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가장 작은 나노레이저 개발
[인터뷰] 이용희 카이스트 물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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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정보통신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양자광학과 광정보통신
분야 등에는 나노레이저가 다양하게 사용된다. 나노레이저는 집적도가 높고 전력 소모가 낮으며, 변조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1차원 광결정 나노빔 구조가 주목을 받는데, 해당 구조는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2차원 광결정만큼 뛰어난 공진기 특성을 보여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된 모든 나노빔 레이저는 광펌핑(optical pumping)을 통해 레이저 빛을 발생시키고 있지만 실용화를 위해서는 전기 동작이 필수다. 하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인해 전기구동 나노빔 레이저는 아직까지 구현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전기구동 나노빔레이저를 세계 최초로 구현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용희 카이스트 물리학과 교수팀이 광결정 구조를 이용한 세상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나노레이저를 개발한 것이다. 해당 나노레이저는 기존의 극미세 레이저보다 10배 이상 크기가 작고, 20배 이상 적은 전류로 구동할 수 있어 국내 과학계가 초소형 저전력 광집적회로 개발에 한 걸음 다가서게 했다는 평을 받는다. 극미세 나노레이저의 숙제를 풀다
“레이저가 작을수록 집적도가 증가하고 소모전력이 작아지는 반면, 나노레이저 동력인 전류 주입은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것은 극미세 나노레이저를 개발하는 가운데 숙제로 남아 있었어요. 전극구조를 작은 나노레이저에 맞게 제작하는 것이 어렵고 레이저 특성이 저하되는 것도 해결해야 할 문제였죠. 우리 연구팀은 미세기둥을 이용해 작은 나노빔 공진기에 전류를 주입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것을 이용해 머리카락 두께 1/100 크기의 극미세 나노레이저를 만드는 데 성공했죠.” 이용희 교수팀은 전류로 구동하는 가장 작은 레이저를 개발했다. 기존 나노레이저 발진을 위해서는 통상적으로 다른 큰 광펌핑 레이저의 도움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에 실용화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해당 연구를 세계 최초로 성공시킨 것이다. “기존연구에 존재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물리적으로 구현 가능한 레이저 공진기 크기의 한계는 빛의 파장 정도가 돼요. 그러나 이렇게 매우 작은 공진기 속에 가둬진 빛의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으로 전류를 주입하는 구조를 찾는 것이 기존 연구계가 가장 풀기 어려웠던 문제죠. 우리 연구팀은 1차원 막대 형태의 나노 레이저 공진기 구조를 새롭게 도입해 이득물질의 크기를 최대한 줄여서 레이저 발진이 용이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카이스트에서 개발한 저온 식각 방식을 사용해 전류 주입을 위한 반도체 미세 기둥을 정교하게 형성했죠. 미세 기둥의 크기가 너무 작으면 전기 저항이 커져서 전류 주입이 어려워지고 너무 커지면 레이저 공진기의 광특성이 심각하게 저하돼 레이저 발진이 불가능해진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극미세 공진기 내부의 빛의 분포를 정밀하게 분석해 최적 크기의 반도체 미세 기둥을 최적의 대칭점에 형성하면 레이저 발진이 가능함을 이론적인 전산모사를 통하여 확인했습니다.” 이 교수팀이 개발한 나노레이저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레이저로 주목받는다. “이번에 개발된 레이저는 발진 문턱 전류가 5마이크로암페어이며, 이 값은 상온 동작 레이저 중 가장 작은 수치입니다. 기존의 값보다 20배 이상 작아졌죠. 11개의 공기구멍만으로 구성돼 있으며 물리적인 크기는 4.6㎛ × 0.61㎛ × 0.28㎛ 로 기존의 레이저에 비해 10배 이상 작아졌어요.” 이번 연구의 핵심은 반도체 식각방법을 통해 나노빔 아래에 수십~수백 나노미터 너비의 미세 기둥을 배열한 것으로, 나노빔에 전류를 흘려주는 통로역할을 하는 미세 기둥의 크기와 위치를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게 해 전류 주입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나노빔은 나노선 구조에 공기구멍의 1차원 주기적 배열로 이뤄진 광결정”이라며 “기존 2차원 광결정에 비해 크기를 크게 줄여 레이저의 집적도를 높이고 전력소모를 줄일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자연이 허용하는 가장 작은 레이저 꿈꿔
이 교수팀이 개발한 상온에서 전기로 작동하는 나노빔 레이저는 플라즈몬을 사용하지 않은 공진기 중 가장 작은 크기를 갖는 공진기로서 광집적회로의 집적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전력소모가 거의 없는, 그간 이상적인 나노레이저로 언급된 결과물의 물꼬를 튼 것으로 차세대 고속 광통신 및 광컴퓨터 등의 핵심 소자로 사용될 것으로 주목 받는다. 이 교수가 이번 연구를 진행한 것은 레이저에 대한 무한한 호기심과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 물리학 연구를 하면서 ‘자연이 허용하는 가장 작은 레이저’를 꿈꿔 왔다”며 “이를 위해 지난 30여 년간 연구를 수행해 왔다. 1989년 미국 AT&T 벨 연구소에 있을 당시에도 세계 최초로 가장 작은 레이저인 수직공진 표면광 레이저(Vertical Cavity Surface Emitting Laser)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레이저에 대한 관심이 무척 많았죠. 이러한 관심으로 미국에서 연구를 진행한 다음 1991년 귀국 후에는 카이스트 물리학과에서 당시 가장 작은 전류구동 2차원 광결정 레이저를 개발했습니다. 이번 결과는 당시 연구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결과가 도출됐다고 볼 수 있겠네요.” 꾸준한 연구 가운데 얻어낸 결과지만 그 과정 가운데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 교수는 “정교한 저온 식각의 재현성을 확보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사실상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그룹에서 가장 작은 레이저를 만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극미세 나노레이저를 실용적으로 응용하기 위해서는 전기로 구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하지만 매우 작은 크기로 인해 나노레이저에 전류를 주입하는 것은 난제 중 하나로 인식돼 왔죠. 궁극적인 광원에서 열역학적 한계에 도전하는 작은 걸음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이번 연구는 매우 시급한 연구 분위기 속에서 적절히 등장한 결과인 만큼 앞으로 다양한 응용처에서 파급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정보량은 매년 60%라는 폭발적인 증가율을 기록하며 기하학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1년 미국의 경우 정보통신이 소모하는 전력이 전체 전력 생산량의 약 3% 수준에 있었죠. 10년 후에는 미국 전체 발전용량을 초과하리라 예상되고 있어요. 따라서 저전력 소모의 레이저 광원 개발은 시급한 문제로 대두하리라 예상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나노빔 레이저는 1차원 구조로 광도파로나 광검출기 등 타 집적광소자들과의 결합이 용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광집적회로나 양자비밀정보통신 등의 광원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팀은 앞으로도 극미세 레이저에 대한 연구를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이 교수는 “현재는 문턱 전류가 1마이크로암페어 이하가 되는 극전류 나노레이저에 대한 탐험 연구를 수행 중입니다. 더불어 1차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얻고 있죠. 또한 재구성 가능한 고품위 나노공진기와 인공 원자인 양자점을 결합해 양자 컴퓨터와 양자정보통신에 응용할 수 있는 고효율 단광자 광원 연구개발도 병행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연구의 포부를 밝혔다. |
저작권자 2013.12.18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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