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공포증, 잡스에 영감 주다
아이폰 만드는데 결정적 역할
아마 별난 세상이라며 어처구니 없어 웃을 일인지도 모른다. 한 젊은 여성은 그 영양가 많고 맛있는 딸기를 아주 싫어했다. 혐오증을 넘어 공포를 느낄 정도였다. 그녀는, 물론 먹지도 않을뿐더러 딸기를 먹는 곳에도 얼씬도 하지 않았다. 혹시 딸기 알레르기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냐고?
전혀 아니다. 언제부터 딸기를 싫어했는지는 모른다. 그녀는 울룩불룩하고 비틀어진, 그리고 곰보처럼 생긴 딸기가 싫었다. 그 딸기를 행여 먹기라도 한다면, 아니 그 모습을 보기만이라도 한다면 자신의 얼굴이 딸기처럼 변할까 하는 두려움에서다.
전혀 아니다. 언제부터 딸기를 싫어했는지는 모른다. 그녀는 울룩불룩하고 비틀어진, 그리고 곰보처럼 생긴 딸기가 싫었다. 그 딸기를 행여 먹기라도 한다면, 아니 그 모습을 보기만이라도 한다면 자신의 얼굴이 딸기처럼 변할까 하는 두려움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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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추공포증에 대한 빌미를 제공한 것은 소설 '코렐라인'이 인기를 끌면서다 ⓒ위키피디아 |
그렇다고 그녀가 지나치게 자신의 미모(美貌)에 그렇게 병적일 정도로 집착하는 성격도 아니다. 아마 음식점에서 ‘알탕’ 요리를 시켰는데, 그 수만 개의 알이 뱃속에서 부화하면 어떨까 하는 한때의 염려가 오랫동안 지속된 것과 비교할 수 있을지 모른다. 어쨌든 이름을 붙이자면 ‘딸기 공포증’이라고 할까?
단추공포증, 의학전문용어집에도 나와
다른 예를 들어보자. 우리가 입는 옷에 흔히 달려 있는 단추에 대해 공포증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누군가 장난치려고 지어 낸 이야기라고? 아니다. 그런 공포증이 있다. 그리고 의학전문용어집에도 엄연히 나타나 있는 용어다.
지난 7월 영국의 대중 일간지 데일리 미러(Daily Mirror)는 단추에 대한 공포심으로 단추가 달린 옷은 입지 않는데다 가까운 곳에 단추가 있으면 도망가는 사람들의 삶에 대해 조명해 독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소위 단추 공포증(koumpounophobia)이라는 증세다. 이 신문은 단추가 달린 옷을 입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소개하면서 겉으로 드러나자 않은 이러한 공포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소식도 덧붙였다.
이 신문이 떠올린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21세인 영국의 한나 매튜스다. 그녀는 5살 때 단추가 달린 유치원 교복을 입기 거부하면서 위와 같은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한나는 인터뷰에서 "(단추에 대한 두려움이) 결코 이성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고, 단추가 나를 해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그 모양만으로도 겁이 난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단추공포증 때문에 예전에는 취업 인터뷰 자체를 볼 수 없었다"고 과거의 심정을 토로하면서 "그러나 요즘에는 치료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면접관이 단추 달린 옷을 입고 있어도 어느 정도 진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나는 심리치료를 통해 공포증 개선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전히 단추가 너무 가까이 있을 경우 참지 못하며 단추를 만지는 것 역시 어렵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 단추 달린 옷 안 입어
애플의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도 이 같은 증세로 생전에 단추가 달린 옷을 선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공식석상에서 나타난 그의 모습을 면밀히 살펴보면 단추가 달린 옷차림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러나 잡스의 이러한 공포증은 그의 간판브랜드인 아이폰을 만들어내는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단추의 기원과 역사에 대해 잠깐만 언급하고 넘어가자. 무엇을 조이거나 잠근다는 의미의 단추(fastener)의 기원은 BC 6000년 경의 고대 이집트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의 단추 형태는 지금과 달리 두 개의 옷자락을 뼈 •금속 핀 등으로 끼우는 형태였다.
오늘날의 단추와 비슷한 두 개의 금속고리를 연결하는 방식이 등장하기 시작한 시기는 BC 1세기부터이다. 그 후, 구슬 모양의 금속 단추를 루프 형태의 고리에 끼우는 단추가 등장하였다. 그 모습이 마치 꽃봉오리와 같은 모습을 지녔다고 해서 라틴어로 ‘bouton’이라 부르던 것이 버튼(button)이 되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추의 기원은 고대 인도와 중국에서 유래했다고 지적한다. 처음에 단추는 오늘날과 같이 조이거나 잠그는 장치가 아니라 순전히 장식용으로 쓰였다. 이러한 사실은 가장 오래된 인더스 문명이나 중국의 청동기 시대 문화유적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단추공포증에 대한 빌미는 소설 ‘코렐라인’
그러면 도대체 사람들은 왜 단추에 공포심을 느끼게 됐을까? 물론 다른 공포증과 마찬 가지로 하나로 꼬집어 말 할 수는 없다. 유전적인 현상일 수도 있고, 환경이나 사회적인 이유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 빌미를 제공한 소설이 있다.
단추공포증은 생소한 증세로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러나 2002년 1월 영국의 닐 게이먼(Neil Gaiman)이 쓴 ‘코렐라인(Coraline)’이 인기를 끌면서 단추공포증이라는 말이 세상에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다.
게이먼이 실수로 캐롤라인(Caroline)의 ‘a’와 ‘o’를 바꿔 쓰면서 만들어 낸 독특한 캐릭터 코렐라인(Coraline)의 모험을 그려낸 이 공포소설은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단추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과 공포심을 자극시켰다. 뮤지컬로도 공연되었으며 심지어 비디오 게임에도 등장한다.
줄거리는 대충 이렇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해 모든 것이 낯선 주인공 코렐라인은 부모님도 일 때문에 바쁘자, 혼자 집안을 돌아다니던 중 숨겨진 작은 문을 발견한다. 그날 밤 우연히 문을 열어 본 코렐라인은 그 문을 통해 또 다른 세계로 가게 되고, 상상으로만 생각하던 모든 것이 다 실현되는 또 다른 세계에 점점 마음을 뺏기게 된다.
이 곳은 단추 눈을 한 가족, 친구, 이웃 등 모든 사람이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신나고 완벽한 세상. 그러나 이 곳에 머물기 위해서는 무시무시하고 엄청난 희생이 뒤따른다는 비밀을 알게 된 코렐라인은 현실의 세계로 돌아가려 한다. 사람들은 주인공의 눈에도 단추를 박으려 한다. 물론 신비한 소설이지만 단추에 대한 공포심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단추공포증, 의학전문용어집에도 나와
다른 예를 들어보자. 우리가 입는 옷에 흔히 달려 있는 단추에 대해 공포증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누군가 장난치려고 지어 낸 이야기라고? 아니다. 그런 공포증이 있다. 그리고 의학전문용어집에도 엄연히 나타나 있는 용어다.
지난 7월 영국의 대중 일간지 데일리 미러(Daily Mirror)는 단추에 대한 공포심으로 단추가 달린 옷은 입지 않는데다 가까운 곳에 단추가 있으면 도망가는 사람들의 삶에 대해 조명해 독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소위 단추 공포증(koumpounophobia)이라는 증세다. 이 신문은 단추가 달린 옷을 입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소개하면서 겉으로 드러나자 않은 이러한 공포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소식도 덧붙였다.
이 신문이 떠올린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21세인 영국의 한나 매튜스다. 그녀는 5살 때 단추가 달린 유치원 교복을 입기 거부하면서 위와 같은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한나는 인터뷰에서 "(단추에 대한 두려움이) 결코 이성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고, 단추가 나를 해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그 모양만으로도 겁이 난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단추공포증 때문에 예전에는 취업 인터뷰 자체를 볼 수 없었다"고 과거의 심정을 토로하면서 "그러나 요즘에는 치료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면접관이 단추 달린 옷을 입고 있어도 어느 정도 진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나는 심리치료를 통해 공포증 개선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전히 단추가 너무 가까이 있을 경우 참지 못하며 단추를 만지는 것 역시 어렵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 단추 달린 옷 안 입어
애플의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도 이 같은 증세로 생전에 단추가 달린 옷을 선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공식석상에서 나타난 그의 모습을 면밀히 살펴보면 단추가 달린 옷차림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러나 잡스의 이러한 공포증은 그의 간판브랜드인 아이폰을 만들어내는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단추의 기원과 역사에 대해 잠깐만 언급하고 넘어가자. 무엇을 조이거나 잠근다는 의미의 단추(fastener)의 기원은 BC 6000년 경의 고대 이집트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의 단추 형태는 지금과 달리 두 개의 옷자락을 뼈 •금속 핀 등으로 끼우는 형태였다.
오늘날의 단추와 비슷한 두 개의 금속고리를 연결하는 방식이 등장하기 시작한 시기는 BC 1세기부터이다. 그 후, 구슬 모양의 금속 단추를 루프 형태의 고리에 끼우는 단추가 등장하였다. 그 모습이 마치 꽃봉오리와 같은 모습을 지녔다고 해서 라틴어로 ‘bouton’이라 부르던 것이 버튼(button)이 되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추의 기원은 고대 인도와 중국에서 유래했다고 지적한다. 처음에 단추는 오늘날과 같이 조이거나 잠그는 장치가 아니라 순전히 장식용으로 쓰였다. 이러한 사실은 가장 오래된 인더스 문명이나 중국의 청동기 시대 문화유적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단추공포증에 대한 빌미는 소설 ‘코렐라인’
그러면 도대체 사람들은 왜 단추에 공포심을 느끼게 됐을까? 물론 다른 공포증과 마찬 가지로 하나로 꼬집어 말 할 수는 없다. 유전적인 현상일 수도 있고, 환경이나 사회적인 이유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 빌미를 제공한 소설이 있다.
단추공포증은 생소한 증세로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러나 2002년 1월 영국의 닐 게이먼(Neil Gaiman)이 쓴 ‘코렐라인(Coraline)’이 인기를 끌면서 단추공포증이라는 말이 세상에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다.
게이먼이 실수로 캐롤라인(Caroline)의 ‘a’와 ‘o’를 바꿔 쓰면서 만들어 낸 독특한 캐릭터 코렐라인(Coraline)의 모험을 그려낸 이 공포소설은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단추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과 공포심을 자극시켰다. 뮤지컬로도 공연되었으며 심지어 비디오 게임에도 등장한다.
줄거리는 대충 이렇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해 모든 것이 낯선 주인공 코렐라인은 부모님도 일 때문에 바쁘자, 혼자 집안을 돌아다니던 중 숨겨진 작은 문을 발견한다. 그날 밤 우연히 문을 열어 본 코렐라인은 그 문을 통해 또 다른 세계로 가게 되고, 상상으로만 생각하던 모든 것이 다 실현되는 또 다른 세계에 점점 마음을 뺏기게 된다.
이 곳은 단추 눈을 한 가족, 친구, 이웃 등 모든 사람이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신나고 완벽한 세상. 그러나 이 곳에 머물기 위해서는 무시무시하고 엄청난 희생이 뒤따른다는 비밀을 알게 된 코렐라인은 현실의 세계로 돌아가려 한다. 사람들은 주인공의 눈에도 단추를 박으려 한다. 물론 신비한 소설이지만 단추에 대한 공포심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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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의 신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아이폰은 단추공포증이 있던 스티브 잡스의 창의적인 노력의 산물이라는 지적이 있다 ⓒ위키피디아 |
휴대폰서 단추 없애고 아이폰 만들어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한 기사에서 “애플을 위해 엄청난 이득이 되는 새로운 시장”을 일구기 위해 스티브 잡스는 어떻게 아이폰을 만들어 냈는지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시장성이 아니라 바로 휴대폰에서 단추를 없애려는 잡스의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보도한바 있다.
그의 단추에 대한 혐오증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 또 있다. 일본에 있는 애플 제품 판매점 엘리베이터에는 ‘층 버튼’이 없다. 모든 층에 자동적으로 선다. 그렇다고 이 때문에 종업원들이 애를 먹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들은 곧 이러한 관행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잡스에게도 할 수 없이 단추를 눌러야 하는 리모트 컨트롤러를 사용해야 할 때가 있다. 애플 제품을 감상하거나 점검할 때다. 그러나 그 때에는 보통 단추가 40개나 달린 현대식 컨트롤러가 아니라 6개만 달린 구식을 고집한다. 잡스는 자신이 단추공포증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남한테 알린 적이 없다. 그러나 그의 옷에는 단추가 전혀 없다.
일반적으로 공포 장애, 또는 공포증(phobia)은 불안장애의 유형으로 예상치 못한 특정한 상황이나 활동, 대상에 대해서 공포심을 느껴 높은 강도의 두려움과 불쾌감으로 인해 그 조건을 회피하려는 것을 말한다.
자신이 느끼는 공포가 불합리하고 그 공포가 자신에게 위협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공포심을 느끼면 발작과 같은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면서 스스로 제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 증상으로는 숨이 가빠지고 오한이나 발열, 경련, 어지러움, 두근거림, 구역질 등이 나타난다.
자신의 약점을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승화시킨 스티브 잡스. 그래서 우리는 그를 천재라고 부르며 21세기 신화를 창조한 위대한 거목(巨木)으로 추앙하는 것이 아닐까? 누구에게나 약점은 있는 법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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