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3일 토요일

벌이 주는 유익함을 아세요?

벌이 주는 유익함을 아세요?

국립중앙과학관, ‘벌들의 신비와 곤충 체험전’ 개최

 
 
 
“엄마, 꿀이예요!”
“선생님, 벌이 진짜 날아다녀요. 쏘면 어떡해요?”

장마철 폭염과 굵은 빗줄기가 혼재하는 더운 여름, 대전의 국립중앙과학관에는 자연의 생태에 한껏 들뜬 학생들의 목소리가 가득 찼다. 여름방학을 맞아 준비한 국립중앙과학관의 ‘벌들의 신비와 곤충 체험전’에 많은 학생들이 참여한 것이다.

이번 특별전에는 평소 쏘일까봐 무서워하며 가까이 하지 못한 여러 종류의 벌을 학생들이 직접 관찰할 수 있도록 했으며, 벌집구조를 비롯해 유충에서부터 성충까지의 벌의 성장과정을 알 수 있는 다양한 생태전시를 마련했다.

전시에는 꿀벌과 말벌, 호박벌과 누리벌, 뒤영벌 등 다양한 종류가 전시됐고, 여왕벌 찾기와 수벌 만져보기 등 벌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없던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 여름방학을 맞아 국립중앙과학관에서는 ‘벌들의 신비와 곤충 체험전’이 열리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

벌의 먹이는 각각 다르다?

벌은 사회생활을 잘 수행하는 독특한 곤충으로, 그 생활 방식 역시 매우 특이한 종류가 많다. 식물을 먹거나 다른 벌레의 몸에 기생해서 자라는 벌이 있는가 하면, 꿀벌과 같이 직접 애벌레의 먹이를 준비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벌은 알로 태어나 애벌레, 번데기, 그리고 어른벌레로 성장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을 통해 완전 탈바꿈을 하는 벌은 앞서 언급했듯이, 잎벌이나 나무벌 무리와 같이 잎이나 나무속 섬유질을 먹는 벌이 있는가 하면 여러 곤충의 알과 애벌레 번데기, 그리고 어른벌레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기생벌이 있다.

이외에도 애벌레를 키우기 위해 다른 곤충의 애벌레나 곤충을 사냥해 그 몸에 알을 낳는 사냥벌과 꽃의 꿀이나 꽃가루를 모아 애벌레를 키우는 꿀벌도 존재한다. 또한 배추흰나비를 사냥해 자기애벌레의 먹이로 하는 두눈박이쌍살벌, 큰 무리를 만들어 집을 몇 층으로 짓고 사는 말벌도 종류에 속한다.

이와 같은 벌들의 공통점은 벌집을 만들어 살아간다는 점이다. 특히 벌집이 육각형의 모양을 하는 것은 많은 학생들이 알고 있는데, 이처럼 벌집이 육각형인 가장 큰 이유는 튼튼하고 공간의 낭비가 없기 때문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구조의 모양 중 가장 튼튼한 것은 원형이다. 이는 물이 방울 모양으로 만들어지는 것과 같은 원리로, 원의 모양을 띄고 있을 때 외부에서 누르는 압력에 가장 튼튼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벌집의 경우는 원형으로 지으면 이웃하는 집들 간에 계속 원형으로 연결 할 수 없기 때문에, 가급적 원형에 가까우면서도 연결이 용이해 공간 낭비가 없는 육각형으로 집을 짓습니다. 즉 정육각형은 빈틈이 없고 동시에 꿀을 가장 많이 보관할 수 있는 모양인 것이죠.”

꿀벌이 이와 같은 정교한 육각형의 집을 지을 수 있는 것은 벌들의 탄탄한 무리생활에서 비롯된다. 꿀벌의 사회는 한 마리의 여왕벌을 중심으로 수백 마리의 수벌과 1만 마리의 일벌로 이뤄져 있는데, 여왕벌은 산란을 계속하며 하루에 약 2천~3천 개의 알을 낳고 이렇게 태어난 일벌은 태어나자마자 집을 청소하고 집을 만들며 애벌레를 돌본다. 그 후에 결국 꿀이나 꽃가루 모으기 등의 파수병 역할을 하는 것이 일벌의 운명이다.

다음으로 집을 만들거나 부서진 곳을 수리하는 등 같을 일을 바꿔 가면서 약 한 달가량을 살다가 죽는다. 이 중 수벌은 미수정란이 발생해서 생기는 것으로 특별히 하는 일은 없지만 여왕벌과 공중에서 짝짓는 일을 한다.

가속화 된 환경변화, 벌이 줄어든다

국립중앙과학관의 이번 특별전은 벌의 생활상과 종류에 대한 정보 외에도 지구의 기후·환경변화에 따라 벌들이 입는 피해와 개체 수 감소 등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 경각심을 일깨우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로 벌들의 개체수가 감소할수록 과일의 수확량이 감소하고 기형과일의 수가 증가하게 된다. 벌이 줄어들면서 꽃가루받이에 어려움이 생기게 되고, 이는 각종 과일의 수확량 감소라는 치명적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사라질 경우 인류는 4년 안에 멸망한다”고 언급하며 벌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한 바 있다. 벌의 수분활동이 과일을 맺게 하는 중요한 기제가 되기 때문이다.

벌의 집단붕괴현상이 인류 먹을거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드러나자, 일부 국가에서는 살충제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대국민 홍보를 하며 벌의 생존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벌들이 줄면 사과나 딸기, 블루베리, 토마토와 배 등 과일뿐만이 아니라 각종 곡물의 수확량이 감소하고, 이는 곧 곡물 사료가 필요한 소나 돼지, 닭 등의 사육의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만큼 국가적 차원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직 벌의 감소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진 않은 상태지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은 각종 병균과 바이러스, 기생충과 진드기, 살충제, 유전자 조작 작물, 휴대전화 전자파, 그리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이상기후 등이 복합적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벌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수서곤충 등도 알 수 있도록 했다. 지표종으로 불리는 수서곤충은 특정지역의 환경생태를 측정하는 척도로 이용되는 생물을 일컫는다. 이러한 생물들의 존재여부를 통해 해당 지역의 환경조건을 알 수 있으며 이를 잘 나타내는 종을 지표종, 이 종이 속한 생물을 지표생물이라고 하는 것이다.

1급수에는 열목어, 산천어, 옆새우, 플라나리아 등이 살며 이들 지표생물들은 대개 강의 최상류나 계곡에서 볼 수 있다. 식수로 사용하거나 수영도 할 수 있는 2급수에는 꺽지와 피라미, 은어, 갈겨니 등이 살고 3급수에는 붕어와 잉어, 거머리류가 생존한다.

전시에 참여한 학생들은 다양한 벌과 지표종 생물의 정보를 접하며 여러가지 질문을 던졌다. 무엇보다 쏘일까봐 막연히 겁을 냈던 벌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학생들은 어느새 벌에 친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전시를 방문한 이지승(초6, 대전) 학생은 “항상 벌에 대해 무서움이 있었는데 전시를 통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꿀을 만드는 벌의 모습은 정말 신기했다”고 전했다.

자녀와 함께 전시에 참석한 정현샘(45, 대전 둔산동) 학부모는 “아이들과 벌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나니 여러 가지 좋은 점이 많았다”며 “평소 벌을 무서워하던 아이도 벌이 주는 이로움을 알고 난 후에는 벌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달라지는 것 같더라. 이러한 전시가 계속 생겼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다.

국립중앙과학관 관계자는 “이번 기획전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벌의 세계를 탐구‧ 체험하고 벌의 형태와 생태, 그리고 벌로부터 얻는 다양한 생물자원을 잘 이해함으로써 미래 인류발전에 기반이 될 생물자원의 중요성을 알아갔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전시는 오는 7월 28일 까지 국립중앙과학관 내 생물탐구관에서 진행된다.

황정은 객원기자 | hjuun@naver.com

저작권자 2013.07.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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