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3일 일요일

태양 흑점 폭발, 왜 종말론이 들썩일까

태양 흑점 폭발, 왜 종말론이 들썩일까

최근 5일 새 3단계 폭발만 벌써 네 차례

 
 
사이언스타임즈 라운지   태양 흑점의 폭발이 심상치 않다. 미래창조과학부 국립전파연구원은 지난 30일 오전 6시 50분에 3단계 태양 흑점 폭발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발표했다. 태양에서 흑점이 폭발할 경우 미국 위성 및 세계 여러 곳에 배치된 관측장비에서 측정된 태양 X선의 세기, 유입된 태양입자의 양 등의 데이터 값을 기준으로 최대 5단계로 규모를 자동 결정하는데 3단계는 그중 중간 단계이다.

태양 흑점 3단계 폭발은 지난 25일 이후 벌써 4차례이며, 올해 들어 10차례나 발생했다. 이번에 폭발을 일으킨 흑점번호 1875는 태양 뒷면으로 점차 넘어감에 따라 영향이 감소하고 있으나, 현재 태양 전면에는 신규흑점 1886을 포함해 총 8개의 흑점군이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특히 태양 중앙면으로 이동하고 있는 흑점 1884의 활동성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경계단계 수준의 흑점 폭발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 NASA의 태양관측위성이 촬영한 10월 31일 07시 39분의 태양 코로나 이미지.  ⓒ국립전파연구원

최근 들어 태양 흑점 폭발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종말론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이슈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태양에서 흑점이 폭발하면 X선, 고에너지 입자, 코로나물질이 우주 공간으로 방출돼 X선은 8분 만에, 고에너지 입자는 수 시간, 코로나물질은 1~3일 후 지구에 도달해 전리층과 지구 자기장을 교란시킨다.

X선의 경우 단파통신 장애 및 위성-지상 간 통신장애로 GPS 신호 수신 오류를 일으킬 수 있으며, 고에너지 입자는 위성의 태양전지판 훼손, 북극 항로를 운항하는 항공기의 단파통신 장애, 항공기 승객에 대한 피폭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지상의 전력시스템에 큰 손상이 일어나 통신 및 은행 시스템 등이 마비될 수 있으며, 원유 송유관 같은 거대한 도체에 유도전류가 발생해 피해를 일으킬 수도 있다.

특히 고에너지 입장의 경우 인체 유전자를 손상시키고 암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슬로바키아의 코바치 박사가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태양 흑점 폭발이 잦은 해에는 뇌졸중 환자 발생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흑점과 전염병 발생이 연관되어 있다는 설도 있다. 영국의 프레드 호일 박사는 태양 흑점이 활발한 시기와 치사율 높은 유행성 독감이 번창한 시기가 주기적으로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918년의 스페인독감, 1957년경의 아시아 독감이 모두 태양 활동이 활발했던 시기에 일어났다.

유럽과 북미의 전산망 마비돼
1859년 9월의 ‘캐링턴 사건’은 태양 흑점 폭발로 인해 발생한 대표적인 피해 사례로 꼽힌다. 당시 유럽과 북미에서는 약 22만5천㎞에 달하는 전산망이 마비되고 전신국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의 피해가 잇달았다. 또 이탈리아 로마와 미국 하와이 등지에서도 오로라가 관측됐으며, 밝은 오로라로 인해 밤에도 신문을 읽을 수 있을 정도였다. 캐링턴 사건이란 명칭이 붙은 이유는 영국의 천문학자 리처드 캐링턴이 당시의 태양 활동을 처음 관측했기 때문이다.

1989년 3월에는 흑점 폭발로 캐나다 퀘벡 지방에서 변압기가 타버려 9시간 동안 정전이 돼 600만명의 주민들이 불안에 휩싸인 적이 있었다. 또한 많은 수의 인공위성이 오작동을 일으켰으며, 지상의 위성통신 시스템이 작동 불능상태에 빠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흑점 폭발이 꼭 지구의 인간에게 나쁜 일들만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흑점은 태양의 표면이라고 일컫는 광구에 나타나는 검은 반점이다. 크기는 지름 1천500㎞의 작은 것부터 십만여 ㎞까지 다양하며, 수명도 1일에서부터 수개월까지 가는 것도 있다.

밝기는 주위의 40% 정도에 불과하고, 온도는 광구의 6천℃에 비해 약 2천℃ 정도 낮다. 그래서 검게 보이는 것인데, 만일 흑점만 따로 떼어 놓는다면 보름달보다 훨씬 밝다. 즉, 흑점의 활동이 왕성하면 태양 활동이 활발하다는 의미인데, 그렇게 되면 농작물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스라엘 천체물리학자와 농업경제학자가 태양 흑점 주기와 20세기 미국의 밀 가격 사이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둘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태양 흑점 활동이 낮은 주기일 때와 밀의 가격이 가장 비쌀 때가 맞아 떨어졌던 것. 이는 태양 활동이 저조해 작물 생산량이 안 좋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해석하면 태양 흑점 활동이 왕성할 때 작물 생산량이 높아 밀의 가격이 낮아진다는 의미가 된다.

1721년부터 1878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호경기에서 다음 호경기에 이르는 평균 기간도 태양의 흑점 주기와 맞아 떨어졌다. 이 같은 사실은 태양 흑점이 기후 주기와 곡물 주기에 영향을 미쳐 결국 경기순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낳았다. 흑점의 수가 많은 해에 생산된 포도주가 고가에 거래된다는 설도 그 때문이다.

지난 150년 이래 가장 강력한 폭발 예고
우리나라의 경우 고려시대 때 흑점 기록 자료가 아주 많은데, 천체 관측기록인 ‘고려사천문지’에 의하면 이 기록의 수가 11년 주기로 변화한다. 서양에서는 갈릴레이 갈리레오가 자신이 제작한 망원경으로 흑점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규명한 이후 1843년 독일의 슈바베가 11년을 주기로 태양 흑점이 극대기와 극소기로 변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실 올해의 잦은 태양 흑점 폭발은 3년 전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이미 경고한 바 있다. 태양 표면의 폭발 활동은 11년 주기로 활성화됐다가 잠잠해지기를 반복한다. 또 22년마다 태양의 전자기적 에너지가 최고조에 달한다. 그런데 올해는 이 두 주기가 겹치는 시기다. 때문에 NASA에서는 1859년 캐링턴 사건 당시와 같은 급의 태양 폭풍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는 지난 150년 이래 가장 강력한 것으로서 수소폭탄 1억 개에 해당하는 강력한 에너지를 지닌 폭발이다.

하지만 강력한 태양 흑점 폭발이 지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지나간 적도 있다. 지난 2003년 태양 흑점의 거대한 폭발로 인해 초강력 자기폭풍이 지구를 강타했을 때 당초 우려했던 대규모 정전 사태도 없었으며 항공기도 정상적으로 운행하는 등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따라서 태양 흑점 폭발로 인한 피해는 어디까지나 예상일 뿐이며, 지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정확히 가늠할 수 없다. 이번의 태양 흑점 활동 극대기도 이처럼 무사히 넘어가는 대신 농사에는 큰 영향을 미쳐 전 세계 경제에 호경기를 불러일으키는 원동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3.11.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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