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을 몰락시킨 기생충
몸이 돌연변이하면 인류 보건에 큰 문제
사이언스타임즈 라운지 1812년 여름 나폴레옹은 약 50만 명의 군대를 이끌고 러시아의 국경인 네멘강으로 향했다. 1천 문 이상의 대포와 8만여 명의 기병, 그리고 전쟁 경험이 풍부한 병사들과 최고의 명장이 이끄는 프랑스군에 비해 러시아군은 30만 명의 오합지졸뿐이었다. 어느 누가 봐도 나폴레옹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던 전쟁이었다.
하지만 전황은 전혀 뜻밖의 결말로 치달았다. 후방에서의 물품 지원 부족으로 곤란을 겪는 나폴레옹 군을 상대로 러시아군은 농촌 마을의 작물을 비롯해 군대에 도움이 될 만한 물품 하나 남겨두지 않고 후퇴하는 작전을 구사했다. 이로 인해 나폴레옹군은 2만2천여 명의 병사만이 겨우 살아남아 퇴각하는 최악의 전과를 기록했으며, 그 후 나폴레옹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황은 전혀 뜻밖의 결말로 치달았다. 후방에서의 물품 지원 부족으로 곤란을 겪는 나폴레옹 군을 상대로 러시아군은 농촌 마을의 작물을 비롯해 군대에 도움이 될 만한 물품 하나 남겨두지 않고 후퇴하는 작전을 구사했다. 이로 인해 나폴레옹군은 2만2천여 명의 병사만이 겨우 살아남아 퇴각하는 최악의 전과를 기록했으며, 그 후 나폴레옹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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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의 몸에 기생하는 조그마한 벌레인 이 때문에 나폴레옹은 러시아 침공에 실패했다. 그림은 자크 루이 다비드의 '생 베르나르 고개를 넘는 나폴레옹'. ⓒPixabay Public Domain |
나폴레옹이 러시아 정벌에 실패한 이유는 러시아의 추운 날씨 탓이라고 흔히 알려져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혹독한 겨울을 맞이하기 전에 나폴레옹군은 이를 통해 전염되는 발진티푸스 및 참호열이라는 전염병과 굶주림으로 이미 수많은 병사들을 잃은 상태였다.
얼마나 지독했으면 나폴레옹 군대가 지나간 자리엔 발진티푸스 등에 걸린 환자 병사들만 남겨졌으며, 그들이 퇴각한 프러시아와 중부 유럽에까지 발진티푸스가 퍼졌다. 즉, 인간의 몸에 기생하는 조그마한 벌레인 이 때문에 나폴레옹은 러시아 침공에 실패한 셈이다.
이 같은 사실은 과학자들의 연구를 통해서도 밝혀진 바 있다. 나폴레옹군의 러시아 침공 당시 빌리우스에 도착한 프랑스 병사 2만5천명 중에서 3천명만 살아남았으며, 사망한 군인들의 대부분은 공동묘지에 묻혔다. 프랑스 마르세유 소재의 지중해 대학 연구팀은 빌리우스의 프랑스군 공동묘지에 묻힌 일부 사체와 남은 옷의 일부에서 다섯 가지 종류의 이 부스러기를 발견했다.
DNA 분석 결과 참호열과 발진티푸스를 일으키는 세균의 DNA가 발견되었으며, 약 30%의 군인들이 그 같은 세균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전염되는 발진티푸스와 참호열이 나폴레옹 군대를 러시아에서 패퇴시킨 주요 요인이라는 증거가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몸이는 몸에만, 머릿니는 머리에만 생존 가능
몸이(Body louse)와 머릿니(Head louse)는 인간에만 기생하는 체외 기생충 종류이다. 서로 사촌뻘인 몸이와 머릿니는 외형상으로는 구분하기가 거의 불가능하지만 몸이는 몸에만, 머릿니는 머리에만 살 수 있다.
몸이의 경우 사실상 인간의 몸이 아니라 옷에 달라붙어 산다. 인간의 몸에는 털이 별로 없기 때문에 몸이는 털에 잘 매달리지 못한다. 평소에는 옷 사이의 틈새에 있다가 사람이 활동을 멈추었을 때 피부로 내려와 흡혈을 하고 다시 옷으로 돌아간다. 때문에 몸이가 출현한 시점은 인간이 옷을 발명한 시기와 동일하다.
지난 2003년 독일의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의 연구팀은 몸이와 머릿니의 DNA 돌연변이 숫자를 비교해 언제 두 생명체가 갈라져 완전히 다른 종으로 변화하게 되었는지를 밝혔다. 그 결과 약 7만2천 년 전이라는 계산이 나왔으며, 그 시기가 바로 인간이 처음 옷을 입게 된 때라고 발표했다.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 지역을 벗어나 다른 대륙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시점을 약 10만 년 전으로 추정할 경우 옷의 발명은 아마 이들이 새로운 서식처인 추운 지역의 온도를 견뎌내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연구팀은 또한 침팬지에 서식하는 이의 DNA를 분석해 인간과 침팬지에 기생하는 이가 약 550만 년 전에 분화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 시기는 침팬지와 인간의 조상들이 서로 분리된 시점과 그리 멀지 않다.
몸이와 달리 머리카락에 잘 달라붙어 사는 머릿니는 4~6시간마다 두피에 조그만 구멍을 만들어 피를 빨아먹는다. 따라서 머릿니에 감염될 경우 자주 머리를 긁게 된다. 암컷 1개체당 약 50~150개의 알을 산란하며, 그것들을 머리카락에 붙여둔다. 머릿니의 알인 서캐는 흰색을 띠고 크기는 참깨 씨만하다.
머릿니의 경우 유분이 너무 많은 지저분한 머리를 오히려 싫어하지만, 몸이는 목욕을 자주 하지 않고 옷도 잘 갈아입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발견된다. 나폴레옹 군대가 발진티푸스로 그렇게 고전한 것도 물이 부족한 폴란드를 거쳐 러시아로 향했기 때문이다. 폴란드 농민들은 온 몸에 이가 득실거릴 만큼 지저분하기로 악명이 높다.
또 하나 몸이와 머릿니의 차이점은 치명적인 세균성 질병의 전염 여부이다. 몸이는 발진티푸스나 참호열, 재귀열 등 다양한 질병을 옮기지만, 머릿니는 인간을 좀 귀찮게 할 뿐 그 같은 세균성 질병을 옮기지는 않는다. 다만 두피를 좀 가렵게 하고 그로 인해 머리를 긁어서 이차 감염에 의한 종기나 피부염 등 비교적 가벼운 증상을 일으킬 뿐이다.
최근 들어 머릿니 감염자 증가 추세
몸이는 우리나라에서 거의 사라졌지만, 머릿니는 요즘도 어린이들의 머리에서 발견돼 부모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국내 기생충 실태 조사에 의하면 2011년에는 4.7%의 초등학생들이 머릿니에 감염됐으며, 지난해는 1.77%가 감염되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들어 머릿니에 감염된 어린이들이 다시 늘어난 이유는 유치원 등의 집단생활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유치원에서 잠을 자는 등 공동시설에서의 생활시간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머릿니는 이동력이 좋지 않아 머리끼리 직접 접촉해야 옮는데, 아이들은 같이 부비고 뒹굴므로 어른에 비해 훨씬 잘 감염된다.
최근 저개발 국가로의 해외여행이 증가한 것도 이유 중의 하나로 꼽힌다. 특히 방학 때 해외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어린이 중에서 머릿니를 옮겨오는 사례가 많다.
미국이나 호주 등의 어린이들도 해마다 약 20~30%의 감염된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선진국에서도 머릿니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 원인의 하나는 머릿니가 의약외품 처리제들에 대한 내성을 점점 증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연구팀들의 한 보고에 의하면 시중에서 많이 팔리는 머릿니 살충제가 머릿니 감염자들의 10~17%에게만 치료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게다가 머릿니의 알인 서캐는 어떠한 살충제로도 죽일 수 없다. 때문에 선진국에서도 서캐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선 고운 빗을 이용해서 젖은 머리를 빗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다 살충 성분이 들어 있는 샴푸를 병용하면 효과는 더욱 높아진다.
과학자들이 정작 걱정하는 건 몸이에 기생하는 세균들이 돌연변이를 일으켜 머릿니에 기생하는 일이다. 그렇게 되면 머릿니도 인간에게 치명적인 세균성을 질병을 감염시킬 수 있게 되고, 인류의 보건에 매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얼마나 지독했으면 나폴레옹 군대가 지나간 자리엔 발진티푸스 등에 걸린 환자 병사들만 남겨졌으며, 그들이 퇴각한 프러시아와 중부 유럽에까지 발진티푸스가 퍼졌다. 즉, 인간의 몸에 기생하는 조그마한 벌레인 이 때문에 나폴레옹은 러시아 침공에 실패한 셈이다.
이 같은 사실은 과학자들의 연구를 통해서도 밝혀진 바 있다. 나폴레옹군의 러시아 침공 당시 빌리우스에 도착한 프랑스 병사 2만5천명 중에서 3천명만 살아남았으며, 사망한 군인들의 대부분은 공동묘지에 묻혔다. 프랑스 마르세유 소재의 지중해 대학 연구팀은 빌리우스의 프랑스군 공동묘지에 묻힌 일부 사체와 남은 옷의 일부에서 다섯 가지 종류의 이 부스러기를 발견했다.
DNA 분석 결과 참호열과 발진티푸스를 일으키는 세균의 DNA가 발견되었으며, 약 30%의 군인들이 그 같은 세균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전염되는 발진티푸스와 참호열이 나폴레옹 군대를 러시아에서 패퇴시킨 주요 요인이라는 증거가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몸이는 몸에만, 머릿니는 머리에만 생존 가능
몸이(Body louse)와 머릿니(Head louse)는 인간에만 기생하는 체외 기생충 종류이다. 서로 사촌뻘인 몸이와 머릿니는 외형상으로는 구분하기가 거의 불가능하지만 몸이는 몸에만, 머릿니는 머리에만 살 수 있다.
몸이의 경우 사실상 인간의 몸이 아니라 옷에 달라붙어 산다. 인간의 몸에는 털이 별로 없기 때문에 몸이는 털에 잘 매달리지 못한다. 평소에는 옷 사이의 틈새에 있다가 사람이 활동을 멈추었을 때 피부로 내려와 흡혈을 하고 다시 옷으로 돌아간다. 때문에 몸이가 출현한 시점은 인간이 옷을 발명한 시기와 동일하다.
지난 2003년 독일의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의 연구팀은 몸이와 머릿니의 DNA 돌연변이 숫자를 비교해 언제 두 생명체가 갈라져 완전히 다른 종으로 변화하게 되었는지를 밝혔다. 그 결과 약 7만2천 년 전이라는 계산이 나왔으며, 그 시기가 바로 인간이 처음 옷을 입게 된 때라고 발표했다.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 지역을 벗어나 다른 대륙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시점을 약 10만 년 전으로 추정할 경우 옷의 발명은 아마 이들이 새로운 서식처인 추운 지역의 온도를 견뎌내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연구팀은 또한 침팬지에 서식하는 이의 DNA를 분석해 인간과 침팬지에 기생하는 이가 약 550만 년 전에 분화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 시기는 침팬지와 인간의 조상들이 서로 분리된 시점과 그리 멀지 않다.
몸이와 달리 머리카락에 잘 달라붙어 사는 머릿니는 4~6시간마다 두피에 조그만 구멍을 만들어 피를 빨아먹는다. 따라서 머릿니에 감염될 경우 자주 머리를 긁게 된다. 암컷 1개체당 약 50~150개의 알을 산란하며, 그것들을 머리카락에 붙여둔다. 머릿니의 알인 서캐는 흰색을 띠고 크기는 참깨 씨만하다.
머릿니의 경우 유분이 너무 많은 지저분한 머리를 오히려 싫어하지만, 몸이는 목욕을 자주 하지 않고 옷도 잘 갈아입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발견된다. 나폴레옹 군대가 발진티푸스로 그렇게 고전한 것도 물이 부족한 폴란드를 거쳐 러시아로 향했기 때문이다. 폴란드 농민들은 온 몸에 이가 득실거릴 만큼 지저분하기로 악명이 높다.
또 하나 몸이와 머릿니의 차이점은 치명적인 세균성 질병의 전염 여부이다. 몸이는 발진티푸스나 참호열, 재귀열 등 다양한 질병을 옮기지만, 머릿니는 인간을 좀 귀찮게 할 뿐 그 같은 세균성 질병을 옮기지는 않는다. 다만 두피를 좀 가렵게 하고 그로 인해 머리를 긁어서 이차 감염에 의한 종기나 피부염 등 비교적 가벼운 증상을 일으킬 뿐이다.
최근 들어 머릿니 감염자 증가 추세
몸이는 우리나라에서 거의 사라졌지만, 머릿니는 요즘도 어린이들의 머리에서 발견돼 부모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국내 기생충 실태 조사에 의하면 2011년에는 4.7%의 초등학생들이 머릿니에 감염됐으며, 지난해는 1.77%가 감염되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들어 머릿니에 감염된 어린이들이 다시 늘어난 이유는 유치원 등의 집단생활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유치원에서 잠을 자는 등 공동시설에서의 생활시간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머릿니는 이동력이 좋지 않아 머리끼리 직접 접촉해야 옮는데, 아이들은 같이 부비고 뒹굴므로 어른에 비해 훨씬 잘 감염된다.
최근 저개발 국가로의 해외여행이 증가한 것도 이유 중의 하나로 꼽힌다. 특히 방학 때 해외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어린이 중에서 머릿니를 옮겨오는 사례가 많다.
미국이나 호주 등의 어린이들도 해마다 약 20~30%의 감염된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선진국에서도 머릿니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 원인의 하나는 머릿니가 의약외품 처리제들에 대한 내성을 점점 증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연구팀들의 한 보고에 의하면 시중에서 많이 팔리는 머릿니 살충제가 머릿니 감염자들의 10~17%에게만 치료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게다가 머릿니의 알인 서캐는 어떠한 살충제로도 죽일 수 없다. 때문에 선진국에서도 서캐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선 고운 빗을 이용해서 젖은 머리를 빗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다 살충 성분이 들어 있는 샴푸를 병용하면 효과는 더욱 높아진다.
과학자들이 정작 걱정하는 건 몸이에 기생하는 세균들이 돌연변이를 일으켜 머릿니에 기생하는 일이다. 그렇게 되면 머릿니도 인간에게 치명적인 세균성을 질병을 감염시킬 수 있게 되고, 인류의 보건에 매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저작권자 2013.08.30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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