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30일 월요일

“대학생 언니·형들과 꿈과 끼를 키워요”

“대학생 언니·형들과 꿈과 끼를 키워요”

2013학년도 2학기 ‘함성소리 및 알락달락’ 발대식

 
 
“책에서만 보던 집을 자기 손으로 만들어보는 체험활동으로 건축가의 꿈을 키워줍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학생들에게 좀 더 체계적으로 축구를 가르쳐 개개인의 체력을 키움과 동시에 협동심도 가르쳐 줄 겁니다.”

“음악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악기연주를 가르쳐주고 여러 명의 합주를 통해 협동심과 개개인이 자신감을 갖도록 할 겁니다.”

지난 28일 ‘2013학년도 2학기 함성소리 및 알락달락 행복한 교실’ 참가 대학생들이 발대식을 갖고,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아주는 교육기부활동에 나서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주는 대학생 교육기부활동
▲ 2013학년도 '함성소리 및 알락달락 행복한 교실' 참가대학생 발대식이 지난 28일 열렸다. 
 

‘대학생과 청소년이 함께 성장하는 소중한 이야기’라는 의미의 ‘함성소리’는 대학생 동아리들이 자신의 동아리 특색을 반영한 토요프로그램을 초중등학교에서 운영하는 대학생 교육기부활동을 말한다.

2012학년도 1학기 시범운영에 17개 동아리 141명의 대학생들이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2학기에 139개 동아리 1150명의 대학생이, 2013학년도 1학기에 93개 동아리 744명의 대학생이 참여해 지금까지 총 308개 학교에서 6천463명에게 교육기부의 혜택을 주는 등 큰 활약상을 보였다.

이번 2학기에도 114개 동아리 1140명의 대학생들이 114개 학교 3400명의 학생들에게 다양한 특색활동과 진로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하게 된다.

‘알아가는 즐거움, 달성하는 즐거움’이란 의미의 ‘알락달락 행복한 교실’은 진로체험, 문화예술체육, 교과연계활동 등 새로운 창의적 체험활동을 기획하여 대학생들이 인근지역 초등학교에서 운영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다.

올해 1학기에 처음으로 도입되어 29개 동아리 227명의 대학생들이 28개 학교에서 227명의 학생들에게 교육기부 혜택을 주었으며, 2학기에는13개 동아리, 130명의 대학생들이 13개 학교에서 39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알락달락 행복한 교실’을 운영할 예정이다.

교육기부문화 확산에 앞장설 것 다짐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과 대한민국대학생교육기부단이 주관한 이날 발대식에서 김윤정 센터장(교육기부센터)은 “유명한 정신과 의사 윌리엄 그레이스 박사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사람은 읽은 것의 10%, 본 것의 20%, 들은 것의 30%, 보고 들은 것의 50%, 토론한 것의 70%, 경험한 것 80%를 기억하는데 가르친 것은 95%나 기억한다고 했다”며 “함성소리와 알락달락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경험하고 가르친 것들은 평생토록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기에 온 마음을 다해 동생들에게 큰 꿈을 선사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참가대학생들은 교육기부문화 확산에 앞장 설 것을 선서했다. 

이어 참가대학생들은 “대한민국 대학생 교육기부단원으로서 미래 꿈나무들의 꿈과 끼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며 교육기부문화 확산에 앞장설 것”을 다짐하는 선서를 했다.

특별히 이번 발대식은 오리엔테이션을 겸해 열려 ‘함성소리’와 ‘알락달락’ 프로그램의 운영사례 발표와 재무교육 및 안전교육 등이 진행됐다. 또한 동아리간 네트워킹을 위한 레크레이션 시간과 학교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창의교육 프로그램을 배워보는 시간 등을 가졌다.

지난 1학기 ‘함성소리’ 프로그램에도 참여했었다는 연극동아리 극회 능라촌의 석현아 학생(성균관대)은 “우리끼리만 연습을 하고, 공연하던 것을 아이들과 함께하니까 어린 학생들에게서 오히려 많은 에너지를 받았던 것 같아 좋았다”며 그래서 2학기 함성소리에도 다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 참가대학생들은 오는 10월 1일부터 4일까지 한국과학창의재단 원격교육연수원에서 진행하는 온라인연수교육을 마치고, 이수확인증을 발급받은 후 본격적인 교육기부활동에 돌입한다.

‘함성소리’는 오는 12월까지 총8~10주 동안 매주 토요일마다 서울지역 40개 학교, 부산지역 8개 학교, 인천지역 7개 학교 등 전국의 114개 초중등학교에서 진행되며 ‘알락달락 행복한 교실’은 평일 주 2회씩 운영될 예정이다.

김순강 객원기자 | pureriver@hanmail.net

저작권자 2013.09.30 ⓒ ScienceTimes

‘창조경제타운’ 오픈, 창조경제 본격 시동 (상)

‘창조경제타운’ 오픈, 창조경제 본격 시동 (상)

전 국민들의 참신한 아디이어 구현 플랫폼

 
 
평소 발명에 관심이 많은 가정주부 C씨는 주방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곤 한다. 그러나 특허출원 관련 지식은 물론 시제품 제작비용 마련 등이 쉽지 않아 그것을 실현에 옮길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C씨 같은 사람도 정부의 지원 하에 그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창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9월 30일 오전부터 서비스를 개시한 ‘창조경제타운’(www.creativekorea.or.kr)이 바로 그것이다.

▲ 9월 30일부터 서비스를 개시한 '창조경제타운'의 메인 페이지.  ⓒ미래부
 

미래창조과학부와 특허청,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온라인 교류·협력의 장으로서 구축한 창조경제타운은 개인이나 기업 등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하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멘토링을 지원해 발전시켜나가는 아이디어 구현 플랫폼을 의미한다.

즉, 국민들이 창의성과 상상력을 발휘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기업이나 출연(연), 대학의 전문가가 나서서 자신들의 지식과 기술을 더함으로써 사업화 성공 모델을 만들어 나가는 온라인 공간인 셈이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지만 전문가에게 설명하거나 투자자를 만날 기회가 막혀 있던 사람, 창업하고 싶지만 사업화 전략 등의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사람 등도 창조경제타운을 이용할 경우 참신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에 도전하고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관련 분야의 멘토가 아이디어 구체화, 지식재산권화, 시제품 제작, 마케팅 등 사업화의 전 과정에서 도움을 주게 된다. 이 같은 멘토링 과정에서 선별된 아이디어는 관련 사업을 통해 지식재산권화 출원, 시제품 제작 비용 등의 추가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미래부에서 현재 창조경제타운의 멘토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힌 이들은 버지니아 공대의 데니스 홍 교수를 비롯해 이민화 교수(창조경제연구회장), 박성동 대표(세트렉아이), 이혜숙 교수(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장), 이정수 대표(플리토) 등 기업·연구소·대학 등의 전·현직 과학기술자, 벤처 1세대, 투자자, 경영·법률·회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선별된 아이디어는 전문 컨설팅팀 통해 사업 구체화
멘토들은 아이디어가 구체화되고 기술 개발 및 시제품 제작 등을 통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로 실현될 수 있도록 단순한 질문에도 답변해주는 등 아이디어 제안자와 적극 소통하고 관련 기술을 연계해주는 등의 활동으로 도움을 주게 된다.

이 과정에서 선별된 아이디어는 특허청의 ‘지식재산 기반 국민행복기술 구현사업’ 등의 관련 사업과 연계되어 특허분석 전문가, 트리즈(TRIZ ; 창의적 문제해결이론) 전문가, 기술사업화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문 컨설팅팀을 통해 사업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구체화되는 수순을 밝게 된다.

또한 창조경제타운에서는 ‘아이디어 사업지원 정보’ 및 ‘창조경제 사례’ 등의 서비스도 지원된다.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사업화하는 데 필요한 정부와 민간의 지원 정보를 제공하는 ‘아이디어 사업지원 정보’에서는 아이디어 창출 및 구체화, 기술개발 등 아이디어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로 구현될 수 있는 지원 정보를 비롯해 자금, 교육, 경영, 마케팅 등 창업단계부터 사업운영과 성장기반을 다지는 데 필요한 각종 정보가 제공된다.

구체적으로는 7개 분야, 260개 사업에 대한 지원 내용과 신청대상 및 접수기간 등의 안내정보 제공과 함께 링크된 개별 웹사이트를 통해 세부적인 사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 태양광 자동 압축 쓰레기통인 '클린큐브'.  ⓒ미래부

‘창조경제 사례’는 창조경제에 부합하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창조경제 사이버 박람회의 7개 분야 95개 사례를 별도 사이트로 구축한 서비스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태양전지로 에너지를 생성해 쓰레기가 일정량 이상 차면 자동으로 압축하는 ‘클린큐브’, 기존 테이블에 터치스크린을 접목한 ‘터치테이블’, 음식물 쓰레기 건조기인 ‘루펜’ 등이 소개돼 있다.

미래부에서는 “창조경제타운이 전 국민의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자원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대한민국 창조경제를 보다 더 활성화시키고 성공사례를 늘려나가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관련링크 | www.creativekorea.or.kr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3.09.30 ⓒ ScienceTimes

2013년 9월 29일 일요일

페이스북, 새로운 중매 수단으로

페이스북, 새로운 중매 수단으로

풍부한 개인정보 활용해 짝을 연결시켜

 
 
중매인에게 중요한 것은 결혼할 상대의 신상정보다. 개인 신상에 대한 정보를 제일 많이 수집해 있는 곳이라면 당연히 SNS다.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도마에 오른 미 국가안보국(NSA)도 사실은 온라인 정보업체들로부터 정보를 받았다.

젊은 디지털 중매인들도 늘어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인 페이스북이 짝을 찾아주는 새로운 중매장소로 등장했다. 풍부하고 자세한 개인정보를 십분 활용해 어울리는 짝을 연결해 주고 있는데 인기가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에서 활동하는 신세대 디지털 고수 중매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 영화 '미친 심장의 휴식'의 한 장면  ⓒ위키피디아

올해 31살인 제이슨 실버는 한달 전 페이스북을 서핑하다가 시카고의 프리랜서 작가로 26세인 앨리샤 페터스를 우연히 알게 됐다. 실버는 그래프 서치(Graph Search, 페이스북의 검색엔진)에 기본적인 정보를 입력해 그녀를 쉽게 찾아냈다.

괜찮은 여자라고 판단해 연락을 취했다. 두 사람은 몇 번 메시지를 주고 받은 뒤 직접 만나 2시간 동안 커피 데이트를 했다. 둘 다 아주 재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했다. 며칠 뒤 실버가 그녀에게 다시 연락을 취했다. 그녀와 잘 어울릴 것이라고 여겨지는 몇몇 남성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들고서.

전통중매와 달리 거부감 느끼지 않아
원래 실버는 직업 중매인이다. 그는 고객에게 어울리는 좋은 파트너를 찾아 수시로 인맥 구축행사, 번개모임, 그리고 기타 친교모임을 갖는다. 우리나라 중매인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 아마 있다면 중매인 치고 나이가 어리다는 정도뿐이다. 그러나 장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요즘 페이스북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은 이미 수 많은 적령기의 독신자들을 쉽게 끌어 모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 데이터베이스야말로 중매인들에게는 짝을 연결시켜줄 수 있는 아주 훌륭한 정보도구다.

이제 누구나 온라인 활동을 관리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다. 그에 따라 페이스북은 현명한 직업중매인들에게 의지할만한 도구로 떠 올랐다. 그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더 많은 고객과 그들의 파트너를 찾아낸다. 거의 무한한 기회를 제공 받을 수 있으며, 동업자들과도 정보를 교환하는 훌륭한 통로다.

또한 온라인 상에서 이런 중매인들의 연락을 받은 남녀들의 반응도 좋다. 중매인들의 행동에 호의적으로 대한다. 중매를 생각해 본적이 페터스도 처음에는 갑작스런 제의에 놀랐다. 그러나 곧 해로울 것이 전혀 없다며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

“우리 세대는 그런 방식(인터넷을 통한 만남)에 상당히 개방적이다. 모든 사람이 인터넷에서 활동하며, 특히 페이스북은 무엇보다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가교역할을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상할 게 아무 것도 없다”

까다로운 조건의 고객들에게도 도움이
개인신상에 대해 무한한 정보를 갖고 있는 페이스북은 종교, 정치, 인종 등 이데올로기가 강해 짝을 구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다. 한 중매인이 까다로운 조건의 랍비의 짝을 찾아주기 위해 그의 신상정보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차바다-루바비치파로 종교색이 아주 강한 랍비다. 이 파는 유대교 가운데서도 극히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신도들로 이루어진 소수종파로 2008년 12월 인도의 유대인 테러의 목표물이 되기도 했다.

검정 펠트 중절모를 쓰고 특이한 옷차림을 한 차바다- 루바비치파 유대인들은 일반인들에게는 이상하게 보인다. 2004년에는 미국 법원에 러시아 정부를 상대로 재산 반환 소송을 제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매인은 그에 대해 페이스북에 이렇게 올렸다. “샌디에이고에 거주하는 멋진 27세의 루바비치 랍비가 키루브(‘가까워짐’을 뜻하는 히브리어)에 흥미를 가진 재미 있는 여성을 찾습니다. 그는 8월 내내 동해안에 머물면서 휴가를 즐길 예정입니다. 관심 있는 사람!!!!!!! ”

그리고 자신의 페이스북은 물론 몇몇 독신자 그룹, 자신이 소속된 유대인 중매단체, ‘시내 산(Sinai, 모세가 신에게서 십계명을 받았다는 곳)에서 만난 당신’ 등과 같은 사이트 등에 열정적인 구혼의 메시지를 올렸다.

금방 효과가 나타났다. 이 까다로운 랍비에게 “딱 맞는 여자를 안다”고 한 여성이 회신했다. 한 시간도 안돼 30건에 달하는 답신이 중매인에게 쇄도했다. 그리고 중매인에게 짝을 찾아달라는 사람도 있었다. 그날 하룻동안 6명의 새로운 고객을 확보했다.

‘지붕 위의 바이올린’의 중매쟁이 옌타의 이미지
중매는 사실 아직도 구시대적인 이미지를 벗지 못한 상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붕 위의 바이올린’에 나오는 중매쟁이 할멈 옌타(Yente)를 상상한다. 돈 많은 남자를 골라주는 대신 아주 많은 대가를 요구하는 그야말로 늙은 뚜쟁이의 상징이다.

사실 지금도 옌타를 상징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예를 들어 ‘백만장자 중매인 (Millionaire Matchmaker)’ 프로그램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는 독신 백만장자와 미모를 갖춘 일반 여성을 짝 지워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페터스가 그 동안 중매를 거부해 온 것도 이런 선입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는 괜찮은 용모에 재능을 겸비하고 있는 예비신부다. “남에게 과시하려고 미녀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와 짝 지워지는 것은 내 스타일이 전혀 아니다”

그러나 실버를 만나 중매에 관해 설명을 들은 뒤 그런 걱정을 덜게 됐다. 그는 온라인에 소개된 신상정보에 만족하지 않고 항상 중매 후보자를 직접 만나 그들의 인성과 관심사를 파악한다. 전통적인 중매와는 달리 두 사람 사이에 거래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2억9천300만 달러 시장에 중매인 수 1천800명
온라인 데이팅이 확산되면서 중매의 중심 수단이 되고 있다. 지난 6월 통계전문 사이트 스태티스틱스 브렌인에 따르면 수많은 데이팅 관련 사이트에서 한 곳에서만 이성을 찾으려고 시도한 미국인이 무려 4천만 명에 달한다.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선택범위가 넓기 때문에 다른 사람(중매인)에게 돈을 주고 대신 선별작업을 맡기는 일이 많다. 2012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 내 온라인 데이팅 시장 규모는 2억9천300만 달러. 여기에 최소 1천800 명 이상의 중매인이 활동한다.

시장은 앞으로 연간 6~7%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상품이 그렇듯이 품질이 좋으면 가격도 비싸다. 파트너의 수준과 유형에 따라 중매 서비스 가격은 수백 달러에서 심지어 25만 달러까지에 이른다.

디지털 중매인 실버는 원래 레스토랑닷컴의 인터넷 마케터였다. 그러나 그 일을 접고 새로 발견한 재능을 바탕으로 ‘위 저스트 매치(We Just Match)’라는 사업체를 차렸다. 실버는 독신자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다른 중매인의 고객들과 연결시켜준다. 부동산 중개사들이 주택구매자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와 비슷하다.

온라인의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거절했다고 해도 친구, 그리고 친구의 친구들을 소개해 주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인 신뢰에 기초한 연결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젊은이들은 기본적인 수준만 갖춰진다면 페이스북을 통한 만남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요즘은 결혼 적령기의 자식을 둔 부모들로부터도 연락이 온다.

전통의 중매인들은 자신이 사는 지역에만 대게 국한돼 있다. 그리고 나이가 많다. 그러나 요즘 중매인들은 젊다. 그리고 인터넷에 능수능란하며, 필요한 사이트를 찾아 서로 연결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그래서 전 세계와 연결된 디지털 중매인이다.

김형근 객원기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13.09.27 ⓒ ScienceTimes

흔하면서도 위험한 질병 ‘아데노이드 비대증’

흔하면서도 위험한 질병 ‘아데노이드 비대증’

코골이, 무호흡 증상과 함께 중이염 생길 수 있어

 
 
감기에 걸린 아이들은 코로 숨을 쉬지 못하기 때문에 입으로 숨을 쉰다. 또한 잘 때도 입을 벌리고 자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그저 코가 막혀서 숨을 못쉬어 그런다고 생각해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자는 내내 코를 심하게 고는 경우도 있다.

거기에 코를 골다가 중간에 숨을 멈추는 수면무호흡 증상을 보이기도 하며, 밤새 잠을 잘못 자서 짜증을 부리는 등 신경이 예민해지기도 한다. 더불어 또래 아이들보다 키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면 한번쯤은 ‘아데노이드 비대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아데노이드는 코 뒤쪽과 목 사이에 있는 편도의 일종이다. 편도는 목젖 양쪽에 위치한 구개 편도와 위쪽에 있는 인두 편도로 구성된다. 아데노이드는 바로 이 목젖 뒤쪽에 있는 인두편도를 가르키는 말로 ‘인두편도선’이라고도 한다.

실제로 편도 아데노이드가 가장 커지는 시기는 취학 전 소아에게서 자주 발생하는데, 아데노이드 비대증은 수면 중 코콜이와 무호흡 등 어린이들에게 수면호흡장애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수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어린이들은 성장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퇴화하는 조직, 아데노이드
▲ 아데노이드는 바로 이 목젖 뒤쪽에 있는 인두편도를 가르키는 말로 ‘인두편도선’이라고도 한다.  ⓒScienceTimes
편도는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인데, 입과 코를 통해서 들어오는 외부 세균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또 아데노이드(Adenoid)는 목구멍에 있는 몇 쌍의 편도선 조직 중 하나로 ‘인두편도선’이라고 한다.

이민준 전문의는 “아데노이드는 면역물질을 만들어내는 조직인 림프조직이기도 하다”며 “개인마다 차이는 있으나 만 4~6세 시기의 크기가 가장 크기 때문에 아데노이드 비대증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 전문의는 “대부분의 사람에서 아데노이드는 퇴화되어 작아지지만 그 시기가 매우 다양하고 비대증의 정도가 각각 다르다”며 “증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 증상이 없이 생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흔하면서도 위험한 질병 ‘아데노이드 비대증’
이 전문의는 “코골이와 무호흡 증상이 동반되고 코감기나 비염, 축농증 등 호흡기 질환에 자주 걸리는 경우에는 아데노이드 비대증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심각할 경우에는 중이염과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 전문의는 아데노이드 비대증은 바로 이 아데노이드가 비정상적으로 커져서 숨쉬기가 힘든 것과 같은 불편한 증상을 겪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아데노이드 비대증의 원인은 유전적인 요인이 가장 큰 편이며, 3세에서 4세 경 감기와 염증으로 인해 부풀어 오르면서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 

이 전문의는 아데노이드 비대증의 가장 큰 문제를 코골이와 입으로 숨을 쉬는 습관이라고 짚었다. 코골이가 만성이 되고 입으로 숨 쉬는 게 습관이 되면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골이는 키 성장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원인이 된다.

실제로 1998년 미국 소아과학회가 3세에서 10세 사이 아동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를 고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서 평균 신장이 11cm나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뇌의 인지 기능이 떨어지고 아이가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지기 쉬운 것으로 조사됐다. 

입을 벌리고 숨을 쉬는 습관도 문제가 된다. 장시간 입을 벌리고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래 턱이 밀리고, 얼굴이 위아래로 길쭉한 형태를 보이는 일종의 ‘아데노이드형 얼굴’로 변할 수 있기 때문. 아데노이드 비대증은 아이들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질병이면서도 위험한 질병이라는 설명이다. 

가장 확실한 치료방법은 수술
이민준 전문의는 “아데노이드 비대증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크기가 작아지면서 증상이 완화되기도 한다”며 “그 판단 기준은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아데노이드의 크기를 가늠하고 등급을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1~2단계 정도면 8세 전후로 아데노이드 크기가 줄어들지만, 3~4단계로 가게 되면 꽤 큰편에 속하기 때문에 사실상 자연치유가 힘들다. 편도는 일종의 혹과 같은 조직이기 때문에 약이나 침으로 크기를 줄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전문의는 “조직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라며, “전신마취를 해야하기 때문에 부모의 입장에서는 망설일 수 밖에 없겠지만, 코를 골거나 축농증이 심한 경우라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하였다.

무엇보다도 이 전문의는 부모의 관찰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이가 잘 때 지속적으로 고를 콜거나 자고 일어나서 목이 아프다고 하는 경우, 무의식적으로 입을 벌린다면 단순한 습관으로 넘기기 보다는 병원으로 데려가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였다.

이슬기 객원기자 |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3.09.27 ⓒ ScienceTimes

2013년 9월 28일 토요일

2020년경 달에 다녀올 한국형 발사체

2020년경 달에 다녀올 한국형 발사체

1단 로켓, 착륙 장치 기술 개발에 만전

 
 
정부는 오는 2018년경 달 궤도 위성을 먼저 띄워 기술력을 확보한 뒤 2020년경 한국이 독자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KSLV-)’에 착륙선을 실어 달(Moon)에 보낸다는 원대한 달 탐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11년 수립한 제2차 우주개발 진흥계획에 따라 달 궤도위성은 2023, 착륙선은 2025년까지 개발할 예정정부의 달 탐사에 대한 의지가 다른 어느 때보다 강하지만 성공하기까지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 국내 위성 자력발사 1호 로켓 'KSLV-1'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지구와 불과 약 384400km 떨어진 달의 환경이 매우 특이해 우주선 발사에서부터 궤도 진입 그리고 달 표면 착륙에 이르는 전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달 탐사 프로젝트가 매우 어렵고 복잡한 기술을 요한다는 것.

 
1단 로켓 없는 달 탐사는 불가능
 
최초로 달에 착륙한 유인 우주선은 새턴 형 로켓을 장착한 아폴로 11(Apollo-11)호다. 새턴 형 로켓은 높이가 111m, 연료를 포함한 무게가 2910톤에 이르는 거대한 로켓이었다. 이 로켓의 맨 꼭대기에 탈출 캡슐, 아폴로 사령선, 기계선, 착륙선 등이 차례로 배치되었다.
이 아폴로 11호 우주선은 매우 복잡한 경로를 거쳐서 달에 갔다 왔는데 먼저, 케이프케너배럴 케네디우주센터서 쏘아 올려진 아폴로 11호는 지상 60km 상공에서 1단을 분리했다. 바로 2단 엔진이 점화됐고, 이 연료가 바닥나자 3단 엔진이 점화되면서 190km 상공의 지구 궤도에 올라갔다 
우주선은 지구를 1.5바퀴 돈 뒤에 달로 향했는데 이때 우주선에서 사령선과 기계선이 분리됐고, 착륙선이 한 바퀴 돌아 거꾸로 사령선 모듈(우주인들이 생활하는 공간)에 도킹한 다음에 3단 로켓이 분리돼 떨어져 나가면서 우주선은 달로 향하는 긴 여정에 올랐다. 중간에 달의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 궤도 수정을 했고, 달 궤도 위에서 두 명의 우주인들이 사령선에서 착륙선으로 옮겨 탄 다음에 달 표면에 착륙했다.
 
달에서 임무를 완수한 우주인들은 다시 날아올라서 사령선에 도킹한 다음에 지구로 향했다. 중간에 지구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 궤도 수정을 한 다음에 기계선을 떼어 낸 다음에 고도 120km 상공에서 대기권에 재돌입했다. 엄청난 중력가속도에 의한 마찰열로 완전히 까맣게 그을린 탈출 캡슐은 바다에 입수한 후, 미 해군 함정에 의해 구조됐다
 
이 복잡하고도 긴 여정에 수많은 기계와 장비들이 쓰였지만 과학자들은 이중 가장 중요한 장비로 1단 로켓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발사체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중력을 거슬러 발사체를 우주공간으로 올려주는 1단 로켓”이라고 입을 모은다.

▲ 달 착륙은 진공상태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려운 기술이 요구된다.  ⓒ연합뉴스
 

지난 1월말 성공한 나로호 1단 로켓은 추력이 170톤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비해 한국형 발사체인 KSLV-2(Korea Space Launch Vehicle 2)에 탑재되는 로켓은 추력 300톤짜리이며, 1단에 4, 2단에 1기의 로켓이 들어가는 75톤급 액체 엔진이다. 항우연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미 상당한 1단 로켓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각보다 어려운 달 착륙 기술
 
한 사람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커다란 도약이다.” 1969720일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에 발을 내디딘 닐 암스트롱은 달 착륙 순간에 이렇게 말했다.
 
1950년대에 미국과 구소련은 달에 착륙하기 위해 구소련은 루나 프로그램으로 달탐사선을 개발, 1959년 루나 2호를 최초로 달에 보냈고, 라이벌 미국은 아폴로 프로그램을 통해 1969년 최초로 유인 달착륙선을 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미국과 구소련이 번갈아 수십 대의 달 착륙선을 보냈지만 달 표면에 충돌하지 않고, 사뿐히 내려앉은 것은 루나 9(Luna-9)호뿐이다. 그만큼 달 착륙은 우주선을 궤도에 쏘아 올리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기술을 요한다. 전문가들은 지구와 환경이 다른 달은 무중력 진공 상태로 공기역학 기술은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한국형 달탐사선은 무인 탐사선으로 궤도선과 착륙선 2종으로 구성되며, 발사체의 탑재능력에 따라 발사중량 550kg내의 소형 경량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달 표면에는 착륙선 본체만 착륙하고, 이때 안정적인 착륙을 위해 본체에 있는 액체연료를 사용한다. 이 방식은 착륙선의 소형화와 경량화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달착륙선은 달궤도 진입 이후 성공적인 착륙이 돼야 주어진 임무수행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착륙시, 달착륙선은 높은 충격하중을 받는데 이로 인해 탑재장비가 파손될 수 있기 때문에 착륙선의 전복 및 쓰러짐을 막기 위한 장치가 반드시 요구된다고 말한다.
 
착륙 장치에는 연착륙(soft-landing)을 위한 충격흡수 메커니즘이 필요하고, 진공 상태인 달의 환경을 고려해 비행기나 자동차에서 쓰는 유압식 충격흡수 장치는 사용하지 않고, 소형 로켓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폴로 우주선의 경우, 두 개의 엔진을 착륙선에 장착했는데 주엔진은 착륙시, 부엔진은 재점화시켜 날아 오를 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달 탐사를 원하는 우주 강국들은 로켓 못지않게 착륙장치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조행만 객원기자 | chohang3@empal.com

저작권자 2013.09.27 ⓒ ScienceTimes

2013년 9월 27일 금요일

북극해 얼음이 다시 증가한 이유는?

북극해 얼음이 다시 증가한 이유는?

북극해 해빙이 증가한 원인과 전망

 
 
▲ 북극해의 해빙이 최근 다시 증가해 궁금증을 낳고 있다  ⓒNSIDC
 
지난해 말 기상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해 얼음이 2013년 여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또 녹은 얼음으로 인해 만들어진 뱃길이 운송선박과 천연자원을 채굴하는 선박들에게 새로운 항로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올해 여름이 다 지나간 지금 북극해 얼음 면적은 지난해보다 60% 정도가 더 늘어나 당초 북극해 얼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던 기상학자들을 당혹케 만들고 있다.

종합매체인 폭스뉴스(FOX News) 온라인 판은 최근 미국의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가 발표한 자료를 인용 보도하면서, 2012년 9월에 342만㎢였던 북극의 해빙 면적이 지난 8월까지 267만㎢가 더 늘어난 609만㎢로 넓어졌다고 밝혔다.

북극해 해빙의 증가로 지구온난화에 의문

NSID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년 사이에 증가한 북극의 해빙 면적이 한반도의 12배 정도가 되는 방대한 규모로 나타났는데, 이 같은 갑작스런 기후의 변화에 대해 많은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에 대한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 까지 지구온난화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미 위스콘신대의 아나스타시오스 초니스(Anastasios Tsonis) 교수는 “그동안 북극의 해빙을 녹여온 지구온난화는 끝났다. 이제는 한랭기가 시작되고 있다”고 주장해 주목을 끌고 있다.

초니스 교수는 “지구는 이미 한랭기에 접어들었으며 이런 현상이 앞으로 최소한 15년 정도는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지구의 급격한 기후변화를 발생시켰던 온난화가 이제 끝났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 최근 촬영한 북극해의 해빙 면적. 노란색은 지난 30 년간의 평균 크기다  ⓒNASA

이 같은 초니스 교수의 주장에 대해 NSIDC의 관계자는 북극의 해빙이 증가한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면서도 “해빙 면적이 지난 30여년 간의 평균치를 훨씬 밑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SIDC 외에 미 항공우주국(NASA)의 관계자들도 여전히 북극의 해빙이 결국에는 지구 상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데, NASA 고다드 우주센터의 빙하학자인 월트 마이어(Walt Meier) 박사는 “븍극의 해빙이 자취를 감추는 날은 분명히, 그리고 예상보다 빨리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북극해 해빙이 증가한 원인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기후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의 속도가 둔화됐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영국 기후온난화정책재단(GWPF)의 데이비드 화이트하우스(David Whitehouse) 국장은 “지난 16년간의 연평균 지구온도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 그런 의견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유엔(UN)이 조만간 공표할 주요 기후변화 보고서의 초안에도 태양에서 방출하는 열기가 줄었고, 수심이 깊은 해양에서 흡수하는 열이 많아졌다는 점 등을 들어 온난화 속도가 과거보다는 확실히 둔화되었다는 설명이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북극해 해빙의 증가는 일시적인 현상
일부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지구의 기온 변화 주기에 따른 자연현상일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올해 북극해의 빙하가 다시 늘어난 이유에 대해 지구의 온도가 낮아지는 이른바 ‘미니 빙하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기상학자들은 이 같은 의견들에 대해 “지난 40여년 동안 매 10년 마다 북극해의 해빙이 평균 10.6% 씩 감소한 사실을 잊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으면서 “해빙의 감소 추세를 자세히 살펴보면 매년 연차적으로 감소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시 말해 해빙의 감소 추세가 2009년 보다 2010년이 적고, 2010년 보다 2011년이 더 적으며, 2011년 보다 2012년이 더 적은 순차적인 진행이 아니라 가끔씩은 지난 해보다 올라가는 추세도 보인다는 점을 설명한 것이다.

이런 식의 해빙 감소 추세를 주식 시장의 대세 상승기나 하락기에 비유하여 해석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예를 들어 대세 하락기에는 장기적으로 볼 때 지수가 하락했지만 그렇다고 매일 또는 매주 하락만 했던 것이 아니라 등락을 거듭하면서 하락한 점이,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하는 북극해 해빙의 추세와 닮았다는 것을 비교하고 있다.
▲ 지난 30여년 간의 북극해 해빙 면적 변화 추이  ⓒNSIDC

NSIDC가 작성한 북극해 해빙의 감소추이 그래프를 살펴보면 2007년에 비해 2008년과 2009년의 북극해 해빙 면적이 2년 연속으로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NSIDC의 관계자는 “1~2년 정도의 짧은 증가현상은 10년 마다 10.6% 씩 감소하는 북극해 해빙의 감소 추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계속해서 NSIDC 관계자는 그래프에 대해 “해빙의 면적이 2009년 부터 2012년 까지 감소했고 2013년에 다시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런 패턴을 고려할 때 2014년에 해빙의 면적이 더 증가할 수도 있지만 결국은 다시 내려갈 것이라는 점을 우리는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NSIDC의 관계자는 “수년을 주기로 하는 이런 형태의 변동은 기후의 여러가지 요인들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서 자연적인 현상의 하나”라고 전하면서도 “다만 지난 해의 경우 워낙 해빙의 면적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에 반등의 폭이 커보였던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NSIDC의 그래프를 보면 금년의 해빙 면적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지난 1981년에서 2010년 사이의 30년 평균에 비해 100만 ㎢ 이상 면적이 작아진 것을 알 수 있고, 1970년대 말에 비하면 무려 수백만 ㎢의 해빙이 감소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한편, NASA는 NSIDC가 최근에 발표한 북극해 해빙이 증가한 사실과 관련하여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을 염려하여 NSIDC와의 공동 보도자료를 최근 배포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합동 연구 및 다국적 위성 관측 자료를 토대로 한 2013년의 북극해 해빙은 역대 6번째로 작은 크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준래 객원기자 |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3.09.27 ⓒ ScienceTimes

특허분쟁에 있어 대한민국의 위상은?

특허분쟁에 있어 대한민국의 위상은?

세계 특허(IP) 허브 미래전략심포지엄 개최

 
 
강창희 국회의장은 26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대한민국 특허(IP) 허브 미래전략’ 심포지엄에 참석, “특허 문제는 산업 최첨단의 영역인 만큼 때를 놓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관련법과 제도에 있어 풀어야할 과제가 있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차원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가능하다면 국회 내 특별 기구를 설치하는 일를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국회 ‘대한민국 특허(IP)허브국가 추진위원회’가 KAIST 미래전략연구센터, 미래전략대학원과 협력해 공동 주최했다. 추진위원회는 여야 국회의원 43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 민주당 원혜영 의원이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한국 법원을 특허분쟁 해결 허브로…
이날 심포지엄은 우리나라가 특허분쟁 해결의 허브로 부상하기 위해 어떤 미래전략을 갖고 나아가야할지를 고민하는 자리. 워낙 큰 주제인 만큼 국회의원과 법조인, 정부 관계자, 기업인, 대학 교수진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 26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특허(IP) 허브 미래전략' 심포지엄. 여야 국회의원 43명이 추진위원으로 참석한 가운데 대한민국을 세계 특허분쟁의 허브로 만들기 위한 방안이 제시됐다.  ⓒScienceTimes

토론의 핵심은 ‘대한민국 지식재산(IP) 허브’ 구축 방안을 서둘러 마련하자는 것. 김&장법률사무소의 한상욱 변호사는 ‘대한민국 특허허브국가의 비전과 미래전략’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현재 한국의 특허출원건수가 세계 4위에 이른다고 말했다.

“특허행정 서비스 경쟁력도 매우 높아 외국 기업들의 특허출원이 몰리고 있지만, 지식재산 소송을 담당하는 법원의 위상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1997~2005년 한국 법원에서의 특허권자 승소율(1997년~2005년)은 26%로 스위스(85%), 미국(59%), 프랑스(55%), 네덜란드(51%) 등 선진국들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2009년 기준 특허무효율의 경우도 미국 49%, 일본 50%인 반면 한국은 71.6%에 달했다.

특허손해배상액도 미국 법원은 3년 평균(2009년~2011년) 102억 원에 달했지만 한국 법원은 7천800만 원으로 130분의 1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특허침해소송 건수 역시 미국은 연간 약 3천 건에 이르는 반면 한국은 35건으로 100분의 1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실제 세계 특허 소송이 집중되는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의 경우, 판사의 전문성을 높여 보통 3~4년 걸리는 재판을 1년 내외로 신속하게 끝내고 승소율이 88%에 달하는 등 특허권자에 우호적 판결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특허 분쟁해결에 있어 세계적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서둘러 지적재산권 분야 전문법관제를 도입해야 하고, 손해배상액을 현실화해야 하며, 법관들에게 부족한 전문지식 보완책을 마련해야 하고, 국내 사법시스템의 취약점으로 드러나고 있는 절차상 비밀보호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법원들 지식재산 전문성 키워왔다”
특허 허브 국가가 되려면 특허 소송이 절차적으로 투명하고 실체 판단이 정확하고 빠르고 비용이 적게 들어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특허 분야 전문 법관제를 도입해 전문성을 높이고 3배 배상, 징벌적 손해배상처럼 손해배상액도 현실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고등법원 지식재산 전문재판부 백강진 판사는 ‘특허 분쟁해결 선진화 미래전략’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우리는 법관이 특허법상 손해배상 규정을 지키면 손해배상액이 더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손해 입증을 완화하라고 만든 법이 오히려 손해배상액을 더 낮추고 있다”는 것.

최종 판결이 나기까지 11년 8개월이 걸린 일명 ‘기저귀 사건’에서 보듯이 지적재산권 소송 무용론까지 일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증거확보, 비밀유지, 제제수단 등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소송과정에서 전문가들의 참여를 늘려야 하며, 손해배상 산정방식을 유연화하고, 심사제도 개선, 무효판단 이론 확립을 통해 지적재산권을 다루눈 전문법원으로서 위상을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임스 스페타 미국 노스웨스턴대 로스쿨 부학장은 “미국의 경우 배심원들이 원고에 유리한 판단을 많이 내리고 있어, 원고들이 승소율이 높은 배심원 재판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타 부학장은 “원고들은 신속한 재판을 가장 선호하고 승소를 확신하는 원고일수록 전문적인 법관이 있는 법원을 선택한다”며, “한국이 IP 허브 국가를 만들려면 신속한 재판과 법관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텍사스 동부법원은 판사 8명이 특허소송 250건을 진행하며 전문성을 키워왔고 캘리포니아 법원도 특허 소송을 많이 다루면서 전문성이 커지는 ‘네트워크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토론회에는 고기석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전략기획단장, 이준석 특허청 차장, 대한변호사협회 강희철 변호사, 대한변리사회 전종학 부회장, KAIST 김철호 교수, KAIST 정경원 교수, 성균관대 정차호 교수, 삼성디스플레이 김광준 전무, 피앤아이비 김길해 대표, 건국산업 박진하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09.27 ⓒ ScienceTimes

2013년 9월 26일 목요일

암 세포는 왜 스스로 사멸하지 않을까

암 세포는 왜 스스로 사멸하지 않을까

[인터뷰] 강창율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

 
 
의학기술이 발전했지만 아직도 인류가 완전히 정복하지 못한 질병이 있다. 암이다. 신체조직의 자율적인 제어능력의 불균형으로 생기는 암은 손상된 세포 스스로 사멸하는 기능에 문제를 일으킨다.

그 결과 사멸해야 할 비정상 세포들이 과다하게 증식하고, 더 심할 경우 주위에 있는 장기에 침입해 암세포를 전이시킨다. 우리 몸에서 손상된 세포가 스스로 사멸하는 ‘자연살해 세포’ 기능을 유지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암 환경에서의 자연살해세포 감소 기전을 규명해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대 강창율 약학대학 교수와 박영준 박사가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미국 암학회가 발간하는 ‘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 지 온라인 판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자연살해세포가 감소하는 이유
▲ 강창율 교수와 그의 연구원들은 자연살해세포의 감소기전을 규명했다.  ⓒ강창율
 

“자연살해세포는 암 성장을 늦추는, 생체 내 중요한 방어기제 중 하나입니다. 자연살해세포의 기능과 수가 유지될 때 항암치료를 받은 암 환자의 예후가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암 치료에 있어 매우 근본적인 처방이 된다고 볼 수 있죠.

역으로 생각하면 암이 진행되는 환자에게는 자연살해세포의 기능과 수가 감소된다고 볼 수 있는 셈입니다. 이처럼 자연살해세포는 암 치료에 매우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지만, 장애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미흡한 상황이에요. 때문에 이를 밝히고자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연구진은 암이 진행됨에 따라 암 성장을 억제하는 ‘자연살해세포’가 감소하는 것과 반대로 미분화 골수성 세포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자연살해세포와 골수성 세포의 역 관계는, 자연살해세포가 미분화 골수성 세포로 변하는 것에 기인하는 것이라 가정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이 가정에 따라 강창율 교수팀은 암에 걸린 실험용 쥐에서 자연살해세포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는 또 자연살해세포가 미분화 골수성 세포로 변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규명하고자 했다.

실험을 통해 암을 가진 쥐의 비장에서 자연살해세포를 분리하고 암 세포에서 분비돼 미분화 골수성 세포 축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GM-CSF’ 와 체외배양을 했다.

그렇게 암 환경에서 분리한 자연살해세포를 암에 걸린 실험용 쥐에 주입했을 때, 암 성장을 억제하는 본래의 성질을 잃고 미분화 골수성 세포로 변하는 것을 확인했다. 단순히 표지 인자에서만이 아니라 형태 및 기능적으로도 미분화 골수성 세포로 변했음을 관찰한 것이다.

“미분화 골수성 세포란 골수성 전구세포가 단핵구와 수지상세포, 과립구 등으로 분화되지 못하고 미성숙 단계에 머물러 있는 골수성 세포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세포들은 감염 또는 암질환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그 수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문제는 미분화 골수성 세포가 면역억제 세포로서 암을 제거하는 항암면역세포의 기능을 방해한다는 데 있죠. 따라서 이러한 미분화 골수성 세포는 암을 제거하고 치료하는 데 있어 극복해야 할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자연살해세포는 총 4단계의 성숙과정을 거쳐 성숙한 자연살해세포로 분화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 따르면 암환경에서 증가하는 여러 종류의 물질들에 의해 3단계 자연살해세포가 4단계 자연살해세포로 완전히 성숙되지 않고, 미분화 골수성 세포로 전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암 환경에서 성숙한 자연살해세포는 그 숫자가 점진적으로 감소하게 됩니다. 반면 암을 제거하는 세포들의 기능을 방해하는 미분화 골수성 세포의 수는 점차 증가해 암 세포 성장이 촉진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게 되죠. 이럴 경우 암 치료는 더욱 어렵게 된다고 볼 수 있어요.”

어려움 극복하고 이룬 쾌거
▲ 암환경에서 자연살해세포 중 일부가 미분화 골수성 세포로 변화하는 모습을 나타낸 모식도  ⓒ한국연구재단

학계의 이론에 따르면 자연살해세포는 일련의 성숙 단계를 거칠 때 미성숙 단계의 세포가 전구 세포로 작용해 최종 성숙 단계에 도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강창율 교수팀의 연구를 종합해 보면 암 환경에서 미성숙 자연살해세포의 일부가 미분화 골수성 세포로 변화하고 이로써 최종 성숙 단계에 이를 수 있는 전구 세포가 감소하며, 이에 의해 전체 자연살해세포가 감소되는 것이다.

그동안 난제로 남아있던 자연살해세포의 감소 이유를 규명한 강창율 교수팀. 연구팀이 이번 과제를 진행하게 된 것은 우연히 한 종류의 세포가 미분화 골수성 세포로 변화하는 것을 관찰하면서부터다.

“암 환경에서 미분화 골수성 세포가 많이 생성되는 이유를 밝히는 연구과정에서 우연히 한 종류의 세포가 미분화 골수성 세포로 변화하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이후 많은 연구들을 통해 이 세포가 자연살해세포임을 밝힐 수 있었죠.

연구 과정 중에는 크고 작은 어려움들이 있었어요. 초기의 연구에서는 대체로 암을 갖고 있는 마우스에서 세포들을 분리해 체외에서 실험을 진행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죠. 하지만 이러한 세포들의 전환 과정을 암 환경 체내에서 밝히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자연살해세포를 마우스 체내에 주입한 뒤 자연살해세포의 전환과정을 관찰해야 하는데 주입한 자연살해세포를 체내에서 찾고 분석하는 데는 기술적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재료성 경비 또한 엄청나게 많이 소요돼 연구 과정이 녹록치 않았죠.”

연구 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지만 강 교수는 그렇기에 그 결과가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진다고 이야기 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암환자의 자연살해세포가 점차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그 이유를 밝히지 못하고 있었어요. 이번 연구결과는 암환자들에게 자연살해세포가 감소하는 이유를 밝히는 단초를 제공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연구는 아직 동물모델에서 진행한 결과이므로 실제 암환자들의 세포에서 동일한 변환과정이 일어나는지는 추가 연구를 통해 밝힐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를 통해 암을 가진 마우스의 자연살해세포가 미분화 골수성 세포로 전환되는 현상을 밝혔습니다. 궁극적으로 이 과정을 차단하는 물질을 개발해 항암 면역 치료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자연살해세포의 미분화 골수성 세포로의 전환 과정에 관여하는 주요 분자 및 유전자를 규명하는 연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향후 연구는 자연살해세포의 미분화 골수성 세포로의 전환 과정의 핵심적인 인자 등을 밝히고 이를 토대로 타깃 물질을 발굴해 항암 면역 치료에 적용함으로써 항암 면역 치료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방법을 정립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황정은 객원기자 | hjuun@naver.com

저작권자 2013.09.26 ⓒ ScienceTimes

미국 점령한 그리스식 요구르트…초바니

미국 점령한 그리스식 요구르트…초바니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41)

 
 
세계 산업계 동향   비만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저칼로리 웰빙식품 판매가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닐슨(Nielsen)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식품시장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끄는 웰빙식품은 그리스식 요구르트다.

양과 염소의 젖을 발효시킨 이 요구르트는 기존 요구르트와 비교해 단백질 함량이 높으면서 탄수화물 함량은 매우 낮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런 만큼 비만으로 고민하고 있는 소비자들, 단백질 공급원이 부족한 채식주의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시티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7년 그리스식 요구르트 판매액은 전체 미국 시장에서 1%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매출규모가 매년 2배 이상 성장하면서 2012년에는 (그리스식 요구루트를 포함한) 미국 전체 요구르트 시장의 4분의 1을 그리스식 요구르트가 차지하고 있다.

사업시작 6년 만에 미국 시장 석권
미국 시장에서 그리스식 요구르트 선풍을 불러일으킨 기업이 있다. 벤처형 식품업체 ‘초바니(Chobani)’다. 2007년에 30대 청년이 시작한 이 기업이 제품을 출시한 지 불과 6년 만에 미국 요구루트 시장을 석권하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 미국 시장서 그리스식 요구르트 선풍을 불러일으킨 벤처형 식품업체 ‘초바니(Chobani)’ 홈페이지. 그래픽을 통해 수천년 동안 내려온 요구르트 문화를 강조하고 있다.  ⓒhttp://chobani.com/

제네럴 밀즈(General Mills) 등 대형 식품업체들이 뒤늦게 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상대가 되지 않는다. 맛과 영양 등 품질경쟁에서 단연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내 그리스식 요구르트 시장에서만 40%가 넘는 시장 점유울을 기록하면서 미국은 물론 세계 1위 브랜드의 자리를 확고히 지켜나가고 있다.

이 사업을 시작한 사람은 22세 청년 시절에 미국 유학을 온 터키 함디 울루카야(Hamdi Ulukaya, 42) 씨다. 그는 아들을 보러 온 아버지로부터 미국산 요구르트에 대한 불만스런 말을 듣게 된다. “이런 걸 어떻게 먹냐?”는 것이었다.

평생 낙농업에 종사한 아버지에게 미국식의 묽은 요구르트는 정말 형편없는 요구르트였다. 울루카야 씨는 아버지의 말을 새겨 들었다. 그리고 미국에서 ‘맛있는 그리스식 요구르트’를 만들 것을 결심하게 된다. (초바니 홈페이지 ‘우리들의 이야기 Our Story’ 참조)

2005년 그는 모든 시설이 갖춰진 요거트 공장을 100만 달러에 판다는 광고를 우연히 보게 된다. 즉시 은행 융자를 받아 이 공장을 사들였다. 이어 터키로부터 요구르트 전문가 한 명, 미국 현지에서 종업원 4명을 고용한 후 최고의 맛과 질을 가진 요구르트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년여 후인 2007년 뉴욕 시장에 초바니 브랜드를 론칭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슈퍼마켓 등에 신제품이 출시되자 뉴요커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제품이 없어 못 팔 정도였다. 초바니의 성공신화는 이렇게 시작됐다.

매출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사업규모 역시 급팽창했다. 뉴욕의 허름한 공장을 증설했다. 이어 아이다호 주에 새로운 공장을 신설했다. 외국에서도 수입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호주, 네덜란드에도 공장을 세웠다. 그 결과 창업 초기 6명이었던 직원 수가 3천명에 이르고 있다.

최근 초바니에서 시판한 일부 제품에서 곰팡이가 발견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언론 등을 통해 문제가 제기됐다. 그러나 미국 사회는 발효식품의 특성상 더 노력하면 해결이 가능하다고 보고 초바니 제품에 손을 들어주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 4개 주에서 학교급식용으로 채택
오히려 뉴욕, 아이다호, 애리조나, 테네시 주 등 4개 주정부에서는 초바니 요구르트를 학교 급식용으로 채택했다. 미국 정부는 시범학교를 통해 초바니 요구르트를 공급하고, 좋은 결과가 나올 경우 전국 공립학교 식단에 그리스식 요구르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미국 농무성에서는 그리스식 요구르트에 대한 전담 연구팀을 구성하고, 이 식품의 건강성이 확인될 경우 전국 공립학교에 급식용으로 공급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뉴욕 소호 거리에 있는 초바니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매일 많은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 초바니에서 개발한 다양한 요구르트 맛을 체험해보기 위해서다.

울루카야 CEO는 언론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초바니 이전에) 미국인들이 먹었던 요구르트는 모두 가짜였다”는 말을 서슴지 않고 있다.

걸쭉하고 풍부한 맛의 초바니 제품에서 오랜 요구르트 전통을 발견할 수 있다며, 품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그의 자신감은 오래된 가문 전통과 연결돼 있다. 그의 가문은 할아버지 때부터 낙농업을 하면서 그리스식 치즈와 요구르트를 생산해왔다.

가문 대대로 내려온 요구르트에 대한 자신감이 그의 창업을 성공가도로 이끌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그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지는 초바니와 울라카야 CEO를 2013년에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공한 기업과 기업인으로 선정했다.

모나코의 몬테카를로에서 열린 언스트&영 주최 ‘월드 최우수기업가상’ 시상식에서는 울루카야 CEO를 최우수기업가로 선정했다. 포브스 지는 울루카야 CEO가 재산 11억 달러를 벌어 2013년 억만장자 대열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웰빙식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생활수준이 나아지고 비만 등의 건강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초바니의 성공은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벤처기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09.26 ⓒ ScienceTimes

2013년 9월 25일 수요일

테라헤르츠파 1억 배 증폭 기술 나왔다

테라헤르츠파 1억 배 증폭 기술 나왔다

[인터뷰] 김대식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분자 간 고유 진동수와 동일한 진동수를 갖고 있어 폭발물과 마약 등 위험물 감지에 유용한 테라헤르츠파. 일반 대중에게 테라헤르츠파는 다소 생소한 용어일 수 있지만, 학계의 관련자들에게는 이미 중요한 이슈로 손꼽힌다.

테라헤르츠파가 중요하게 손꼽히는 가장 큰 이유는 가시광선이나 적외선보다 파장이 길어 투과성이 강함에도 불구, 에너지가 낮아 비파괴 검사용으로 유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노갭과 나노입자, 나노구멍과 나노탐침 등 여러 종류의 나노구조에 빛을 집속하는 연구가 이뤄지는 지금, 다양한 분야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테라헤르츠파를 더욱 작은 구멍에 집속하는 것은 학계의 중요한 과제가 됐다.

밀리미터 크기의 파장을 갖고 있는 테라헤르츠파는 밀리미터보다 작은 영역에 있는 극소량의 분자를 탐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많은 연구자들은 테라헤르츠파를 나노미터 크기의 좁은 영역에 강하게 집속, 분자의 테라헤르츠파에 대한 산란단면(scattering cross-section)을 증가시켜 분자에 대한 반응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나노미터 크기의 갭(gap) 구조에서 테라헤르츠파 집속현상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난점이 존재했다. 무엇보다 밀리미터 크기의 테라헤르츠파 길이만큼 나노갭의 길이를 연장해야 했고, 나노갭 이외의 영역에서 투과하는 빛은 차폐해야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면적에 나노갭을 반복적으로 배열해야 하는 과제까지 안고 있었다.

기존 기술과 차별화된 연구
▲ 김대식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김대식
많은 어려움이 있는 기술이지만,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김대식 교수팀은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테라헤르츠파를 1나노미터 갭(gap)에 집속하는 데 성공했다. 작은 구멍에서 더욱 퍼지려고 하는 전자파의 성질을 극복하고 새로운 나노구조를 제작한 것이다. 그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지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나노 구조에 빛이 강하게 집속되면 광학적 비선형 현상 등과 같이 일반적으로 관측하기 어려운 현상에 대해 훨씬 쉽게 관측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나노 구조 크기가 1나노미터 정도로 작아지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양자역학적 스케일에서의 광학 현상도 관측할 수 있죠. 이러한 이유로 테라헤르츠파를 집속하는 연구는 다양한 곳에서 시도됐어요.

대부분의 연구는 가시광선이나 적외선 영역에서 나노 구조에 빛을 집속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죠. 하지만 우리 연구실은 빛을 도체(perfect electrical conductor, PEC)에 가까워지는 파장 영역에서 집속하면 더욱 강하게 집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번 연구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앞서도 설명했듯 테라헤르츠파는 높은 투과성을 가졌음에도 낮은 에너지 때문에 인체에 해를 입히지 않는 전자파다. 마이크로파와 적외선 사이에 위치한 파장 영역의 전자기파로, 사람에게 무해하기 때문에 병리조직을 진단하거나 분자검출 혹은 위험물을 탐지하는 데 크게 활용될 수 있다.

또한 테라헤르츠파보다 파장이 짧은 빛에서 금속은 불완전한 도체, 즉 부도체로 존재하는 것과 달리 테라헤르츠파 영역에서 금속은 완전한 도체에 가까워지므로 얇은 두께의 금속 박막만으로도 테라헤르츠파의 투과를 완벽히 차폐할 수 있어 이는 매우 매력적인 연구로 학계 관계자들에게 거론된다.

지난해 11월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갭에서 테라헤르츠파가 증폭되는 것을 관찰한 김대식 교수팀은 증폭된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해 극소량의 폭발물을 검출하는 데 성공, 이를 학술지에 보고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갭의 크기를 더욱 줄이고 테라헤르츠파 빔 크기에 맞도록 나노갭들을 수 ㎟ 면적만큼 반복 배열해 4인치 웨이퍼에 대면적으로 1나노미터 갭 배열구조를 만들었어요. 격자모양으로 패턴 된 금속표면에 테라헤르츠파가 투과할 수 있는 1나노미터 두께의 얇은 막을 증착시킨 후, 그 위에 다시 금속을 증착하고 접착테이프를 이용해 나중에 증착된 금속층만 떼어낸 거죠. 그렇게 투과를 차단하는 금속층과 투과층이 번갈아 나타나도록 배열구조를 제작했습니다.”

이와 같은 방법은 기존의 방식과 차별화되는 것이다. 기존 학계에서는 리소그래피 혹은 집속이온빔 밀링장치를 사용해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갭만을 제작할 수 있지만, 김 교수팀이 새롭게 개발한 장치는 접근 방식 자체부터 달랐던 것이다.

“광학현상 관측에 기여할 수 있을 것”
▲ 1 나노미터 갭 시료 제작 과정 모식도 ⓒ한국연구재단

이렇게 진행된 연구는 그 결과에서 전기장 세기가 1억 배 이상 증폭된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지금까지 보고된 연구 결과 중 테라헤르츠파를 가장 강하게 집속한 것으로, 이로 인해 김 교수팀의 연구는 더욱 주목을 받는 셈이다.

사실 김 교수팀은 이미 지난 2009년,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갭에서 테라헤르츠파의 집속 현상을 관측해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포토닉스’ 저널에 해당 결과를 게재한 바 있다. 즉, 이번 연구는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갭의 크기를 1나노미터까지 줄인 것은 단순히 갭의 크기를 줄인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새로운 시료 제작 방법을 개발해야 하고, 기존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갭과는 달리 연구 과정에서 양자역학적 현상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죠.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었어요. 2009년부터 진행한 이전 연구가 있었기에 지금의 연구도 존재할 수 있던 것이죠.”

이번 연구가 이전 성과를 바탕으로 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진행된 것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해서 어려움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다. 김 교수는 “1나노미터 갭을 제작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며 “연구 과정에서 테라헤르츠파의 투과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테라헤르츠파의 빔 크기인 수 제곱 밀리미터 정도로 시료가 커야 되는데, 1나노미터 갭을 이렇게 넓은 영역에 균일하게 제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김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1나노미터 갭을 높은 성공률로 넓은 면적에 제작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제안했다는 데 그 의의를 인정받고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제시한 해당 방법은 앞으로 1나노미터보다 더 작은 갭을 만드는 데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1나노미터 갭에 테라헤르츠파의 강한 집속을 이용해 테라헤르츠파의 비선형 현상 관측,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한 극미량 분자 검출기 개발 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거예요.”

김 교수팀의 해당 연구결과는 앞으로 다양한 파급효과를 낼 것으로 추측된다. 무엇보다 학문적으로는 양자역학적 스케일에서의 광학현상을 관측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갭의 크기를 1나노미터 이하로 제한하면 기존에 관측하지 못했던 원자 단위의 광학현상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영역의 광학현상은 기존의 전자기학 이론보다 양자역학적 이론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욱 적합할 것입니다. 그리고 향후 산업 영역에서 현재의 리소그래피 기술 성능을 월등히 향상시키는 1나노미터 리소그래피를 가능케 할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을 거예요.

더불어 갭 내부에 강하게 증폭된 전기장이 주변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점을 이용해 극소량의 분자를 검출할 수 있는 테라헤르츠파 분자검출기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 됩니다.”

앞으로 해당 분야에서 ‘나노-테라헤르츠’라는 키워드를 선점할 것이라는 김대식 교수. 그는 “더 나아가 1나노미터 이하의 크기 구조에서 광학적 현상을 관측, ‘서브 나노 광학(sub-nano optics)’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정은 객원기자 | hjuun@naver.com

저작권자 2013.09.25 ⓒ ScienceTimes

눈앞에 다가온 로봇 세상… 페트로봇 등

눈앞에 다가온 로봇 세상… 페트로봇 등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40)

 
 
세계 산업계 동향 시장전문 조사업체 프리도니아(Freedonia)의 로봇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세계 로봇산업 시장규모는 약 25억 달러였다. 그러나 최근 시장이 급속히 팽창하고 있으며, 오는 2016년이 되면 5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최근의 소프트웨어와 첨단 산업기술 발전이 로봇산업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았다. 그동안 자동차 쪽에서의 로봇 활용이 두드러졌지만 기술발전으로 반도체・생명공학・식품 등 비자동차 분야에서 신종 로봇 개발이 대거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특히 의료 로봇 개발은 괄목할 만하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12년 한 해 동안 36만7천 건의 로봇 수술이 이루어졌다고 집계했다. 의료로봇처럼 정교하고 특수한 작업이 필수적인 전문 서비스로봇(Professional Service Robot) 개발이 급속히 늘고 있다며 다가오는 로봇시대를 예고했다.

군용・산업용 로봇 시대 도래
로봇 개발에 있어 가장 민감한 곳은 국방 분야다. 미국 공군의 경우 2001년 무인항공기가 167대였으나 지금은 5천500대를 넘어섰다. 미 공군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의 3분의 1을 무인항공기 ‘로봇 드론(Robot Drone)’으로 교체하고 있는 중이다.
▲ 키바시스템즈(Kiva Systems)의 '로봇 창고관리 시스템'. 사람과 비교해 시간당 주문 처리 속도가 2~3배 빠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아마존이 인수해 자사 전자상거래 물류 시스템에 적용하고 있다. ⓒhttp://www.kivasystems.com/

지상전투 역시 무인화를 시도하고 있다. 오는 2015년까지 지상전투의 3분 1을 로봇이 담당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데, 이를 위해 정찰 로봇, 기습공격을 위한 로봇, 자살폭탄 공격을 위한 로봇 등 다양한 능력을 지닌 로봇들을 선보이고 있다.

국방 분야에 있어 로봇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탁월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비용이 훨씬 적게 들기 때문이다. 그 결과 신종 로봇 개발이 활기를 띠면서 최근 공중전이 가능한 전투기, 해상용 무인 잠수함 등을 시험가동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 분야에서도 새로운 로봇이 탄생하고 있다. 네덜란드 데일리 뉴스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위험한 공정과정 내에 들어가 정밀 검사를 할 수 있는 ‘페트로봇(PETROBOT)’을 개발 중이다.

일종의 석유화학 로봇인데, 다국적 석유업체인 쉘(Shell)이 네덜란드 검사기술 개발 전문기업들과 함께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 비용 중 3분의 1은 EU 집행위가 부담할 예정. EU에서 이 로봇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석유화학 공정에 있어 이 로봇 개발이 매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유화업체들은 압력용기・저장탱크 등을 살펴보기 위해 모든 공정을 멈추고, 용기를 분리한 뒤 내부에 있는 독성・인화성 있는 물질들을 모두 제거해야 했는데 이 과정에서 항상 안전 문제가 대두되는 것은 물론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그러나 ‘페트로봇’이 개발될 경우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 석유화학 경쟁력을 높이게 된다. 사람 대신 로봇이 용기 속에 들어가 용기 내부 벽면의 손상 여부를 살펴보고, 석유제품이 저장된 저장탱크에 들어가 바닥 손상 여부를 정확히 스캔하는 일이 가능해지기 때문.

건설업계에도 신종 로봇이 도입되고 있다. 일본공업신문에 따르면 일본 최대 주택건설사 세키스이하우스(Sekisui House)에서는 2010년부터 주택용 철공 가공공장에 로봇을 투입하고 있다.

철공 가공 공정에 36대, 피킹 공정에 22대, 용접 공정에 69대 등 총 127대의 로봇을 투입했는데 규격화된 자재를 로봇 스스로 주문 제작하는 등 그 활약이 대단하다.

이 로봇들을 이용하면 많은 재고를 보유하는 일 없이 수요에 맞춰 그때그때 주문생산이 가능하다. 또 주택 상황에 맞게 자재들을 개별적으로 특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어 관련 업계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키바로봇, 스스로 돌아다니면서 재고관리
재고관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유통업체들도 로봇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지난해 ‘로봇 창고관리 시스템’을 개발한 키바시스템즈(Kiva Systems)를 7억7천만 달러에 인수했다.

CNN에 따르면 아마존 물류 시스템에 설치된 키바 로봇들은 스스로 돌아다니면서 재고를 파악해 알려주고, 발송해야 할 제품을 찾아내 포장코너로 직접 운반하는 일을 맡고 있다. 로봇의 시간당 주문 처리 속도도 사람과 비교해 2~3배 빠르다는 평이다. 정확도 역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소문이 퍼지면서 로봇창고 시스템을 도입하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의류업체인 갭(Gap), 사무용품 유통업체인 스테이플스(Staples) 등이 이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많은 유통업체들이 시스템 도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 전 세계 로봇 판매의 약 70%는 일본, 중국, 미국, 한국, 독일이 차지하고 있다. 그중 중국은 세계 시장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로봇판매가 활발하다. 2012년 한 해 동안 약 2만3천대의 로봇이 팔렸는데 2005년 이후 25%의 연평균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로봇 도입이 늘고 있는 것은 인건비 상승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산업용 로봇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데 중국 정부 역시 로봇 산업을 전략적 신흥산업으로 분류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로봇들은 센서・동력・카메라・무선・SW 등 다양한 기술이 복합돼 있는 첨단 기술의 융합체이다. 그런 만큼 한 번 개발하면 오래 그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들이다.

한국 등 많은 나라들은 출산율 저하로 육체노동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용 로봇 개발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09.25 ⓒ ScienceTimes

2013년 9월 24일 화요일

물 기술 제공으로 과학 한류 이끈다

물 기술 제공으로 과학 한류 이끈다

‘적정기술 2.0 : 물과 미래’ 세미나 열려

 
 
적정기술로 개발도상국에 안전하고 깨끗한 식수를 제공하기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해 국내의 물 관련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23일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적정기술 2.0 : 물과 미래’ 세미나가 개최된 것.

(사)국경없는과학기술자회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설 과학기술나눔공동체가 주관하고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최한 이 행사는 출범한 지 불과 2년 만에 급격히 성장한 국경없는과학기술자회의 위상을 말해주듯 많은 참석자들로 북적였다. 애초 과학기술회관 소회의실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사전 등록 인원이 많아 15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중회의실로 세미나 장소를 바꿨지만 행사장 바깥에까지 의자를 놓아야 할 만큼 성황을 이뤘다.

적정기술이란 저개발국가에 사는 저소득층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현지에서 만들어져 지속가능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즉, 현지의 필요를 충족시키되 그곳의 실정에 맞게끔 낮은 가격의 재료를 사용하며 그곳의 자원을 활용한 기술이어야 한다. 유사한 용어로는 ‘대안기술’, ‘중간기술’, ‘토착기술’, ‘지속가능한 기술’ 등이 사용되고 있다.
▲ 23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적정기술 2.0 : 물과 미래’ 세미나가 개최됐다. ⓒScienceTimes

세미나의 주제인 ‘적정기술 2.0’은 현지 공급이 가능한 재료 중심의 간단한 기술과 단기적· 시혜적 원조 중심의 성격을 지닌 1960년대의 ‘적정기술 1.0’과는 달리 중·고급 기술 및 신기술을 적용하며 현지의 사회자본과 시장구조를 활용해 지속가능한 현지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즉, 일방적이며 수직적인 파트너십이 아니라 수평적 파트너십이라는 뜻이다.

박원훈 과학기술나눔공동체 운영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이제 개발도상국 문제는 더 이상 그들만의 불행이 아닌 전 세계적 문제이다”며 “전쟁의 폐허 속에서 국제사회의 원조 등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은 특히 이런 국가들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9월 27일에 출국해 2015년 6월 30일까지 캄보디아에서 활약할 적정기술 파견단의 임명장 수여식을 겸해 진행됐다. 개회사에 이어 진행된 임명장 수여식에서는 파견단장인 최의소 고려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이정재, 이태영, 정명호 등의 단원이 임명장을 받았다.

새 정부의 국정과제 목표 중 하나로 제시돼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윤제용 서울대 교수(국경없는과학기술자회 회장)는 ‘국경없는과학기술자회의 활동과 국제협력’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윤 교수는 개발도상국의 주민들에게 적정기술을 보급해 그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과학기술 학계와 산업계 전문인들의 모임이 바로 국경없는과학기술자회라면서 2009년에 창립한 ‘국경없는 과학기술연구회’에서 2011년 (사)국경없는과학기술자회가 출범하기까지의 과정 및 연혁에 대해 소개했다.

국경없는과학기술자회의 주요 활동은 연구개발 및 봉사활동, 국내외 네트워크 강화, 일반인에게 활동 사항을 알리는 대중화 등의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 ‘국경없는과학기술자회의 활동과 국제협력’이란 주제로 발표하고 있는 윤제용 교수. ⓒScienceTimes

윤 교수는 출범한 지 단 2년 만에 대학교수, 연구소 연구원, 산업계 과학기술자, 대학생 등 약 400명 정도의 회원과 각지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급격히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회원들의 노력과 더불어 경제성장의 책임감 공유, 국제 원조 프로그램의 활성화, 새 정부의 국정과제 목표 등이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새 정부는 과학기술로 국민 행복을 실현하는 것을 국내에 국한하지 않고, 이를 개발도상국까지 확대하는 개념으로 ‘과학기술 ODA를 통한 과학한류 조성’을 140개 국정과제의 하나로 제시한 바 있다.

두 번째 발표자인 정윤길 한국국제협력단(KOICA) 민관협력실장은 ‘개발협력연대(DAK)의 혁신적 민관 협력사업 모델 소개’란 주제로 발표했다. 정 실장은 “개발협력을 수행하는 단체 간 정보교류의 장이란 목적으로 2012년 8월에 출범한 개발협력연대가 현재 181개 기관이 회원기관으로 참여할 만큼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며 “시범사업으로 굿네이버스가 참여하는 몽골 난로 열효율성 제고를 위한 G-Saver 생산 프로젝트 추진과 더불어 각 단체들의 사업 참여시 윤리지침 및 협업원칙 등을 규정하는 가이드라인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개발협력연대의 사업 개념은 먼저 각 단체가 사업 컨셉트를 KOICA에 제시하고, 그 내용이 타당할 경우 현지 조사를 통해 사업계획을 공동으로 수립한 후 약정을 체결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기업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비즈니스 관련 기술과 NGO·학계 등의 특징 및 장점이 발휘될 수 있는 공유가치 창출형 사업을 본격적으로 실시할 수 있다는 점, 민간의 현지 진출 기반을 조성하고 창업과도 연계가 가능하다는 점, 국제 추세에 부합하는 선진 형태의 모델을 도입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개도국 성장에 따른 미래 시장 선점 역할
세 번째 발표자로 나선 독고석 단국대 교수(국경없는과학기술자회 사무총장)는 ‘개발도상국 협력을 위한 물 적정기술’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독고 교수는 “2008년 WHO의 자료에 의하면 아직도 수인성질병으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이들을 구하기 위한 물 적정기술 사례들을 하나씩 소개했다.

세라믹 정수기, 태양광을 이용한 워터콘, 대규모의 하이브리드 물 공장 개념의 워터피라미드, 휴대용 정수물병, 필터만 있는 저렴한 정수기, 여행용 가방 개념의 정수기 등이 그것이다.

독고 교수는 적정기술의 필요성에 대해 “세계경제 구조의 중하위층이 요구하는 적정한 기술을 공급함으로써 그들의 현재 수요를 충족하고, 향후 지속적 성장에 따른 미래 시장의 수요자로서 맞춤형 기술을 개발하고 공급해야 한다”면서 “한국의 경우 지난 60년간의 기술 노하우를 그대로 개도국에 지원할 수 있어 파트너십 구축이 용이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적정기술에 대한 새 정부의 국정과제 목표에 대해서는 “많은 국내 연구자들이 우리의 앞선 과학기술을 활용해 개발도상국의 생존 및 생계 문제를 해결해줌으로써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발표에서는 최의소 고려대 명예교수가 ‘iWc를 중심으로 한 동아세아 협력 비전’이란 주제로 캄보디아에서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와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오현제 박사가 ‘아시아 지역 적정기술을 이용한 정수처리 적용과 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다섯 차례의 주제 발표가 끝난 후에는 윤제용 서울대 교수를 좌장으로 하고 김두식 Team and Team 대표, 김자겸 박사(K-water 사업기획실), 박성제 자연재해저감기술사업단장, 박순호 그린엔텍(주) 연구소장, 안규홍 KIST 박사가 패널로 참석한 토론이 이어졌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3.09.24 ⓒ ScienceTimes

해결사들 다 모였다…이노센티브

해결사들 다 모였다…이노센티브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39)

 
세계 산업계 동향 지난 7월 16일 포스텍(포항공대)에서 연구원으로 재직중인 인도 출신 화학과 연구원 나라야난 셀바팔람(Selvapalam·49) 박사가 미국 이노센티브사에서 제시한 화학 관련 문제를 풀어 1만 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이노센티브가 제시한 문제는 ‘생분해가 가능한 새로운 친수성(親水性) 고분자’를 개발하는 일이었다. 포유류 세포 내에서 생분해가 가능한 친수성 고분자는 의료 분야 등에서 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그 수가 너무 적어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셀바팔람 박사가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이노센티브 사가 유명한 것은 이런 과학기술 난제들을 세계 전역을 대상으로 공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1천560개 과학기술 난제 중 85% 해결
이노센티브란 세계 전역에서 활동하는 과학기술자들과 주요 기업들을 연결해 각종 연구개발 과제를 해결해주는 인터넷 비즈니스 회사다. 기업이 이노센티브와 의뢰인 계약을 맺고 과제를 제시하면 해결자로 등록된 과학기술자가 주어진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 R&D 크라우드소싱 업체 '이노센티브'가 세계 과학기술자들로부터 최근 과학기술 난제, 창업 등을 위한 아이디어를 끌어모으고 있다. 사진은 '이노센티브' 사이트. ⓒhttp://www.innocentive.com/

기업 측에서는 세계 각국으로부터 제시된 솔루션을 검토해 그 가운데 최고의 솔루션을 선별하고, 해결자에게 상금을 지불한다. 이노센티브를 이용하면 기업은 회사가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과학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과학자는 그에 상응하는 재정적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포스텍의 셀바팔람 박사가 1만 달러의 상금을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은 수준 높은 솔루션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지난 2001년부터 2013년 8월까지 모두 1천650건의 문제가 제시됐고, 그중 1천500개의 해결책이 제안돼 약 85%의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채택된 해결책에 대해 지불한 누적 상금 합계는 약 4천만 달러로 집계되고 있다. 이노센티브 회원으로 가입한 과학기술자들은 200여 개국에서 3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이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 R&D 방식을 통해 덕을 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알래스카 기름유출사고다. 1989년 엑슨모빌 소속 유조선 발데즈호가 알래스카 인근에서 좌초했다. 당시 유출된 기름이 얼음과 엉겨 붙어 젤리처럼 굳어지면서 심각한 오염 문제가 대두됐다.

이 문제는 17년 넘게 지속됐다.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었던 국제기름유출연구소(OSRI)에서는 2007년 이노센티브에 현상금 2만 달러를 걸고 오염문제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요청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전 세계 과학자들로부터 수천 건의 해결 아이디어가 올라왔다. 그리고 문제를 올린 지 3개월이 지난 후 시멘트회사 엔지니어인 존 데이비스의 아이디어가 올라왔다. 시멘트를 굳지 않게 하기 위해 계속 기계로 젓듯이 오일도 진동기계를 이용해 자극을 주면 얼지 않는다는 견해였다.

관계자들은 이 해법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20년 동안 과학자들이 고민하던 과제를 평범한 시멘트 근로자가 해결한 것이다. 이로써 17년간 골치를 썩여온 문제가 해결됐다. 존 데이비스는 사례금 2만 달러를 받았다.

록펠러 재단 등 비영리 과제공모 지원
이노센티브가 처음 등장한 때는 1998년이다. 당시 대형 제약업체 엘리 릴리 앤 컴퍼니(Eli Lilly and Company)에서 일하고 있던 하이어트 빙햄(Alpheus Bingham)과 아론 샤흐트(Aaron Schacht) 두 사람은 인터넷을 사업에 활용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그리고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이노센티브다. 세계 곳곳에 산재해 있는 과학기술자들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R&D 비용과 제품 개발 기간을 줄여보겠다는 의도였다. 그리고 2001년 문제를 집단으로 해결해나가는 연구 시스템 회사 이노센티브가 문을 열었다.

초기 자금은 엘리 릴리 앤 컴퍼니에서 댔다. 그러나 사업이 번창하면서 다른 기업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비영리기관 참여도 이어졌다. 2005년 록펠러재단은 비영리 부문의 공익성 있는 연구과제 공모를 전제로 이노센티브의 파트너가 됐다.

2006년에는 비영리 의료연구재단 ‘Prize4Life’와 공동으로 100만 달러의 상금을 수여하는 ‘ALS 바이오마커 상(ALS Biomarker Prize)’을 신설했다. 2011년에는 생명과학 발전을 위해 4개의 도전(Challenge)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2012년 들어서는 영국의 ‘옴니컴피트(OmniCompete)’를 인수하고 본격적으로 창업을 위한 크라우드소싱을 시작했다.

이노센티브가 현재 공모 중인 분야는 제약, 생명과학, 농업, 일반소비재, 식품, 향료, 향수, 기초 및 종합화학, 석유화학 등 과학기술 전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불과 10여 년 사이에 세계 과학기술자들 중심에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에는 지난 2004년 한국어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크라우드소싱을 진행 중이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09.24 ⓒ ScienceTimes

2013년 9월 22일 일요일

술 마시지 않아도 지방간 위험

술 마시지 않아도 지방간 위험

특별한 외부 반응 없어 정기검사 필요

 
 
정상 체중에 평소 술과 담배를 하지 않고, 고혈압이나 당뇨도 없는 사람이 협심증 진단을 받을 수 있을까.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하지만 비알코올 지방간을 가지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방간에서 분비되는 염증인자가 관상동맥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가 2004년 전체 지방간 환자의 11%에서 2010년에는 23%로 6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하였다. 비알코올 지방간을 가진 사람은 간세포가 섬유화해 심혈관계 질환 사망률이 정상인보다 무려 3.5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김동희 교수팀은 1988년부터 1994년까지 실시한 미국 국민건강영양 조사 대상자 1만1천154명을 2006년까지 추적 조사하였다. 그 결과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가 전체 인구의 34%를 차지하고 있다는 추정 결과가 나왔다. 

이들 중 3.2%에서 진행성 간 섬유화가 관찰되었다. 진행성 간 섬유화를 가진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전체 사망률은 69%, 심혈관계 질환 사망 위험은 3.5배나 높게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비만 추이와 비알코올 간질환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매우 시사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 카페인이 비알코올 지방간 치료에 효과를 보인다는 듀크-NUS 의학대학원의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Science Times

“단순지방증으로 시작해 간세포가 손상된다”
가정의학과 김승원 전문의는 “비알코올 지방간은 간에 지방만 축적되는 단순지방증으로 시작해서 염증으로 간세포가 손상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과 간섬유화를 동반하는 지방간염으로 발전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전문의는 “비알코올 지방간의 경우, 유병률이 30%에 이를 정도로 매우 흔하며 특히 진행성 간 섬유화를 가진 경우에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크게 증가한다"면서 “때문에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 중에서 진행성 간 섬유화군을 가려내는 것이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전문의는 또 “일반적으로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매우 소량의 술을 섭취함에도 불구하고 간세포에 지방이 침착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비알코올 지방간의 직접적인 원인은 복부비만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인 사람이 체중의 5%를 감량하게 되면 대부분의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이 호전될 수 있다. 김 전문의는 “기름진 음식과 탄수화물 과다 섭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탄산음료와 같은 단순당 섭취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증상 없어도 정기적으로 검사하는 것이 중요

사실 지방간은 대부분 아무 증상이 없다. 가끔 간이 위치하고 있는 오른쪽 상복부가 뻐근하게 느껴지거나, 피로감이 심한 경우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우연히 검사하다가 발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간 기능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지방간 검사는 혈액검사, 소변검사 등으로 간 기능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데, 혈청 지오티(GOT), 지피티(GPT), 감마 지티(GT)인 간수치가 정상보다 2~3배 높으면 지방간을 의심하게 된다. 더불어 초음파, CT, MRI, 간 조직검사 등을 통해 지방간인지 만성간염인지 분별하기도 한다.

김승원 전문의는 “지방간 치료와 예방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생활습관의 개선이다"라며 “사실 간은 회복 기능이 뛰어난 장기 기관이기 때문에 이상을 일으킨 원일을 제거하면 어느 정도 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 전문의는 “지방간은 약에 기댈 수 없는 질환이기 때문에 여러 간장약이나 생약,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것은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체중 감량을 위해 운동을 하고, 적절한 식이요법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카페인이 비알코올 지방간 치료에 효과?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는 지방간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카페인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간장병학’(Hepatology)를 통해 발표된 미국 듀크대학과 싱가포르 국립대학의 제휴로 설립된 듀크-NUS 의학대학원의 연구 결과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하루 커피 4잔에 해당하는 카페인 섭취가 비알코올 지방간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고지방 먹이를 주어 비알코올 지방간을 유발시킨 쥐에 카페인을 매일 투여한 결과, 간세포에 쌓인 지방의 대사를 자극하여 지방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실험에서 쥐에 투여된 카페인의 양은 커피나 홍차 4잔에 해당하는 양이다. 따라서 카페인의 부작용은 없으면서도 지방간에는 치료호과가 있는 카페인 유사 약물을 개발하게 되면, 비알코올 지방간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흔히 ‘간은 말이 없다’라는 말을 한다. 간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바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사실 간만큼 많은 일을 하는 장기도 없다. 그래서 더욱 간 건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슬기 객원기자 |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3.09.17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