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7일 수요일

스토리텔링으로 기업가정신 재창조

스토리텔링으로 기업가정신 재창조

학생이 만든 벤처기업 ‘플렉씨큐리티’

 
창조 + 융합 현장 같은 내용이라 하더라도 이야기 식으로 설명했을 때 더 실감나고, 흥미롭게 표현할 수 있다. 이 이야기 방식인 ‘스토리텔링’이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비디오·애니메이션·만화·게임·광고 등 재창조 과정을 통해 크게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창작과정을 전담해주는 벤처기업들도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스토리텔링 비즈니스가 아직 초창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신생기업은 기존 창작인들과 협력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작품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 2011년 5월 일을 시작한 플렉씨큐리티(Flexicurity)도 그중의 하나다.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마친 유승환 씨(30)가 스토리텔링에 미친 친구 2명과 함께 벤처기업을 설립해 지금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선한 기업인’ 모델로 콘텐츠 제작중
플렉씨큐리티에서는 최근 200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방글라데쉬의 무함마드 유누스 박사를 주제로 작품을 제작중이다. 이 스토리텔링 과정을 위해 글과 그림, 디자인, 편집 등을 담당하는 8명의 전문가 등 10여 명의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 스토리텔링 사업을 하고 있는 벤처기업 플렉시큐리티 제작진들. 최근 기업가정신을 주제로 작가 등 10여 명의 전문가들이 모여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플렉시큐리티

알려져 있다시피 유누스 박사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무담보 소액대출(microcredit)’ 프로젝트를 창안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제작진에서는 언론 등에서 유누스 박사를 취재했던 내용과 달리 매우 새로운 각도에서 심층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 주인공이 ‘선한 기업인’으로 눈을 떠가는 과정을 이야기 형식으로 상세하게 엮어가면서 재미를 더하고 있다. 유누스 박사의 개인적인 삶이 주요 소재다. 고리대금업자들에 의해 파괴된 인간관계를 무담보 소액대출을 통해 다시 회복해가는 감동적인 이야기다.

현재 제작중인 스토리텔링 콘텐츠는 책과 동영상, 만화 등으로 제작해 보급할 계획이다. 타깃 연령층은 초등학교 3학년이다. 첫 작품인 만큼 교육적인 측면에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것이 제작진의 판단이다.

유승환 대표는 유누스 박사를 통해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이야기하려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유사한 사례들을 발굴해 우리 사회에 선한 기업인에 대해 널리 알리고, 기업가정신에 대한 이해를 확산시켜나가겠다”는 것이 유 대표의 구상이다.

공익성을 표방한 플렉씨큐리티 사업에 많은 단체, 기업에서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는 창업을 지원했다. 광진구청에서는 인큐베이팅 과정을 수행했다. 현대자동차 정몽구재단에서는 기업가정신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중이다.

스토리텔링 근본 취지는 쌍방향 교류
스토리텔링 과정을 보면 일반 작가들의 드라마·영화 제작과정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안을 세심히 들여다보면 큰 차이를 발견하게 된다. 드라마·영화 제작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작가들은 대본을 작성하는 데 절대적인 권한을 지니고 있다.

옆에 보조 작가들이 있다고 하지만 말 그대로 보조역할에 그친다. 작가들에게 대본 내용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전적으로 주어진다. 반면 스토리텔링 제작과정에서는 그 권한이 참여 작가들에게 모두 분산된다. 항상 협의가 이루어지고 그 협의에 따라 대본 내용이 결정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스토리텔링 창작자와 독자, 시청자들 간의 쌍방향 상호 교류를 하자는 것이 스토리텔링의 근본 취지라고 할 수 있다.

이 스토리텔링 방식을 미국 할리우드, 영국 시트콤 제작소 등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유 대표의 설명이다. 세계적으로 개인 작가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창작과정이 집단 창작과정으로 바뀌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스토리텔링 작업이 분업화하고 있는 것도 최근 추세다. 할리우드 등에서 스토리텔링 프로젝트가 커지면서 출판을 비롯 영화·비디오·애니메이션·만화·게임 등 각 분야별로 작업이 분화돼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미국, 영국 등 서구에서는 스토리텔링 비즈니스가 이미 정착 단계에 와 있는 모습이다. 스토리텔링 도입이 늦은 한국에서는 플렉씨큐리티와 같은 벤처기업들이 선구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유 대표는 향후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 곳곳에 숨어 있는 살아 있는 이야기들을 발굴해, 삶이 회복되고 행복의 문이 열리는 이야기들을 만들어 이 사회에 보급하고 싶다”는 의욕을 강하게 표명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08.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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