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10일 월요일

법적공방···연구노트는 알고있다

법적공방···연구노트는 알고있다

연구노트로 지식재산권 확보

 
세계 최초로 포유동물을 복제해 태어난 ‘복제양 돌리’에 얽힌 일화가 하나 있다. 1997년 1월 10일 미 메사추세츠대의 스티븐 박사는 동물 복제방법을 미국 특허청에 출원 등록했다. 같은 해 2월 19일 로슬린 연구소의 캠벨 박사 역시 복제양 돌리에 대한 복제기술을 제출했다. 이후 둘 중 어느 것을 특허로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분쟁이 발생했다.
▲ 복제양 돌리를 개발한 캠벨(Keith Campbell) 박사 ⓒgoogle
경합의 쟁점은 원출원 시점이었다. 캠벨 박사가 미국 출원에 앞서 1995년 8월 31일 영국 특허청에 출원한 상태였던 것. 스티븐 박사는 연구노트를 증거로 반박에 나섰다. 1995년 6월 22일에 최초로 발명에 착상해 발명을 완성했다고 주장했다.

법적 공방은 스티븐 박사의 패소로 마무리됐다. 이유는 스티븐 박사가 제출한 연구노트에 특허 발명의 내용이 정확히 기재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의 공백 기간으로 연구의 연속성이 없다는 점 역시 문제가 됐다.

이 사건은 특허등록 과정에서 연구노트의 중요성을 입증한 대표적인 사례다. 연구노트는 이처럼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한 경우 증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과제 참여자간의 연구결과 공유 및 토론의 수단, 기술 및 노하우의 축적과 전수차원에서도 필요하다.

전자연구노트 도입 확산돼

국내에서 연구노트 작성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은 2010년 8월 11일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이 공포되면서부터다. 국가 R&D 협약체결 시 연구노트 작성 및 관리에 관한 사항이 포함돼야 한다는 규정을 마련한 것. 연구수행 기관과 이를 지원하고 관리·감독하는 중앙행정기관 및 전문기관이 적극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연구노트는 연구자의 연구과정 및 연구성과를 기록한 자료다. 연구수행 시작부터 연구개발 결과물의 보고·발표 또는 지식재산권의 확보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기록의 대상이다. 연구노트는 작성 방법에 따라 서면연구노트와 전자연구노트로 나뉜다.

특허청 산하 R&D 특허센터가 조사한 연구노트 사용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를 기준으로 79%가 서면연구노트를 사용하고 있다. 전자연구노트 사용률은 12.1%이고 향후 3년 이내에 최대 79.6%까지 확대될 것으로 R&D 특허센터는 전망했다.

전자연구노트 이용이 증가하는 배경에는 최근 대부분의 기록물이 디지털화 되고 있다는 점과 정보공유와 검색, 저장 부분에서 서면연구노트의 한계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현재 전자연구노트를 사용 중인 기관은 카이스트,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다.
▲ 특허청이 주최하고 R&D 특허센터 연구노트확산지원본부 주관한 ‘제3회 연구노트 확산 세미나’가 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문선영 숙명여대 교수가 전자연구노트 관련 법 및 법적 효력에 대해 설명하고, 오정훈 한국원자력연구소 기술정보팀장과 조세형 (주)아이쿱 대표 등이 전자연구노트 시스템 구축 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ScienceTimes

전자연구노트 시스템을 구축 중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오정훈 기술정보팀장은 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연구노트 확산 세미나에 발표자로 나와 도입 배경을 밝혔다. 오 팀장은 “전자연구노트 시스템의 타임스탬프를 기반으로 3자 서명 대체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이 연구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고, 그간 연구내용의 공유가 쉽지 않았는데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타임스탬프로 기록시점 인증

전자연구노트는 전자문서 또는 전자화 대상문서의 형태로 내용을 기록·저장하는 연구노트를 말한다. 전자문서가 전자연구노트로 인증을 받으려면 △기록자·점검자의 전자서명 기능 △연구노트가 작성된 시간을 기록하고 그 시각 이후의 무결성을 보장하기 위한 시점인증 기능 △기록물의 위·변조 확인 기능을 갖춰져야 한다.

전자서명의 종류에는 전자문자서명, 전자이미지서명, 공인인증서서명이 있다. 조세형 (주)아이쿱 대표는 “손글씨야 말로 최고의 인증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쿱은 자필 서명이 가능함해 별도의 인증절차가 필요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이패드용 전자연구노트를 개발한 만큼 향후 업그레이드된 모바일 앱과 아이쿱 스토어를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전자연구노트 작성시점에 대한 인증 방법은 2가지다. 기관 내 시스템에 기록된 정보를 기준으로 삼거나, 공신력을 갖춘 기관을 통해 공인 시점인증을 받아 기록하는 방법이 있다. 후자의 경우 공인인증기관 또는 연구노트확산지원본부를 이용하면 된다.
▲ 연구노트 확산지원본부가 지원하는 전자연구노트 시점인증 서비스 흐름도 ⓒ연구노트확산지원본부

금융결제원, 증권전산원, 한국정보인증원 등 국내 5대 공인인증기관에서 제공하는 시점인증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인증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연구노트확산지원본부는 행정안전부 전자문서진본확인센터에 연계해 시점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인증비용은 무료다. 또한 위·변조 여부를 확인하고 증명서를 발급해준다.

여기서 핵심 기술은 ‘타임스탬프(Time Stamp)’다. 전자문서의 생성시점확인(존재증명) 및 진본성 확인(위변조 검증)을 위한 공개키 기반(PKI: Public Key InfraStructure)의 국제표준 기술이다. 전자문서가 어느 특정 시각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과 동시에, 그 시각 이후로 데이터가 변경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문선영 숙명여대 교수는 “전자 서명·인증제도의 정비로 상당부분 전자연구노트의 형식적 증거력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며 “전자연구노트 작성자가 작성 단계별로 객관적인 제3자에게 확인을 받게 되면 그 내용의 진정성에 대해서 증명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권시연 객원기자 | navirara@naver.com

저작권자 2012.12.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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