는 것이다. 두 끈이 걸쇠처럼 걸리는 부분을 손으로 감싸 쥐어 관객의 눈에 보이지 않게 가리면 마치 길이가 같은 두 개의 끈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에 가장 긴 끈을 덧붙이면 동일한 끈 3개가 모이게 되는 셈이다. 휙 하고 당기니 다시 세 종류의 끈으로 바뀐다. 아이들은 이제 알겠다며 밝은 표정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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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ienceTimes 임동욱 |
마술쇼에서 빠질 수 없는 카드 마술도 준비했다. 지갑을 열면 안쪽에 두 종류의 카드가 꼽혀 있다. 한 장은 앞면이 보이게 해서 꺼내고 다른 한 장은 뒷면이 보이도록 꺼낸다. 그리고 두 카드를 양손에 들어 교차시키면 한쪽의 무늬가 다른 카드로 옮겨간다. 순식간에 앞뒤에 무늬가 새겨진 카드와 아무 무늬도 없는 카드로 변한 것이다.
비밀은 지갑에 숨어 있었다. 카드를 고정하는 비닐 창에 이미 무늬가 새겨져 있어서 관객을 속이는 것이다. 공연을 하는 아이는 발표력이 좋아지고 객석에 앉은 아이는 관찰력이 높아진다. 교육마술로 누릴 수 있는 효과다. 처음에는 시무룩하고 소극적이던 아이들도 여러 도구를 이용해 친구에게 마술을 보여주면서 자신감이 붙는 눈치다.
행사를 준비한 박근영 에듀매직코리아 대표는 “마술을 이용하면 수학과 과학도 쉽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가르칠 수 있다”며 “국내에서 교육마술을 최초로 시작한 이래 아이들의 상상력, 발표력, 자신감을 키우는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중”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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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ienceTimes 김의제 |
과학적 원리 숨어 있는 마술의 신비
마지막 순서로는 바람개비 마술을 배웠다. ‘바람개비’라고 하자 아이들은 시시하다는 표정이지만 종이 조각을 몇 번 접어 손가락 끝에 붙이자 떨어지지도 않고 계속 돌아간다. 처음 본 아이들은 마술이라 생각하지만 과학적인 원리가 숨어 있다.
우선 종이의 네 귀퉁이를 접어서 바람을 막되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준다. 그리고 손가락 끝에 붙여 몸을 회전시키거나 앞으로 달려가면 바람을 맞은 종이는 처음에는 멈칫 하다가 이내 회전력이 생겨 뱅뱅 돌아간다. 종이가 가볍고 팔을 빠르게 움직이면 가만히 선 채로도 손가락 끝에서 바람개비가 돌아가게 할 수 있다.
창밖에는 영하 12도를 넘나드는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었지만 행사가 진행된 강당은 금세 바람개비를 들고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아이들은 새로 배운 비법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어 마음이 들뜨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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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ienceTimes 김의제 |
조희주 학생은 “설날에 친척 어른들이 다 모이면 마술 공연을 해보고 싶다”, 최서현 학생은 “큰 숫자도 쉽게 더할 수 있는 윷놀이 마술이 제일 신기했다”, 문시연 학생은 “카드 마술을 이용해서 엄마를 깜짝 놀래키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과학창의재단에 행사를 신청한 이규섭 교사는 “매년 봄이면 과학의 날 행사를 준비하고 직접 참여하는 전통이 있다”며 “마술 덕분에 과학에 대한 아이들의 호기심이 더욱 커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교과서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바뀌는 만큼 발표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다양한 수업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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