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5일 금요일

우리은하, 초신성 언제 나타날까

우리은하, 초신성 언제 나타날까

7천500광년 떨어진 에타 카리나가 유력 후보

 
 
사이언스타임즈 라운지   지난 2011년 1월 호주의 한 물리학자가 우리 지구에 2개의 태양이 떠 있는 엄청난 광경을 2012년에 목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엄청난 발언을 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가 예고한 또 하나의 태양이란 바로 오리온자리에 위치한 베텔기우스가 폭발하면서 뿜어내는 빛이었다.

반지름이 태양의 800배 이상에 달하는 초거성 베텔기우스가 폭발할 경우 태양보다 수천만 배가 강한 빛이 발생해 우리 지구에서도 몇 주 동안 밤이 낮처럼 훤해질 것이라고 그는 예측했다. 당시 그의 이 같은 예고는 2012년의 마야 달력 종말론과 연계되어 무수한 음모론을 양산하기도 했다.

베텔기우스처럼 태양보다 훨씬 큰 별이 마지막 죽는 순간에 폭발하면서 엄청나게 밝은 빛을 내는 것을 ‘초신성’이라 한다. 갑자기 새로운 별이 나타났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게 되었는데 동양에서는 객성(客星), 즉 손님별이라 부르기도 했다.
▲ 1604년 나타났던 케플러 초신성의 잔해  ⓒNASA

초신성은 1조 개의 수소폭탄이 한꺼번에 터지는 것과 같은 위력을 지니고 있어서 주위에 있는 모든 천체들까지 없애버린다. 또한 우주선을 비롯한 여러 가지 위험한 복사선을 발생시킨다. 그런 복사선이 지구에 도달하게 되면 지구를 보호해주는 자기층이 완전히 파괴되어 햇볕을 쪼이는 모든 생물체들은 곧바로 바짝 타버리게 된다.

하지만 염려할 필요는 없다. 초신성 폭발이 생명체를 직접 죽일 수 있으려면 10광년 이내에서 일어나야 하며, 복사선 같은 피해도 500광년 이내에 있어야만 약간의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리온자리의 좌상 꼭지점에 위치한 베텔기우스는 지구로부터 약 640광년이나 떨어져 있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려면 적어도 우리의 태양보다 10~20배 정도 더 무거워야 한다. 그런데 태양계 주변에는 그 정도의 크기를 가진 별이 없으며, 가장 가까이 있는 후보가 바로 베텔기우스다. 그런 연유로 베텔기우스는 초신성 폭발과 관련해 과학자들로부터 자주 언급되곤 한다.

초신성 빛으로 밤에도 책을 읽을 정도
전문가들은 베텔기우스가 폭발할 경우 수개월 동안 지구의 밤하늘에서 보름달처럼 빛날 것으로 예상한다. 역사 기록에 의하면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1054년 7월 4일 중국의 천문학자들은 황소자리 부근에서 갑자기 별이 나타난 것을 보고 기록으로 남겼다. 이 초신성은 3개월 동안이나 육안으로 볼 수 있었는데, 낮에도 볼 수 있었고 밤이면 그 빛으로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훗날 과학자들에 의해 그 초신성은 5천 광년 떨어져 있는 게성운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 후 1572년과 1604년에 초신성이 나타났는데, 앞의 것은 티코 브라헤에 의해, 뒤의 것은 요하네스 케플러에 의해 관측되어 각각 티코 초신성과 케플러 초신성이라 불린다. 케플러 초신성의 경우 조선왕조실록에도 약 130회 관측 기록이 있는데, 케플러의 것보다 훨씬 상세하여 케플러 초신성의 유형을 밝혀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보통 은하 하나에서 평균 100년에 한 번 꼴로 초신성이 나타난다. 그런데 태양계가 속한 우리은하에서는 케플러 초신성 이후 410년 동안 초신성이 폭발하지 않았다. 왜 그런 것일까.

지난 2007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일반적인 초신성 폭발 위력의 100배 되는 거대한 초신성 폭발이 관측되었다고 발표했다. NGC 1260 은하에 속한 ‘SN 2006gy’란 별이 바로 그 주인공. 태양의 150배쯤 되는 질량을 가진 이 초신성은 처음 70일간 서서히 밝아지다가 폭발의 절정기에는 태양 500억 개를 합친 것과 같은 빛을 내뿜었으며, 이때의 밝기는 자신이 속한 은하 전체의 10배에 달했다.

이 초신성은 일반적인 초신성 폭발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형태의 것으로, 우주에서 가장 질량이 큰 별에만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SN 2006gy’이 일으킨 초신성 폭발은 지구에서 2억4천만 광년이나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서 NASA의 찬드라 X-선 망원경과 하와이의 켁 천문대 광학망원경으로만 볼 수 있었다.

1987년엔 육안으로도 관측이 가능했던 초신성 폭발이 있었다. 우리은하의 주위를 도는 대마젤란은하의 ‘SN 1987A’에서 일어난 폭발이었다. 하지만 이 초신성은 남반구 쪽 하늘에서만 볼 수 있어서 북반구인 우리나라에서는 관측할 수 없었고, 최고 밝기도 약 3등급 정도였다.

50년 내에 우리은하에서 초신성 폭발 예고
그럼 우리은하에서는 언제 다시 초신성이 나타나게 될까.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별은 용골자리에 위치한 ‘에타 카리나’다. 남반구 하늘에서 관측되는 이 별은 태양 질량의 100배가 넘는 불안정한 별로서, 언제 폭발을 일으킬지 모른다. 지구로부터 7천500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에타 카리나가 폭발할 경우 지구에서 밤에도 신문을 읽을 만한 밝은 빛을 볼 수 있다.

과학자들은 2007년 거대한 폭발을 일으킨 초신성 ‘SN 2006gy’가 폭발 전에 보인 현상과 에타 카리나에서 나타나는 질량 소실이 비슷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에타 카리나도 앞으로 1천년 안에 폭발을 일으킬 것으로 예측한다. 하지만 그것이 1~2년 후가 될지 2천년 이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베텔기우스가 2012년에 폭발할 수 있다고 주장한 호주 퀸스랜드 대학의 카터 박사도 그 시기가 1백만년 후일 수도 있다면서 시기를 단정하지는 않았다.

최근 오하이오 주립대의 천문학자들은 향후 50년 안에 우리은하 내에서 육안으로도 관측이 가능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육안으로 관측이 가능할 확률은 20% 미만이며, 적외선 망원경으로는 100% 관측이 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리는 초신성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초신성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100% 이해하지는 못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은하에서 초신성이 발생해 관측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과거와 달리 현대 과학은 초신성의 폭발을 수시간 전에 예보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해 있다. 가장 최근에 육안 관측이 가능했던 SN 1987A의 경우도 광학 관측이 이루어지기 3시간 전에 중성미자 검출기에서 먼저 확인되었다.

만약 우리은하에서 가장 밝은 별인 에타 카리나가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다면 수십 일간이나 계속될 그 빛의 향연을 즐기기 위한 관광상품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우리가 지금 볼 수 있는 에타 카리나는 7천500년 전의 빛이니, 이 별이 어젯밤이나 아니면 1천 년 전에 이미 초신성 폭발을 일으켰는데도 아직까지 그 소식이 우리에게 전해지지 않았을 뿐일 수도 있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3.11.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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