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유리창도 스마트 시대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에세이 42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에세이 기본 시청률이 보증되어서인지 TV 드라마에서 사극의 비율이 오히려 늘고 있는 것 같다. 사극에 나오는 우리 옛집, 즉 한옥의 인기도 덩달아 올라가 요즘은 여기저기 한옥을 많이 짓고 있다. 요즘 짓는 개량식 한옥과 진짜 전통 한옥의 가장 큰 차이점은 창이 아닐까. 예전 한옥 방은 창이 없거나 있어도 한지를 바른 작은 창인 반면 요즘은 유리창이다.
건물 창으로 유리가 쓰인 건 2천년 전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유리판을 만들기도 어렵고 워낙 비싸 사실상 일반 건물에는 거의 쓰이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은 사방 수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유리판으로 도배가 된 건물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외관을 유리로 감싼 건물은 보기에도 시원하고 모던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건물에 유리가 과도하게 쓰이는 건 에너지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특히 요즘처럼 더울 때는 냉방비가 많이 든다. 유리는 가시광선을 통과시킬 뿐 아니라(따라서 투명하다) 햇빛에 포함된 근적외선도 뚫고 지나가게 놔두기 때문이다. 햇빛이 쨍쨍한 날 사방 벽이 유리인 건물 안에 있으면 굉장히 더운데, 투과한 근적외선을 흡수한 실내 공기분자가 더 격렬히 진동하면서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스마트 유리 이미 상용화 돼
이정도로 스마트하지는 않지만 외부 신호에 따라 가시광선을 통과시키거나 차단하는 스마트 유리는 이미 상업적으로 개발돼 호텔이나 병원, 항공기 등에 적용되고 있다. 즉 상황에 따라 투명과 반투명(뿌옇게 되므로 유리 건너편 모습을 알 수가 없다)을 오가므로 따로 블라인드나 커튼을 달지 않아도 햇빛 차단이나 사생활 보호가 가능하다.
건물 창으로 유리가 쓰인 건 2천년 전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유리판을 만들기도 어렵고 워낙 비싸 사실상 일반 건물에는 거의 쓰이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은 사방 수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유리판으로 도배가 된 건물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외관을 유리로 감싼 건물은 보기에도 시원하고 모던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건물에 유리가 과도하게 쓰이는 건 에너지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특히 요즘처럼 더울 때는 냉방비가 많이 든다. 유리는 가시광선을 통과시킬 뿐 아니라(따라서 투명하다) 햇빛에 포함된 근적외선도 뚫고 지나가게 놔두기 때문이다. 햇빛이 쨍쨍한 날 사방 벽이 유리인 건물 안에 있으면 굉장히 더운데, 투과한 근적외선을 흡수한 실내 공기분자가 더 격렬히 진동하면서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 |
| ▲ 최근 미국 로렌스버클리연구소에서 개발한 스마트 유리는 인듐주석산화물 나노결정(파란색)이 니오븀산화물 유리(구성단위가 녹색 팔면체다)에 분산된 상태인 소재다. ⓒ‘네이처’ |
학술지 ‘네이처’ 8월 15일자에는 전압에 따라 선택적으로 근적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나노결정을 함유한 유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이 스마트 유리(smart glass)는 전압을 좀 더 걸어주면(약 2.5볼트) 근적외선뿐 아니라 가시광선도 상당부분 차단한다. 즉 반투명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이 유리가 설치된 건물은 따로 블라인드를 달 필요가 없다.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델리아 밀리론 박사팀은 인듐주석산화물(ITO)인 나노결정에 주목했다. 이 재료는 화학상태에 따라 빛을 흡수하는 성질이 바뀌는데, 산화상태에서는 빛을 흡수하지 않지만 환원상태에서는 근적외선을 흡수한다. 이런 현상을 ‘전기변색(electrochromism)’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ITO 나노결정을 포함한 유리를 만든 뒤 유리 양면에 투명 전극을 코팅하면, 외부에서 전압을 변화시킴에 따라 근적외선을 통과시키거나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눈에는 똑같이 보이지만(근적외선은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햇빛이 강한 한여름 유리창을 차단 모드로 하면 냉방비가 훨씬 덜 들 것이다.
연구자들은 니오븀산화물 유리에 ITO 나노결정을 다양한 농도로 분산한 스마트 유리를 만들었는데, 놀라운 특성이 나타났다. 원래 니오븀산화물 유리는 가시광선이나 근적외선을 거의 흡수하지 않는데, ITO 나노결정이 적당량 분산될 경우 환원상태에서 가시광선을 상당히 흡수했던 것. 니오븀 산화물을 환원상태로 만들려면 약간 더 높은 전압(2.5볼트)이 필요하다. 결국 나노결정이 포함된 스마트 유리는 평소에는 가시광선과 근적외선을 모두 통과시키지만(투명), 약 1.3볼트의 전압을 걸면 근적외선을 차단하고(여전히 투명), 2.5볼트에서는 가시광선까지 막는다(반투명). 햇빛을 파장별로 선별해 차단하는 최초의 스마트 유리로, 제조비용 등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하면 상업화도 가능하다는 평이다.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델리아 밀리론 박사팀은 인듐주석산화물(ITO)인 나노결정에 주목했다. 이 재료는 화학상태에 따라 빛을 흡수하는 성질이 바뀌는데, 산화상태에서는 빛을 흡수하지 않지만 환원상태에서는 근적외선을 흡수한다. 이런 현상을 ‘전기변색(electrochromism)’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ITO 나노결정을 포함한 유리를 만든 뒤 유리 양면에 투명 전극을 코팅하면, 외부에서 전압을 변화시킴에 따라 근적외선을 통과시키거나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눈에는 똑같이 보이지만(근적외선은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햇빛이 강한 한여름 유리창을 차단 모드로 하면 냉방비가 훨씬 덜 들 것이다.
연구자들은 니오븀산화물 유리에 ITO 나노결정을 다양한 농도로 분산한 스마트 유리를 만들었는데, 놀라운 특성이 나타났다. 원래 니오븀산화물 유리는 가시광선이나 근적외선을 거의 흡수하지 않는데, ITO 나노결정이 적당량 분산될 경우 환원상태에서 가시광선을 상당히 흡수했던 것. 니오븀 산화물을 환원상태로 만들려면 약간 더 높은 전압(2.5볼트)이 필요하다. 결국 나노결정이 포함된 스마트 유리는 평소에는 가시광선과 근적외선을 모두 통과시키지만(투명), 약 1.3볼트의 전압을 걸면 근적외선을 차단하고(여전히 투명), 2.5볼트에서는 가시광선까지 막는다(반투명). 햇빛을 파장별로 선별해 차단하는 최초의 스마트 유리로, 제조비용 등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하면 상업화도 가능하다는 평이다.
![]() |
| ▲ 인듐주석산화물 나노결정이 분산된 니오븀산화물 유리는 평소 가시광선(노란색)과 근적외선(빨간색)을 다 통과시키지만(투명), 1.3볼트 정도의 전압을 걸면 근적외선을 차단하고(여전히 투명) 2.5볼트를 걸면 가시광선까지 차단한다(반투명). ⓒ‘네이처’ |
스마트 유리 이미 상용화 돼
이정도로 스마트하지는 않지만 외부 신호에 따라 가시광선을 통과시키거나 차단하는 스마트 유리는 이미 상업적으로 개발돼 호텔이나 병원, 항공기 등에 적용되고 있다. 즉 상황에 따라 투명과 반투명(뿌옇게 되므로 유리 건너편 모습을 알 수가 없다)을 오가므로 따로 블라인드나 커튼을 달지 않아도 햇빛 차단이나 사생활 보호가 가능하다.
![]() |
| ▲ 마이크로블라인드의 전자현미경 사진. 전압이 걸리면 말려있는 블라인드가 펴지면서 빛을 차단한다. ⓒ‘캐나다국립연구회의 |
스마트 유리는 몇 가지 유형이 있는데 먼저 앞의 연구처럼 전기변색 소재를 이용한 유리다. 다음으로 부유입자 소재를 이용한 스마트 유리로, 두 유리창 사이에 극성을 띠는 막대 모양의 입자가 부유하고 있는 층을 둔다. 평소에는 입자 방향이 제멋대로여서 불투명하지만 전압을 걸면 일정한 방향으로 입자가 배열하면서 빛이 투과해 투명해진다. 비슷한 원리로 고분자에 분산된 액정으로 이뤄진 스마트 유리가 있는데, 평소에는 액정이 미세한 방울 형태로 분산돼 있어 반투명하다. 이때 전압을 걸면 역시 액정이 일정한 방향으로 배열하면서 빛이 통과해 투명해진다. 호주 멜버른에 있는 세계에서 12번째 높은 빌딩인 유레카타워의 88층에 돌출돼 있는 유리방인 ‘디엣지(The EDGE)’가 액정 스마트 유리로 갑자기 바닥이 투명해지면 사라들이 기절초풍한다.
최근 개발된, 기계적으로 작동하는 스마트 유리도 있는데 바로 마이크로 블라인드(micro-blinds)다. 말 그대로 창에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블라인드를 단 것으로 평소에는 블라인드가 말려있어 투명하지만, 전압을 걸면 블라인드가 펴지면서 빛을 차단해 불투명해진다. 변환시간이 수밀리초로 매우 짧고 내구성이 커 제조단가만 맞춘다면 상업화 가능성이 큰 유형이다.
인류와 2000여년을 함께 해온 유리창이 새로운 소재와 결합하면서 갈수록 똑똑해지고 있다.
최근 개발된, 기계적으로 작동하는 스마트 유리도 있는데 바로 마이크로 블라인드(micro-blinds)다. 말 그대로 창에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블라인드를 단 것으로 평소에는 블라인드가 말려있어 투명하지만, 전압을 걸면 블라인드가 펴지면서 빛을 차단해 불투명해진다. 변환시간이 수밀리초로 매우 짧고 내구성이 커 제조단가만 맞춘다면 상업화 가능성이 큰 유형이다.
인류와 2000여년을 함께 해온 유리창이 새로운 소재와 결합하면서 갈수록 똑똑해지고 있다.
저작권자 2013.08.23 ⓒ ScienceTimes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