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 우리 미술의 근본”
한국연구재단 석학인문강좌
한국연구재단이 주최하고 교육과학기술부가 후원하는 석학인문강좌가 8일 광화문 서울역사박물관 강당에서 열렸다. 이태호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의 ‘감성과 오성 사이- 한국 미술사의 라이벌’ 5주째를 맞이한 마지막 강연으로, 학계 전문가들의 종합토론으로 마무리되었다.
명지대 이주현 교수가 토론 사회를 맡았다. 그리고 토론에는 이인범 상명대 교수와 이영수 명지대 강사가 참여했다. 다음 주부터는 윤정로 KAIST 사회학 교수가 ‘사회 속의 과학기술’이라는 주제로 5번의 강의를 펼친다.
명지대 이주현 교수가 토론 사회를 맡았다. 그리고 토론에는 이인범 상명대 교수와 이영수 명지대 강사가 참여했다. 다음 주부터는 윤정로 KAIST 사회학 교수가 ‘사회 속의 과학기술’이라는 주제로 5번의 강의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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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호 명지대학 미술사학과 교수 ⓒScience Times. |
이태호 교수는 종합토론에서 질문자들의 내용을 마무리하면서 “이 강좌는 한국회화사를 대표하는 거장들이 쏟아낸 작품 세계를 감상하며, 한국미술의 예술적 성과를 만나보는 시간이다. 조선후기~근대,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 동시대 서로 다른 성향의 작가를 감성과 오성으로 대비시켜보며, 그들이 창조한 조형미, 예술론, 개성 등을 살펴본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벌이라기 보다 쌍벽의 개념
겸재•추사•소정•이중섭은 감성적인 화가로, 단원•다산•청전•박수근은 오성적인 화가로 구분해본 것이다. 또 거장들이 자신들의 당대를 읽는 차이점과 동질성을 통해 18세기, 19세기, 20세기 각각의 시대상을 재조명한다. 여덟 작가를 각 시대의 라이벌로 내세웠으나, 실제로는 맞수보다 쌍벽의 개념으로 설정해보았다.
겸재와 단원은 각각 영조와 정조 시기 조선적 문예부흥의 중심에 섰던 화가다. 겸재는 대상을 과장하며 마음에 기억된 조선 땅을 그렸던 데 비해, 단원은 실경사생을 통해 대상을 닮게 묘사했다.
겸재는 가슴에 품은 이상에서, 단원은 눈 앞의 현실에서 진경산수를 모색한 셈이다. 이는 영조에서 정조 시절로 문화지형의 변화이기도 하고, 두 작가가 한국산수화의 고전적 전형을 완성하였음을 보여준다.
다산과 추사는 18세기의 전통이 퇴락하는 가운데 부상한 예술론의 대립을 보여준다. 다산은 현실인식과 대상묘사의 사실주의를, 추사는 사의성을 내세운 개성주의를 강조한다. 사실론과 사의론(寫意論)은 조선시대 전통서화의 근대성과 보수성을 찾을 대립된 예술론이자 한국화 이론의 뿌리로 삼을 만하다.
20세기에 나타난 두 가지 양식에서 뽑은 작가들도 있다. 전통의 계승과 붕괴, 신미술의 수용과 갈등이 복합된 시대를 감안한 작가들이다. 청전과 소정은 전통회화를 계승한 작가이다.
청전은 마음이 고요하고 깨끗한 평담(平澹)으로, 소정은 분방함으로 우리 땅을 재해석해 그려냈다. 박수근과 이중섭은 서양에서 유입된 신미술을 한국화한 작가로 손꼽힌다. 이중섭은 감정의 격정을 표출해 자아를 강렬하게 드러낸 화가이고, 박수근은 과묵함으로 주변 이웃의 삶을 따뜻하게 살폈던 화가다.
조선 후기에서 현대에 이르는 이들 8명의 거장은 한국인, 한국문화, 한국성의 특질을 적절히 드러내준다. 곧 한국의 미는 무엇인가? 한국인의 미적 감수성은 어디서 나오는가? 한국인의 마음을 울리는 내적 정서는 어떤 것인가? 그들은 시대정신을 어떻게 담아내었는가? 등 이런 문제를 푸는데 중층적으로 접근해보고 싶었다.
한국 문화와 기질을 대표한 화가들
한편 종합토론에서 이영수 명지대 강사는 해외미술 유치는 성황을 이루는데, 반면 한국 미술은 위축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근래에 미술계에서는 국제주의가 강조되면서 해외미술전이 활발하게 개최되고 있다. 예술의 전당에서는 현재 르네상스전이 성황을 이루고 있고, 국립중앙박물관도 터키 문명전시회에 이어 마야 문명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해외 유치전은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외국의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이점으로 인해 매번 큰 성황을 이룬다. 반면 겸재나 단원, 추사, 소정, 청전, 박수근, 이중섭 같은 한국의 미술가들에 관한 대규모 기획전은 만나 본지 상당히 오래된 것 같다.”
이영수 강사는 진경산수화 등장 배경에 대해 나름대로의 주장을 폈다. “18세기 진경산수화가 등장하게 된 배경에 대해 미술사학계에는 두 가지 학설이 제기돼 있다. 첫째는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에 이은 조선 성리학의 완성과 명나라에서 청나라로 교체되는 시기 이후 대두한 조선중화사상으로 자주적인 의식세계가 형성됨으로써 발달했다고 보는 견해다.
둘째는 현실과 실제를 중시하는 실학사상과 전통적인 도선(道仙)사상의 유행에 따른 발달로서, 조선의 실학도 결국 중국의 실학이 유입된 것이다. 진경산수화나 풍속화의 발달 또한 18세기 한중일 3국의 공통적인 현상이라는 주장이다”.
라이벌이라기 보다 쌍벽의 개념
겸재•추사•소정•이중섭은 감성적인 화가로, 단원•다산•청전•박수근은 오성적인 화가로 구분해본 것이다. 또 거장들이 자신들의 당대를 읽는 차이점과 동질성을 통해 18세기, 19세기, 20세기 각각의 시대상을 재조명한다. 여덟 작가를 각 시대의 라이벌로 내세웠으나, 실제로는 맞수보다 쌍벽의 개념으로 설정해보았다.
겸재와 단원은 각각 영조와 정조 시기 조선적 문예부흥의 중심에 섰던 화가다. 겸재는 대상을 과장하며 마음에 기억된 조선 땅을 그렸던 데 비해, 단원은 실경사생을 통해 대상을 닮게 묘사했다.
겸재는 가슴에 품은 이상에서, 단원은 눈 앞의 현실에서 진경산수를 모색한 셈이다. 이는 영조에서 정조 시절로 문화지형의 변화이기도 하고, 두 작가가 한국산수화의 고전적 전형을 완성하였음을 보여준다.
다산과 추사는 18세기의 전통이 퇴락하는 가운데 부상한 예술론의 대립을 보여준다. 다산은 현실인식과 대상묘사의 사실주의를, 추사는 사의성을 내세운 개성주의를 강조한다. 사실론과 사의론(寫意論)은 조선시대 전통서화의 근대성과 보수성을 찾을 대립된 예술론이자 한국화 이론의 뿌리로 삼을 만하다.
20세기에 나타난 두 가지 양식에서 뽑은 작가들도 있다. 전통의 계승과 붕괴, 신미술의 수용과 갈등이 복합된 시대를 감안한 작가들이다. 청전과 소정은 전통회화를 계승한 작가이다.
청전은 마음이 고요하고 깨끗한 평담(平澹)으로, 소정은 분방함으로 우리 땅을 재해석해 그려냈다. 박수근과 이중섭은 서양에서 유입된 신미술을 한국화한 작가로 손꼽힌다. 이중섭은 감정의 격정을 표출해 자아를 강렬하게 드러낸 화가이고, 박수근은 과묵함으로 주변 이웃의 삶을 따뜻하게 살폈던 화가다.
조선 후기에서 현대에 이르는 이들 8명의 거장은 한국인, 한국문화, 한국성의 특질을 적절히 드러내준다. 곧 한국의 미는 무엇인가? 한국인의 미적 감수성은 어디서 나오는가? 한국인의 마음을 울리는 내적 정서는 어떤 것인가? 그들은 시대정신을 어떻게 담아내었는가? 등 이런 문제를 푸는데 중층적으로 접근해보고 싶었다.
한국 문화와 기질을 대표한 화가들
한편 종합토론에서 이영수 명지대 강사는 해외미술 유치는 성황을 이루는데, 반면 한국 미술은 위축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근래에 미술계에서는 국제주의가 강조되면서 해외미술전이 활발하게 개최되고 있다. 예술의 전당에서는 현재 르네상스전이 성황을 이루고 있고, 국립중앙박물관도 터키 문명전시회에 이어 마야 문명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해외 유치전은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외국의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이점으로 인해 매번 큰 성황을 이룬다. 반면 겸재나 단원, 추사, 소정, 청전, 박수근, 이중섭 같은 한국의 미술가들에 관한 대규모 기획전은 만나 본지 상당히 오래된 것 같다.”
이영수 강사는 진경산수화 등장 배경에 대해 나름대로의 주장을 폈다. “18세기 진경산수화가 등장하게 된 배경에 대해 미술사학계에는 두 가지 학설이 제기돼 있다. 첫째는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에 이은 조선 성리학의 완성과 명나라에서 청나라로 교체되는 시기 이후 대두한 조선중화사상으로 자주적인 의식세계가 형성됨으로써 발달했다고 보는 견해다.
둘째는 현실과 실제를 중시하는 실학사상과 전통적인 도선(道仙)사상의 유행에 따른 발달로서, 조선의 실학도 결국 중국의 실학이 유입된 것이다. 진경산수화나 풍속화의 발달 또한 18세기 한중일 3국의 공통적인 현상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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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겸재는 우리의 땅과 자연을 화폭에 담으려고 노력했다. 사진은 옛 압구정의 모습. 세조 때의 공신 한명회의 별장으로 현재 강남구 압구정동을 말한다. 간송미술관 소장 |
이인범 상명대 교수는 “강좌 내용은 우리 화가들이 우리의 땅과 인간을 어떻게 그렸나 하는 문제로 초점이 맞춰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지적하면서 “작가들의 작품세계에 투영된 동시대의 자연관과 인간관은 어떤 것이었는지 하는 첨예한 인문학적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감성과 오성이라는 유형적 차이보다 근대미술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가치는 오히려 각각의 화가들이 그림으로 과연 당대의 삶의 리얼리티에 얼마나 다가서고 있는가 하는 데에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술현상 더 나아가 이 세계가 근대 서구의 이원론적 세계관에 기초해 관념과 현실, 정신과 물질, 본질과 현상, 내용과 형식, 주관과 객관 등을 나누고 현실, 물질, 현상, 형식, 객관 등을 긍정적으로 용인하고 그 짝들을 부정적으로 볼 수 있을 만큼 단순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18세기 이후 화가들의 작품세계 형성과 그 성격을 주로 넓게는 조선과 한국이라는 국가의 울타리 안에서, 좁게는 예술가나 개인의 신분, 교우관계나 교육환경, 개성이나 기질, 환경 등 주체의 형성에 초점을 맞춰 조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권을 상실하는 수모를 겪었던 근대기 우리의 예술에 관한 논의나 인식은 예술이나 인간의 삶의 가치 자체보다는 국권 회복이나 국민국가 세우기 같은 공동체의 절체절명의 과제를 위해 식민주의나 반식민주의 이데올로기에 종속시켜 온 것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의 고미술 이해는 문화 독창성이나 정체성에 대한 지나친 강조와 더불어 신비화 본질화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인간 삶의 역사적 범주에서 일어나는 무릇 사건들은 여러 구성원들 간 혹은 주변 환경과의 상호영향작용에 의한 것이 아닌 것이 없다고 판단된다. 특히 문화 예술은 여타의 다른 어떤 인간활동보다도 삶의 세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주체들과 타자들 간의 개방적이고 진지한 교류, 교섭, 대화, 상호영향작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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