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5일 화요일

창업 열기, 전 세대로 확산 중

창업 열기, 전 세대로 확산 중

베이비부머 종합정보포털 등도 개설돼

 
 
최근 서울디지털대학교에서 지원자의 학력 분포를 조사한 결과 특별한 현상이 발견됐다. 초창기 시절 5% 내외에 불과하던 대졸 지원자 비율이 점진적으로 증가해 올해에는 50%에 육박한 것. 이처럼 대졸 지원자가 늘어나면서 4년제 대졸 이상 학력자만 지원할 수 있는 학사편입학의 경우 모집인원보다 많은 지원자가 몰려 1차 모집기간에 조기 마감되기도 했다.

이 대학에서 대졸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그 이유가 드러났다. 대졸 학력으로 사이버대학에 다시 입학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36.2%가 ‘퇴직 후 재취업이나 창업 준비’를 1위로 꼽은 것으로 나타난 것. 이에 따라 이 학교는 자격증 코스 등 전문 교과과정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 젊은 직장인을 비롯해 베이비부머까지 최근 창업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사진은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열린 귀농귀촌 2013 창업박람회 현장.  ⓒ연합뉴스
 

이 같은 분위기는 30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세종사이버대학교에서 30대 직장인 423명을 대상으로 ‘공부를 다시 시작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한 결과, 68%가 전업을 향한 인생 2막을 위해 공부하고 싶다고 대답한 것. 특히 ‘하고 싶은 공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는 32%가 ‘창업’이라고 답해 1위를 차지했다.

대졸자 및 젊은 직장인들의 상당수가 창업을 위해 사이버대학으로의 진학을 고려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 같은 창업 열기는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베이비부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월 말 통계청이 발표한 ‘전국사업체조사 잠정결과’에 의하면 지난해 사업체 수가 360만개를 넘어서며 전년 대비 증가율이 13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자 연령대별 분석결과 50대가 38.4%로 가장 높아 회사에서 퇴직한 50대의 창업이 많은 것이 그 원인으로 분석됐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증가율 기준만으로 봤을 때 출판·영상·방송통신·정보서비스업(3천877개)이 12.9%로 가장 높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베이비부머들이 손쉬운 생계형 창업보다 그간 쌓아온 경륜을 바탕으로 한 창업에도 뛰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퇴직한 베이비부머들이 스마트폰 게임이나 초소형 레이저 빔 프로젝트 등의 최신 IT 기술을 활용한 정보통신 분야 창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투자자들도 창업 시장에 관심
향후 10년간 매년 약 15만명의 베이비부머들이 퇴직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보건복지부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베이비부머 종합정보포털(http://www.activebb.kr)을 지난 4일 개설했다. 이 사이트는 기존에 각 정부기관별로 분산 제공되던 베이비부머 관련 정책 및 통계를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 창업 및 취업, 귀농, 자원봉사, 건강, 여가 등 다양한 지원정책 및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 취업, 창업, 사회봉사, 건강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베이비부머 종합정보포털이 개설됐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한때 주식으로 몰렸던 투자자들의 시선도 창업 시장에 쏠리면서 투자처를 찾기 위한 창업 관련 문의가 늘고 있다. 보다 안정적인 투자를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분야가 바로 창업 시장이라는 것.

인큐베이팅 전문기업인 지노비스의 홍태곤 팀장에 의하면 “요즘은 한탕을 노리는 식의 투자를 진행하는 이들은 별로 없다”며 “최근의 주식 시장 손실로 인해 11월에도 창업 시장에 투자하기 위한 이들의 문의가 많을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정부에서도 모처럼 불어닥친 창업 열기를 이어가기 위한 대책들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안전행정부는 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보유한 공공데이터를 반드시 개방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과 동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지난달 3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데이터 범위가 대폭 확대되는데, 국민들은 이를 활용해 앱 개발 등 비즈니스 창출을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현재 1천547개 공공기관에서 3천395종의 데이터를 개방하고 있으나,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9천470종으로 확대된다. 특히 민간 수요가 높은 기상·교통·지리·특허·고용의 5대 분야 공공데이터가 개방되면 신규 일자리 8만여 개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공데이터 이용절차도 수요자 중심으로 획기적으로 개편됐다. 기존에는 이용자가 일일이 기관과 협의해 필요한 공공데이터를 제공받아야 했으나, 앞으로는 공공데이터 포털 및 기관 홈페이지를 통해 바로 이용할 수 있게 된 것. 또한 지금까지는 이용자가 저작권개인정보 제거 등 복잡한 데이터 가공 절차를 직접 거쳐야 했지만, 앞으로는 공공데이터활용지원센터에서 이런 문제를 일괄 처리해준다.

재도전이 가능한 창업 안전망 구축
정부는 공공데이터법 시행에 맞춰 데이터 개방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산업생태계 조성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안전행정부·국토교통부·중소기업청·청년위원회는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창업경진대회를 개최해 수상자가 창업할 수 있도록 후속 지원을 준비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청은 ‘청년전용 창업자금’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 30일에 미래창조과학부가 서비스를 개시한 창업 아이디어 구현 플랫폼인 ‘창조경제타운’도 공공데이터의 개방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0일 개최된 제24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는 ‘중소기업 재도전 종합대책’이 발표됐다. 이 대책은 국정과제인 ‘재도전이 가능한 창업안전망 구축’의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창업자 연대보증 면제, 재창업 성공률 제고 등을 통한 우수 인력의 도전적 창업 촉진 및 건강진단기반 구조개선 지원시스템 구축 등을 통한 기업 실패 최소화 등을 주요 내용을 한다.

최근 고조된 창업 열기가 우수 인력의 도전적 벤처 창업으로 이어지기 위해 실패 기업인의 원활한 창업생태계 환류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어 이 같은 대책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에 실패해본 기업가들이 모여 자신의 실패담을 공유함으로써 실패를 통한 교훈 등을 얻고 재기할 때 활용하는 미국의 ‘페일컨(Failcon: Failure Conference)’ 같은 행사도 최근에 개최됐다. 지난달 30일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진흥공단과 공동으로 ‘2013 재도전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페일컨처럼 실패경험 공유 및 토론을 통해 재도전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공감대 형성 및 정부가 중점 추진중인 ‘재도전이 가능한 창업 안전망 구축’ 노력에 발맞춰 재기 활성화 분위기 확산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창조경제 실현의 관건이 창업에 대한 실패 부담 완화에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실패 기업인의 재기 지원 제도가 주목을 끌고 있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3.11.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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