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6일 금요일

사람 힘으로 헬리콥터 들어올렸다

사람 힘으로 헬리콥터 들어올렸다

‘인력 헬리콥터’ 50초 비행 성공


사람의 힘만으로 헬리콥터를 공중에 띄우는 이른바 ‘인력 헬리콥터(HPH)’가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21일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학생들은 ‘가메라 2호(Gamera II)’라는 이름의 인력 헬리콥터를 만들어 50초 동안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3미터 상공에서 60초 동안 떠 있어야 하는 ‘시코르스키 상(Sikorsky Prize)’의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해 25만 달러의 상금은 포기해야 했다. 이전 최고 기록은 1994년 일본의 ‘유리 1호(Yuri I)’가 보유한 20초다.

메릴랜드대 제작진은 지난해 5월 ‘가메라 1호’를 제작했으나 부품 고장으로 4초에 불과한 비행 시간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노력만으로 별도의 동력 없이 사람의 힘을 이용해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헬리콥터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 미국 메릴랜드대 제작진이 개발한 인력 헬리콥터가 지난 6월 21일 50초 비행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University of Maryland

시코르스키상 탄 인력 헬리콥터 아직 없어
1486년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원뿔 형태의 통 위에 회전하는 날개가 달린 기이한 스케치를 선보였다. 제자리에서 위로 올라가는 수직 비행을 하는 기계, 즉 ‘헬리콥터’다.

역사 속 기록에는 비행기를 연상시키는 대목이 종종 등장하지만 근대적인 개념의 헬리콥터를 그림으로까지 자세하게 설명한 것은 다빈치가 최초다. 그러나 실제로 헬리콥터가 개발돼 공중으로 날아오른 것은 그로부터 400년도 더 지난 1907년의 일이다.

가볍고 힘이 센 엔진이 개발되면서 헬리콥터의 개량 속도도 빨라졌다. 1960년대 구 소련은 105톤의 무게를 들어올릴 수 있는 세계 최대의 헬리콥터 ‘밀 12호(V-12)’를 개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로는 한참 동안이나 모터나 엔진 등 외부 동력을 사용하지 않고 사람의 힘만으로 날아오르는 헬리콥터가 등장하지 못했다. 사람이 낼 수 있는 에너지는 헬리콥터의 동체를 들어올릴 만큼 강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기역학을 이용해 회전 날개 디자인을 바꿔보기도 하고 가볍고 단단한 재질로 만들어보기도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이에 1980년 미국 헬리콥터 협회(AHS)는 소련 출신의 헬리콥터 공학자 이고르 시코르스키의 이름을 따 ‘시코르스키 상(AHS Sikorsky Prize)’을 제정했다. 시코르스키는 1개의 주회전날개와 1개의 후미회전날개 시스템을 개발해 헬리콥터의 상용화를 앞당긴 인물이다.

미국 헬리콥터 협회는 10제곱미터의 넓이 안에서 60초 동안 3미터 상공에 떠 있는 인력 헬리콥터 개발자에게 시코르스키 상과 25만 달러(우리돈 약 2억7천만원)의 상금을 지급키로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수상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50초 비행 성공, 인력 헬리콥터 새 역사 열어
지난해 5월12일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대학원생과 학부생들이 시코르스키 상에 도전했다. ‘가메라(Gamera)’라 이름 붙인 경량 헬리콥터는 X자 모양 뼈대 끝에 13미터 길이의 탄소섬유 회전날개 4개를 붙여 전체 길이가 32미터에 달하지만 무게가 48킬로그램에 불과하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1486년 최초로 근대식 헬리콥터의 개념을 제안했다.
생물학과 학부생인 주디 웩슬러(Judy Wexler)가 헬리콥터 아랫쪽에 마련된 안장에 올라 팔과 다리를 이용해 자전거 페달처럼 생긴 장치를 돌렸다. 회전날개가 움직이면서 동체가 조금씩 들썩거리더니 마침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부품 고장으로 동체가 불안정해지면서 4초만에 착륙해야 했지만 인류 최초로 사람의 힘만으로 헬리콥터를 공중에 띄우는 데 성공한 것이다. (동영상 참조 : http://youtu.be/q70tM5sDQhc)

이어 7월 13일에 재도전을 실시했다. 장소가 좁아 회전날개가 벽에 부딪혀 시험비행을 중단해야 했지만 12.4초의 비행을 기록했다. (동영상 참조 : http://youtu.be/ixXg_tFJjSs)

이후 50여 명의 학생 연구진은 실험과 개량을 거듭해 올해 ‘가메라 2호’를 완성했다. 이전 버전보다 훨씬 가볍고 강력하게 설계됐다. 무게를 48킬로그램에서 32킬로그램으로 줄임과 동시에 60킬로그램의 탑승자를 태우고 60센티미터 높이의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데 소모되는 에너지를 770와트(1.03마력)에서 460와트(0.62마력)로 크게 줄인 것이다.

지난 6월 21일에는 기계공학과 박사과정생 카일 글루젠캄프(Kyle Gluesenkamp)가 탑승해 마침내 50초 비행에 성공함으로써 이전 기록을 갱신하고 인력 헬리콥터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장식했다. (동영상 참조 : http://youtu.be/H0qfgBeb35Y)

메릴랜드대 알프레드 게소 헬리콥터 센터(AGHC) 소속의 가메라 제작진은 앞으로도 연구를 계속해 시코르스키 상을 받아낸다는 계획이다.


임동욱 객원기자 | im.dong.uk@gmail.com

저작권자 2012.07.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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