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0일 금요일

‘나는 저자다’ 책쓰기 열풍

‘나는 저자다’ 책쓰기 열풍

학생-선생님 저자 탄생, ‘책쓰기 축제’ 열려


‘독서의 해’를 맞아 부산시가 다음달 15일까지 펼치고 있는 ‘행복한 책 나눔’ 사업은 지정도서 40권을 읽은 후 책을 지정 장소에 가져가면 책값의 50%를 커피 또는 도서교환권으로 되돌려주는 행사이다. 이를 통해 반납된 도서는 작은 도서관이나 복지관, 아동센터 등에 기증된다.

그런데 40권의 지정도서 중에는 매우 특별한 책 한 권도 포함돼 있다. ‘유비야 공자를 부탁해’라는 책이 바로 그 주인공. ‘서경’ ‘장자’ ‘논어’ ‘맹자’ 등의 동양고전 중에서 겸손, 우정, 인내 등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덕목을 재미있는 이야기에 녹여낸 이 책의 저자(우광훈, 김영숙)는 다름 아닌 초등학교 선생님들이다.
▲ '선생님 저자 되기 프로젝트'에 의해 출간된 '유비야 공자를 부탁해'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은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강혜련)이 학교 현장의 창의·인성교육 소재를 이야기책으로 엮어 교육현장에 보급하기 위한 ‘선생님 저자 되기 프로젝트’이다.

현재 인터넷 서점인 예스24에서 회원리뷰가 19개나 달릴 정도로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 책은 이외수 소설가의 추천을 받기도 했다.

이 책 외에도 창의·인성교육 우수교사가 집필한 15권의 책이 작가 3인의 멘토링 지원을 받아 올 3월 초 출간됐다. 이 책들은 학교현장에서 창의·인성교육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유익한 자료로 철학, 역사, 한자, 과학, 시민교육, 녹색성장 등 다양한 주제와 내용으로 구성돼 출판계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예전에는 책 출간이 유명 교수나 소설가, 시인 등 전문 필자들의 몫으로만 여겨졌지만 높아진 교육수준과 함께 인터넷을 통한 자료 개방 등으로 인해 지금은 일반인들도 저자가 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그 중 좋은 예가 대구시교육청이 벌이고 있는 ‘학생 저자 책쓰기 활동’이다. 학생 저자 10만 양성을 목표로 내건 이 프로젝트는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 2009년 시작된 이후 지금은 대구시교육청이 내세우는 대표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발전했다.

책쓰기 동아리, 책 축제 등의 지원사업을 벌이며 매년 학생들의 글 가운데 우수작을 선정해 출판비를 지원하고 있는데, 2009년 1권, 2010년 10권, 2011년 19권, 올해 7월 18권 등 이제까지 총 48권의 책이 학생들의 손에 의해 탄생했다.

책쓰기 활동으로 자기주도적 진로 탐구
현재 인터넷 서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거꾸로 가는 시계’라는 책의 경우, 경동초등학교 책쓰기 동아리의 초등학생 6명이 직접 참여한 것이다. 이 책을 쓰기 위해 아이들은 친구들과 함께 자료를 수집하고 많은 책을 읽으며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등 10개월에 걸친 고된 작업을 견뎌내야 했다.

이 같은 책쓰기 활동으로 독특한 성과를 내는 학교도 많다. 1인 1책 쓰기 프로그램으로 자기주도적인 진로 교육의 가능성을 제시한 경북고등학교의 사례가 바로 그것. 지난 2009년부터 학기 초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꿈이나 진로 또는 탐구과제를 정한 뒤 10월 말까지 A4 30페이지 분량의 책을 만들어내도록 한 결과, 글쓰기 능력 배양은 물론 학생들의 자기주도적인 진로 모색에 상당히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농촌 지역에 위치한 달성정보고등학교의 경우 책쓰기 동아리 회원들에게 자서전을 쓰게 해 도시나 인문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입학 성적이 낮은 학생들에게 자신감과 의욕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게끔 하고 있다.

좋은 책을 쓰기 위해서는 많이 읽어야 한다. 따라서 책을 쓰기 전에 일단 많이 읽고 생각하는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이런 과정에서 다른 필자와 차별화된 자신만의 생각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

또 단순히 읽고 쓰는 활동만 하다가 스스로 주제를 정한 다음 해결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지식의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의 입장에 서 보는 귀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자기가 쓴 글이 버젓이 활자화돼 책으로 출간될 경우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다는 것도 또 하나의 좋은 현상이다.

이처럼 많은 장점을 가진 책쓰기 활동을 축제로 승화시킨 행사가 2012년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에서 선보인다. 한국과학창의재단과 (사)책따세(책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교사들)에서 진행하는 사이언스북페어 책쓰기 축제가 바로 그것.

사이언스북페어 책쓰기 축제 개최
이 행사는 삼삼오오 팀을 구성한 참가자들이 주어진 조건을 바탕으로 스스로 탐구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작은 책으로 완성하고 겨뤄보는 새로운 형식의 축제이다. 특히 이번 책쓰기 축제는 과학적인 주제로 인문학적인 책쓰기 활동을 하면서 지식융합 교육을 경험하고 창의적 사고와 집단 탐구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 2012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에서는 책쓰기 활동을 축제로 승화시킨 책쓰기 축제가 열린다.
책쓰기 축제에 참가하려면 A4 3~5페이지 내외의 책쓰기 계획서를 제출하는 예선을 거쳐야 한다. 예선 접수 마감은 7월 29일까지이며,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 홈페이지(http://festa2012.kofac.re.kr)의 ‘사이언스북페어 책쓰기 축제’ 참가 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참가부문은 초등부(4~6학년), 중등부, 고등부, 가족부 등 4개 부문인데, 초·중·고등부의 경우 동일학교의 3~5인이 팀을 이뤄 참가할 수 있으며 가족부는 유아나 초등 자녀를 동반한 3인 이상의 가족이 해당된다.

예선을 거쳐 부문별로 선발된 20팀은 8월 14일부터 19일까지 일산 KINTEX에서 열리는 2012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 본선에 참가할 수 있다. 본선에 제출된 책은 전문가들의 심의를 거쳐 9월 초에 교과부장관상 및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상 등의 시상작이 발표되며, 이후 전자책으로 가공돼 전시 및 보급될 예정이다.

사이언스북페어에 참가하면 책쓰기 축제뿐만 아니라 독서 멘토링과 ‘만권의 책 만인의 기부’ 캠페인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평소 자신의 독서 문제를 점검해보고 전문 교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책쓰기 축제 및 기타 사이언스북페어에 대한 문의사항은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2.07.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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