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6일 목요일

남성이 하루 1시간 더 오래 앉아 생활해

남성이 하루 1시간 더 오래 앉아 생활해

척추질환과 하지정맥류를 조심해야

 
한국의 가옥은 구들이나 보일러 배관을 해서 바닥 난방을 한다. 흙을 이용하여 방바닥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한국 사람들이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좌식 생활(坐式)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생활 방식으로 서양과는 다르게 앉아서 생활하는 것을 말한다.

서양의 생활 방식인 입식(立式)처럼 서서 활동하는 것이 아니며, 입식에 비해 가구가 많이 필요 없다. 가구의 규모 역시 입식에 비해 작은 것이 특징이다. 방에서 잠을 자는 것과 식사, 공부 등 여러 가지를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에 공간의 융통성이 크고 관리가 쉽다.

과거에는 완전한 좌식 생활이었으나, 현대화되면서 입식과 좌식이 섞인 생활 양식을 띠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인들은 여전히 좌식 생활을 주로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좌식 질환(Sitting Disease)로 고통 받는 경우도 있다. 좌식 질환은 말 그대로 앉은 자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질환을 말한다.

좌식 질환 중 의외로 치명적인 경우가 많아
▲ 독일 쾰른의 잉고 프로뵈제 스포츠과학 교수는 남성이 여성보다 하루 1시간 더 오래 앉아 생활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ScienceTimes
가정의학과 이경숙 전문의는 "하루 종일 앉아 일하면서 걸릴 수 있는 질환으로는 단순히 허리 통증이나 치질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지만 의외로 치명적인 것들도 포함되어 있다"면서 "어깨나 허리, 골반 등 근골격계 질환을 비롯하여 소화기 장애, 비만, 당뇨병 등 그 범위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밝혔다.

이 전문의는 "여러 시간 앉아 있으면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고 하면서 "지방을 연소시키는 효소들은 혈액 속에서 콜레스테롤과 함께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혈중 지방 성분인 트리글리세리드를 분해하는 역할을 하는데, 오래 앉아 있으면 이 효소들의 활동성이 50%나 급격이 떨어지게 된다"고 하였다.

"그로 인해 혈액순환이 늦어지고 소화력도 떨어지면서 열량을 소모시키는 신진대사 작용이 더뎌지게 된다"면서 "장시간 고정되어 앉아 있는 자세는 근육의 피로나 긴장을 유발할 수 있으며, 특정 근육만을 지속적으로 수축시키기 때문에 국소적인 대사 고갈 상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1월 영국의 연구진들은 오랜 시간 앉아서 있는 것과 질병의 관련성을 연구한 바 있으며, 비슷한 시기에 오스트레일리아의 연구진도 TV 앞에서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이 1시간씩 길어질수록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하게 될 위험이 18% 증가한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그만큼 오랫동안 앉아 움직이지 않는 생활이 가져오는 좌식 질환의 위험성을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필요가 있음을 알려주는 연구 결과들이라고 할 수 있다.

척추질환과 하지정맥류를 조심해야

이경숙 전문의는 "일정한 휴식 없이 지속적인 압박과 스트레스로 인해 장시간 앉아 있을 때, 척추와 관절 질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후관절과 인대, 근육 등의 주변 조직을 약하게 만들어서 경추와 흉추의 퇴행성 질환을 가속화시키고 추간판의 탈출 같은 디스크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하였다.

이 전문의는 "또한 일자목인 사람의 경우, 증상이 악화되면 피로감을 잘 느끼게 되고 두통이 심해지게 되며 눈이 충혈되고 침침한 현상까지 올 수 있다"고 하면서 "지속적인 허리 통증이 있다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물리치료나 추나요법 등을 통해 틀어진 체형을 바로 잡아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였다.

더불어 "정기적인 운동을 통해서 척추 근육의 단련 및 자세를 교정하고 한 시간에 한 번씩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였다. 이 전문의는 척추뿐만 아니라 다리를 구부리고 앉거나 다리를 꼬는 자세는 허리 근육과 다리 근육의 피로와 긴장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에 대해 "오랫동안 앉아서 일하면서 평소 손과 발, 다리가 자주 붓는 사람은 주의해야 하며 의심이 될 경우 병원에서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면서 "앉은 자세는 하지정맥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평소에 자세를 바르게 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 전문의는 "평소 꽉 끼는 옷을 피하고 다리를 습관적으로 꼬지 않으며, 체중이 갑자기 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일할 때 발밑에 상자를 두어 다리를 올리거나 뻗게 할 수 있어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남성이 하루 1시간 더 오래 앉아 생활"

그렇다면 좌식 질환은 남성과 여성 중 어느 성별에게 더 많이 나타날까. 최근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유추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쾰른의 잉고 프로뵈제 스포츠과학 교수의 연구 결과이다.

잉고 프로뵈제 스포츠과학 교수는 남녀가 하루 동안 앉아 있는 시간을 조사한 결과, 남성이 5시간 여성이 4시간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남성의 차량 운전과 TV를 통한 스포츠 프로그램 시청, 관리직 업무 등 남성의 좌식 생활방식과 관련이 있다고 프로뵈제 교수는 설명하였다.

이 연구를 진행한 프로뵈제 교수는 "좌식 생활을 오래 하고 덜 움직이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활동적인 생활방식은 몸에 이롭고 운동도 되며, 남녀 모두 자신에게 맞고 스스로 즐길 수 있는 운동을 찾아 생활 속에서 실행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적게 움직이면 많은 것을 잃는다(Move a Little, Lose a Lot)'의 저자 제임스 레빈 박사는 "인간은 직립 보행으로 걸어 다니고, 활동적인 형태로 진화하였다"며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일 중 하나는 바로 사람들이 의자에서 하루 종일 꼼지락 거리며 시간을 보낸다는 것인데, 이는 신체를 구속하는 일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좌식 질환에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단계적으로 신체적 활동이 이뤄져야 하며, 비싼 런닝 머신이나 운동용 자전거가 아니어도 일상생활 속 스트레칭을 통해서 에너지를 소모할 수 있다고 하였다. 몸을 쫙 펴고, 돌고, 구부리는 등의 자세가 오히려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이슬기 객원기자 |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3.06.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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