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10일 화요일

"훌륭한 수학교사는 학생을 안다"

"훌륭한 수학교사는 학생을 안다"

국제수학교육대회, 쉔펠트 교수 강연


버클리 대학의 앨런 쉔펠트(Alan Schoenfeld) 교수는 지난 1985년 '수학적 문제 해결(Mathematical Problem solving)'이란 저서를 발간한 바 있다. 평소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지, 학생들은 수학공부를 어떤 식으로 하고 있는지 큰 관심을 갖고 연구해온 결과였다.

27년이 지난 지금 그의 저서는 세계 수학교사들에게 고전처럼 읽혀지고 있다. 교사들에게 훌륭한 수학교수법을 개발할 수 있는 이론의 토대를 마련해줬기 때문이다.
▲ 코엑스 컨퍼런스 룸에서 열린 석학 강연. 제 12차 국제수학교육대회(ICME-12)에 참석 중인 100여 개국 수학교육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ScienceTimes

그의 명성을 말해주듯 9일 그의 강연이 있던 코엑스 컨퍼런스 룸은 제12차 국제수학교육대회(ICME-12)에 참석 중인 100여 개국 수학교육자들로 가득 메워졌다. 들어오지 못한 교육자들이 줄을 잇자 주최 측에서는 2차 강연 일정을 공고하며 미처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을 위로했다.

수학교사들, 의사처럼 학생들 진단해야
쉔펠트 교수는 청중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교사의 진정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의사가 환자를 정확히 진단하려고 하는 것처럼 진정한 수학교사도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정확히 진단하려고 한다"는 것.

학생뿐만이 아니다. 수학 교사에 대해서도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한다. 교사와 학생 모두 진단이 가능하며 가르치고 배우는 모습을 모델링할 수 있다는 것이 쉔펠트 교수의 지론이다.

이런 믿음을 갖고 그동안 학습과정에서 발견한 수많은 진단 모델들을 제시하면서 세계 수학교육자들의 고민을 해결해왔다.
▲ 버클리 대학의 앨런 쉔펠트(Alan Schoenfeld) 교수. ⓒScienceTimes
이날 강연 주제는 '우리는 어떤 식으로 사고하는가: 가르치는 것에 대한 의사결정 이론(How We Think: A Theory of Human Decision-making, with a Focus on Teaching)'. 누가 수학을 가르치고 있을 때 학생과 교사 모두의 생각하는 방식을 결정짓는 요인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매우 어려운 이야기 같지만 쉔펠트 교수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일생 동안 수행하고 있는 '매우 재미있는 연구'였다. 그에 따르면 수학문제를 푸는 학생들은 크게 네 가지 사고 과정을 거친다.

첫 번째 과정은 자원(resourses), 즉 지식을 축적하는 과정을 말한다. 공식, 알고리즘, 법칙 이해 등의 수학 지식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다.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도구와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은 추론(conjecture)이다. 추론이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을 말한다. 이를테면 유추, 일반화와 특수화, 보조문제 이용하기, 거꾸로 풀기 등과 같은 것들이다. 방법이 다양할수록 더 좋다. 수학의 근본 개념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단계로 통제(control)가 있다. 자신의 자원(지식)과 전략(추론)을 어떤 상황에 적용할 것인지 결정하는 단계다. 능력이라고 할 수도 있다. 문제는 많은 학생들이 이 과정에서 실패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 의사결정 과정을 포기하는 학생들도 있다.

수학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념'
마지막으로 신념체계(belief system)가 있다. 아무리 어려운 수학 문제에 직면했다 하더라도 학생 스스로 그것을 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반대로 그것을 풀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는 것. 중요한 것은 학생이 최종 목적(신념)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쉔펠트 교수는 설명했다.

쉔펠트 교수는 미국의 짐 민스트렐(Jim Minstrell) 교사를 통해 진행되고 있는 수학교육 사례를 소개했다. 민스트렐 교사는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독특한 방식으로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예를 들면 식사 중에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식탁의 길이를 측정하는 식이다. 학생들 모두에게 식탁의 길이를 측정하게 한다. 세밀하고 정확한 수치를 구하고 있는 만큼 학생들의 측정치가 다를 수밖에 없다.

학생들이 가져온 수치들을 보고 교사가 학생들에게 질문한다. 어떤 수치가 가장 정확하냐는 질문이다. 이때 학생들은 여러 가지 자신의 생각을 내놓는다. 여러 측정치를 모아 평균을 내자는 학생, 여러 측정치를 늘어놓고 가운데 것을 선택하자는 의견, 계속해 측정을 해보자는 의견 등등.

쉔펠트 교수는 이 과정 속에 자신이 이야기하고 있는 자원·추론·통제·신념체계가 다 들어 있다고 말했다. 수학을 교육한다는 것은 정확한 수치가 아니라 정확한 수치를 산출해내는 과정을 가르친다는 의미라는 것.

쉔펠트 교수는 "민스트렐 교사가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항상 학생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수업방식은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민스트렐 교사는 수학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논리(logic)'을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논리를 터득했을 때 비로소 수학자로서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물리와 같은 기초과학, 우주항공과 같은 응용과학과의 접목이 가능해지고 이 사회에서 수학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수학 논리를 가르치는 데 있어 자신의 '가르치는 것에 대한 결정이론'을 참조해줄 것을 제안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2.07.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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