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6일 목요일

미국 점령한 그리스식 요구르트…초바니

미국 점령한 그리스식 요구르트…초바니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41)

 
 
세계 산업계 동향   비만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저칼로리 웰빙식품 판매가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닐슨(Nielsen)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식품시장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끄는 웰빙식품은 그리스식 요구르트다.

양과 염소의 젖을 발효시킨 이 요구르트는 기존 요구르트와 비교해 단백질 함량이 높으면서 탄수화물 함량은 매우 낮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런 만큼 비만으로 고민하고 있는 소비자들, 단백질 공급원이 부족한 채식주의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시티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7년 그리스식 요구르트 판매액은 전체 미국 시장에서 1%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매출규모가 매년 2배 이상 성장하면서 2012년에는 (그리스식 요구루트를 포함한) 미국 전체 요구르트 시장의 4분의 1을 그리스식 요구르트가 차지하고 있다.

사업시작 6년 만에 미국 시장 석권
미국 시장에서 그리스식 요구르트 선풍을 불러일으킨 기업이 있다. 벤처형 식품업체 ‘초바니(Chobani)’다. 2007년에 30대 청년이 시작한 이 기업이 제품을 출시한 지 불과 6년 만에 미국 요구루트 시장을 석권하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 미국 시장서 그리스식 요구르트 선풍을 불러일으킨 벤처형 식품업체 ‘초바니(Chobani)’ 홈페이지. 그래픽을 통해 수천년 동안 내려온 요구르트 문화를 강조하고 있다.  ⓒhttp://chobani.com/

제네럴 밀즈(General Mills) 등 대형 식품업체들이 뒤늦게 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상대가 되지 않는다. 맛과 영양 등 품질경쟁에서 단연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내 그리스식 요구르트 시장에서만 40%가 넘는 시장 점유울을 기록하면서 미국은 물론 세계 1위 브랜드의 자리를 확고히 지켜나가고 있다.

이 사업을 시작한 사람은 22세 청년 시절에 미국 유학을 온 터키 함디 울루카야(Hamdi Ulukaya, 42) 씨다. 그는 아들을 보러 온 아버지로부터 미국산 요구르트에 대한 불만스런 말을 듣게 된다. “이런 걸 어떻게 먹냐?”는 것이었다.

평생 낙농업에 종사한 아버지에게 미국식의 묽은 요구르트는 정말 형편없는 요구르트였다. 울루카야 씨는 아버지의 말을 새겨 들었다. 그리고 미국에서 ‘맛있는 그리스식 요구르트’를 만들 것을 결심하게 된다. (초바니 홈페이지 ‘우리들의 이야기 Our Story’ 참조)

2005년 그는 모든 시설이 갖춰진 요거트 공장을 100만 달러에 판다는 광고를 우연히 보게 된다. 즉시 은행 융자를 받아 이 공장을 사들였다. 이어 터키로부터 요구르트 전문가 한 명, 미국 현지에서 종업원 4명을 고용한 후 최고의 맛과 질을 가진 요구르트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년여 후인 2007년 뉴욕 시장에 초바니 브랜드를 론칭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슈퍼마켓 등에 신제품이 출시되자 뉴요커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제품이 없어 못 팔 정도였다. 초바니의 성공신화는 이렇게 시작됐다.

매출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사업규모 역시 급팽창했다. 뉴욕의 허름한 공장을 증설했다. 이어 아이다호 주에 새로운 공장을 신설했다. 외국에서도 수입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호주, 네덜란드에도 공장을 세웠다. 그 결과 창업 초기 6명이었던 직원 수가 3천명에 이르고 있다.

최근 초바니에서 시판한 일부 제품에서 곰팡이가 발견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언론 등을 통해 문제가 제기됐다. 그러나 미국 사회는 발효식품의 특성상 더 노력하면 해결이 가능하다고 보고 초바니 제품에 손을 들어주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 4개 주에서 학교급식용으로 채택
오히려 뉴욕, 아이다호, 애리조나, 테네시 주 등 4개 주정부에서는 초바니 요구르트를 학교 급식용으로 채택했다. 미국 정부는 시범학교를 통해 초바니 요구르트를 공급하고, 좋은 결과가 나올 경우 전국 공립학교 식단에 그리스식 요구르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미국 농무성에서는 그리스식 요구르트에 대한 전담 연구팀을 구성하고, 이 식품의 건강성이 확인될 경우 전국 공립학교에 급식용으로 공급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뉴욕 소호 거리에 있는 초바니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매일 많은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 초바니에서 개발한 다양한 요구르트 맛을 체험해보기 위해서다.

울루카야 CEO는 언론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초바니 이전에) 미국인들이 먹었던 요구르트는 모두 가짜였다”는 말을 서슴지 않고 있다.

걸쭉하고 풍부한 맛의 초바니 제품에서 오랜 요구르트 전통을 발견할 수 있다며, 품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그의 자신감은 오래된 가문 전통과 연결돼 있다. 그의 가문은 할아버지 때부터 낙농업을 하면서 그리스식 치즈와 요구르트를 생산해왔다.

가문 대대로 내려온 요구르트에 대한 자신감이 그의 창업을 성공가도로 이끌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그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지는 초바니와 울라카야 CEO를 2013년에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공한 기업과 기업인으로 선정했다.

모나코의 몬테카를로에서 열린 언스트&영 주최 ‘월드 최우수기업가상’ 시상식에서는 울루카야 CEO를 최우수기업가로 선정했다. 포브스 지는 울루카야 CEO가 재산 11억 달러를 벌어 2013년 억만장자 대열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웰빙식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생활수준이 나아지고 비만 등의 건강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초바니의 성공은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벤처기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09.26 ⓒ ScienceTimes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