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5일 금요일

미래 블루오션, 항공우주기술

미래 블루오션, 항공우주기술

우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발전된 과학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많은 수의 과학자와 기술자, 연구기관을 동원한 대규모의 연구를 바탕으로 하는 소위 '거대과학'(Big Science)의 출현이라 할 수 있다. 거대과학 중 대표적인 우주개발 분야에서도 지난 60여 년간 정부 차원의 막대한 투자와 지원이 지속됐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세계 각국의 예산은 2009년 이후 700억 달러를 돌파한 이후 꾸준히 증대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우주기술 개발은 이처럼 아직까지 대부분 나라에서 정부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그동안의 투자를 자양분으로 하여 상업화의 길을 확대하고 있다. 우주가 ‘돈 먹는 하마’가 아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우주 회사 중 성공적인 모델로 꼽히는 예가 캘리포니아주에 소재한 스페이스엑스사다. 스페이스엑스는 설립 10년이 채 안 되는 민간기업체로 지난해 국제우주정거장에 물자를 실어 날아 유명해진 회사다. 저렴한 발사가격을 토대로 미국, 유럽 등에서 현재 40여건 이상의 발사계약을 확보한 상태로, 우주발사체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또한 미국 모하비 사막에는 일명 ‘모하비 스페이스밸리’로 불리는 곳이 있다. 이곳에는 말 그대로 별의별 '우주 벤처회사'들이 가득하다. 대표적인 우주관광 회사인 ‘버진갤럭틱‘사는 우주공항을 만들고 있으며 현재 맹렬히 비행시험 중인 스페이스십 투를 이용한 우주관광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Science Times

항공우주 분야의 상업화에 집중 투자 필요

현재 위성제작, 발사서비스, 지상장비 등을 포함하는 세계 우주시장은 1,800억 달러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휴대폰시장 규모인 2,400억 달러에 근접하는 엄청난 수준이다. 최근 세계 항공우주산업 규모는 6,000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어 자동차 시장의 30% 수준이나, 미래기술 분야인 PAV(개인용 항공기)만 하더라도 개발되어 보편화되면 향후 자동차 시장의 5%인 4,000억 달러를 점유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그동안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창조적 혁신을 이루고 우리가 앞설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 투자한다면 항공우주 분야의 상업화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위성기술은 이미 선진국 수준에 도달해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확보한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이제 세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해야할 시기다. 현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만한 우리의 위성기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일명 “카리 솔루션(KARI Solution)”을 만들어 세계 시장에 나설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한국형발사체 개발 시급
발사체 분야에서도 우선 나로호 3차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한국형발사체 개발을 앞당길 수 있도록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 현재 한국형발사체는 발사체와 액체엔진의 설계를 진행하고 있으며, 기본 엔진인 75톤급 엔진의 개발이 완료되면 3단형인 한국형발사체 발사에 앞서 2016년 경에 2단형의 시험로켓을 발사할 수 있다. 시험로켓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2021년으로 예정되어 있는 한국형발사체 개발을 2~3년 정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현재 국가 우주개발계획 상의 550kg급 달탐사선을 2023년에 보내는 목표 시한을 2020년으로 앞당길 수도 있을 것이다. 나로호 상단로켓을 추력보강한 시험발사체의 2단 킥모터는 달탐사선의 중력 탈출용 킥모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형발사체 개발 이후에는 75톤 엔진을 더 많이 클러스터링하는 방식으로 개량해 지구정지궤도 상업용 위성 발사도 가능한 대형 발사체를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우주호텔, 우주태양광 발전 공장 등 기존의 국제우주정거장을 넘어서는 대형 우주구조물 역시 위성개발기술을 통해 진화해 나갈 수 있고 앞으로 우리의 발사체 기술과 합쳐지면 지상에서와 달리 남부럽지 않은 우주궤도상의 영토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우주시장에 우리의 발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로켓 엔진의 대량생산이 필요하게 될 것이고, 이는 참여 산업체의 채산성 확보로 이어질 것이다. 이러한 비전이 제시된다면 현재 정부의 지원으로 이루어지는 한국형발사체 개발 이후의 발사체 개발에는 자연스럽게 산업체들의 투자가 모여질 것이다.
▲ 김승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앞으로 항공우주산업의 상업적인 가능성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무궁무진하다. 항공우주산업이 국내 산업기반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모든 분야의 과학기술이 총망라된 항공우주기술의 발전은 관련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 산업을 담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승조(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저작권자 2013.01.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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