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울음의 소리심리학적 비밀
[쿠키 과학] 무더위로 열대야 현상 심해지고 매미 소리까지 우리 귀를 괴롭히면서 잠 못 드는 밤이 계속되고 있다. 시골매미는 보통 밤에는 울지 않는데, 도시 매미는 늦은 밤까지 울어대면서 잠 못 드는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도시 매미는 왜 밤에도 울어대고, 그 소리는 왜 밤잠을 설치게 할 정도로 우리 귀에 거슬리는 걸까.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배명진 교수는 매미 울음 소리를 분석한 결과 매미의 ‘맴, 맴, 매∼’하는 리듬이 우리 귀를 더 민감하게 해 수면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두 세 마리에 의한 매미 소음은 90㏈에 육박하며 이는 노래방에서 사람이 마이크에 대고 목청껏 소리를 지르는 크기와 비슷하다. 이 때 매미가 우는 ‘맴’과 ‘맴’ 사이에 0.5초의 시간 여유가 생기는데 ‘삐익 삐익’하는 사이렌과 유사한 유형의 소리가 발생한다. 배 교수는 “소리가 하나의 음정으로 ‘삐’ 들리지 않고 ‘삐익 삐익’하는 패턴으로 음의 높낮이를 변화시키면 우리 귀는 민감해진다”고 말했다.
또 매미 소리의 음역대가 사람이 잘 듣는 소리의 음역대와 비슷하게 나타나는 것도 매미 소리를 ‘소음’으로 인식하는 이유다. 사람의 귀는 3000∼4000㎐의 소리를 잘 듣게 되어 있는데 매미 소리는 주로 2500∼5500㎐의 음높이로 소리를 낸다. 이 때문에 멀리서 우는 매미 소리는 60㏈에 불과하지만 사람이 실제 느끼는 소리는 80㏈ 이상이 돼 ‘소음’으로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매미가 울어대다가 잠시 쉬며 ‘매~’하고 우는 구간에서는 넓은 음폭을 불규칙하게 변동시켜 자극 적인 소리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티로폼이나 손톱으로 유리창·칠판을 긁어내릴 때 발생하는 자극적인 소리와 비슷하다. 소리 심리학적으로 이런 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배 교수는 낮보다 밤에 매미 소리가 시끄럽게 들리는 이유에 대해 “대낮에는 태양열로 인해 소리가 하늘로 올라가지만 야간에는 지열 때문에 옆으로 퍼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배 교수는 “요즘 매미가 조명 기술의 발달로 야간에도 불을 밝게 밝히는 곳이 많아지며 밤낮을 혼동하면서 밤에도 울어댄다”고 덧붙였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