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6일 목요일

남극대륙 대협곡 탓에 빙상 빨리 녹아

남극대륙 대협곡 탓에 빙상 빨리 녹아

협곡이 더운 바닷물 끌어들여


남극대륙에서 깊이가 1.5㎞나 되는 대협곡이 새로 발견됐으며 이 협곡 때문에 빙상이 녹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BBC 뉴스가 25일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영국 남극탐사단(BAS) 과학자들은 빙상 투과 레이저를 이용해 대륙 서부 파인섬빙하(PIG) 부근 페리뇨 빙하류 밑에서 그랜드 캐니언과 맞먹는 거대 협곡을 찾아냈다고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남극대륙은 새로운 지각이 형성되는 지질학적 대지구대(大地溝帶)로서 대륙이 동서로 반반씩 서서히 갈라지고 있는 중이다.

페리뇨 지구대는 지난 해 미항공우주국(NASA) 과학자들이 거대한 균열을 발견한 PIG 부근에 위치하고 있지만 PIG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들은 예측하지 못한 빙상 유실 현상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스노모빌 뒤에 빙상 투과 레이더 장비를 달고 약 2천500㎞를 주행하는 과정에서 이 거대 협곡을 발견했다. 이 협곡은 '벨지카'라는 이름이 붙은 해저 협곡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덮고 있는 얼음을 모두 걷어낸다면 모든 부분이 아프리카 대지구대나 그랜드 캐니언처럼 장엄한 지형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는 남극 대륙을 덮고 있는 평평한 얼음 벌판과는 완전히 다른 지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해수면이 지금보다 훨씬 낮았던 빙하기엔 협곡이 대규모 빙하류의 통로가 됐지만 지금은 거꾸로 벨지카 협곡이 비교적 더운 바닷물을 대륙의 빙상 가장자리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더운 바닷물은 남극대륙의 암반과 그 위에 쌓인 빙상 사이를 드나들면서 빙상이 녹아 바다로 흘러나가는 속도를 빠르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남극대륙 서부 빙상이 더운 바닷물에 의해 녹고, 이 더운 물이 과거 빙하에 의해 파인 물길을 따라 들어온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것"이라면서 "따라서 남극의 지질학과 오늘날 빙상이 녹는 속도는 복잡하게 관련돼 있고 서로 되먹임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남극대륙 서부 빙상이 녹는 현상은 지구 전체 해수면 상승폭의 10%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남극대륙 서부와 그린란드의 빙상이 기온 상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아직까지 큰 숙제로 남아 있어 해수면 상승 예측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 두 대륙의 빙상이 모두 녹으면 지구의 해수면은 수 m 상승하게 된다.

한편 남극대륙 동부는 온도가 너무 낮아 앞으로 수백년은 빙상에 별다른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연구진은 "빙상의 불확실성이 얼마나 큰지를 드러낸 2007년 유엔 보고서 이후 우리의 거의 모든 연구는 남극대륙 서부와 그린란드 바다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나 미래의 강수량 변화보다도 더 큰 급속한 변화는 바다와 관련돼 일어날 것"이라면서 "이런 시스템을 모델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제공

저작권자 2012.07.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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