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헤르츠파 1억 배 증폭 기술 나왔다
[인터뷰] 김대식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분자 간 고유 진동수와 동일한 진동수를 갖고 있어 폭발물과 마약 등 위험물 감지에 유용한 테라헤르츠파. 일반 대중에게 테라헤르츠파는 다소 생소한 용어일 수 있지만, 학계의 관련자들에게는 이미 중요한 이슈로 손꼽힌다.
테라헤르츠파가 중요하게 손꼽히는 가장 큰 이유는 가시광선이나 적외선보다 파장이 길어 투과성이 강함에도 불구, 에너지가 낮아 비파괴 검사용으로 유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노갭과 나노입자, 나노구멍과 나노탐침 등 여러 종류의 나노구조에 빛을 집속하는 연구가 이뤄지는 지금, 다양한 분야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테라헤르츠파를 더욱 작은 구멍에 집속하는 것은 학계의 중요한 과제가 됐다.
밀리미터 크기의 파장을 갖고 있는 테라헤르츠파는 밀리미터보다 작은 영역에 있는 극소량의 분자를 탐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많은 연구자들은 테라헤르츠파를 나노미터 크기의 좁은 영역에 강하게 집속, 분자의 테라헤르츠파에 대한 산란단면(scattering cross-section)을 증가시켜 분자에 대한 반응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나노미터 크기의 갭(gap) 구조에서 테라헤르츠파 집속현상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난점이 존재했다. 무엇보다 밀리미터 크기의 테라헤르츠파 길이만큼 나노갭의 길이를 연장해야 했고, 나노갭 이외의 영역에서 투과하는 빛은 차폐해야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면적에 나노갭을 반복적으로 배열해야 하는 과제까지 안고 있었다.
기존 기술과 차별화된 연구
테라헤르츠파가 중요하게 손꼽히는 가장 큰 이유는 가시광선이나 적외선보다 파장이 길어 투과성이 강함에도 불구, 에너지가 낮아 비파괴 검사용으로 유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노갭과 나노입자, 나노구멍과 나노탐침 등 여러 종류의 나노구조에 빛을 집속하는 연구가 이뤄지는 지금, 다양한 분야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테라헤르츠파를 더욱 작은 구멍에 집속하는 것은 학계의 중요한 과제가 됐다.
밀리미터 크기의 파장을 갖고 있는 테라헤르츠파는 밀리미터보다 작은 영역에 있는 극소량의 분자를 탐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많은 연구자들은 테라헤르츠파를 나노미터 크기의 좁은 영역에 강하게 집속, 분자의 테라헤르츠파에 대한 산란단면(scattering cross-section)을 증가시켜 분자에 대한 반응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나노미터 크기의 갭(gap) 구조에서 테라헤르츠파 집속현상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난점이 존재했다. 무엇보다 밀리미터 크기의 테라헤르츠파 길이만큼 나노갭의 길이를 연장해야 했고, 나노갭 이외의 영역에서 투과하는 빛은 차폐해야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면적에 나노갭을 반복적으로 배열해야 하는 과제까지 안고 있었다.
기존 기술과 차별화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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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대식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김대식 |
많은 어려움이 있는 기술이지만,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김대식 교수팀은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테라헤르츠파를 1나노미터 갭(gap)에 집속하는 데 성공했다. 작은 구멍에서 더욱 퍼지려고 하는 전자파의 성질을 극복하고 새로운 나노구조를 제작한 것이다. 그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지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나노 구조에 빛이 강하게 집속되면 광학적 비선형 현상 등과 같이 일반적으로 관측하기 어려운 현상에 대해 훨씬 쉽게 관측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나노 구조 크기가 1나노미터 정도로 작아지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양자역학적 스케일에서의 광학 현상도 관측할 수 있죠. 이러한 이유로 테라헤르츠파를 집속하는 연구는 다양한 곳에서 시도됐어요.
대부분의 연구는 가시광선이나 적외선 영역에서 나노 구조에 빛을 집속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죠. 하지만 우리 연구실은 빛을 도체(perfect electrical conductor, PEC)에 가까워지는 파장 영역에서 집속하면 더욱 강하게 집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번 연구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앞서도 설명했듯 테라헤르츠파는 높은 투과성을 가졌음에도 낮은 에너지 때문에 인체에 해를 입히지 않는 전자파다. 마이크로파와 적외선 사이에 위치한 파장 영역의 전자기파로, 사람에게 무해하기 때문에 병리조직을 진단하거나 분자검출 혹은 위험물을 탐지하는 데 크게 활용될 수 있다.
또한 테라헤르츠파보다 파장이 짧은 빛에서 금속은 불완전한 도체, 즉 부도체로 존재하는 것과 달리 테라헤르츠파 영역에서 금속은 완전한 도체에 가까워지므로 얇은 두께의 금속 박막만으로도 테라헤르츠파의 투과를 완벽히 차폐할 수 있어 이는 매우 매력적인 연구로 학계 관계자들에게 거론된다.
지난해 11월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갭에서 테라헤르츠파가 증폭되는 것을 관찰한 김대식 교수팀은 증폭된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해 극소량의 폭발물을 검출하는 데 성공, 이를 학술지에 보고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갭의 크기를 더욱 줄이고 테라헤르츠파 빔 크기에 맞도록 나노갭들을 수 ㎟ 면적만큼 반복 배열해 4인치 웨이퍼에 대면적으로 1나노미터 갭 배열구조를 만들었어요. 격자모양으로 패턴 된 금속표면에 테라헤르츠파가 투과할 수 있는 1나노미터 두께의 얇은 막을 증착시킨 후, 그 위에 다시 금속을 증착하고 접착테이프를 이용해 나중에 증착된 금속층만 떼어낸 거죠. 그렇게 투과를 차단하는 금속층과 투과층이 번갈아 나타나도록 배열구조를 제작했습니다.”
이와 같은 방법은 기존의 방식과 차별화되는 것이다. 기존 학계에서는 리소그래피 혹은 집속이온빔 밀링장치를 사용해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갭만을 제작할 수 있지만, 김 교수팀이 새롭게 개발한 장치는 접근 방식 자체부터 달랐던 것이다.
“광학현상 관측에 기여할 수 있을 것”
“나노 구조에 빛이 강하게 집속되면 광학적 비선형 현상 등과 같이 일반적으로 관측하기 어려운 현상에 대해 훨씬 쉽게 관측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나노 구조 크기가 1나노미터 정도로 작아지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양자역학적 스케일에서의 광학 현상도 관측할 수 있죠. 이러한 이유로 테라헤르츠파를 집속하는 연구는 다양한 곳에서 시도됐어요.
대부분의 연구는 가시광선이나 적외선 영역에서 나노 구조에 빛을 집속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죠. 하지만 우리 연구실은 빛을 도체(perfect electrical conductor, PEC)에 가까워지는 파장 영역에서 집속하면 더욱 강하게 집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번 연구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앞서도 설명했듯 테라헤르츠파는 높은 투과성을 가졌음에도 낮은 에너지 때문에 인체에 해를 입히지 않는 전자파다. 마이크로파와 적외선 사이에 위치한 파장 영역의 전자기파로, 사람에게 무해하기 때문에 병리조직을 진단하거나 분자검출 혹은 위험물을 탐지하는 데 크게 활용될 수 있다.
또한 테라헤르츠파보다 파장이 짧은 빛에서 금속은 불완전한 도체, 즉 부도체로 존재하는 것과 달리 테라헤르츠파 영역에서 금속은 완전한 도체에 가까워지므로 얇은 두께의 금속 박막만으로도 테라헤르츠파의 투과를 완벽히 차폐할 수 있어 이는 매우 매력적인 연구로 학계 관계자들에게 거론된다.
지난해 11월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갭에서 테라헤르츠파가 증폭되는 것을 관찰한 김대식 교수팀은 증폭된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해 극소량의 폭발물을 검출하는 데 성공, 이를 학술지에 보고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갭의 크기를 더욱 줄이고 테라헤르츠파 빔 크기에 맞도록 나노갭들을 수 ㎟ 면적만큼 반복 배열해 4인치 웨이퍼에 대면적으로 1나노미터 갭 배열구조를 만들었어요. 격자모양으로 패턴 된 금속표면에 테라헤르츠파가 투과할 수 있는 1나노미터 두께의 얇은 막을 증착시킨 후, 그 위에 다시 금속을 증착하고 접착테이프를 이용해 나중에 증착된 금속층만 떼어낸 거죠. 그렇게 투과를 차단하는 금속층과 투과층이 번갈아 나타나도록 배열구조를 제작했습니다.”
이와 같은 방법은 기존의 방식과 차별화되는 것이다. 기존 학계에서는 리소그래피 혹은 집속이온빔 밀링장치를 사용해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갭만을 제작할 수 있지만, 김 교수팀이 새롭게 개발한 장치는 접근 방식 자체부터 달랐던 것이다.
“광학현상 관측에 기여할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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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나노미터 갭 시료 제작 과정 모식도 ⓒ한국연구재단 |
이렇게 진행된 연구는 그 결과에서 전기장 세기가 1억 배 이상 증폭된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지금까지 보고된 연구 결과 중 테라헤르츠파를 가장 강하게 집속한 것으로, 이로 인해 김 교수팀의 연구는 더욱 주목을 받는 셈이다.
사실 김 교수팀은 이미 지난 2009년,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갭에서 테라헤르츠파의 집속 현상을 관측해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포토닉스’ 저널에 해당 결과를 게재한 바 있다. 즉, 이번 연구는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갭의 크기를 1나노미터까지 줄인 것은 단순히 갭의 크기를 줄인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새로운 시료 제작 방법을 개발해야 하고, 기존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갭과는 달리 연구 과정에서 양자역학적 현상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죠.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었어요. 2009년부터 진행한 이전 연구가 있었기에 지금의 연구도 존재할 수 있던 것이죠.”
이번 연구가 이전 성과를 바탕으로 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진행된 것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해서 어려움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다. 김 교수는 “1나노미터 갭을 제작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며 “연구 과정에서 테라헤르츠파의 투과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테라헤르츠파의 빔 크기인 수 제곱 밀리미터 정도로 시료가 커야 되는데, 1나노미터 갭을 이렇게 넓은 영역에 균일하게 제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김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1나노미터 갭을 높은 성공률로 넓은 면적에 제작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제안했다는 데 그 의의를 인정받고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제시한 해당 방법은 앞으로 1나노미터보다 더 작은 갭을 만드는 데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1나노미터 갭에 테라헤르츠파의 강한 집속을 이용해 테라헤르츠파의 비선형 현상 관측,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한 극미량 분자 검출기 개발 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거예요.”
김 교수팀의 해당 연구결과는 앞으로 다양한 파급효과를 낼 것으로 추측된다. 무엇보다 학문적으로는 양자역학적 스케일에서의 광학현상을 관측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갭의 크기를 1나노미터 이하로 제한하면 기존에 관측하지 못했던 원자 단위의 광학현상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영역의 광학현상은 기존의 전자기학 이론보다 양자역학적 이론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욱 적합할 것입니다. 그리고 향후 산업 영역에서 현재의 리소그래피 기술 성능을 월등히 향상시키는 1나노미터 리소그래피를 가능케 할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을 거예요.
더불어 갭 내부에 강하게 증폭된 전기장이 주변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점을 이용해 극소량의 분자를 검출할 수 있는 테라헤르츠파 분자검출기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 됩니다.”
앞으로 해당 분야에서 ‘나노-테라헤르츠’라는 키워드를 선점할 것이라는 김대식 교수. 그는 “더 나아가 1나노미터 이하의 크기 구조에서 광학적 현상을 관측, ‘서브 나노 광학(sub-nano optics)’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2013.09.25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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