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3일 월요일

'산호초' 복원 길 찾았다

'산호초' 복원 길 찾았다

영양분 공급, 심바이오디니움 실마리


산호 속에서 서식하는 미세조류 '심바이오디니움(Symbiodinium)'이 식물의 성질뿐만 아니라 동물의 성질도 동시에 갖고 있음이 밝혀졌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2일 서울대 해양학과 정해진 교수팀이 광합성에 불리한 환경에서 살아남아 산호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심바이오디니움의 비밀을 풀었다고 밝혔다.

심바이오디니움은 산호, 말미잘, 해파리, 조개 등 다양한 해양생물 안으로 들어가 살면서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공생미세조류이다. 심바이오디니움이 없으면 산호는 영양분을 얻지 못해 죽는다. 산호는 주로 영양분이 부족한 빈(貧)영양화 해역에 살기 때문이다.

반대로 부(富)영양화 해역은 미역, 다시마와 같은 대형 해조류가 대량 번식해 산호가 살 수 없다.

산호는 필요한 영양분의 80~90% 정도를 심바이오디니움으로부터 얻는다.

심바이오디니움은 산호 안에 있다가 수온이 29~30도로 올라가면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탈출한다. 산호가 못 나가게 막으면 과산화수소와 같은 물질을 내보내 어쩔 수 없이 방출하도록 만든다.

심바이오디니움이 나가면 산호는 하얀 석회질만 남는다. 백화현상(coral bleaching)이다. 지난 수십년간 지구에서 약 20%의 산호초가 백화현상으로 사라졌다.

산호는 산호초를 만들어 해안을 보호하고 신약물질로도 쓰인다. 산호는 막대한 관광자원이며 전 세계적으로 약 5억명이 산호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연간 생산량은 약 400조원에 이른다.

해양학자들은 산호를 살리기 위해 심바이오디니움을 연구했다. 밖으로 나온 심바이오디니움을 다시 어린 산호 속으로 들여보내 공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분야 연구에서 오랜 난제는 어떻게 심바이오디니움이 빈영양화 해역에서 영양분을 얻어 산호에 전달하는가였다. 질소와 인이 없으므로 식물인 심바이오디니움이 광합성을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번 연구팀은 산호 안에 사는 심바이오디니움과 물에서 돌아다니는 심바이오디니움을 배양해, 관찰·실험했다. 그 결과 심바이오디니움이 세균이나 다른생물을 잡아먹고 번식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

정해진 교수는 "이번 발견으로 심바이오디니움에 최적의 먹이를 공급, 번식시킬 수 있게 됐다"며 "온난화로 백화가 일어난 산호초를 복원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USA) 온라인에 18일자로 소개됐다.
연합뉴스 제공

저작권자 2012.07.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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