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30일 토요일

크라우드펀딩…창업투자 공식으로 부상

크라우드펀딩…창업투자 공식으로 부상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60)

 
 
세계 산업계 동향   투자전문지 ‘크라우드펀딩 인사이더’에 따르면 지금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에 대한 조사연구와 함께 대중으로부터 의견 수렴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오후 1시(브뤼셀 현지 시각)에는 트위터를 통해 일반 대중을 상대로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의견을 취합했다. 응답 내용은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집행위원회에서는 또 각계각층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12월31일에는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럽연합에서 이 일을 하고 있는 부서는 ‘역내시장과 금융서비스 담당 사무국(The Internal Market and Services Directorate General)’다. 프랑스에서 재무부장관 등을 지낸 바 있는 미쉘 바르니에(Michel Barnier)가 책임을 맡고 있다.

EU, 올해 안에 크라우드펀딩 지원책 마련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유럽 내에서 발생한 크라우드펀딩 규모는 7억3천500만 유로(한화 약 1조600억원)에 달하고 있다. 2011년과 비교해 65% 늘어난 금액이다. 위원회에서는 이 크라우드펀딩을 더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 세계적으로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창업투자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로켓허브(RocketHub)에서 투자유치에 성공한 'Second Life Bike' 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http://www.rockethub.com/

바르니에는 “활성화 방안을 놓고 현재 정치권과 함께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라우드펀딩이란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은다’는 의미다.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등의 매체를 활용해 자금을 모으는 투자 방식으로 영국에서 시작해 현재 도입 7년째를 맞고 있다. 이 투자방식이 지금 영국과 유럽, 그리고 세계를 휩쓸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의 독립감독관청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0월23일 신생기업(startup)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투자자금 유치할 수 있도록 법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법안을 제안했다.

증권거래위는 이 법의 이름을 ‘잡스법(JOBS Act)’이라고 명명했다. ‘Jumpstart Our Business Start-ups Act’를 줄인 말이다. 스타트업의 주식시장 상장 시 가능한 규제를 완화하고,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마음 놓고 소액 투자자들을 모을 수 있도록 법으로 보장하자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기업당 연간 총 유치 자금을 100만 달러(한화 약 10억600만원)로 제한하고 있다. 개인투자자 역시 연소득이나 순자산 규모에 따라 1년간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을 제한한다.

규제 조항도 들어 있다. 외국기업, 상장 기업, 특정 투자회사, 그 밖의 결격 사유가 있는 기업들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지분 판매가 금지된다.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유치하는 사업계획, 재정상태 등을 공개토록 하는 등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GE 등 대기업들 크라우드펀딩과 잇딴 협약 체결
이 제안은 90일 간의 의견수렴 기간을 거쳐 최종적으로 채택할 예정이다. 이 법이 채택되면 미국의 스타트업들은 투자유치에 있어 새로운 상황을 맞게 된다. 투자사, 벤처캐피털, 엔젤투자사 등을 바라보지 않아도 스스로 자금을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잡스법이 채택될 가능성이 매우 높음에 따라 세계 크라우드펀딩 시장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매스 솔루션(Mass Online Solutions)에 따르면 2012년 세계 크라우드펀딩 규모는 81% 늘어났다.

이 중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55%에 달한다. 올해 크라우드펀딩 시장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51억 달러(한화 약 5조4천억 원)를 끌어 모을 전망이다. 그럴 경우 펀딩규모는 2년 만에 3배로 늘어나게 된다.

성공적인 크라우드펀딩 사례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기술 분야에서 가장 성공을 거두고 있는 서비스는 킥스타터(Kick Starter)다. 영화, 음악, 공연예술, 만화, 비디오게임 등 다양한 분야 프로젝트에 투자를 유치해 2012년까지 1만8천 건의 투자를 성사시켰다.

이 밖에 인디고고(IndieGoGo), 아티스트쉐어(ArtistShare), 프레지(Pledgie), 기브포워드(GiveForward), 로켓허브(RocketHub), 펀드리(Fundly), 고펀드미(GoFundMe), 앱스프릿(Appsplit), 마이크로벤처스(Microventures), 펀드어긱(Fundageek) 등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새로운 유형의 투자방식도 등장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수익투자형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써클업(CircleUp)은 최근 생활용품 업체 P&G, 식품업체인 제너럴 밀스와 협약을 맺었다. GE의 벤처사업부 역시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아워크라우드와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대기업에게 있어 신상품 개발과 신시장 개척은 기업 사활이 걸릴 만큼 매우 중요한 일이다.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 올라오는 스타트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자는 것이다. 다른 다국적 기업들에게 있어서도 구미가 당기는 일이다.

크라우드펀딩이 주요 투자수단으로 자리를 잡을지에 대해 불과 수개월 전까지 많은 사람들이 반신반의해왔다. 그러나 거대 금융시장인 미국과 유럽연합이 적극적인 수용 움직임을 보이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차세대 투자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이다. 세계 금융가는 물론 최대 수혜대상인 스타트업들, 기타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11.29 ⓒ ScienceTimes

2013년 11월 29일 금요일

꿈과 끼 마음껏 펼치는 우리의 축제

꿈과 끼 마음껏 펼치는 우리의 축제

‘대한민국 창의체험 페스티벌’ 개막

 
 
“오늘 이 자리의 주인공은 누구?” “우리들!”

아이들의 함성이 대구를 뜨겁게 달구었다. 전국의 초·중·고 학생 동아리가 참가한 ‘2013 대한민국 창의체험 페스티벌’ 현장이다.

‘대한민국 창의체험 페스티벌’은 지난 28일(목) 대구 엑스코(EXCO)에서 화려한 막을 올려 앞으로 12월 1일(일)까지 나흘 동안 계속된다. 2011년 시작되어 제3회를 맞이한 올해의 주제는 ‘꿈! 끼! 갖춘 학생 동아리들의 창의적 도전’이며, 교육부가 주최하고 대구광역시교육청과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공동 주관했다.

올해는 제1회, 제2회와 달리 비수도권 지역에서 개최되어 지리적으로 더 많은 학생들에게 참가 문턱을 낮추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덕분에 각자의 기량을 뽐내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학생 동아리의 숫자만 360여 개에 달한다.

▲ 28일(목)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13 대한민국 창의체험 페스티벌' 개막식에서 서남수 교육부장관이 축사를 건네고 있다. 

“오늘은 학생들이 중심이 되는 축제의 장”


28일 오전 10시를 넘어 시작된 개막식에는 각계의 귀빈뿐만 아니라 각지에서 도착한 교사들과 학생들 600여 명이 자리해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우동기 대구광역시 교육감은 환영사에서 “오늘은 학생들이 주인공 되는 자리”라며 “건강한 꿈을 마음껏 펼치고 자랑할 기회”라고 밝혔다. 강혜련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학생들이 중심이 되는 오늘 축제의 장을 통해 창의적 도전의 주역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각자가 가진 꿈과 끼를 마음껏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늘 모인 학생들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한 학생들”이라고 추켜세웠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친구들을 많이 만들고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해볼 수 있도록 정부도 자유학기제를 도입하고 동아리 체험 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귀빈들이 학생들과 짝을 이뤄 무대에 올랐다. 구령에 맞춰 버튼을 누르자 초록색의 레이저가 발사되며 행사장 옆과 뒤의 벽면을 배경으로 화려한 레이저 쇼가 시작되었다. 다양한 도형들이 붙었다 떨어지며 춤추는 아이들의 모습으로 또 세계지도로 변신하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졌다.

이때 무대 옆면의 대형 가림막이 치워지자 신나는 음악과 함께 150여 명의 학생들이 행사장 중간으로 뛰어 들어왔다. 오늘을 위해 미리 준비하고 연습한 ‘독도 플래시몹’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독도는 우리 땅’ 노래에 맞춰 율동을 선보인 학생들은 환호성과 박수를 받으며 무사히 퍼포먼스를 마쳤다.

▲ 무대에 오른 귀빈들과 학생들이 버튼을 누르자 행사장 벽면을 배경으로 레이저 쇼가 펼쳐졌다. 

 
▲ 개막식의 마무리는 150여 명의 학생들이 준비한 '독도 플래시몹' 퍼포먼스가 장식했다. 

“꿈과 끼를 펼치며 희망을 가지자”


개막식 이후에는 엑스코 행사장 곳곳에 설치된 학생 동아리 홍보 부스에 관람객들이 몰려들었다. 전체 구역은 △문화로 창의 △에코 챌린지 △미래로 도전 △생활 속 창의 △미디어로 창의 등 5개 구획으로 나뉘었으며, 한국과학창의재단이 마련한 ‘창의활동체험관’을 비롯해 전국 교육청과 기관들의 특별관도 문을 열었다.

로봇 연구로 수많은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인천 대건고등학교는 ‘로봇 연구반 T.O.W’ 부스를 마련해 로봇 지게차 축구, 미로 빠져나오기, 로봇 댄스 등을 선보였다. 제주고등학교는 암벽등반을 체험할 수 있는 설치물을 세우고 ‘Rock & 樂, 클라이밍 체험’ 코너를 운영했다.

대전 진잠초등학교는 ‘마술 펑펑! 창의력 쑥쑥! 뮤지컬 마술’ 코너를 준비했다. 학생과 교사가 함께 마술을 선보이며 춤과 노래도 보여줌으로써 적극성과 표현력을 기르는 것이 목표다. 외부 공연에도 다수 참여함으로써 봉사정신을 실천한다는 의미도 있다.

▲ 대전 진잠초등학교는 '마술 펑펑! 창의력 쑥쑥! 뮤지컬 마술' 코너를 통해 적극성과 표현력을 기르고 외부공연으로 봉사정신을 실천하는 그간의 활동을 홍보했다. 

 
▲ 인천 대건고등학교는 '로봇 연구반 T.O.W' 코너를 통해 로봇 축구, 로봇 댄스, 미로 빠져나가기 등 다양한 로봇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 독서 프레젠테이션 무대에서는 인기 R&B 가수 김조한이 무대에 올라 감미로운 노래와 감동적인 강연을 선보였다. 

독서프레젠테이션 무대에서는 명예멘토로 선정된 R&B 인기가수 김조한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노래 중간마다 짤막한 멘토링을 곁들인 김조한 씨는 “오늘의 주제인 꿈과 끼는 나 자신의 인생과 비슷하다”며 “집안이 어려워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았던 어린 시절은 끼는 있었지만 꿈은 없었던 시기”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한 가지만 열심히 잘 해도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인생”이라며 “자신이 가진 꿈과 끼를 하나씩 펼치며 희망을 가지자”는 말로 박수 갈채를 받았다.


창의와 소통의 교육문화를 선도하는 ‘대한민국 창의체험 페스티벌’은 오는 12월 1일까지 대구 엑스코(EXCO)에서 계속될 예정이다.

임동욱 객원기자 | im.dong.uk@gmail.com

저작권자 2013.11.29 ⓒ ScienceTimes

2013년 11월 28일 목요일

주민센터의 변신, 일상속 과학체험이 빛난다

주민센터의 변신, 일상속 과학체험이 빛난다

광산구 신창동주민센터 무한상상실

 
 
21세기는 국민의 상상력과 창의적 아이디어가 국가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개인이나 기업의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자유롭게 교류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리고 있는 추세다. 그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국민 누구나 창의적 상상력을 발휘, 구현할 수 있도록 '무한상상실'을 도입해 시범운영중에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무한상상실'의 도입배경과 시범운영중인 각 유형별 무한상상실 사례를 시리즈로 게재할 예정이다. [편집자 註]
주민들과 가장 가까이, 그리고 친근한 관공서가 바로 어느 동네에나 있는 주민센터다. 이곳에서 주민들은 차도 마시고, 운동도 하면서 이웃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런 주민센터에 누구나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무한상상실이 마련되어 인기를 끌고 있다. 바로 광주광역시 광산구 신창동주민센터다.
▲ 개소식을 하고 있는 신창동주민센터 무한상상실  ⓒ신창동주민센터

이곳은 전국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는 6개 무한상상실 가운데 유일하게 주민센터에 설치되어 더욱 관심을 모았었다. 상상쟁이들의 ‘싸(Science) 이(is) 펀(fun)’ 발명공작소라는 이름의 이곳 무한상상실은 막연하게 생각만 해왔던 발명, 발견, 과학실험 등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이다.

즉 이곳에서는 정답과 오답이라는 정해진 교육이 아니라 무한한 상상과 독창적인 발상의 기회를 제공하며 주민들의 의사를 자유롭게 펼쳐봄으로써 과학과 발명에 대한 흥미를 유발할 뿐 아니라 청소년들의 창의력 향상과 자기계발의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상상하라 그리하면 이루어질 것이다”
신창동주민센터 무한상상실은 ‘창조놀이터’와 ‘발명놀이터’ 이렇게 두 곳으로 이뤄져 있다. 먼저 ‘창조놀이터’는 인문학, 예술, 신체활동 등에 과학이 어우러진 융복합 프로그램으로, 나와 우주의 관계, 우주의 신기한 현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가상의 우주공간으로 꾸며졌다.

이곳에서 초등학교 3~6학년 어린이들이 과학교과서에서 배운 지구 내부, 표면, 대기권, 태양계 등을 실험을 통해 체험하고 상상 속의 우주를 직접 만들어 보고 있다. 이처럼 지구에서 대기권으로, 그리고 또 태양계로 주제를 확장해 나감으로써 어린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줄 수 있다는 이점도 갖고 있다.

▲ 스파게티면으로 다리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는 아이들  ⓒ신창동주민센터

또 ‘발명놀이터’는 일상생활 속에서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재활용품으로 발명품을 만들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과학의 원리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먼저 이곳에서는 발명과 발명품이 무엇인지 그 개념부터 파악하고 진동을 이용한 발명품, 소리를 이용한 발명품, 탄성을 이용한 발명품 등 갖가지 과학 원리를 활용해 발명품을 만든다.

무한상상실이 설치된 신창동은 광산구 중에서도 가장 많은 초등학생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 학생들은 주민센터 대강당에 설치된 무한상상실을 스스럼없이 드나들면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펴며 그것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실험과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모든 발명과 창조는 호기심과 상상력에서 출발한다”며 “무한상상실이 우리 아이들의 호기심 공간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배움터가 될 수 있도록 힘껏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파게티면과 마시멜로우를 이용해 여러 모양의 다리를 만들며 ‘교각이 하중을 견디는 광학적 원리’를 자연스레 익히고 있는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으로부터 집 근처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과학체험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다. 이로써 이곳은 전국으로 확산될 무한상상실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김순강 객원기자 | pureriver@hanmail.net

저작권자 2013.11.28 ⓒ ScienceTimes

꿈과 끼 가진 학생들 모두 모여라

꿈과 끼 가진 학생들 모두 모여라

제3회 대한민국 창의체험 페스티벌

 
 
 
꿈과 끼를 갖춘 전국 360여 개 초·중·고 학생 동아리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 대구광역시교육청은 오늘 28일(목)부터 다음달 1일(일)까지 나흘 동안 대구 엑스코(EXCO)에서 ‘제3회 대한민국 창의체험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 11월 28일부터 12월 1일까지 나흘 동안 대구 엑스코에서 '제3회 대한민국 창의체험 페스티벌'이 진행된다.  ⓒ교육부
 
지난 2011년 시작된 ‘창의체험 페스티벌’은 전국의 학생들이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마음껏 펼치는 동아리 축제 행사로, 올해는 ‘꿈! 끼! 학생 동아리들의 창의적 도전(Creative Challenge)’이라는 주제 아래 전시, 체험, 공연, 영상제, 합창대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질 예정이다.

참가 동아리들은 지난 7월부터 공모와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되었으며, 기획, 운영, 방송, 홍보 등 행사의 전체 과정에도 직접 참여하는 등 ‘학생 중심의 행사’를 만드는 데 열정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행사의 준비와 진행을 위해 R&B 가수 김조한, 방송인 로버트 할리, 월드DJ페스티벌 총감독 류재현 등이 명예멘토로 강연을 펼치기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개막식은 28일 오전 10시 30분에 거행되며, 12월 1일 폐막식은 전체 참가자들이 모여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함께 즐기는 파티 형태로 진행된다.

전국 360개 동아리가 마음껏 끼 뽐내고 꿈 펼치는 자리

전체 페스티벌은 △도전 시작하기 △도전 만나기 △꿈!끼! 키우기 △지식 넓히기 △열정 올리기 등 총 5개 분야의 행사로 나뉘어 진행된다.

첫째로 ‘도전 시작하기’는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부터 막을 내리는 작별파티까지의 공식행사를 가리킨다. 전국의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3박4일 동안의 축제 성공을 기원하고 앞으로의 열정을 다짐하는 자리다. 동아리에 대한 영상 소개와 축하공연도 함께할 예정이다.

둘째로 ‘도전 만나기’는 창의체험활동관, 독서광장, 동아리 전시, 상담센터 등 다양한 전시와 체험 행사로 구성된다. 창의체험활동관은 창의체험 포털사이트 ‘창의인성교육넷(www.crezone.net)’을 소개하고 관련 정책을 설명하는 부스로 구성되어 있다. 독서광장은 우수도서 존, 도서나눔 존, 독서 UCC 존 등 책을 가까이 하는 학생들이 반가워할 만한 곳이다. 이외에 213개 동아리들이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셋째로 ‘꿈!끼! 키우기’는 합창, 프레젠테이션, 공연, 모바일 영상제 등 각종 공연과 경연대회로 채워진다. 60팀이 참가하는 동아리 페스티벌을 비롯해 각 24팀이 경합을 벌이는 독서 프레젠테이션 대회와 창의발표대회, 22팀이 목소리를 모으는 합창대회, 10팀이 대결을 펼치는 독서UCC대회, 8팀이 솜씨를 뽐내는 끼!꾼!모바일영상제 등이 펼쳐진다. 이들 모두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도착한 실력 쟁쟁한 팀들이다.

넷째로 ‘지식 넓히기’는 강연, 포럼, 우수사례 시상식 등 특별 행사로 준비했다. 김조한, 로버트 할리 등 명예멘토들이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특별 강연을 펼치고, 대학생 선배들이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멘토링 코너를 운영한다. 창의경영학교 포럼과 창의인성교육 현장포럼 등 학술적인 접근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자원봉사활동 우수사례에 대한 시상식도 거행된다.

다섯째로 ‘열정 올리기’는 각종 동아리가 마련한 이벤트와 프로그램으로 채워진다. ‘워킹 비전맨을 찾아라’, ‘우리가 만든 이야기 포스터’, ‘우리 동아리는요’ 등 학생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열정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3박4일 동안 초·중·고 경연과 공연 이어져

날짜별 프로그램 진행은 다음과 같다. 첫째날인 28일(목)에는 오전 10시30분에 공식 개막식이 펼쳐지며, 그보다 앞선 오전 10시부터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오후 5시까지 경연대회를 계속한다.
▲ 이번 페스티벌에는 R&B 가수 김조한, 방송인 로버트 할리가 명예멘토로 초대되어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강연을 펼친다.  ⓒ교육부
메인무대에서는 초등부 동아리 공연 대회가, 로비무대에서는 초등부 합창 대회가 펼쳐진다. 독서무대와 324호에서는 중등부 독서프레젠테이션 대회가, 창의발표무대에서는 고등부 창의발표 대회가 진행된다.

둘째날인 29일(금)에도 오전 10시에 행사가 시작된다. 독서무대에서는 오후 12시까지 2시간 동안 고등부 끼!꾼! 모바일영상제가 열리며, 창의발표무대에서는 오후 3시까지 초등부 창의발표 대회가 진행된다.

메인무대에서는 오후 4시40분까지 중등부 동아리 공연 대회가, 로비무대에서는 오후 4시까지 중등부 합창대회가, 독서무대 및 324호에서는 고등부 독서프레젠테이션 대회가 열린다. 특별행사 중 창의경영학교 포럼도 이날 열린다.

셋째날인 30일(토)에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행사가 이어진다. 독서무대 및 324호에서는 초등부 독서프레젠테이션 대회가, 창의발표무대에서는 중등부 창의발표 대회가 열린다.

메인무대에서는 중등부 동아리 공연대회와 댄스 동아리 공연이 펼쳐지고, 로비무대에서는 고등부 합창대회가 진행된다. 특별행사 중 창의인성교육 현장포럼과 독서교육실천 현장포럼도 이날 열린다.

마지막 날인 12월 1일(일)에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12시까지 메인무대에서 폐막 퍼포먼스와 시상식이 거행된다. 동아리 체험 부스, 창의적 체험활동 상담센터, 창의체험활동관, 창의인성교육넷 부스 등은 페스티벌 기간 내내 상시 운영된다.

행사장 안내와 프로그램 등 자세한 내용은 ‘2013 대한민국 창의체험 페스티벌’ 홈페이지(http://festa.kofac.r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동욱 객원기자 | im.dong.uk@gmail.com

저작권자 2013.11.28 ⓒ ScienceTimes

2013년 11월 27일 수요일

치명적 단점 해결한 ‘김치’

치명적 단점 해결한 ‘김치’

김장문화, 인류무형유산 등재 예정

 
 
김치가 몸에 좋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예전에 중국에서 발생한 사스가 전 세계로 퍼져나갔을 때 유독 한국에서만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은 걸 두고 외국 언론에서는 한국인들이 김치를 먹기 때문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로 김치가 조류독감과 사스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그 후 발표됐다.

하지만 김치에는 치명적 단점 하나가 항상 따라 다녔다. 다른 음식에 비해 짜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인은 김치를 통해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므로 고혈압의 주된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그런데 최근 세계김치연구소가 발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발효 김치를 통해 나트륨을 섭취할 경우 오히려 고혈압의 발생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김현주 박사팀이 염도 2.57%의 발효된 배추김치를 염 민감성 쥐 그룹에게 섭취시킨 결과, 사료에 2.57%의 소금을 섞어 섭취한 쥐 그룹에 비해 혈압 상승이 12% 완화된 것으로 나타난 것. 또한 신장 기능 장애의 주요 마커인 단백뇨 역시 52%나 낮게 나타났다. 이는 발효 김치를 통해 나트륨을 섭취할 경우 고혈압 및 신병증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 김치가 고헐압 및 아토피 피부염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사진은 최근 개최된 한 김장 나눔 행사의 모습.  ⓒ연합뉴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항산화물질, 식이섬유소, 유산균 등 김치의 여러 기능성 성분과 칼륨 섭취가 이뤄지면서 항고혈압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연구팀은 김치 유래 유산균인 ‘락토바실루스 플랜타룸 CJLP133’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 효과에 관한 임상연구에 돌입한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연구 대상은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2~18세 소아청소년이다. 이 임상연구는 지난해 CJLP133이 아토피 피부염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규명한 연구결과에서 한 단계 나아가 CJLP133에 가장 효과를 보이는 연령 및 성별 등을 찾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발표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아토피 피부염 진단을 받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12주간에 걸쳐 CJLP133을 복용시킨 그룹은 위약을 복용한 그룹에 비해 아토피 피부염이 완화되는 정도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였으며 아토피 피부염 중증도 지수도 확연히 낮아졌다고 한다.

타 문화의 채소절임 음식과는 다른 특징 지녀
김치와 같은 채소 절임 음식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도 오래 전부터 먹어 왔다. 기무치의 경우 원래 일본의 전통 야채 절임 음식인 ‘츠케모노’의 하나였는데, 그중에서도 하룻밤 정도 야채를 소금에 절인 뒤 담백한 양념을 넣은 ‘아사츠케’와 비슷하다.

또 중국에는 배추나 무 등에다 고추, 생강, 피망, 마늘을 첨가한 후 소금과 식초, 설탕 등을 섞어서 절인 ‘파오차이’라는 채소 절임 음식이 있으며,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에는 ‘아차르’라는 채소 절임 음식이 있다.

서양에도 채소 절임 음식을 흔히 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오이피클이다. 특히 독일에는 양배추를 소금에 절여 만든 ‘사우어크라우트’라는 채소 절임 음식이 있다. 사우어크라우트는 발효될 경우 신맛이 아주 강해 서양 김치라고 할 수 있는 식품이다.

하지만 김치는 재료나 제조법 등에 있어서 그 같은 채소 절임 음식들과는 매우 다른 특징을 지닌다.

김치를 모방해 일본인들이 자기네들의 입맛에 맞게끔 바꾼 기무치의 경우 김치처럼 자연 발효를 시키지 않고 사과산과 구연산 등 여러 가지 인공 첨가물을 넣어 부드러운 신맛을 낸다. 이는 젖산 발효가 일어난 뒤 자연스레 생기는 신맛을 일본인들이 싫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무치는 김치보다 유산균 수가 훨씬 적을 수밖에 없다. 일본 후지 TV에서 실시한 유산균 수 비교 결과에 의하면 김치에는 1g당 8억 마리가 넘는 유산균이 들어 있었지만, 기무치에는 1g당 480만 마리밖에 들어 있지 않아 김치에는 기무치보다 167배나 많은 유산균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쓰촨성에서 유래한 파오차이의 경우 재료들을 소금, 식초, 설탕, 바이주(白酒)로 섞어 만든 물에 담가 고온 발효시킨다. 때문에 저온 발효로 숙성시키는 김치와 달리 2~3일이면 바로 먹을 수 있다.

이에 비해 김치는 배추를 소금에 반나절 정도 숨을 죽인 다음 본격적인 조리에 들어간다. 이때 소금은 양념의 맛이 채소 조직 내에 잘 침투되고 김치가 발효할 때 좋지 않은 균의 생성을 막는 작용을 한다. 그 후 각종 양념과 재료를 섞어 버무리는데 여기서 우리 조상들은 미생물들을 위한 배려도 빠뜨리지 않았다. 젓갈과 쌀가루 등을 넣어 김치를 발효시키는 미생물의 먹이가 되게끔 한 것. 이 같은 지혜는 타 국가의 저장 식품과는 전혀 다른 김치만의 특징이다.

김치가 지닌 또 하나의 장점은 단백질이나 지방 등 열량을 내는 영양소는 적은 대신 칼슘과 인이 비교적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서양 식단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칼슘과 인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런데 쌀밥과 김치만 함께 먹어도 그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김치 속에 숨어 있는 나눔과 배려의 문화
오는 12월 2일부터 7일까지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열리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우리나라의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될 예정이다. 김장문화처럼 사전 심사에서 등록이 권고된 문화유산이 본 심사에서 탈락한 사례가 지금까지 없었으므로 별 이상이 없는 한 등재는 확정적이다.

채소 절임 음식은 다른 문화권에도 많지만 김장처럼 겨울이 다가오기 직전에 전 국민 약속이라도 한 듯 집중적으로 음식을 만들어 저장해두는 풍속은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김장문화에는 단지 음식의 장만뿐만 아니라 공동체 아이덴티티의 나눔이라는 상징적 정서가 숨어 있다.

도시화와 핵가족화로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김장문화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김장문화는 새로운 이웃 간의 정을 쌓는 소중한 기회로 작용하면서, 김치냉장고라는 새로운 가전 기술을 낳는 위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더구나 김장철만 되면 수많은 기업 및 단체 등에서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를 개최하며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정을 나누는 광경을 흔히 목격할 수 있게 된다. 작은 미생물들을 배려해 젓갈과 쌀가루 등을 먹이로 넣어 발효를 촉진시키는 조상들의 지혜가 나눔과 배려라는 김장문화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다음 달 초 확정되는 김장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가 전 세계적으로 김치의 과학적인 우수성을 다시 한 번 인식시킬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3.11.27 ⓒ ScienceTimes

가상화폐 ‘비트코인’으로 아파트 구매

가상화폐 ‘비트코인’으로 아파트 구매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59)

 
 
세계 산업계 동향   지난 18일 미국 상원 국토안보정부위원회에서 청문회를 개최했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Bitcoin)에 대한 청문회였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카퍼(Carper) 위원장은 “가상화폐, 특히 비트코인이 일부 사람들에게 우려와 혼란을 낳고 있어, 정보를 수집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미 법무부 형사국의 미틸리 라만(Mythili Raman) 차관보는 “가상화폐 시스템이 합법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보다 효율적인 글로벌 상거래를 촉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 통화정책을 관장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벤 버냉키(Ben Bernanke) 의장은 서한을 통해 의견을 제시했다. 골자는 가상화폐가 “장기적으로 유망할지 모른다”는 것. “보다 빠르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지불시스템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자간 파일(P2P) 방식으로 화폐가치 교환
버냉키의 이 발언이 세계를 움직였다. 18일(월) 오전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았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인 도쿄 마운트곡스(Mt. Gox)에서는 한때 비트코인 가격이 700달러를 넘어섰다. 올 1월 13달러였던 비트코인 거래 가격의 54배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 세계적으로 가상화폐 '비트코인' 사용이 늘고 있는 가운데 옵션거래 사이트인 '애니옵션'에서 '비트코인' 거래를 권장하는 광고를 싣고 있다.  ⓒhttp://www.anyoption.com/

비트코인이 등장한 것은 4년 전이다. 2009년 1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필명을 가진 일본인 프로그래머가 이 가상의 디지털 화폐 시스템을 개발했다.

비트코인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화폐처럼 특정 발행주체가 없다는 점이다. 시스템이 제시하는 암호화된 수학문제를 풀면 비트코인 파일을 ‘채굴’할 수 있다. 사용자들이 이 파일을 다자간 파일(P2P) 방식으로 공유하면서 거래를 확산시켜나갈 수 있다.

온라인상의 전용 거래소에서 현금으로 구매할 수도 있다. 비트코인용 전용 계좌인 ‘전자지갑’을 만든 다음 비트코인을 거래할 수 있는데 지갑을 발급할 때도 신분증명이 필요치 않다. 발급 개수 역시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이 가능한 것은 다자간 파일(P2P) 기술 때문이다. ‘P2P’란 ‘Peer to Peer’를 줄인 말인데 여기서 사용하고 있는 ‘peer’는 '응시하다', 또는 '동료'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인터넷 등을 통해 각종 콘텐츠를 중간 매개기능 없이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말한다.

인터넷에 연결된 개인들이 각자 보유하고 있는 문서나 음악파일, 동영상 파일 등을 공유하면서 원하는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파일공유 시스템으로 이미 유명해진 상태다. 최근에는 데이터베이스(DB), 중앙처리장치(CPU) 등을 공유하는 사례들도 빈번하다.

비트코인 역시 이 P2P를 적용해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과거 화폐 시스템은 중앙은행에서 화폐를 발행하고 이용자들이 그 화폐를 사용해야 하는 수직적인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화폐 시스템을 서로 공유하는 수평적인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비트코인이 이미 온라인 결제 수단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고 분석하고 있다. 금융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보급에 큰 불을 당긴 것은 버냉키가 아니라 중국 정부였다.

중국 ‘BTC차이나’ 세계 최대 거래소 등극
지난여름 중국 국영 CCTV는 비트코인을 매우 호의적으로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비트코인 거래가 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 중국 비트코인 거래소 ‘BTC차이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비트코인 거래소로 등극했다.

KOTRA에 따르면 최근 중국 내에서 비트코인을 정식 결제수단으로 삼는 온라인 상점이 급속히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중국 거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공기청정기 등 환경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IwannaBuy’에서는 중국 은행 계좌가 없는 외국인들을 위해 중국 최초로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한 것.

의류 쇼핑몰 ‘Bitfash’도 비트코인 결제로 중국 내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최대 인터넷 종합 쇼핑몰 ‘타오바오(淘宝)’에서는 휴대폰과 휴대폰 액세서리, 화장품, 주류 등 몇몇 제품들을 대상으로 이미 ‘비트코인 결제(比特币支付)’를 시작한 상태다.

지난 10월 14일 중국 내 1위 검색엔진인 바이두(百度)가 새로운 인터넷 보안 및 방화벽 서비스인 ‘자이술(Jaisule, 加速乐)’을 선보이며 비트코인 결제를 공식 도입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성다톈디(盛大天地)도 건설 중에 있는 상하이 푸동신구(浦东新区)의 아파트를 비트코인으로 매입할 수 있도록 했다.

비트코인 사용이 늘고는 있지만 기존 화폐를 대체할 수 있으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우려는 이 가상화폐 시스템을 통해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돈세탁이나 마약・총기밀매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악용하고 있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LG경제연구소의 이창선 연구위원은 “비트코인은 익명성이 있기 때문에 자금추적을 피할 수 있고 거래비용이 절감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불법거래에 악용될 수 있는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ICT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 가능성도 적지 않다. 과거 온라인 전자상거래가 단점을 보완한 후 오프라인 시장을 점령하고 있듯이 비트코인 역시 단점을 보완한 후 세계 금융시장의 새로운 화폐로 부상할 수 있을지 세계가 궁금해 하고 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11.27 ⓒ ScienceTimes

2013년 11월 26일 화요일

호랑이는 왜 사육사를 공격했을까

호랑이는 왜 사육사를 공격했을까

맹수에게 동물원은 그 자체가 스트레스

 
 
지난 24일 서울대공원의 호랑이가 사육사를 물어 중태에 빠뜨린 사고의 여파로 새삼 동물원 맹수들의 관리 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요일 오전 10시 10분경에 발생한 이날 사고는 3년생 시베리아 수컷 호랑이가 실내 방사장 문을 열고 나와 관리자 통로에서 사료를 정리하던 사육사의 목을 물면서 발생했다.

사고 발생 10분 후 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매점 관리인이 쓰러진 사육사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으며, 사육사에게 달려든 호랑이가 스스로 우리 안으로 들어가면서 추가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 수원 아주대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진 사육사는 아직 의식불명 상태이며, 생사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 사육사를 물어 중태에 빠뜨린 서울대공원의 시베리아 호랑이가 우리 안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동물원에서 호랑이에게 피해를 당한 첫 사고는 1933년 3월 31일에 발생했다. 당시 이 사건을 보도한 신문에 의하면 평안남도 신안주에서 놀러온 여섯 살짜리 아이가 호랑이 우리에 너무 가까이 다가갔다가 할퀴어 중상을 입었으며, 그를 말리려던 어머니까지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아이를 공격한 호랑이는 5년생 암컷이었는데, 다행히 아이와 엄마는 응급 수술을 받은 후 3주 정도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1976년 11월 10일에는 관람객의 오른 팔목이 호랑이에 의해 절단된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가족과 함께 창경원 동물원에 놀러온 36세의 목수가 술에 취한 나머지 높이 1미터의 안전철책을 넘은 다음 호랑이 우리의 철책 사이로 손을 넣어 과자를 던져주었던 것. 당시 호랑이는 철책으로부터 3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지만, 재빨리 달려들어 목수의 오른팔을 물어버렸다.

호랑이는 목수의 팔을 문 채 놓지 않았는데, 주위에 있던 관람객들이 몰려들어 나무막대기 등으로 호랑이를 쫓으려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그때 근처에 있던 매점 종업원이 석유를 적신 빗자루에 불을 붙여서 호랑이를 쫓아내 겨우 소동이 끝났으나, 이미 목수의 팔은 절단된 채 호랑이 우리 안에 떨어진 뒤였다.

작고한 전 서울대공원 동물진료부장 김정만 씨에 의하면 마침 그날은 호랑이의 야성을 유지시키기 위해 1주일마다 하루씩 굶기는 날이었다고 한다. 평소 매일 들어오던 먹이가 들어오지 않아 화가 잔뜩 나 있던 호랑이가 철책에 가까이 다가온 관람객을 공격해버린 것이다. 사고 후 목수는 서울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봉합수술에는 실패해 결국 한쪽 팔을 잃고 말았다.

호랑이 떼가 관람객 탄 버스 공격해
동물원의 호랑이가 사람을 공격하는 사고는 외국에서도 흔하게 발생하는 편이다. 지난 9월 19일 독일 뮌스터 시에 위치한 동물원에서는 먹이를 주던 사육사가 호랑이에게 목을 물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 역시 호랑이 우리 안의 잠금장치를 잠그는 것을 잊고 바깥에 있던 먹이통에 먹이를 채워놓던 중 호랑이가 갑자기 달려들면서 일어난 비극이었다. 이 사고의 경우 관람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벌어진 것이라 더욱 충격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지난해 2월에는 중국 산둥성 지난시에 있는 야생동물원에서 관람객 26명이 탄 버스가 호랑이 떼의 공격을 받은 사고가 일어났다. 이때 발정기를 맞은 호랑이들은 버스 타이어를 물어뜯고 버스 앞부분을 공격해 유리를 깨는 등 난폭한 행동으로 관람객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멧돼지나 산양 같은 대형 초식동물도 쉽게 사냥하는 호랑이는 몸 구조상 그 큰 머리와 앞다리의 무게만으로도 쉽게 사람을 제압할 수 있다. 또 황소를 물고 울타리를 훌쩍 넘어 도망갈 수 있을 만큼 엄청난 괴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사람이 호랑이와 맞설 경우 절대 이길 수 없다. 하지만 야생에서 사는 호랑이의 경우 자신의 영역에 들어왔더라도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면 못 본 척 슬쩍 피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 동물원에 갇힌 호랑이들은 왜 그처럼 인간을 포악하게 공격하는 것일까. 시베리아 호랑이의 하루 행동반경은 약 20㎞로 한 마리가 최소 400㎢의 서식 면적을 갖는다. 또 호랑이는 먹이를 공격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몸을 숨기는 습성이 있다.

하지만 동물원의 경우 아무리 자연 상태로 꾸민다고 해도 야생 서식지에 턱도 없을 만큼 좁은 곳에서 갇혀 지내야 하며, 은신처마저 없어서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 게다가 관람객에게 수시로 노출되며 받는 스트레스와 놀잇감도 없이 멍하니 시간을 보내야 하는 동물원은 호랑이에게 그 자체가 고역이다.

서울대공원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도 호랑이숲 조성 때문에 호랑이를 좁은 여우사로 옮긴 상황에서 일어났다는 점 때문에 호랑이가 평소보다 비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난폭해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스트레스 때문에 번식도 잘 하지 못해
호랑이들이 동물원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번식 활동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원래 야생 상태의 호랑이들은 새끼를 잘 낳는 편이다. 그러나 좁은 사육공간에서는 호르몬 분비가 바뀌어 성욕이 감퇴하면서 호랑이들이 좀처럼 교미를 하지 않는 편이다. 때문에 2세를 낳지 않는 호랑이 부부를 위해 다른 호랑이의 짝짓기 장면이 담긴 비디오를 틀어주거나 비아그라 먹이기 등의 처방을 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발정이 일어나도 직접 성교를 해야만 난자가 배출되는 고양이과 동물들의 특성상 호랑이는 인공수정으로 수태를 시키는 것도 힘들다. 또한 교미에 성공하더라도 호랑이는 어미가 새끼를 낳아 기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수정란의 착상이 가능하며, 출산도 동굴 같은 격리된 공간에서 해야 한다.

따라서 동물원에 갇힌 호랑이 어미들은 새끼를 낳아도 물어죽이거나 돌보지 않는 등의 이상 행동을 하기 쉽다. 이로 인해 대부분 동물원에서는 새끼 호랑이들이 사육사에 의해 인공포육으로 길러진다. 인공포육을 하면 동물원을 홍보하는 데 좋은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그처럼 새끼 때부터 사람 손에 익숙해져야 나중에 커서도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호랑이처럼 넓은 서식지를 필요로 하는 육식동물이 동물원에 갇혀 생활하면 정형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정형행동이란 우리 안에서 동물들이 아무 목적 없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하는 단순행동으로서, 일종의 자폐증 증세다.

예를 들면 우리 안을 똑같은 코스로 반복해서 왔다 갔다 하거나 자신의 구토물을 먹고 다시 토하는 등의 행동이 그것이다. 이에 따라 요즘 동물원에서는 먹이를 숨겨두거나 사육실 환경을 복잡하게 만들어 동물들이 조금 더 자연에서와 가까운 행동을 하게끔 하는 ‘행동 풍부화 프로그램’ 등을 통해 동물들이 갇힌 공간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3.11.26 ⓒ ScienceTimes

햇볕이 보인다…영국의 창업지원정책

햇볕이 보인다…영국의 창업지원정책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58)

 
 
세계 산업계 동향   영국은 지금 스타트업으로 성공하고 있는 국가다. 전국적으로 새로운 유형의 비즈니스가 끊임없이 창조되고 있는 가운데 성공한 스타트업들이 다수 등장하면서 중소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5일 텔리그라프 지는 영국의 다국적 금융회사인 바클레이스(Barclays) 보고서를 인용, 영국 내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9만 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탄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영국 내 전체 기업 수 282만 개와 비교해 3.4%에 해당하는 수치다.

올해 상반기 탄생한 9만 개의 스타트업 중 49%가 2천파운드(한화 약 344만원)가 안 되는 적은 자금을 갖고 시작한 벤처기업들이다. 또 열 개 기업 중 하나는 창업자금 없이 시작한 스타트업들이다.

스타트업이 영국 경제의 활력소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이들 스타트업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중소기업 전체 매출도 크게 올라가고 있다. 연간 250만~1천만파운드(한화 약 43억~172억원)의 세금을 내고 있는 중소기업 중 20.5%의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
▲ 올해 상반기에만 9만 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탄생하는등 영국의 창업지원 정책이 일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런던의 창업단지인 테크시티(Tech City) 홈페이지.  ⓒhttp://techcity.io/

지난 3년간을 기준했을 때 평균 33%의 매출 신장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을 기준했을 때는 17.4%가 늘어났다. OECD에 따르면 이 같은 수치는 다섯 개 기업 중 한 기업이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많은 창업을 하고 있는 지역은 영국 수도인 런던이다. 지난 2012년부터 올해까지 런던에서만 1만2천개의 새로운 기업이 탄생했다. 이는 전체 창업의 3.5%에 달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적 면에서는 지방이 더 앞서고 있다.

많은 이익을 내고 있는 기업들은 요크셔, 험버사이드, 미들랜드 주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 4개 중 한 기업이 지난 3년간 20% 이상의 높은 매출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었다.

바클레이스의 창업 투자 담당인 리처드 펠프스는 “최근의 창업 상황이 영국 경제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 탄생하고 있는 스타트업들, 특히 창업을 시도한 개인이 경제적으로 큰 활력을 불어넣는 걸작(tour de force)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최근 창업 상황을 더 정확히 분석・보완하기 위해 561개 스타트업 창업자들과 인터뷰를 시도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창업 붐이 올 하반기를 넘어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강력한 창업지원정책… 성과 이어져
영국은 3차 산업의 비중이 GDP의 75.5%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다. 그동안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창조산업과 IT 등 무형의 지식기반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웠다.

그 결과 중소기업들이 매우 강하다. 2010년 말 기준 영국에서 중소기업으로 분류되는 고용인원 249명 이하의 기업들은 483만4천45개로 영국 전체 기업 수의 99.9%에 달한다. 특히 종업원 49명 이하의 소기업이 전체의 99.3%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정부는 강력한 창업 지원정책을 시도해왔다. 지난 4월 25일 영국 재무장관 조지 오스본은 ‘미래 50(Future Fifty)’이라는 새로운 스타트업 육성제도를 발표했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있는 50개 핵심 스타트업을 매년 선정해 투자 유치, 사업 확장, 인수합병(M&A), 상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화 전략을 지원해주는 제도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들은 중앙 정부부처, 유관 공공기관, 그리고 민간기구로부터 창업을 위한 무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오스본 장관은 또 50대 선정기업이 아닌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상장을 장려하는 특별제도를 도입했다. 성장초기단계 기업들을 위해 설립한 AIM 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주식 거래 시 세금(stamp duty)을 철폐했고, AIM 주식을 개인 개인저축계좌(ISA)로 운영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했다.

스타트업에 대한 다양한 감세혜택도 도입했다. 스타트업 기업의 창업자가 자사 주식을 매각할 때 세금은 10%를 넘지 못하도록 고정 상한세율을 책정했다. 또 엔젤투자가는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시 금액에 상관없이 최대 50%까지 감세혜택을 받게 했으며, 금융거래세 폐지를 통해 자금운용에 있어 철저한 자유를 허용했다.

신기술의 사업화를 위한 지원 폭을 대폭 강화했다. 예를 들어 50명 미만 고용기업이 6~18개월 이내의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 7만5천파운드(한화 약 1억3천만원) 이내 총비용에 대해 60~65%의 보조금으로 지급하는 식이다.

법인세율은 주요 EU 회원국 중 가장 낮은 경상이익 기준 30%로 책정했다. 또 지자체에서 선정한 개발촉진지구에 투자하는 경우 공장 건설을 위한 자본비용 및 연구개발비의 100%에 대해 세금을 면제했다.

영국은 세계 최고의 교육수준과 연구개발 인프라를 갖추고 그동안 세계적인 기업가들을 배출해왔다. 이번 바클레이스 보고서는 영국이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스타트업 지원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11.26 ⓒ ScienceTimes

2013년 11월 25일 월요일

온실가스 새로운 주범을 발견하다

온실가스 새로운 주범을 발견하다

[인터뷰] 이성근 충북대 미생물학과 교수

 
 
온실가스에는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과 더불어 아산화질소(N2O) 가스 등이 있다. 그중 아산화질소는 대기중에서 100년 이상을 머무르며 이산화탄소에 비해 약 300 배의 온실효과지수를 갖고 있어 대표적인 오존층 파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이 아산화질소의 발생 원인을 밝혀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충북대 미생물학과 이성근 교수팀이 국내 연구진이 미지의 미생물인 토양 고세균이 그 원인임을 밝혀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고세균 배양의 한계를 극복하다
▲ 토양 질산화 고세균에 의한 암모니아 산화 및 N2O 가스 생성 모식도  ⓒ한국연구재단
 

미생물의 일종인 고세균은 극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물질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최근 지구 전체의 토양환경 일반에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과학자들의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고세균이 중요한 질산화 미생물이라는 것이 밝혀짐에 따라 지금까지의 생태계 질소순환연구는 그 방향을 전면 수정돼야 했다.

나아가 질산화 고세균이 질산화 과정에서 N2O가스를 만드는 원인임을 확인한다면 N2O가스 방출의 주 원인미생물이 바뀌게 되는 파급효과가 있는 것이어서 앞으로의 연구 분야를 획기적으로 전환시킬 계기가 되는 셈이다.

이성근 박사팀은 토양 고세균이 암모니아 산화 과정에서 상당량의 N2O가스를 만든다는 사실을 규명, 질소순환과 기후변화의 관계 규명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는 데 일조했다.

“극한 환경에 존재하는 고세균은 미지의 미생물로 분류됐습니다. 그동안은 배양이 어려워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몰랐었죠. 전 세계적으로 배양된 미생물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니 얼마나 어려운 작업인지 가늠하실 수 있겠죠. 때문에 실험을 하면서도 고세균을 배양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어요.

아산화질소를 생성하는 세균 중 질산화세균은 잘 알려져 왔지만 질산화세균보다 고세균이 많게는 100 배 이상 토양에 존재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연구된 주요 아산화질소 생성 타깃 미생물이 세균에서 고세균으로 바뀌는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우리팀의 연구가 고세균이 아산화질소 발생한다는 내용의 첫 논문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고세균 배양은 이성근 교수의 설명대로 학계에서도 매우 어려운 과제 중 하나로 불리곤 한다. 고세균이 자랄 수 있는, 완전히 밀폐된 환경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을 뿐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 어떤 미생물이 자랄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성근 교수는 “토양으로부터 고세균 배양체를 얻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며 “특히 전 세계 많은 연구실에서 구하지 못한 다양한 고세균을 얻는 것은 무엇보다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뿐만이 아니다.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 아산화질소의 동위원소 분석 장비를 이용하기 위한 공동연구 네트워크를 마련하는 것 역시 연구과정 가운데 만만치 않았던 작업이었다고 이성근 교수는 말했다.

연구 과정 가운데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고 꾸준히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아산화질소 가스의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발생원에 따른 미세한 동위원소 조성차이를 포착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고세균에 의해 대기로 방출되는 아산화질소 가스를 추적할 수 있던 것이다. 연구팀은 고세균이 아산화질소를 만드는 두 가지 경로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그 비율 역시 고세균의 종류와 성장조건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국내 고세균 연구 수준을 끌어올리다
▲ 연구팀원들이 충북대학교 부속 농업시험장에서 질산화 고세균의 다양성 및 정량 분석, 암모니아 산화활성을 측정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대기에서의 N2O 농도 증가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토양 질산화 세균을 유일한 원인 미생물로 지목해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미래 기후변화와 오존층 파괴에 영향을 미치는 질소순환 미생물 연구를 위한 토양 고세균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어요.”

이와 함께 N2O가스 발생과 관련한 지구 환경 문제, 그리고 토양질소비료의 효율을 증진시키거나 지하수의 질산·아질산 오염을 방지하는 등의 지역적 환경이슈에 대처하기 위한 환경 친화적 토양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에서 기후 변화 가스와 관련된 연구들이 많지만 공학이 아닌 과학적인 원리규명에 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미비한 상태입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선진국형 연구로 발돋움 할 필요가 있어요.

지역과 국내 이슈, 더불어 지구 전체 수준의 원리를 규명하는 것이 선진국형 연구라고 할 수 있죠. 이번 연구결과 발표를 통해 신진 연구 인력의 지구물질순환 미생물에 대한 흥미 유발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성근 교수는 해당 연구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후속연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했다. 온실가스 감축과 오존층 파괴 효과를 감소하기 위해 토양의 관리가 필요하며 이때 중점적으로 다루어야 할 미생물이 고세균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앞으로 고세균의 질소순환 특성을 이해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질산화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아산화질소의 생성 경로를 밝히는 심도 있는 연구를 수행하고자 합니다. 실제 토양에서 세균과 고세균의 아산화질소 생성에 대한 상대적인 기여도를 규명하고 싶어요. 기능이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일반환경 고세균의 배양을 확보하고 이들이 가진 미지의 물질순환 기능을 밝혀나갈 것입니다.”

황정은 객원기자 | hjuun@naver.com

저작권자 2013.11.25 ⓒ ScienceTimes

전통 오프라인 시장에 ‘쇼루밍 쇼크’

전통 오프라인 시장에 ‘쇼루밍 쇼크’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57)

 
 
세계 산업계 동향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둘러보고, 실제 구매는 오프라인이 아닌 다른 곳에서 구매하는 것을 쇼루밍(showrooming)이라고 한다. 오프라인 쇼핑을 위한 상품 전시장 쇼룸(showroom)에 ‘ing’를 첨가한 신조어다.

미국의 경우 이 쇼루밍이 전국 소매업계를 휩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주 갤럽(GALLUP)이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쇼핑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6%가 쇼루밍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3%는 쇼루밍 없이 온라인 쇼핑을 할 의사가 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소비자 10명 중 1명꼴로 온라인 쇼핑을 하려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갤럽, 소비자 절반 이상이 쇼루밍 경험
쇼루밍을 해본 소비자 수는 훨씬 더 늘어난다. 쇼루밍을 해본 경험이 있냐고 물어본 질문에 40%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실제 상점을 방문해 상품정보를 획득한 후 실제로는 온라인을 통해 상품을 구입했다는 것이다.
▲ 쇼루밍(showrooming) 풍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주방용품 체인점 소노마(Williams Sonoma)에서 온・오프라인 쇼핑이 모두 가능한 ‘옴니 채널(Omni Channel)’을 선보였다. 사진은 실감나게 테이블 세팅을 재현하고 있는 소노마 사이트.  ⓒhttp://www.williams-sonoma.com/

흥미로운 사실은 고소득층이 쇼루밍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설문조사 결과 연 소득 9만 달러(한화 약 9천500만원) 이상인 소비자의 53%가 쇼루밍을 해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연 소득 9만 달러 이하인 소비자의 경우는 40%로 나타났다.

미국 내에서 쇼루밍 족이 급속히 늘어남에 따라 지금 미국 소매업계가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심각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전자제품 유통업계에서 매출 2위였던 서킷 시티(Circuit City)는 지난 2009년 이미 파산했다.

매출 1위였던 베스트 바이(Best Buy)는 많은 매장 문을 닫는 등 자구책을 강구했으나, 지난 한 해 동안 12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온라인 거래시장 규모는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인터넷 시장조사기관인 이마케터Emarketer)는 2013년 미국 전자상거래시장에서 발생하는 판매액이 총 2천5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2012년 2천255억 달러보다 14.8% 늘어난 것이다.

과거 소비자들은 상품 평가에 대한 어려움, 쇼핑몰 운영자에 대한 불신 등의 이유로 온라인 구매를 꺼려왔다. 그러나 최근 이런 불신 요소들이 해소되면서 온라인 쇼핑 사례가 급속히 늘고 있으며, 그 세태를 반영하는 것이 쇼루밍이다.

오프라인 매장 온라인으로 변신 중
이마케터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주 소비층이 10대 초반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4분의 3이 전자상거래를 하고 있는데, 향후 이들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미국 소매시장이 온라인 주도로 재편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오프라인 매장이 자구책을 시도하고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소비자들의 온라인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는데 대표적인 유형으로 앤모타르 (Click & Mortar), 클릭앤콜렉트(Click & Collect)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클릭앤모타르란 인터넷을 상징하는 용어인 클릭(Click)과 오프라인 상점을 의미하는 브릭앤모타르(Brick and Mortar)를 합성한 용어이다. 오프라인에 기반을 두고 있는 기업이 온라인 기업으로 ‘변신’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모델이다.

이 모델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1996년이다. 미국 최대의 온라인 증권회사인 찰스 슈왑(Charles Schwab)에서 처음 선보였지만 지금은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 아마존(Amazon)이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경매업체 소더비즈와 아마존이 공동 운영하고 있는 소더비즈·아마존닷컴(Sothebys.amazon.com), 야후와 K마트가 공동 구축한 블루라이트닷컴(Bluelight.com) 등에서도 이 방식을 도입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업체들이 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클릭앤콜랙트 모델은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한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Wall Mart)가 대표적인 사례다.

월마트에서는 현재 온라인 주문 후 매장에서 상품을 수령하는 ‘사이트 투 스토아(Site to Store)’, 그리고 주문 당일 매장에서 수령이 가능한 ‘픽업 투데이(Pick up Today)’ 두 가지 판매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메이시 백화점도 온・오프라인 혼합 마케팅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 230여개 주방용품 매장을 갖고 있는 윌리엄 소노마(Williams Sonoma)에서는 온・오프라인 쇼핑이 모두 가능한 ‘옴니 채널(Omni Channel)’을 선보였다.

이 채널에서는 오프라인 매장, 온라인 사이트, 카탈로그 판매 등 여러 유형의 판매채널들을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부여하고 있다.

카탈로그를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의욕을 자극하면서, 매장 사이트에서는 쿠킹클래스, 테이블 세팅 등 각종 체험 이벤트를 진행하고, 온라인 사이트는 구매 창구역할을 담당하는 등의 말 그대로 옴니(Omni) 마케팅 방식이다.

전통적으로 백화점들은 오프라인 방식의 대면판매를 중시해왔다. 그러나 지금 그 모습을 바꾸어 가고 있다. 미국 백화점업계를 대표하는 메이시스(Macy’s) 백화점의 경우 올해 1월 ‘가장 앞서가는 옴니 채널 유통업체’란 슬로건을 내걸고 마케팅 방식의 전면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유통업체 최초로 ‘칩 옴니채널 오피서(Chief Omnichannel Officer)’란 새로운 직함의 임원을 임명하는 한편 매장에 재고가 없는 품목을 그 자리에서 즉시 온라인 주문할 수 있는 ‘서치앤센드(Search & Send)’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융합 판매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온라인 판매를 위한 물류센터도 대폭 증설 중이다. 그동안 운영해오던 물류센터는 260여 개였는데 온라인 쪽을 강화하기 위해 그 수를 올해 말까지 500개로 늘리고 있다. 향후 실적 발표에서도 온・오프라인을 구분 않겠다는 것이 백화점 방침이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11.25 ⓒ ScienceTimes

2013년 11월 24일 일요일

뛰어난 개인이 모인 조직의 효과는?

뛰어난 개인이 모인 조직의 효과는?

개인 역량의 합보다 성과가 적은 경우가 많아

 
 
 
일반적으로 뛰어난 사람들만 모여 있다면, 그 조직은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나고, 그 개인이 모여 구성한 조직 역시 개인의 힘을 기반으로 더 큰 성공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뛰어난 인재들만 모인 집단에서는 성과가 낮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역량이 뛰어난 이들을 모아놓은 집단이 오히려 개인 역량의 합보다 성과가 적을 때, 그것을 ‘아폴로 신드롬(Apollo Syndrome)’이라고 한다.

이는 1960년대 말 영국의 헨리 경영대학에서 10년 동안 진행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발표된 이론이다. 한 집단에 뛰어난 인재들이 많이 모였지만, 오히려 집단 전체의 성과는 낮게 나타난 현상을 설명하면서 등장한 개념이다. 쉽게 말해,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 일에는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이러한 아폴로 신드롬을 가장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우리의 속담이 있다. 바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이다. 주관하거나 참견하는 사람이 많으면 일을 이루기가 어렵다는 뜻의 속담으로, 우수인재들이 모이면 이러한 현상이 지속적으로 반복된다는 것이다.
▲ 뛰어난 개인이 모인 조직은 오히려 개인 역량의 합보다 성과가 작은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를 두고 '아폴로 신드롬'이라고 한다.  ⓒScience Times

아폴로 신드롬이라는 개념은 경영학자 메러디스 벨빈의 저서 ‘팀 경영의 성공과 실패’(Management teams : why they succeed or fail)에서 처음 등장하였다. 벨빈은 우수 인재 집단일수록 높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가정하에 연구를 진행하였다.

실험 결과 그 집단의 전반적인 성과가 별로 우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뛰어난 사람들만 모인 경우에는 그 조직 내에서 정치 역학적인 위험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똑똑한 사람들은 서로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설득하려고 쓸데없는 논쟁을 벌이게 되고, 일과 관련된 부분이 아니라 외적인 부분에서 무의미한 과제 수행을 하게 된다.

상대방의 의견 중 약점만을 찾기에 급급하고, 또 그 약점을 찾는 데는 탁월한 능력을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언제나 과제 진행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정말로 중요한 일들을 무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더 나아가 문제가 생기게 되면 서로를 비난하기 바쁘다.

메러디스 벨빈은 10년에 걸친 이 실험을 통해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집단을 이루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의사결정 행태는 이러한 현상의 반복이라고 설명하였다.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자 하지만, 정작 자신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이다.

벨빈은 신뢰성 있는 소수의 리더가 중심이 되어 다양한 능력과 성격을 가진 팀원들로 팀을 구성했을 때, 그 효율성이 가장 좋다고 밝히기도 했다. 적절한 사고력을 바탕으로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단호하게 결정을 내리는 리더를 중심으로 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 시너지효과의 일종, 아폴로 신드롬

아폴로 신드롬은 일종의 역 시너지 효과(negative synergy effect)로 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2+2=5’가 되는 것이 아니라, ‘2+2=3’이 되는 것이다. 같은 조직 내에 모인 구성원들이 오히려 분리 되었을때 효율이 높아지고 더 높은 능률을 보일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시너지 효과(synergy effect)는 원래 경영 일반에서 사용되는 개념으로, 하나의 기능이 다중(多重)으로 이용될 때 생성되는 효과를 나타내는 말이다. 1+1이 2 이상의 효과를 낼 경우를 가리키는 말로 ‘상승효과’(相乘效果)라고 번역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이 시너지 효과를 조직의 구성으로 가지고 오면, 개개인이 모여서 더 큰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1만큼씩 일을 할 수 있는 개인이 모여 각자의 능력을 더한 것보다 더 큰 결과물을 낼 때 사용하는 개념이다. 아폴로 신드롬과는 반대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역 시너지 효과가 지식과 신용 등의 무형자산에는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아폴로 신드롬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지식과 신용 등 무형자산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으며, 시야를 넓혀 조직의 구성에서 본다면 어느 정도 해당되는 부분이 있다고 보여진다.

아폴로 신드롬이 화제가 되면서 일반 기업에서도 인재의 능력만큼이나 팀워크를 중요시하게 됐다. 팀원 각자의 재능만큼이나 그들의 능력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최근 회사나 조직 내 구성원의 협조 관계를 원활하게 만들어 효율적인 업무를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팀빌딩을 실시하기도 한다.

인재들을 모아 효과적인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원 간의 다양한 성향과 가치관, 이해관계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호 간의 이해와 소통,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팀빌딩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이슬기 객원기자 | justice0527@daum.net

저작권자 2013.11.22 ⓒ ScienceTimes

콜라보레이션, 문제해결의 힘

콜라보레이션, 문제해결의 힘

참여자들간 서로 알아갈 시간 필요

 
 
 
최근 협력, 협업이라고 할 수 있는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내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에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경쟁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 분야에서도 어려운 난제 해결

콜라보레이션의 힘은 세다. 위키피디아(Wikipedia)는 전문가를 이긴 ‘누구나’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 지를 잘 보여주는 예이다. 전문가와 편집인에게 맡겼던 편집권을 네티즌들에게  위임한 결과 미국 내 온라인 백과사전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97%가 방문하는 지금의 위키피디아를 탄생시켰다.

2012년 8월 기준으로 현재 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가장 많이 방문한 사이트로 기록된 위키피디아는 영어 항목에 대한 설명만도 약 400만개에 달한다. 약 12만 개 항목을 가진 브리태니커 백과사전과 비교해보면 실로 엄청난 분량이라고 할 수 있다.
▲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도 대표적 콜라보레이션의 예이다.  ⓒWikipedia
 

콜라보레이션은 과학의 영역에서도 문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방법이 되고 있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힉스입자를 예견한 힉스가 수상하자 이 입자를 증명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 관심이 모아졌다.

사실 CERN의 검출기를 통해 확보한 입자의 데이터는 초당 300MB가 생성되는데 혼자서는 절대 감당할 수 없는 방대한 양이다. 전 세계의 연구자들이 함께 분석에 나선 이유이다. 그들의 협업이 있었기에 힉스입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노벨물리학상을 CERN에게도 수여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을 정도였다.

연세대 정보대학원 이준기 교수가 쓴 ‘오픈 콜라보레이션’에서도 ‘폴드잇(Foldit)’을 과학 분야의 사례를 언급했다. ‘폴드잇’은 2008년 5월 워싱턴대 데이빗 베이커 교수팀이 제작한 게임이다. 유저들은 이 게임을 통해 단백질 구조에 관한 예측 모형을 만들었는데, 이 모형은 여러 가지 질병과 그 치료법을 연구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폴드잇에 참여한 사람들은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게임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에이즈나 암 또는 알츠하이머 등에 병에 관한 단백질 구조를 연구하기도 했다. ‘폴드잇’은 ‘네이처’에 실리기도 했는데, 당시 ‘네이처’에서는 게임참여자 6만여명이 10일 만에 과학자들이 10년 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풀어냈다고 평가했다.

‘오픈 콜라보레이션’에는 나사(NASA)의 태양 흑점폭발 예측 시스템도 콜라보레이션의 결과물로 소개했다. 2009년부터 2010년 사이에 총 일곱 개의 문제를 나사에서 공개했다. 그 결과 전세계 80개국에서 2천900여명의 문제 해결자가 참여했다. 그중 총 347명이 실제로 문제 해결책을 제시했다.

특히 태양 흑점폭발 예측 시스템은 함께 문제풀기의 능력을 가장 잘 보여준 예이다. 이전까지 엄청난 투자와 연구에도 불구하고 예측 적중률은 동전 던지기 예측 적중률보다 나은 55%정도에 불과했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 문제를 풀자 저렴한 비용에 적중률 85%수준 이상의 태양 흑점폭발 예측시스템 모델이 제시되었다.

성공적인 콜라보레이션, 서로 알아가는 숙성의 시간 필요

이렇게 콜라보레이션은 긍정적 역량을 발휘하고 있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다. 프로젝트에 따라 협업 대상자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과 사람이 일대일로 만나서 해야 하는 콜라보레이션인 경우는 더욱 어렵다. 성공한 예가 밖으로 노출되어 쉬운 것 같아 보여지지만 그렇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오픈 콜라보레이션 같은 경우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는 어려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LG경제연구소의 ‘모방하기 힘든 경쟁력, 콜라보레이션 역량을 높이려면’이라는 보고서에서는 ‘왜 콜라보레이션이 힘든지’에 대한 원인을 3가지로 진단하고 있다.

첫 번째는 ‘내가 얻을 것이 없다’는 인식이 한몫하고 있다. ‘남을 돕는 행위’, 혹은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가 자신에게 긍정적인 영향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라고 할 수 있다. 스탠포드 대학의 프랭크 플린(Frank Flynn) 교수의 조사 결과도 다른 사람을 적극적으로 돕는 사람들이 나쁜 고과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이런 인식이 전혀 근거가 없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 콜라보레이션 당사자간들끼리 서로를 알아가는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ScienceTimes

두 번째는 이타적 동료에 대한 미묘한 거부감이다. 특히 2010년 워싱턴 주립대 크래그 팍스(Craig Parks) 교수는 공동 목표를 위해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구성원이 주변 동료로부터 따돌림을 당한다는 실험 연구를 발표해 다소 충격을 주기도 했다.

세 번째가 가장 중요한데, 콜라보레이션할 때 당사자 간의 인간관계가 간과되는 경향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고서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아무리 업무적 관계라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하는 일이기 때문에 친밀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에서는 인시드(Insead)의 모르텐 한센(Morten Hansen) 교수의 말을 인용해 “프로젝트 수행시 친분 관계가 없는 경우가 있는 경우보다 20~30%의 시간이 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언급을 하기도 했다.

핵심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상당 부분 중, 말이나 문서로 잘 전달이 되지 않는 다소 애매모호한 표현 같은 경우에는 프로젝트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경우에는 쉽게 소통이 된다. 하지만 사전에 친분 관계가 없던 경우에는 단어 하나에도 오해가 생기 쉽기 때문에 이 오해를 푸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콜라보레이션이 잘 이루어지기 위한 방법은 없을까. 이 보고서는 “ ‘사람’의 문제보다는 주로 제도나 시스템의 문제에만 치중하는 경향을 벗어나 콜라보레이션을 ‘왜 하지 않는지’ 혹은 ‘왜 못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며 “콜라보레이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향의 평가와 적절한 보상과 콜라보레이션 당사자간들끼리 서로를 알아가는 숙성 시간이 주어진다면 가능하다”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김연희 객원기자 | iini0318@hanmail.net

저작권자 2013.11.22 ⓒ ScienceTimes

2013년 11월 23일 토요일

인구가 받쳐줘야 문화 복잡성 유지한다

인구가 받쳐줘야 문화 복잡성 유지한다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에세이 54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에세이   인류 문명의 수수께끼를 독특한 관점에서 해석해 퓰리처상까지 받은 미국 LA 캘리포니아대 제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명저 ‘총, 균, 쇠’에는 호주 동부에 있는 태즈메이니아섬 원주민에 대한 흥미로운 사례가 소개돼 있다. 저자는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이 다른 대륙에 비해 문명이 꽃피지 못한 것은 많지 않은 인구가 고립된 채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 넓은 땅에 불과 수십만 명이 띄엄띄엄 떨어져 수렵채집생활을 하면서 살았기 때문에, 오스트리아 대륙으로 흘러들어올 때 그나마 갖고 있던 기술지식도 제대로 전수되지 못하고 오히려 퇴보했다고. 그 결과 이들은 금속과 문자, 복잡한 정치체계를 갖추지 못했다고 한다.

태즈메이니아섬의 원주민들은 더 극단적으로 퇴보한 경우다. 원래는 대륙과 연결돼 있었으나 약 1만 년 전 해수면이 올라가 섬이 되면서 원주민 4000여 명이 완전히 고립된 채 살아왔던 것. 그 결과 17세기 유럽인들이 태즈메이니아섬을 찾았을 때 이들은 낚시바늘이나 그물도 없었고(따라서 물고기를 잡지 못했다) 바느질도 몰랐고 심지어 불도 피우지 못했다. 훗날 고고학적 조사를 한 결과 약 3500년 전까지는 고기잡이를 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책에서 “인구가 4000명이라면 1만 년 정도는 생존할 수 있었지만 물질 문화는 극히 단순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유전자의 진화? 문화의 진화?
사실 현생인류의 등장과 현대적인 인간 행동(복잡한 기술과 문화, 예술과 몸치장 같은 상징적 행동)의 등장은 그 시기가 맞지 않는다. 즉 호모 사피엔스는 17만~20만 년 전에 나타났지만 현대성은 상부 구석기시대인 약 4만 5000년 전에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를 현생인류 가운데 변이가 일어나 인지능력이 높아진 결과라고 해석하기도 하지만 다이아몬드 교수는 유전자가 아니라 인구수에서 답을 찾은 것이다.

지난 2004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조셉 헨리치 교수는 태즈메이니아 사례를 분석해 수학적 모형을 만든 논문을 학술지 ‘아메리칸 앤티쿼티’에 발표했는데, 오늘날 ‘헨리치의 전달 모형(Henrich's transmission model)’으로 알려져 있다. 즉 많은 경우 개별적인 기술의 전달은 부정확하지만 인구수가 어느 선을 넘으면 전체적으로는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때로는 전달 과정의 실수가 오히려 더 나은 결과를 낳아 그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다는 것. 그는 이런 현상을 ‘누적적응진화(cumulative adaptive evolution)’라고 명명했다.

지난 2009년 학술지 ‘사이언스’에는 헨리치의 모형을 이용해 상부 구석기시대에 현대적인 인간 행동이 등장한 현상을 설명한 논문이 실렸다. 즉 이 무렵 인구가 늘어나면서 문화의 누적이 가능해졌다는 것. 사실 아프리카에서 이미 9만여 년 전에 인류 행동의 현대성을 시사하는 고고학적 증거가 간헐적으로 나오고 있는데, 연구자들은 그 뒤 인구수가 줄면서 이런 문화가 사라졌고 수만 년 뒤 다시 인구가 늘면서 재등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헨리치 교수의 가설이나 이를 적용해 현대성의 등장을 설명한 논문은 꽤 그럴듯하지만 둘 다 수학모형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
▲ 피험자들은 화살촉 설계 과제(위)와 그물 설계 과제(아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다. 쉬운 과제인 화살촉 설계는 일정한 간격의 점을 연결해 화살촉 모양을 고안한다. 반면 어려운 과제인 어망 설계는 밧줄 세 종류 매듭 세 종류를 이용해(각각 사용할 수 있는 양이 제한돼 있다) 최적의 구조를 만든다. 오른쪽(b와 d)은 피험자가 고안한 화살촉과 그물의 한 예를 보여주고 있다.  ⓒ'네이처'

타인의 작품 참고해 능력 이상의 결과 내
학술지 ‘네이처’ 11월 21일자에는 집단의 크기가 문화적 복잡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험적 증거를 보고한 논문이 실렸다. 프랑스 몽펠리에대 막심 데렉스 교수팀은 헨리치의 모형을 따라 몇 가지 예측을 했다. 먼저 단순한 과제가 복잡한 과제보다 보존이 잘 될 것이다. 다음으로 복잡한 과제가 보존될 확률은 집단 크기에 비례할 것이다. 그리고 두 과제 모두 집단이 클수록 더 잘 수행될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중과제컴퓨터게임’을 통해 위의 예측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피험자들은 컴퓨터 모니터상에서 활촉을 만들거나 그물을 짜는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피험자들은 수행에 앞서 각각의 작업 과정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본다. 먼저 좀 더 쉬운 과제인 활촉 설계의 경우 피험자들은 일정한 간격으로 점이 찍힌 평면에서 점을 연결해 활촉의 모양을 디자인하는 과정을 15회에 걸쳐 수행한다. 이때 피험자는 네 그룹으로 나뉘는데 각각 2명, 4명, 8명, 16명으로 이뤄져 있다. 같은 그룹내 구성원들은 서로 대화를 하지는 못하지만 각 섹션이 끝날 때마다 서로의 디자인을 참고할 수 있다. 이들의 15번째 작품은 평가 기준에 따라 점수가 매겨지고 집단 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걸 선택해 비교한다.

좀 더 어려운 과제는 그물을 짜는 작업으로 그 과정은 활촉 설계와 마찬가지다. 다만 좀 복잡한데 먼저 그물을 만들 줄은 굵은 줄(빨간색), 중간 줄(파란색), 얇은 줄(녹색) 세 종류가 있고 매듭도 크기에 따라 세 종류가 있다. 또 각각은 사용할 수 있는 양에 제한이 있다. 굵은 줄은 튼튼하기는 하지만 고기가 알아차리기 쉽고 얇은 줄은 고기는 속일 수 있지만 끊어지기 쉽다. 아무튼 이런 여러 사항을 고려해 설계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과제다.

실험 결과 예상대로 쉬운 과제인 활촉 설계는 2명이나 4명 집단이 8명이나 16명 집단보다 점수가 낮기는 했지만 큰 차이는 아니었다. 그러나 어려운 과제인 그물 설계는 큰 차이를 보였다. 2명으로 이뤄진 집단은 평균 685점을, 4명 집단은 1334점을 받은 반면 8명 집단은 2706점, 16명 집단은 2590점으로 훨씬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물의 완성도에서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16명 집단이 8명 집단보다 점수가 약간 더 낮은 건(오차범위 이내) 과제를 하면서 주어진 시간에 비해 참고할 게 너무 많아 오히려 약간 역효과가 난 결과로 보인다. 아무튼 이 결과는 고립된 개인이나 소수 집단은 복잡한 문화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고 만들어낼 수도 없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한 사람의 머릿속으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기술도 다른 사람의 작업 결과를 보면서 보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려 성취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편 피험자들이 두 과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게 하는 실험 조건 역시 집단의 크기가 클수록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즉 복잡한 과제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활촉을 설계하는 과제를 택해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그물짜기에 자신이 있는 사람들은 도전을 해 고난이도의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 즉 능력에 따른 노동의 분업을 통해 두 과제 모두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이다.

현대문명은 이처럼 ‘사람만이 희망’인 조건에서 꽃피웠지만, 오늘날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이제는 ‘개인의 고립’이 문제가 되고 있으니 아이러니란 생각이 든다.

강석기 과학칼럼니스트 | kangsukki@gmail.com

저작권자 2013.11.22 ⓒ ScienceTimes

호킹, 장애를 자산으로 승화시키다

호킹, 장애를 자산으로 승화시키다

최근 회고록 ‘나! 스티븐 호킹의 역사’ 펴내

 
 
“나는 옥스퍼드에서 보낸 3년 동안 공부한 시간을 계산해 본 적이 있다. 아마 1천 시간 정도가 될 것 같다. 하루에 약 1시간 정도 꼴이다.” 아마 대학에서 게으름을 피웠다면 스티븐 호킹 박사의 이런 고백이 위안이 될 것 같다.

이 시대의 살아 있는 전설이자 신화
▲ 호킹 박사가 최근 펴낸 회고록 '나! 스티브 호킹의 역사'.  ⓒ위키피디아
 
호킹 박사는 지난 9월 그의 70여 년 동안의 인생여정을 담은 회고록 ‘나! 스티브 호킹의 역사 My Brief History’를 펴내 건재를 과시했다. 이 책은 그가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담담하고 간결하게 돌이키면서 가끔씩 그의 내면을 들춰 보여준다.

현재 케임브리지 이론우주학연구센터 연구소장인 호킹 박사는 이 회고록 속에서 우주의 기원과 탄생을 살짝 짚고 넘어가고, 그의 난해한 이론들 가운데 그나마 일부 과학자들이 동조하는 블랙홀에 대해 약간의 페이지를 할애했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 될지도 모를 회고록인 만큼 어려운 물리학의 문제는 뒤로 접었다. 주로 그가 살아온 파란만장한 인생을 되돌아보고 음미하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했다. 그의 물리학 저서들과는 전혀 다르다.

그는 무엇보다 루게릭병(근위측성측색경화증)을 앓으면서도 반세기라는 긴 시간 동안 살아남아 상식적인 의학적 판단을 깼다. 의학적 예상으로 본다면 이 병에 걸리면 길어야 2년 이상은 생존이 불가능했다.

1분에 3단어를 쓸 수 있는 능력으로 회고록 집필
특히 이 책은 손 마비와 기관 절개술로 인해 현재 컴퓨터와 음성 합성기를 통해 1분에 최대 3단어를 말하고 쓸 수 있을 뿐인 전신마비의 저자가 다른 사람의 손과 머리를 빌리지 않고 직접 집필했다는 점에서 다른 어떤 회고록보다 달리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나! 스티브 호킹의 역사’에서 호킹 박사는 그의 부모님과 자신의 어린 시절을 간략하게 소개한 뒤 연대순에 따라 대학, 대학원시절을 거쳐 연구와 대표적인 저서 ‘시간의 역사( A Brief History of Time)’을 발간하는 과정에서 얽힌 과정을 이야기한다.

지루하고 어설픈 문장들도 눈에 띤다. 그러나 틀에 박힌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담은 페이지를 인내심을 갖고 읽고 넘기다 보면 나중에는 재미 있는 과학적인 내용들도 음미할 수 있다. 일반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블랙홀과 시간여행의 가능성을 자세히 설명한 부분도 그렇다.

이 책에 대해 서평을 실은 뉴스위크에 따르면 이 회고록은 호킹의 내면의 고백이 담긴 책이 아니다. 호킹은 이미 잘 알려진 자신이 걸어온 개인의 인생여정을 풀어 놓고 있지만 거기에는 별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

“나는 갈릴레오 사망 300년 만에 태어났어”
그리고 호킹 특유의 농담과 유머도 보인다. “나는 1942년 1월 8일, 그러니까 갈릴레오가 사망한지 정확히 300년 뒤에 태어났다”고 썼다. “추정하기에 그날 태어난 아기는 약 20만 명 정도가 될 것이다. 그들 가운데 누가 천문학에 관심을 가졌을지 의심스럽다”

호킹은 의도치 않게 인기 과학자가 되면서 언론이 자신의 사생활에 관심 갖는 것을 아주 싫어했다. 그러한 언론혐오증의 성향은 회고록에까지 연결된다. 때문인지 그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은 특별한 호기심을 자아내기 보다 그저 무미건조하고 밋밋하다. 언론의 관심을 피하고 싶은 탓으로 보인다.

한 예를 들어보자. 호킹은 첫 아내 제인이 1979년 세 번째 자녀를 낳은 뒤 조나선 헬리어 존스라는 남자를 자신들의 아파트에 살도록 했다고 썼다. 호킹이 죽고 난 뒤 함께 살려는 의도가 분명해 보였다.

호킹은 반대하고 싶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예견하듯이 자신이 루게릭 병으로 곧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누군가 자녀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썼다.

그러나 그 후 11년이 지난 1990년이 되어도 자신이 어색하게나마 살아 있게 되자 아내와 존스가 가깝다는 사실에 불행하다는 느낌을 가졌다고 썼다. 호킹은 한 간호사와 함께 다른 집으로 이사했고, 나중에 그녀와 결혼했다가 2007년 이혼했다.

이런 개인적인 이야기는 그 자체로서 아주 로맨틱한 소설이 될만한 부분이다. 여기에다 약간의 창작을 가미하고 살을 붙인다면 대단한 회고록이 될 수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호킹은 이 부분은 한두 페이지로 처리하고 말았다.

대신 그는 1985년 기관절개수술로 말할 능력을 잃은 후 의사소통에 사용한 여러 가지 기술적인 조치를 설명한다. 그런데 바로 그 부분이 읽어 볼만한 흥미로운 대목이다.

첫 아내 제인은 책을 두 권 출간, 늘 불만 토로해
한편 제인은 호킹과의 결혼생활에 대해 책을 두 권이나 썼다. ‘별을 움직이는 음악 Music to Move Stars’과 ‘무한으로의 여행: 스티븐 호킹과 함께한 인생 (Travelling to Infinity: My Life With Stephen Hawking)’이다.
▲ 금세기 최고의 물리학자 호킹 박사는 장애를 자산으로 승화시킨 이 시대의 전설이자 신화다.  ⓒ위키피디아
그녀는 결혼생활 내내 남편의 보호자로 묘사되고 결혼과 출산으로 자신이 학업을 계속할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했다고 언론에 불만을 토로하곤 했다.

호주의 시드니 모닝 헤럴드(SMH)에 따르며 그녀는 3개 국어를 구사했으며 신앙심이 깊고 중세 스페인 시를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 그러나 호킹의 회고록에는 이 부분이 언급돼 있지 않다.

호킹은 이 책에서 자신의 장애를 이야기할 때는 좀 더 자기 성찰적이 된다. 20대에 루게릭 병 진단을 받았지만 그때는 증상이 얼마나 빨리 진행될지 불확실 했다. 어떤 의사는 불과 몇 년밖에 못살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71세인 호킹은 그런 추정보다 거의 반세기나 더 살았다. 하지만 그러한 의학적인 예측을 뛰어 넘는데 무엇이 도움이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처음 진단을 받았을 때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그는 썼다.

백혈병 걸린 소년을 보고 용기 얻어
그러나 자신이 아는 한 소년이 맞은편 병상에서 백혈병으로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 충격이 많이 가라앉았다고 그는 돌이킨다. “나보다 훨씬 불행한 사람이 있었다”고 썼다. “적어도 나는 루게릭 병으로 큰 고통을 느끼지는 않았다. 내 자신이 측은하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그 소년을 기억하곤 한다.”

호킹은 자신의 장애가 하나의 자산이 되었다는 사실도 솔직히 털어 놓는다. 대학원생 초기에 신체조건이 악화되자 실험연구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론물리학 영역으로 파고들어 그 분야에서 유명해졌다.

그는 또 장애 때문에 교수단 회의에 참석하거나 학부생을 가르치는 일을 면제 받고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그는 그 점 역시 자신이 유명해진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장애인 천재에 딱 들어맞는다. 선글라스와 가발로 나의 모습을 가릴 수 없다. 나의 장애는 휠체어 때문에 그대로 드러난다.”

호킹의 연구는 대부분 공간과 시간의 기원에 집중하기 때문에 일부 독자들은 철학이나 종교적 논거를 찾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호킹은 지난 4월 캘리포니아 공대 강연에서 “빅뱅이 일어나는 데는 신의 개입이 필요 없었다”라고 말했다.

진화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 같은 좀 더 목소리 큰 무신론 과학자들과 달리 호킹은 형이상학보다 형이하학인 물리학에 집중한다. 그에겐 종교가 ‘우주는 시간과 공간에 관계없이 항상 변하지 않는다’는 정상상태우주론처럼 완전히 한물간 이론일 뿐이다. 무신론, 유신론이 아니다.

“우리는 조그마한 한 행성에서 살아가는 진화한 원숭이의 자손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는 거대한 우주의 원리를 알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 인간을 특별하게 만든다.” (독일 슈피겔에서 발췌, 1988년 10월17일자)

김형근 객원기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13.11.22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