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30일 금요일

고체연료전지 공기극 소재 개발

고체연료전지 공기극 소재 개발

[인터뷰] 김건태 UNIST 친환경에너지공학부 교수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친환경 에너지와 연료전지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모든 구성요소가 고체로 이뤄진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lid oxide fuel cell, SOFC)는 다른 연료전지에 비해 구조가 간단하고 소재가 저렴하며, 전해질의 손실 및 보충과 부식의 문제가 없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많은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친환경 연료전지 업계에서 고체연료전지에 대한 고민은 날로 깊어지지만, 이것을 상용화 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무엇보다 기존의 고체연료전지가 800℃~1천℃ 범위의 고온에서 작동하므로 높은 온도에서 견딜 수 있는 고온합금이나 값비싼 세라믹 소재들이 필요했다. 더불어 장시간 운전할 경우 소재의 내구성이 저하되는 것 역시 고체연료전지의 상용화를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고체연료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UNIST 친환경에너지공학부 김건태 교수와 미국 조지아공대 메일린 류(Meilin Liu) 교수, 동의대 신지영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해 상대적으로 소재가 저렴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성능과 안정성을 개선할 수 있는 전극소재를 개발한 것. 해당 연구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세계수준의연구중심대학(WCU) 육성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지에 게재됐다.

환경과 공존하는 연료전지에의 몰두
▲ 김건태 교수와 그의 연구팀은 효율이 높은 고체연료전지 공기극 소재를 개발했다.  ⓒUNIST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란 ‘산화지르코늄(ZrO2)’이나 ‘세리아(CeO2)’ 등 고체 산화물을 전해질로 이용하는 연료전지를 일컫는다. 수소를 연료로 사용해 공기 중의 산소와 화학 반응을 일으켜 전기를 생성하는 미래 동력원으로,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와 물, 그리고 열을 생성한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는 연료의 연소반응이 없어도 에너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내연기관과 달리 황과 질소 산화물 등 유독물질의 배출이 없고 수소를 연료로 사용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도 없어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을 안고 있다. 더불어 에너지 효율 역시 타 연료전지에 비해 50% 이상이 높아 매우 효율적인 에너지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에 대한 연구는 연구자들의 관심선상 안에 존재했다. 하지만 고온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값비싼 고온합금이나 세라믹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과 고온에서 사용할 경우 내구성이 저하된다는 단점이 있어 상용화에는 어려움을 보여 왔다. 때문에 낮은 온도에서 작동하면서도 전지 성능을 저하되지 않는 물질을 개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낮은 작동온도에서도 높은 성능과 안정성을 갖는 고체산화물 공기극 물질을 개발했습니다. 안정성을 위한 치환 물질로 철(Fe)을 선택했고 높은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철(Fe) 함량을 찾기 위해 0, 25, 50%의 철(Fe)을 ‘PrBa0.5Sr0.5Co2O5+δ’ 산화물의 Co 자리에 치환했죠.”

김건태 교수팀은 기존보다 300℃ 가량 낮은 500~700℃에서도 출력밀도와 내구성이 뛰어난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double perovskite) 전극을 개발했다. 이는 산소이동도와 표면특성이 우수한 물질로, 이온반경이 큰 희토류 등의 원소와 원자반경이 작은 전이금속, 더불어 산소이온으로 된 물질 등을 이용해 만든 것이다.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반 페로브스카이트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ABO3로 표현되는 일반 페로브스카이트 구조는 ‘A’ 자리에 희토류원소와 알카라인희토류, 알카라인, 또는 다른 이온 반경의 큰 원소들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B’ 자리에는 원자반경이 작은 전이금속이 치환돼 있고 산소 이온에 의해 8면체를 이루고 있죠.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 구조는 일반 페로브스카이트 구조의 A자리에 이온반경이 큰 원자를 일부 치환함으로써 원자 크기의 차이로 인해 규칙적으로 층이 만들어지는 구조예요. 일반 페로브스카이트 구조에 비해 우수한 산소 이동도(oxygen mobility)와 표면 특성(surface kinetics)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연료전지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김건태 교수팀이 개발한 물질은 저온에서도 고온 상태에서 만들어지는 물질 못지않게 좋은 성능을 보인다. 600℃ 에서도 1천℃ 상태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에 못지않은 성능을 보인타내는 것이다.

김건태 교수팀이 개발한 물질은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PEMFC) 최대 출력의 세 배 이상에 해당하는 수준을 선보였으며, 안전성 측정에서도 550℃에서 150시간 동안 전압이나 전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극 물질로 3천억 비용을 절감 예측
▲ 김건태 교수팀은 SOFC의 새로운 공기극 물질의 산소 이동을 예측하기 위해 밀도 함수 이론을 이용한 수치해석을 수행했다.  ⓒ한국연구재단

그린에너지 로드맵에 따르면 2015년 세계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은 약 2조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새로운 공기극 물질을 사용하면 약 3천억 원에 해당하는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김건태 교수가 이번 연구를 진행한 것은 비용절감효과와 높은 효능을 갖고 있는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이를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기존의 개발된 공기극 물질은 낮은 작동온도에서는 성능이 저하될 뿐 아니라 성능을 높이기 위해 작동온도를 높이면 안정성이 저하됐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존 물질보다 뛰어난 전극을 개발하고자 한 것이다.

“연료전지 개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재료의 개발입니다.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연구과정을 살펴보면 박막 전해질을 개발하는 세라믹 공정으로 저항을 감소시키고 출력을 배가해 SOFC의 제작비용을 낮추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요.

이번 연구는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기존 물질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성능과 안정성이 보장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새로운 공기극 개발로 신개념의 친환경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상용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또한 연료전지 산업계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고성능·장기안정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죠.”

김건태 교수는 이번 연구와 관련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 분야는 세계시장 잠재력이 큰 분야로 기술적 우위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라며 “하지만 1990년대 말부터 국내에서 꾸준히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 연구가 수행되고 있음에도, 아직 상용화를 위한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 산업은 성숙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정부의 지원 역시 단기적이고 성과위주로 수행됐기 때문에 전극 물질 개발 등 원천 기술 개발은 전반적으로 취약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원천 기술 개발 확보에 조금 더 집중하고 싶다”며 “이번 연구가 세계 연료전지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황정은 객원기자 | hjuun@naver.com

저작권자 2013.08.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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