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에게서 '신데렐라'를 찾는다
동물 발자국 자동인식 소프트웨어 개발
사이언스타임즈 라운지 1811년 캐나다의 한 숲속에서 의문의 동물 발자국이 발견됐다. 어느 상인이 발견한 그 발자국의 크기는 길이 35센티미터, 폭 20센티미터에 이를 만큼 거대했다. 그 발자국에는 빅풋(Bigfoot)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그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민들은 그 발자국의 주인이 사스콰치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사스콰치(Sasquatch)란 캐나다 서해안 지역의 인디언 부족 언어로서, ‘털이 많은 거인’이라는 뜻이다.
그 후 빅풋을 직접 봤다는 목격담이 곳곳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심지어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도 사냥을 갔다가 현지 사냥꾼들에게서 생생한 빅풋 목격담을 들을 정도였다. 발자국만으로도 빅풋은 어느 동물보다도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이다.
그런데 지난 2008년 마침내 빅풋의 사체가 발견됐다. 사냥꾼 둘이 미국 조지아 북부의 한 숲에서 캠핑을 하던 중 우연히 발견한 그 사체의 크기는 키 2미터, 몸무게 230킬로그램으로 추정됐다. 그 사체의 DNA를 분석한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바 없는 생명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민들은 그 발자국의 주인이 사스콰치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사스콰치(Sasquatch)란 캐나다 서해안 지역의 인디언 부족 언어로서, ‘털이 많은 거인’이라는 뜻이다.
그 후 빅풋을 직접 봤다는 목격담이 곳곳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심지어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도 사냥을 갔다가 현지 사냥꾼들에게서 생생한 빅풋 목격담을 들을 정도였다. 발자국만으로도 빅풋은 어느 동물보다도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이다.
그런데 지난 2008년 마침내 빅풋의 사체가 발견됐다. 사냥꾼 둘이 미국 조지아 북부의 한 숲에서 캠핑을 하던 중 우연히 발견한 그 사체의 크기는 키 2미터, 몸무게 230킬로그램으로 추정됐다. 그 사체의 DNA를 분석한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바 없는 생명체라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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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베리아호랑이를 추적하는 데 FIT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WildTrack Homepage |
그러나 얼마 후 그 사체는 완벽한 조작극으로 판명됐다. DNA 검사 결과에 의심을 품은 어느 과학자가 DNA를 재분석한 결과, 오소리였던 것이다. 그들이 사체를 발견할 때 촬영했다는 비디오 영상 속의 괴생물체 시신도 할로윈 의상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빅풋의 사체 발견은 결국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빅풋은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속에 하나의 동물 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캐나다는 지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콰치(빅풋)를 마스코트로 삼았으며, 지금도 빅풋을 보았다는 목격담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실존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빅풋처럼 발자국만으로 존재하는 종들이 있다. 최근 한국호랑이와 유전자 염기서열이 100%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된 시베리아호랑이는 밀렵과 러시아 산림의 벌채로 인해 매년 10% 정도 감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베리아호랑이가 앞으로 10년 내지 20년 뒤에는 완전히 멸종할 것으로 예상한다.
눈에 찍힌 발자국으로 시베리아호랑이 추적
지난 2004년 국제야생동물보호기구에서는 생존하는 시베리아호랑이들의 나이 및 성별, 서식지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활동을 벌였다. 그들이 조사활동을 시작한 시기는 바로 혹독하기로 유명한 시베리아의 겨울철이었다. 그 까닭은 시베리아호랑이들의 생존을 확인할 수 있는 단서가 눈 위에 찍히는 발자국이 전부이기 때문이었다.
벵골호랑이는 현존하는 호랑이의 아종 가운데 가장 많은 개체 수가 생존하고 있다. 1900년대 조사된 숫자는 10만 마리였으나, 현재 벵골에서 서식하는 호랑이 수는 약 5천 마리인 것으로 추정한다.
인도 산림청에서는 지난 2004년 인도 서쪽의 자연보호지역인 순다르반스(Sunderbans)에 서식하고 있는 벵골호랑이의 수가 미약하지만 약간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약 70여 명의 동물학자들이 참여한 인도 산림청에서의 이 조사 역시 호랑이의 발자국 같은 흔적을 찾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행해졌다. 왜냐하면 호랑이들이 눈치 채는 것을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었다.
인도네시아코뿔소에 비해 약간 작은 체구를 지닌 자바코뿔소는 지구상에 몇 마리 남지 않은 마지막 아종에 속하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자바코뿔소의 감소는 베트남과 미국의 전쟁에서 절대적인 영향을 받았다. 당시 서구의 동물학자들은 이 종이 멸종됐을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이 종전된 지 10년 뒤에 베트남 남부 지방의 한 국립공원 근처에 거주하는 소수 민족에 의해 자바코뿔소가 목격됐다는 보고가 있었다. 그 후 세계자연협회는 베트남 정부와 함께 자바코뿔소의 보존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결정했으며, 마침내 1999년 자바코뿔소의 모습을 필름에 담는 데 성공하기에 이르렀다. 이 역시 발자국의 추적 덕분에 이루어진 성과였다.
동물학자들이 야생 동물의 행동을 연구할 때 이처럼 발자국은 동물의 종, 성별, 나이, 심지어 개인적인 식별까지 가능하게 해주는 훌륭한 증거 자료가 된다. 그런데 최근 훈련되지 않은 일반인들은 구분하기 어려운 동물들의 물리적 발자국 특징을 자동으로 인식할 수 있는 영상처리 소프트웨어가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발자국 사진과 GPS 입력하면 동물 종, 성별, 나이 확인
영국 출신의 동물학자 부부인 죠 쥬얼(Zoe Jewell)과 스카이 알리바이(Sky Alibhai)가 설립한 기구인 ‘와일드트랙(WildTrack)’에서 만들고 있는 이 소프트웨어에는 ‘FIT(footprint identification technique: 발자국 식별기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동물 발자국 사진을 찍어서 GPS 좌표와 함께 입력하면 그 동물들의 나이와 성별을 알려주는 동물 발자국 데이터베이스를 통해서 그 발자국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이 소프트웨어는 동물의 종류 및 성별, 나이를 거의 90% 정도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실험단계에 있으므로 모든 동물들의 발자국을 추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전해진다. 현재 FIT는 러시아의 시베리아호랑이를 비롯해 남아메리카에 사는 테이퍼, 캐나다 누나부트 지역에 사는 북극곰 등을 추적하는 데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발자국을 추적하는 기술을 ‘신데렐라 분석’이라고 한다. 원래 신데렐라 분석은 범죄 현장에서 범인들이 남긴 발자국을 추적하기 위해 개발됐다. 범죄 현장에 남아 있는 특정 신발의 흔적은 범인을 잡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영국의 법의학전문기관에서 개발한 발자국 정보 프로그램의 데이터베이스에는 최근까지 나온 모든 신발의 종류와 색깔, 브랜드, 자국 무늬와 더불어 인구학적인 정보까지 담겨 있다. 공교롭게도 그 프로그램의 명칭 역시 FIT(Footwear Intelligence Tool)이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때만 해도 전국 각지에 호랑이들이 우글거렸다. 밤만 되면 호랑이가 임금님이 사는 궁궐에까지 출현하는 것이 예사였고, 심지어 선조 때에는 창덕궁 안에서 어미 호랑이가 새끼를 치기도 했다. 호랑이의 목격담과 관련된 이야기가 너무 많아 육당 최남선은 우리나라를 ‘호담국(虎談國)’이라 불렀을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호랑이들이 가장 많이 서식하는 지역에서조차 호랑이는 볼 수 없고 발자국만으로 그들의 흔적과 생태를 조사할 수 있게 됐다. 호랑이를 직접 보는 게 범인을 추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워진 것이다. 동물 발자국 자동인식 소프트웨어의 출현 소식이 왠지 씁쓸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 그 때문이리라.
하지만 빅풋은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속에 하나의 동물 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캐나다는 지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콰치(빅풋)를 마스코트로 삼았으며, 지금도 빅풋을 보았다는 목격담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실존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빅풋처럼 발자국만으로 존재하는 종들이 있다. 최근 한국호랑이와 유전자 염기서열이 100%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된 시베리아호랑이는 밀렵과 러시아 산림의 벌채로 인해 매년 10% 정도 감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베리아호랑이가 앞으로 10년 내지 20년 뒤에는 완전히 멸종할 것으로 예상한다.
눈에 찍힌 발자국으로 시베리아호랑이 추적
지난 2004년 국제야생동물보호기구에서는 생존하는 시베리아호랑이들의 나이 및 성별, 서식지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활동을 벌였다. 그들이 조사활동을 시작한 시기는 바로 혹독하기로 유명한 시베리아의 겨울철이었다. 그 까닭은 시베리아호랑이들의 생존을 확인할 수 있는 단서가 눈 위에 찍히는 발자국이 전부이기 때문이었다.
벵골호랑이는 현존하는 호랑이의 아종 가운데 가장 많은 개체 수가 생존하고 있다. 1900년대 조사된 숫자는 10만 마리였으나, 현재 벵골에서 서식하는 호랑이 수는 약 5천 마리인 것으로 추정한다.
인도 산림청에서는 지난 2004년 인도 서쪽의 자연보호지역인 순다르반스(Sunderbans)에 서식하고 있는 벵골호랑이의 수가 미약하지만 약간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약 70여 명의 동물학자들이 참여한 인도 산림청에서의 이 조사 역시 호랑이의 발자국 같은 흔적을 찾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행해졌다. 왜냐하면 호랑이들이 눈치 채는 것을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었다.
인도네시아코뿔소에 비해 약간 작은 체구를 지닌 자바코뿔소는 지구상에 몇 마리 남지 않은 마지막 아종에 속하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자바코뿔소의 감소는 베트남과 미국의 전쟁에서 절대적인 영향을 받았다. 당시 서구의 동물학자들은 이 종이 멸종됐을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이 종전된 지 10년 뒤에 베트남 남부 지방의 한 국립공원 근처에 거주하는 소수 민족에 의해 자바코뿔소가 목격됐다는 보고가 있었다. 그 후 세계자연협회는 베트남 정부와 함께 자바코뿔소의 보존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결정했으며, 마침내 1999년 자바코뿔소의 모습을 필름에 담는 데 성공하기에 이르렀다. 이 역시 발자국의 추적 덕분에 이루어진 성과였다.
동물학자들이 야생 동물의 행동을 연구할 때 이처럼 발자국은 동물의 종, 성별, 나이, 심지어 개인적인 식별까지 가능하게 해주는 훌륭한 증거 자료가 된다. 그런데 최근 훈련되지 않은 일반인들은 구분하기 어려운 동물들의 물리적 발자국 특징을 자동으로 인식할 수 있는 영상처리 소프트웨어가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발자국 사진과 GPS 입력하면 동물 종, 성별, 나이 확인
영국 출신의 동물학자 부부인 죠 쥬얼(Zoe Jewell)과 스카이 알리바이(Sky Alibhai)가 설립한 기구인 ‘와일드트랙(WildTrack)’에서 만들고 있는 이 소프트웨어에는 ‘FIT(footprint identification technique: 발자국 식별기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동물 발자국 사진을 찍어서 GPS 좌표와 함께 입력하면 그 동물들의 나이와 성별을 알려주는 동물 발자국 데이터베이스를 통해서 그 발자국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이 소프트웨어는 동물의 종류 및 성별, 나이를 거의 90% 정도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실험단계에 있으므로 모든 동물들의 발자국을 추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전해진다. 현재 FIT는 러시아의 시베리아호랑이를 비롯해 남아메리카에 사는 테이퍼, 캐나다 누나부트 지역에 사는 북극곰 등을 추적하는 데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발자국을 추적하는 기술을 ‘신데렐라 분석’이라고 한다. 원래 신데렐라 분석은 범죄 현장에서 범인들이 남긴 발자국을 추적하기 위해 개발됐다. 범죄 현장에 남아 있는 특정 신발의 흔적은 범인을 잡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영국의 법의학전문기관에서 개발한 발자국 정보 프로그램의 데이터베이스에는 최근까지 나온 모든 신발의 종류와 색깔, 브랜드, 자국 무늬와 더불어 인구학적인 정보까지 담겨 있다. 공교롭게도 그 프로그램의 명칭 역시 FIT(Footwear Intelligence Tool)이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때만 해도 전국 각지에 호랑이들이 우글거렸다. 밤만 되면 호랑이가 임금님이 사는 궁궐에까지 출현하는 것이 예사였고, 심지어 선조 때에는 창덕궁 안에서 어미 호랑이가 새끼를 치기도 했다. 호랑이의 목격담과 관련된 이야기가 너무 많아 육당 최남선은 우리나라를 ‘호담국(虎談國)’이라 불렀을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호랑이들이 가장 많이 서식하는 지역에서조차 호랑이는 볼 수 없고 발자국만으로 그들의 흔적과 생태를 조사할 수 있게 됐다. 호랑이를 직접 보는 게 범인을 추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워진 것이다. 동물 발자국 자동인식 소프트웨어의 출현 소식이 왠지 씁쓸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 그 때문이리라.
저작권자 2013.09.06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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