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5일 수요일

미래를 이끄는 힘, 뇌과학

미래를 이끄는 힘, 뇌과학

제4회 도봉과학축전 개최


“뇌를 연구하는 일은 굉장히 재미있는 작업이에요. 뇌 연구를 시작한 지가 벌써 20년 가까이 됐지만 뇌를 공부하면 할수록 재미가 있어서 화장실 가서도 책을 읽게 되죠.”

화장실에 가서도 뇌에 대한 책을 읽는다는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조장희 박사의 이야기에 강당에 모인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그 장면이 상상됐는지 한바탕 큰 소리로 웃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노(老) 과학자의 치열한 자세에 감탄을 그치지 못했다.
▲ 특별강연을 하고 있는 가천의대 뇌과학 연구소 조장희 박사 ⓒScienceTimes

도봉구가 개최한 과학축전의 개막식 특강연사로 초청된 조 박사는 뇌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서 인체의 생리·화학적 영상을 3차원으로 나타낼 수 있는 ‘양전자 단층촬영(PET, positron emission tomography)'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인물이다.

조 박사는 강연을 통해 “심장이나 다른 장기들을 컴퓨터 단층촬영으로 보면 어떻게 움직이는지 원리를 알 수 있는데, 뇌는 그렇지 않습니다. 앞으로 21세기에 풀어가야 할 숙제가 바로 ‘뇌’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신비한 뇌의 세계를 일반인들도 알아듣기 쉽게 설명했다. 또 과학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어린이들에게 과학자로서의 지난 경험을 들려주면서 꿈과 도전을 멈추지 말라고 당부했다.

4회째를 맞이하는 도봉과학축전
지난 24일, 도봉구청은 여름방학을 맞은 지역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신나고 즐거운 과학 체험을 선사하는 ‘도봉과학축전’을 도봉구청 전시장에서 개최했다.
▲ 여름방학을 맞아 도봉구가 과학 체험을 선사하는 도봉과학축전을 개최했다 ⓒScienceTimes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도봉과학축전은 2009년의 ‘Exciting 우주체험전’을 시작으로 2010년의 ‘미래과학 로봇대전’, 2011년의 ‘3D 환상체험전’ 등 매년 특정 주제를 정해 주제와 관련된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특징인데, 올해는 '뇌'를 주제로 한 '브레인 어드벤처'로 우리를 찾아왔다.

‘미래를 이끄는 힘’이라는 슬로건 아래 오는 7월 29일까지 6일간 개최되는 ‘도봉과학축전’은 한국과학창의재단과 한국천문연구원이 후원하고 도봉구청이 주최하는 행사로, 특별강연과 함께 체험마당과 전시마당, 이벤트마당, 창의교육마당으로 구성돼 진행되고 있다.

뇌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 선보여
뇌과학을 주제로 한 축제답게 행사장은 뇌와 관련된 소재의 전시물로 넘쳐났다. 그중에서도 ‘뉴로피드백(neurofeedback)'의 원리를 활용해 어린이들의 집중력과 기억력, 인지능력 등 뇌 활동 변화를 측정하고 향상시킬 수 있는 ’뉴로툴(neuro-tool)‘ 시스템에 관심이 집중됐다.
▲ 국내 뉴로툴 분야의 선두업체 락싸의 신대용 실장 ⓒScienceTimes
행사장에서 만난 국내 뉴로툴 분야의 선두업체 ‘락싸’의 신대용 실장은 “뇌교육 분야에서 뉴로툴 활용이 높아졌다”면서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추진한 ‘뇌 프론티어 사업’의 지원을 통해 뉴로툴 시스템의 초석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뇌 프론티어 사업이란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2003년부터 ‘뇌기능활용과 뇌질환치료 기술개발 연구사업단’을 통해 2013년까지 뉴로툴을 포함한 9종의 뇌기능 연구 핵심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 국책사업을 말하는 것으로, 락싸의 경우 ‘뇌전위 기반 뇌기능 진단과 항진용 뉴로툴의 개발’이란 주제로 연구과제를 추진했다.

부스 한켠에서는 자동차 경주용 게임이 한창이었는데, 시속 50㎞, 100㎞ 등으로 수시로 변하는 자동차의 속도가 모니터에 표시되고 있었다. 뇌파로 자동차의 속도를 조절하도록 만든 게임이기 때문에 기존 게임처럼 컴퓨터 자판이나 조이스틱으로 자동차를 조정하지 않는 것이 이색적이었다.

게임을 즐기는 어린이의 이마와 양쪽 귀 뒤편에는 뇌파를 감지하기 위한 전극이 붙여져 있었는데, 어린이가 어떤 생각을 하든 집중하면 자동차의 속도가 급속하게 증가했고, 그렇지 않으면 급속하게 줄어들었다.

뇌파 기기를 이용한 집중력 강화 게임을 자기주도 학습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힌 신 실장은 “자녀들이 공부를 잘하기 원하는 학부모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보다 정확한 뉴로툴 시스템의 효능 파악을 위해 현재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치단체가 주관하는 유일한 과학행사
체험 프로그램 위주로 구성된 ‘체험마당’은 몸과 머리를 함께 사용하는 동작인식 두뇌훈련과 집중력 테스트 등으로 운영됐다.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생각만으로 모니터 속의 공을 띄우고 화살을 날리기도 하며, 때로는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등의 신기한 체험도 할 수 있었다.

또한 전시마당에 마련된 ‘Bubble Brain’은 감각 신호 체계로 돼 있는 인간의 뇌와 투명한 모양의 원형 구조물을 합친 조형물로서 색과 소리의 변화를 통해 뇌의 감각 신호 체계를 표현했고, ‘Highlight Brain Wall’에서는 시상과 해마, 뇌혈관, 뇌 질환, 기억과 꿈 등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담아 최신 뇌과학을 소개했다.
▲ 행사장에는 아인슈타인의 모습을 보며 그의 사고력을 배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ScienceTimes

이 외에도 이벤트마당에 마련된 천체관과 재난안전체험관, 어린이 튼튼 버스 등 풍성한 체험 프로그램이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을 반겼으며, 학습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즉석으로 어린이들의 학습 성향과 기질 분석, 집중력을 테스트 해주는 프로그램도 준비돼 행사에 참여한 학부모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한편 이번 행사를 주최한 도봉구청의 관계자는 “구(區) 차원의 자치단체가 자체 인력만으로 매년 과학축전을 개최하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소개하면서 “과학의 발전만이 우리의 미래를 열어 갈 유일한 힘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행사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준래 객원기자 |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2.07.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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