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간 미뤄온 인공태양 숙제
ITER 토카막 건물, 콘크리트 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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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라운지 현재 전 세계에서 가동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는 핵분열로 알려진 프로세스이다. 우라늄 같은 무거운 원자핵에 중성자가 와서
부딪치면 두 개 이상으로 쪼개지는 성질을 핵분열이라 한다.
이때 많은 에너지와 함께 2~3개의 중성자도 함께 나오는데, 그 중성자를 다른 원자핵에 흡수되게 하여 연속적으로 핵분열을 일으키도록 것이 바로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킨 미국의 원자폭탄이다. 1950년대 중반 건설이 시작된 원자력발전소는 그 같은 핵분열 연쇄반응을 폭발에 이르지 못하게 제어해서 발전에 응용한 것이다. 이와 반대로 수소의 동위원소들과 같은 매우 가벼운 원소들의 핵이 초고온 상태에서 서로 결합해 좀 더 무거운 헬륨 원자핵으로 뭉치는 것을 핵융합이라 한다. 태양과 같은 항성들이 계속 타오르는 것은 바로 플라즈마 상태의 중심부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때문이다. 1953년 미국은 이 핵융합 반응을 연쇄적으로 일으키게 하여 수소폭탄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핵융합 연쇄반응을 폭발에 이르지 못하게 제어해서 에너지화할 경우 현재의 원전보다 훨씬 효율이 높은 핵융합 원전을 만들 수 있다.
핵융합 발전을 하면 기존의 원전보다 방사성 피해가 훨씬 적으며, 사고시에도 심각할 정도의 에너지 유출 없이 자발적으로 꺼지게 돼 안전성이 높다. 또한 한정된 자원인 우라늄과 달리 핵융합의 연료인 중수소는 지구상에 무한히 존재하는 물에서 얼마든지 추출할 수 있다. 에너지 효율도 훨씬 높아 핵분열 반응으로는 연료 1그램당 석유 2톤과 맞먹는 에너지를 발생시키지만, 핵융합 반응으로는 석유 8톤 이상 되는 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다. 즉, 500리터의 중수소와 30그램의 리튬을 넣어서 만든 15그램의 삼중수소가 있을 경우 한 사람이 평생 사용할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핵분열 원전이 원자폭탄의 개발 이후 10년 안에 건설된 것에 비해 핵융합 원전은 수소폭탄이 개발된 지 60년이나 지난 지금도 여전히 찾아볼 수 없다. 그 이유는 핵융합 발전에 필요한 원자로를 제어하는 것이 핵분열 발전보다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1985년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과 소련의 고르바초프 서기장의 미·소 정상회담에서 ‘국제열핵융합실험로(ITER) 프로젝트’가 합의됐다. 이후 1988~1990년에 개념설계, 1992~2001년에 공학 설계안이 확정되었으며, 2007년 10월에는 국제협정이 발효되어 ITER 기구가 정식으로 발족되기에 이르렀다. 유럽연합·미국·러시아·일본·중국·인도가 함께 참여하는 이 프로젝트에 우리나라도 2003년 6월부터 참가해 현재 7개국이 공동 추진 중이다. 유럽연합이 비용의 절반을 부담하고 한국·미국·러시아·일본·중국·인도가 나머지를 균등하게 부담하는 조건이다. ITER의 핵융합로는 특허 등록이 돼 있어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ITER 회원국만이 발전 가능한 핵융합로를 지을 수 있다. 내년 9월부터 주요 시설 공사 본격적으로 시작돼 지난 11일 오전 6시경 ITER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토카막 시설이 들어설 지하 구조물을 구축하기 위한 첫 번째 콘크리트 타설이 드디어 시작됐다는 것. 토카막이란 핵융합 실험장치 중 하나로서, 물질의 제4 상태인 플라즈마로 변하는 발전용 연료기체를 담는 용기를 말한다. 이 중앙 토카막 건물은 총 길이 120미터, 폭 80미터에 달하는데, 원자로 시스템의 2만3천 톤에 해당하는 하중을 지탱하기 위한 내진 베어링도 이미 시공되었다고 한다. 총 15개 구역에 대한 콘크리트 타설이 향후 6개월 동안 이루어지면, 내년 9월부터는 토카막을 비롯해 삼중수소 건물 등 ITER이 지금까지 수행한 것 중 가장 큰 건설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지난 4월에는 핵융합 과정에서 생성되는 에너지를 가두는 역할을 하는 ‘블랑켓’의 재설계도 완료됐다.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운 기기 중 하나로 알려진 블랑켓은 토카막 원자로 챔버 안쪽에 위치해 핵융합로에서 생성되는 1억5천만℃의 열을 흡수하게 된다. 2027년에 가동을 시작할 예정인 ITER 프로젝트의 목표는 역사상 최대의 토카막 장치를 통해 적어도 7분 동안 500MW를 생산하는 플라즈마를 유지해 핵융합을 일으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ITER의 성공 가능성을 반반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ITER은 어디까지나 실험로로서, 발전이 주목적이 아니다. 따라서 ITER이 성공한다 해도 실용적인 상업용 핵융합 원전을 건설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하지만 지구라는 행성이 지닌 에너지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핵융합 원전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이제 막 첫 삽을 뜬 ITER에 거는 기대가 무엇보다 큰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
저작권자 2013.12.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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