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0일 화요일

화성탐사로봇 ‘로버’도 3D 프린터 작품

화성탐사로봇 ‘로버’도 3D 프린터 작품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63)

 
 
세계 산업계 동향   3D 프린터가 등장한 것은 지난 1984년이다. 미국 발명가 찰스 헐(Charles W. Hull)이 3D 프린터를 처음 만들어 미국 특허를 냈다. 당시 그가 만든 프린터는 SLA(stereolithography) 방식이었다. 광경화성수지에 UV레이저를 가해 입체 형태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그리고 29년이 지난 지금 플라스틱을 녹여 붙이는 FDM(Fused Deposition Modeling) 방식, SLA와 FDM 방식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한 SLS(Selective Laser Sintering) 방식 등 다양한 방식들이 등장해 치열한 기술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3D 프린터의 활용 범위 역시 광범위해지고 있다. 지난주 서울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2013 과학창의 연례컨퍼런스’에 참석한 스트라타시스(Stratasys)의 다니엘 톰슨(Daniel Thomsen) 한국・오세아니아 총괄이사는 최근 3D 프린터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그 사례들을 소개했다.

중증 장애인 위해 맞춤형 보철구 생산
미항공우주국(NASA)의 예를 들었다. 그곳에서는 벌써 수 차례 탐사로봇인 로버(Rover)를 화성에 착륙시켰다. 이 로버 속에 들어 있는 통풍구, 유선형 공간, 카메라 장착대 등 중요한 장치 70여 가지를 3D 프린터로 제작했다는 설명이다.
▲ 화상탐사를 위해 제작 중인 탐사로봇 '로버'. 그 안에 들어 있는 통풍구, 유선형 공간, 카메라 장착대 등 중요한 장치 70여 가지를 3D 프린터로 제작했다.  ⓒStratasys

최근 들어서는 실물 크기의 터보 프롭 항공기 엔진 모델을 3D 프린터로 제작해, 생산하고 있다. 톰슨 이사는 로버나 항공기 엔진처럼 대량생산이 필요하지 않은, 특수 기능을 요하는 기구들을 제작할 때는 3D 프린터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사례로 장애인들의 보철구가 있다. 중증 장애인의 경우 개인 상황에 맞는 보철구가 필요하다. 의수나 의족과 같이 신체의 기능 장애나 활동력을 잃은 부분을 보충하거나 형태를 바로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중증 장애인을 위한 보철구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얼굴 근육 마비로 혼자서 음식을 먹지 못하는 어린 장애인을 위한 보철구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를 통해 많은 장애인들의 삶의 희망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최근 3D 프린터로 제작・판매하는 피규어 스케이트가 큰 인기다. 개인 성향에 맞게 만들어진 이 스케이트는 기존 제품보다 약 6배 이상의 가격에 팔리며, 그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나이키에서 개인의 로고・이니셜이 들어간 신발을 판매하고 있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들어서는 자동차, 안경, 심지어 콜라까지 개인적으로 특화된 제품들이 생산되고 있다. 모두 3D 프린터를 통해 생산된 제품들이다.

얼마 전부터는 패션 분야에 3D 프린터가 적용되고 있다. 호주 TV에서는 최근 패션쇼를 통해 3D 프린터로 만든 모자를 소개했다. 지난 4월 열린 ‘2013 파리 패션 위크’에서는 2종의 3D 프린터 의류가 선보여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어린아이 피부처럼 부드러운 가구 재현
3D 프린터 제품의 강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품을 출시하기 전 3D 프린터를 통해 여러 유형의 모델을 시도해보고 가장 적합한 제품을 선별할 수 있다. 이전까지 직접 공정과정을 통해 해야만 했던 일들을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

두 번째 강점은 비용 절약이다. 시간과 절차가 줄어드는 만큼 지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세 번째 강점은 창의성을 발굴하는 등 교육적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창의성을 발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세계 주요 교육 현장으로부터 3D 프린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팹랩(fab lab)은 무엇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기술적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제품을 생산하는 개인들을 위한 공작소다. 한국을 비롯 세계 36개국 130여 곳이 문을 열고 있는데 이곳을 통해 3D 프린터를 활용한 작품들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암스테르담 팹랩의 디렉터 알렉스 샤웁(Alex Schaub)은 지난주 ‘2013 과학창의 연례컨퍼런스’에 참석, 3D 프린터를 통해 진행되고 있는 진기한 프로젝트들을 소개했다.

인도네시아에 풍부한 대나무를 사용해 장애인용 보철구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인, 디자이너, 과학자, 기업인 등이 모여 다양한 기능의 제품들을 오픈 소스(open source) 형태로 제작하고 있는데, 현재 최종 사업화를 위해 소비자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오래된 기술을 재현하기 위한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이 중세시대 일본 건축물을 살펴본 결과 지금 기술로 실현하기 힘든 매우 정밀한 패턴이 적용되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 패턴을 복구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데 3D 프린터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샤웁 씨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어린아이 피부처럼 부드러운 표면처리 기술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밖에 오랜 전통 목각기술을 재현하는 일들이 가능해짐에 따라 가구 생산에 있어 혁신이 기대된다고 했다.

실제로 암스테르담 팹랩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가구들을 직접 생산하고 있는데 전 세계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호평을 듣고 있다고 한다.

최근의 3D 프린터 모습은 과거 공장에서 하던 일을 떠맡고 있는 모습이다. 과거 큰 공장에서 만들었던 제품들을 3D 프린터가 개인취향에 맞춰 개성 있는 제품들로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 대형 컴퓨터가 개인컴퓨터로 진화했듯이, 공장 역시 대형 공장에서 3D 프린터가 설치된 소형 공장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견해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12.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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