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30일 수요일

방전 걱정 뚝! 문지르는 종이 발전기

방전 걱정 뚝! 문지르는 종이 발전기

알루미늄 호일과 테플론이 저전력 발생

 
 
 
지하철에서 흥미진진한 스릴러 소설을 전자책으로 읽고 있던 박모 씨는 전자책의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경고음에 적잖게 당황한다. 지하철 안에서 전원을 공급받을 길이 없는 상황에서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긴장된 대목을 읽고 있던 터라 그 낭패감은 더하게 다가온다.
▲ 방전됐을 때 표면을 문지르면 전기가 생성되는 기술이 개발됐다  ⓒDisney Research
 

하지만 머지않은 미래에는 배터리가 없어 전자책을 더 이상 읽지 못하는 모습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자책을 읽다가 배터리가 방전됐을 때 전자책 아래 부분의 표면을 몇 번 문지르기만 하면, 전기가 생성되어 못다 읽은 부분을 볼 수 있는 기술이 제공될 것이기 때문이다.

알루미늄 호일과 테플론 재질의 종이 발전기
과학기술 전문 매체인 뉴사이언티스트(NewScientist)는 최근 미국 디즈니 연구소의 연구진이 표면을 문지르거나 두드리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알루미늄 호일(foil)과 테플론(teflon) 재질의 종이 발전기(paper generator)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뉴사이언티스트는 이런 종이 개념의 발전기가 많은 양의 전원을 만들어낼 수는 없지만 이것이 미래에 새로운 슈퍼 저전력 기기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흔히 전자책으로 불리는 e-리더(Reader)나 스마트시계 등의 제조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진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종이 발전기 기술은 얇고 휘어질 수 있는 종이 형태의 알루미늄 호일과 테플론을 기반으로 하여, 이를 두드리거나 문지르는 등의 동작을 했을 때 전기 에너지를 수확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에너지 생성 기술이다.
▲ 종이 발전기의 재질인 알루미늄 호일과 테플론  ⓒDisney Research

종이 발전기의 작동 원리에 대한 물음에 이번 연구의 핵심 담당자인 이반 푸피레브(Ivan Poupyrev) 연구원은 “일렉트릿(electret)의 소재로 테플론을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일렉트릿이란 정전하(electrostatic charge)를 발생시키는 물질을 말하는데, 작은 전하이기는 하지만 수 년 동안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여기서 일렉트릿은 미세 전자 기계 시스템인 MEMS(micro electromechanical systems) 에 사용되는 특별한 전기적 특성을 가진 재료이다. 일렉트릿이 적용된 종이 발전기는 책이나 포스터, 그리고 외부 동력이 제공되지 않는 기타 인쇄된 재료 등을 통해 새로운 쌍방향 유형의 디바이스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피레브 연구원은 “종이로 문질러 음으로 대전된 테플론을 두 장의 금속 호일 사이에 넣은 다음, 사용자가 호일을 문지르거나 두드리면 음으로 대전된 테플론에서 양으로 대전된 포일로 전류가 흘러 전자 회로가 생성된다”라고 설명했다.

푸피레브 연구원은 “프로토 타입의 시제품에는 호일이 전원을 공급하려는 전자 디바이스에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시제품으로 약 44mW의 전력을 생성할 수 있다”며 “이 정도의 전기면 LED 전등이나 전자잉크(e-ink) 디스플레이를 구동하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저렴한 제작비용으로 상용화 가능성 높아
종이 발전기의 작동 기전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의외로 간단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종이를 서로 문지를 때 정전하는 테플론 재질의 시트 위에 축적되면서 전극이 각각 다른 쪽으로 움직이며 작은 교류를 생성하는데, 이렇게 생성된 교류가 각종 디바이스에 동력을 공급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것이다.

이 같은 작동 기전에 대해 푸피레브 연구원은 “전기를 발생시킬 때의 동작인 두드리거나 문지르는 등의 행위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 원리는 같다”며 “종이 발전기를 구축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이 같은 다양한 동작들이 제품에 대한 재미와 호감도를 높여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연구진은 어린이들이 보는 그림책의 종이 버튼을 두드렸을 때 로켓 이미지 위에 형성된 LED가 불을 밝히는 모습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증명했다. 또한 전도성 잉크를 갖춘 카트리지가 설치된 잉크젯 프린터를 이용하여 종이 발전기를 인쇄하는 모습도 실현하여 이 기술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호평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종이발전기가 한번에 많은 양의 전원을 만들어낼 수는 없지만, 이것이 미래의 저전력 기기에 사용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이런 기능을 통해 미래에는 절대로 방전되지 않는 배터리 또는 스마트시계 등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그림책에 형성된 호일을 문질러 LED가 빛을 내는 시연에 성공했다  ⓒDisney Research

이 관계자는 “전자책를 켜기 위해서는 하단부의 일부 부분을 문지르기만 하면 될 것이고, 스마트시계의 경우도 시간을 보기 위해서는 수시로 시계의 표면을 두드리기만 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의 이와 같은 예측에 대해 푸피레브 연구원은 “이런 예측이 유망할 것으로 보여지는 가장 큰 이유로는 무엇보다도 재료비가 대단히 저렴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가 나온 뒤에 연구진 스스로가 종이 발전기 기술의 저렴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푸피레브 연구원은 “재료비가 값싸기 때문에 우리는 벽이나 테이블 및 의자에 종이 발전기를 프린트하여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고, 이 외에도 다른 전기발전 기술과는 다르게 종이 발전기는 거대한 크기로 확장하여 사용할 수도 있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까지 태양광 일변도의 전기 생산에서 벗어나 종이 발전기로 외관이 덮여진 빌딩이 부는 바람을 통해서 전력을 생산하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면 정망 흥분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런 시스템은 기존의 신재생 에너지와는 또 다른 차원의 에너지원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연구진은 2주 전 스코틀랜드에서 개최된 심포지엄에서 ‘접촉, 문지름 및 밀기 등으로부터 에너지 수확하기(Paper Generators : Harvesting Energy from Touching, Rubbing and Sliding)’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여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디즈니 연구소는 이를 계기로 다양한 분야에 종이 발전기 기술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래 객원기자 |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3.10.29 ⓒ ScienceTimes

스티븐 호킹, 왜 노벨상을 못 받을까?

스티븐 호킹, 왜 노벨상을 못 받을까?

입증하기 불가하며 관측조차 어려운 이론

 
 
금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로 추앙 받고 있는 스티븐 호킹 박사. 그가 지난 1월 8일 71번째 생일을 맞았다. 당시 이 천재 물리학자를 오랫동안 지켜보며 연구해 온 한 인류학자는 한 기고문을 통해 “축하해야 할 것은 호킹 박사라기 보다는 그의 뇌와 그의 주변 인물들”이라고 주장했다.

금세기 최고 물리학자, 그는 왜 노벨상을 못 받나?
주인공은 미국 UC버클리 대학의 헬렌 미아렛 교수. 미아렛 교수는 미국 IT전문매체 와이어드지에 기고한 글을 통해 “스티븐 호킹은 사람보다는 기계에 가깝다. 마치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와 같다”는 도발적인 표현을 썼다. 대단한 파문을 일으켰다.
▲ 금세기 최고의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 그는 항상 입증하기 어려운 난제 매달려 왔다.  ⓒ위키피디아
 
얼핏 보기에는 호킹 박사의 천재성을 기계에 비유, 비하하는 발언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호킹 박사를 오랫동안 인류학적 차원에서 연구하고 관찰해 온 미아렛 교수의 의도는 그를 폄하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호킹 박사의 뛰어난 머리, 그리고 그를 지탱해 주고 후원해 주는 주변 사람들의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사실 호킹 박사는 항상 다른 사람의 도움을 통해 연구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비서를 따로 두고 있지만 자신이 흥미를 갖고 있는 주제에 대해 했던 말이나 그가 만든 자료를 분류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아렛 교수는 “호킹 박사는 기술자, 학생, 보조자, 기계까지 많은 수의 다른 신체를 갖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호킹 박사의 천재성은 그의 생각 하나만으로는 이뤄지기 힘든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2013년 노벨 물리학상은 우주탄생의 열쇠로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입자의 존재를 일찌감치 예견한 영국의 에든버러 대학 명예교수 피터 힉스와 벨기에의 브뤼셀 자유대학 명예교수 프랑스아 앙글레르에게 돌아갔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노벨상의 달인 10월마다 연례행사처럼 느끼는 일이다. 그래도 뭔가 아쉬움을 남는다. 왜 자타가 공인하는 금세기 최고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노벨 물리학상을 타지 못하는가? 심지어 후보대상에 오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노벨 물리학상, 이론을 받쳐주는 증거가 탄탄해야
과학의 최고 영예인 노벨 물리학상을 받으려면 일반 아카데미상과는 다른 훨씬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자신의 이름으로 수여되는 물리학상은 “물리학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이나 발명을 한 사람”에게 수여돼야 한다.

얼핏 보면 까다로운 조건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기에서 핵심은 ‘발견과 발명’이다. 우주가 작동하는 원리를 아주 멋지게 설명했다 해도 그 이론을 받쳐주는 탄탄한 증거가 없으면 상을 받을 수 없다는 뜻이 된다.

따라서 경이로운 이론의 제안과 노벨상 수상 사이에는 상당한 시각의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물리학상을 받은 피터 힉스가 물질을 구성하는 다양한 소립자들이 어떻게 질량을 얻는지 설명하는 방식을 생각해 낸 것은 정확히 49년 전의 일이다.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이 질문은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입자와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물리학 표준모형(Standard model of Physics)의 마지막 퍼즐 조각 가운데 하나였다. 질량이 없으면 모든 물질은 광자(phonton)와 같아진다.

그러면 물질이 빛의 속도로 움직여 생명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가 아는 존재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힉스의 이론은 (존재하기는 하되)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입자의 가정된 존재를 근거로 했다. 비록 그 존재를 증명해 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말이다.

힉스 입자와 그 원천이 되는 힉스 장(Higgs field)은 수십 년 동안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세계의 수많은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그 결실을 맺게 되었다. 지하에 건설된 대형강입자충돌가속기(LHC)를 통해 힉스로 추정되는 입자가 발견된 것이다.

그러나 호킹 박사의 이론은 이와는 다르다. 2012년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LHC 실험에서 힉스 입자로 추정되는 소립자가 발견되자 호킹 박사는 힉스가 노벨 물리학상을 탈 것으로 예측했다.

호킹 박사는 물리학 이론을 두고 내기를 거는 버릇이 있다. 그는 앞으로 힉스 입자가 발견될 것인가, 발견되지 않을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 발견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에 돈을 걸었다. 그러나 추정입자가 발견되자 내기에서 졌다고 인정하고 미시간 대학 물리학자 고든 케인에게 100 달러를 건넸다.
▲ 호킹 박사의 블랙홀 이론은 현대 천체물리학이론에 커다란 혁명을 일으켰다. 우주의 생성과 소멸 또한 그 속에 담겨 있다. 그러나 그의 이론은 입증하기 어렵고 관측도 어렵다. 그가 노벨상과 인연이 먼 이유이기도 하다.  ⓒ위키피디아

호킹 박사는 입증하기 어려운 난제에 항상 매달려
아인슈타인에 이어 최고의 물리학자로 평가 받는 호킹 박사는 노벨상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오히려 아쉬워하는 것은 본인이 아니라 독자를 비롯해 그를 아는 팬들이다. ‘시간의 역사 A Brief History of Time’를 썼고 블랙홀의 청사진을 만들어 낸 과학자가 아직도 노벨상을 받지 못해 안타까워한다.

호킹 박사가 노벨상과 인연이 없는 것은 그가 늘 입증하기 어려운 문제에 이끌린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M이론으로 불리는 끈 이론을 연장해 양자물리학과 일반상대성 이론을 조화시키는 연구가 대표적이다.

M이론은 시공간에 11개의 차원이 있다고 상정한다. 그러나 빛 같은 특정 에너지는 ‘막(brane)’이라고 불리는 3차원 공간에 갇혀 있다. M이론은 입증될 수만 있다면 이른바 통일장 이론인 ‘만물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이 될 수도 있다. 이론물리학자들의 꿈이다.

그러나 많은 과학자들은 현실적으로 검증할 방도가 없다고 생각한다. 끈이론의 일부 측면은 검증이 가능하지만 인간의 능력을 벗어나는 고출력 장치가 필요하다. 이처럼 호킹의 이론은 검증하기가 어렵다.

물론 현재 우리의 능력으로 검증할 수 있는 것도 일부 있다. 예를 들어 학자들은 LHC에서 양자를 충돌시켜 힉스 비슷한 입자를 발견했다. 그 입자가 끈 이론의 기본 중 하나인 초대칭 개념을 입증할 수 있다고 한다.

CERN의 LHC, 호킹 박사에게 노벨상을 안겨줄 수도
그러나 이것도 타당한 증거를 내세우기가 쉽지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학자들은 아마 호킹 박사의 연구와 업적 가운데 노벨 물리학상을 받을 수 있는 현실적인 주제는 블랙홀 연구라는데 입을 모은다.

왜냐하면 LHC가 소형 블랙홀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LHC내부에서 입자가 서로 충돌하면 극소형 패키지 속에 많은 에너지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질량- 에너지 등가성(아인슈타인의 E=mc2 덕분에 우리는 입자의 에너지가 많을수록 질량이 더 커진다는 것을 안다.

그러면 CERN의 LHC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피터 힉스에게 노벨 물리학상을 안겨 준 것처럼 호킹 박사에게도 노벨상을 선물할 수 있을까? 그는 2012년 시애틀 과학축전에 참가했을 때 이런 농담을 던졌다.

“그런 소형 블랙홀이라도 일단 만들어지면 ‘호킹 방사(Hawking radiation)’로 알려진 에너지 방출을 통해 모든 질량을 잃게 되고 블랙홀이 증발하면 모든 정보가 사라진다. 그러면 그때 내가 노벨상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LHC가 소형 블랙홀을 만들어 호킹의 이론을 증명해 낼 수 있을까? 아마 신의 입자를 증명해 내는 일보다 수천배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학은 항상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냈다.

김형근 객원기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13.10.29 ⓒ ScienceTimes

2013년 10월 29일 화요일

감도 높인 탄저균 센서

감도 높인 탄저균 센서

[인터뷰] 양성 GIST 의료시스템학과·기전공학부 교수

 
 
대표적인 생화학무기로 일컬어지는 탄저균. 초기 감염 증상이 감기와 유사한 탄저균은 생명체를 죽음으로 내몬 후에도 그 포자가 땅속의 시체 속에서도 몇 년 간 생존, 매우 강력한 균으로 일컬어진다.

더불어 가장 강력한 생화학테러 후보군으로 꼽히는 만큼, 테러의 가능성을 안고 있는 국제정세 현황 속에 각국은 탄저균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어떠한 환경변화에도 안정하고 현장적용이 가능한, 쉽고 빠른 방어항원 센서에 대한 연구가 한창인 것이다.

전기화학 기반 소형센서 개발
▲ 양성 GIST 의료시스템학과·기전공학부 교수 
 
국제 공동 연구진이 탄저균 감염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의료시스템학과 및 기전공학부 양성 교수팀이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 제임스 히스 교수팀과 함께 탄저균 검출과 감염에 따른 연구를 진행한 것이다.

그 결과 공동연구진은 탄저균 감염에 대응해 인체가 만드는 단백질을 단시간에 아주 낮은 농도까지 측정할 수 있는 전기화학 기반의 소형센서를 개발했다. 이는 향후 탄저균 검출과 감염 진단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 연구팀은 탄저균 감염 시 인체 내에서 탄저균이 만들어내는 독소인 탄저균 방어항원 농도를 측정하는 센서를 개발했습니다. 뉴스를 통해서 많이 알려졌듯 탄저균은 호흡기 감염이 가능한 생화학물질입니다. 감염 시 폐렴 같은 증상이 나타나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독소에 의해 사망하는, 치사율이 매우 높은 균 중 하나죠.

높은 농도는 물론 낮은 농도의 방어항원 농도도 알 수 있도록 센서 위에 골드 나노표면을 형성, 미 국방부에서 제시하는 수준보다 약 500배 더 민감한 센서를 제작했습니다. 또한 이 탄저균 방어항원 센서는 항체를 사용하는 기존 센서와 다르게 온도와 외부 환경에 안정한, 화학적으로 합성된 펩타이드를 사용해 향후 탄저균 감염여부 판단 센서로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양성 교수가 설명했듯 탄저균에 감염되면 폐렴과 같은 호흡기 감염의 일반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독소에 의해 사망하게 되므로 조기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처음 탄저균에 노출됐을 때는 체내에 존재하는 방어항원의 농도가 낮은데 기존 센서로는 낮은 농도까지 측정이 어려웠습니다. 때문에 현장적용에 한계점이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죠. 테러나 전쟁 상황에는 감염 즉시 조기발견을 하는 게 중요한데 그렇게 하지 못하니까요.”

이에 현재 학계에서는 어떠한 환경변화에도 안정하고 현장 적용이 가능한 쉽고 빠른 탄저균 방어항원 센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연구의 방향은 온도에 민감해 현장적용이 불가능하고 낮은 농도는 측정하기 힘들었던 기존 센서의 단점을 극복하는 것이다.

“우리 연구팀은 적은 탄저균 방어항원 농도도 검출 할 수 있도록 골드 나노 표면을 형성해 센서 표면적을 넓혔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감도를 보다 민감하게 만들었죠. 또한 온도와 외부환경에 안정적인 펩타이드를 사용하고 소형화된 칩(chip) 형태의 센서를 기반으로 해 현장적용이 가능하도록 했어요.”

현장적용·감도 ↑
▲ 골드와 골드나노표면 비교  ⓒ한국연구재단

양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온도와 외부환경에 안정한 펩타이드를 사용한 소형화된 센서로, 현장적용이 가능하고 감도가 좋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공동연구팀인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 히스 교수팀이 개발한 펩타이드는 쥐와 같은 동물의 몸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항체에 비해서 실험실에서 간단한 화학적 합성으로 만들 수 있어 대량생산이 가능한 저가의 인공 항체 물질이다.

“인공 항체라는 것은 항체 대신 사용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연구팀은 이러한 펩타이드를 검출하는 방법으로 흔히 사용하는 ELISA 방식이나 형광 방법이 아닌 다른 길을 택했어요. 감도와 재현성이 좋은 전기화학방법을 도입했죠. 또한 표면적이 상대적으로 큰 골드 나노 표면 센서를 사용해 결과적으로 감도가 좋은 탄저균 방어항원 센서를 개발했습니다.”

양 교수가 이번 연구를 진행한 것은 지난해 여름 미루고 미룬 연가를 다녀오면서부터다. 연가 중에도 새로운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 화학과 히스 교수 그룹을 방문하게 됐고, 당시 탄저균 방어항원을 연구하던 하스 그룹의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당시 히스 그룹은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함께 탄저균 방어항원에 대한 펩타이드를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 중에 있었습니다. 우연치 않게 2년, 3년이 걸린다는 새로운 물질에 대한 펩타이드 개발이 3개월 동안 고생한 끝에 좋은 결과를 내게 됐죠. 이렇게 개발한 펩타이드를 저희가 갖고 있는 기술인 전기화학 센서에 도입해 공동연구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어려운 연구를 짧은 기간에 성과를 낼 정도로 양 교수팀은 좋은 연구결과를 이어갔다. 하지만 그 과정 가운데 어려움이 없던 것은 아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연구에 사용한 탄저균 방어항원 펩타이드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새롭게 개발한 물질이다 보니 연구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특성도 알려져 있지 않고 어떤 물질과 어떤 작용으로 결합하는지도 명확하지 않았기에 모든 특성을 파악하고 저희 연구팀의 전기화학 센서에 도입하는 데 시간이 걸렸죠. 함께 고민하고 수많은 실험을 수행한 연구실 학생들이 정말 많이 고생했어요.”

양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탄저균 감염 시 조기감지와 현장적용이 어려웠던 기존 기술의 한계를 개선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 양 교수는 “치사율이 높고 파급력이 굉장한 탄저균 감염 진단에 대한 센서인 만큼, 해당 연구를 발판 삼아 휴대형 검출 시스템을 제작한다면 그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로 인해 소량의 샘플만으로도 탄저균 방어항원 검출을 빠르게 수행하고 테러상황이나 전쟁 시 사망률 혹은 치사율을 낮출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온도와 외부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펩타이드 기반 센서이기 때문에 높은 온도의 사막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탄저균 감염 여부를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 주시고 좋은 평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아직은 연구의 첫 단추를 낀 것에 불과해요. 앞으로 추가적 연구를 통해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휴대형 탄저균 방어항원 검출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황정은 객원기자 | hjuun@naver.com

저작권자 2013.10.29 ⓒ ScienceTimes

중국 대학가 창업 열기…5년간 두 배 늘어

중국 대학가 창업 열기…5년간 두 배 늘어

세계 창업교육 현장 (18)

 
 
창업교육 현장   중국 난팡르바오(南方日報)의 인터넷판인 난팡왕(南方網)은 최근 중국이 지금 최악의 취업시즌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3년 중국 대학교 졸업생 수는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기업 채용규모는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것.

중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최근 수년간 대학교 졸업생 수가 계속 늘어나 600만 명을 넘어섰다. 2013년에는 699만 명으로 전년 대비 19만 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취업자 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중국 교육컨설팅기관 MyCOS(麥可思)가 올초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대졸 학력 이상 채용예정 인원은 전년 대비 평균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졸자들, 취업 안 되자 창업에 관심
이 예상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실제로 올해 대학교 졸업생 가운데 4월 10일까지 취업한 학생 수는 전체의 35%로 전년 동기 대비 12%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원 졸업생 취업률은 26%로 전년 동기 대비 11%p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창업 지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학생 창업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닝샤후이 자치구 교육청에서 주최한 대학생 창업 행사.  ⓒ닝샤후이(宁夏) 자치구 교육청 홈페이지

지역별 조사 결과 4월 19일까지 베이징시에 있는 대학교 졸업생 취업률은 겨우 26.6%에 불과했다. 대학원 졸업생 취업률 역시 36.59%에 머물렀다. 상하이시 역시 지난 5월 10일까지 대졸 학력 이상의 취업률이 44.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의 실업률은 정부의 공식 발표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난재경대학(西南財經大學) 중국가정금융조사연구센터는 지난해 12월 9일 ‘중국 도시 및 주변지역 실업보고서(中國城鎭失業報告)’를 발표했다.

그 결과 2012년 6월 말 기준 중국의 실업율은 8.0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실업률 4.1%와 비교해 2배가 넘는 수치다.

중국의 대학생 취업난, 국가 실업율이 이처럼 높아진 근본적인 원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이다. 이후 중국 경제성장의 둔화세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사람을 적게 뽑고 있으며, 실업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중국 대학생들의 창업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MyCOS(麥可思)에서 발표한 ‘대학생취업보고서(2012~2013년)’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중국 대학생의 창업 비율은 꾸준히 증가해 2008년 1%대에서 2012년 2%대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정부, 대학생 창업 시 자금·행정 지원
KOTRA(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중국 정부 역시 창업 지원에 적극적이다. 중국 국무원은 5월 16일 ‘2013년 전국 일반 대학교 졸업생 취업 사업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골자는 창업 지원이다.

향후 창업정책과 교육을 개선해 하이테크 산업, 자원 종합 이용 산업, 인터넷을 통한 창업 등을 중점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관련 교육도 강화해 대학교에서 창업교육에 대한 학점을 관리하고, 재학생들의 창업교육 및 창업실천을 적극적으로 격려해나가겠다는 계획을 공표했다.

대학생들이 졸업한 해인 1월 1일~12월31일 사이에 개인 사업을 시작할 경우 매년 8천 위안(한화 약 140만원)의 세수 혜택을 부여하겠다는 조항도 들어 있다.

대학 졸업 전년도 7월 1일부터 시작해 12개월 내 창업교육에 참가할 경우 창업교육합격증 취득 또는 취업, 창업상황의 진전에 따라 지원이 이루어진다. 특히 ‘대학생 하이테크창업실습기지’ 내에서 기업을 설립했을 경우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12개월간 사무실 임대비 감면, 전문 기술 서비스와 자문, 공공시설 및 공공정보서비스 등을 싸게 제공받을 수 있다. 행정심사 허가 시에는 ‘신속통로’를 통해 연합심사 허가, 원스톱서비스, 기한 내 처리 및 승낙 서비스 등을 향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 각 지방정부에서는 대학생 창업지원 대상 범위를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졸업생은 물론 재학생, 심지어 해외 유학생들까지 지원하고 있는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해당 지역 호적을 보유한 대학생 외에 다른 지역 호적 보유 대학생까지 지원을 시도하고 있다.

창업 준비 시 자금난 해결을 돕기 위해 다양한 대출지원 정책을 펴고 있는데, 약 10만~100만(한화 약 174만원~1천740만원)까지 담보대출 방식을 허용하고 있다. 대출범위가 가장 큰 곳은 베이징으로 100만 위안까지 대출을 허용하고 있다. 상하이는 50만 위안.

청년 창업 성공사례 잇따라 등장
KOTRA는 현재 중국 대학생 창업 지원정책에 대해 “아직 초창기로, 성공보다는 차세대 기업가의 꿈을 키우는 창업단계로 부르는 것이 더욱 적절하다”고 말했다. 창업 현장에서는 다양한 꿈을 키울 수 있는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옌쟈정(顔家正)은 우한 경공업대학교 예술 및 매스미디어학원의 시각디자인학과 2013년 졸업생으로 지난 7월 교내 전시회에 자신의 디자인 작품과 창시기업 간판을 함께 전시한 바 있다.

현재 2명의 파트너와 ‘야이후이 예술공간품질 생활관(雅藝輝藝術空間品質生活館)’이라는 가정 장식제품 회사를 설립하고 지난 3월부터 직접 점포를 경영하고 있는데, 주로 실내 장식용품, 특색 인테리어 상품 등을 취급하고 있다.

점포 개업 초기 실내장식 제품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개업 1개월만에 약 3만 위안(한화 약 522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임대료와 대출 등 제외한 순수입이 1만 위안(한화 약 174만원)을 다소 상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옌자정은 향후 대학생 창업지원 자금을 신청해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오프라인 점포 수도 계속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 가정장식품 회사에는 금융관련학과 출신인 다른 파트너 2명이 함께 가세해 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1990년생인 푸원졔(付文杰)는 우한과학기술대학교 졸업생이다. 그는 화분판매, 택배회사 인부, 학원 경영, 개인 과외, 전화카드 판매 등의 직업 경험이 있고, 다른 사람과 합작해 학교에서 복사 인쇄가게를 경영했으며, 의류도매 등에 참여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경험을 살려 2010년 3월 ‘時代俊杰商貿有限公司’란 명칭의 기업을 정식으로 설립하고 광고설계와 제작, 내의, 요식업 등을 수행하면서 안정된 고객을 확보해왔다. 2012년 2월에는 500만 위안(한화 약 8억7천만원)을 증자한 후 회사 이름을 ‘時代俊杰股□有限公司’로 바꾸었다.

2013년 현재 회사 총 자산액은 3천만 위안(한화 약 52억2천만원)으로 연간 매출액이 약 8천만 위안(한화 약139억2천만원)에 달할 전망이다. 푸원졔는 “인생의 첫 30년은 창업으로, 이후 30년은 사회에 기여할 계획”이라며 사회 자선공익사업에도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10.29 ⓒ ScienceTimes

2013년 10월 27일 일요일

“비행기 두통 등 다양한 두통이 존재”

“비행기 두통 등 다양한 두통이 존재”

치명적 영향 미치는 이차성 두통 조심해야

 
 
두통은 사실상 모든 사람들이 평생 동안 한두 번 이상은 경험하게 되는 증상이다. 눈으로 보여지는 외상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에 따라서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다. 또한 이차적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일차성 두통의 경우에는 의사 진단 이외에는 특이한 진단 방법이 없다.

그래서 두통의 진단과 치료에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대부분의 두통은 적절한 치료를 하게 되면 일상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고, 일차성 두통은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자연치유 되거나 치료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부 환자에게 검사가 필요하다. 바로 일차성 두통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이차성 두통을 감별하기 위해서이다. 자세한 검사를 통해서도 특별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일차성 두통은 편두통, 긴장성두통, 군발두통이 있다.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이차성 두통은 측두동맥염, 약물과용두통 등이 있다.

이차성 두통은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이차성 두통은 뇌종양, 뇌출혈, 뇌압상승, 뇌염, 뇌수막염 등에 의해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게 두통은 일반적으로 자연치유가 되거나 가볍게 여겨 약국에서도 살 수 있는 진통제로 증상이 경감되기도 한다.

가볍게 넘기는 두통이 때로는 큰 질병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만약 두통과 함께 어두운 곳에서 눈이 뻐근한 증상이 있다면 녹내장을 의심해봐야 한다. 급성 폐쇄각 녹내장의 전조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 비행기와 관련해 발생되는 두통 사례가 많아지면서 2012년 국제두통학회지에는 ‘비행기 두통’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발표되기도 하였다.  ⓒScienceTimes

전체 녹내장의 10%를 차지하는 급성 폐쇄각 녹내장은 눈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씻어내는 ‘방수’라는 액체가 안구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면 생기게 된다. 안압이 높아지면서 간헐성 폐쇄각 녹내장이 생기는데, 이를 방치할 경우에 급성 폐쇄각 녹내장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안구의 압력이 갑자기 높아지게 되면 두통이나 눈이 뻐근한 증상이 생기는데, 이런 증상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짧게는 수 분에서 길게는 수 시간동안 지속되다가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종종 가벼운 두통이라고 생각하고 넘기는 경우가 있다.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통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한 통증으로 생각하고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안압이 더욱 높아져 안구에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시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눈이 충혈되기도 하며, 심각할 경우 구토감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생기게 되면 시신경 역시 손상될 수 있다.

소아 편두통도 주의깊게 살펴봐야
종종 두통을 성인들만의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아이가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 단순한 꾀병이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이다. 두통을 호소하던 아이들이 1시간도 채 안돼 평소 상태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아 꾀병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통증의 짧은 지속 시간은 바로 소아 편두통의 특징적인 증상이다.

소아청소년기의 편두통은 성인의 편두통과 증상이 다르다. 따라서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만약 소아 편두통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에는 집중력이 낮아져서 학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또한 일상 생활에서도 어려움이 생기게 되며, 증상이 악화될 경우에는 만성두통에 시달릴 수도 있다.

소아청소년기의 편두통은 성인과 다르게 양쪽 머리가 모두 아플 수 있다. 편두통은 주로 머리의 한쪽에서 나타나는 두통을 가리키는 말이기 때문에 가정에서 소아 편두통을 알아채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소아 편두통은 토할 것 같은 느낌과 함께 구토를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드물게는 어지럼증만 나타나기도 하며, 어떤 경우에는 눈 앞이 뿌옇게 보이거나 사물이 겹쳐 보이기도 한다. 아지랑이 혹은 섬광과 같은 시각적인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따라서 아이들이 머리가 아프다고 할 때, 단순히 꾀병으로 생각하고 넘기기 보다는 주의깊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비행기를 타면서도 두통이 생길 수 있어

이러한 두통과 관련하여 최근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편두통이나 긴장형 두통, 군발두통과 같은 두통은 흔히 발생하는 만큼 일반인들도 잘 알고 있는 두통이다. 하지만 최근 비행 시에만 두통을 느끼는 사례가 학계에 보고 되고 있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국제두통학회에서 제시한 두통 분류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비행과 시간적 상관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학계는 분석하고 있다. 비행시에만 나타나는 이 두통은 비행기 이착륙 시 갑자기 심한 두통이 발생했다가, 비행을 멈추게 되면 통증이 사라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비행기와 관련해 발생되는 두통 사례가 많아지면서 2012년 국제두통학회지에는 ‘비행기 두통’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발표되기도 하였다. 비행기 두통을 겪은 환자들은 통증의 지속 시간은 30분 이내였으며, 이륙 때보다 착륙 시 통증 발생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보다는 남자가 더 많았고 두통 이외의 다른 증상들은 동반되지 않은 것도 하나의 공통적이었다. 비행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기에는 어렵지만, 비행과 관련하여 유발될 수 있는 두통의 원인은 존재한다. 기존에 편두통을 경험한 과거가 있거나, 부비동내 점막밑 혈종, 공기 머리증, 뇌 내 종양, 뇌정맥혈전증 등이 보고되었다.

갑작스러운 기압 변화로 인한 손상이 가장 유력한 원인이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비행기 여행 중 두통이 발생했지만 평상시에 두통이 없었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자세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기저 원인이 없는 경우에는 예방하는데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슬기 객원기자 |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3.10.25 ⓒ ScienceTimes

아이들에게는 낮잠도 수업시간!

아이들에게는 낮잠도 수업시간!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에세이 50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에세이   한낮의 더위가 굉장한 스페인에서 사람들은 ‘시에스타’라는 낮잠을 자는 관습을 만들어 낮의 무더위를 피하는 삶의 지혜를 수백 년 동안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수년 사이 경제 위기로 나라 전체가 막다른 골목에 몰리면서 시에스타를 없애 스페인 비즈니스 문화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한다. 세계화 앞에서는 오래 된 전통도 설 자리가 없나보다.

사실 잠을 줄이는 건 현대인의 생활패턴이 됐다. 할 일도 많고 볼 것도 많은데 하루는 24시간으로 정해져 있으니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트렌드가 어른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학생은 물론 학교를 다니지 않는 어린이들에게까지도 퍼지고 있다. 어린이집에서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한 아이들은 그 뒤에도 학원 한 두 곳은 더 다녀와야 한숨을 돌릴 수 있다. 그런데 과연 현대사회에 적응하려면 어려서부터 이런 생활패턴이 불가피한 것일까.
▲ 이번 연구결과는 갈수록 빡빡해지고 있는 어린이집 커리큘럼 경향이 바람직하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강석기
 
미국 매사추세츠 암허스트대 레베카 스펜서 교수팀은 세 살에서 다섯 살 사이의 취학 전 아이들에게는 낮잠이 학습 효율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10월 22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자들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에서 잠이 기억력을 향상시켜준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아이들에게서도 비슷한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아이들과 성인의 잠 패턴의 차이는 잠자는 시간뿐 아니라 낮잠의 여부도 포함된다. 신생아는 거의 종일 잠을 자지만 점차 잠시간이 주는데, 예전에는 5살 무렵까지는 대부분 낮잠을 잤다. 그런데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고 (하나라도 더 배울 수 있는) 꽉 찬 커리큘럼을 선호하는 부모들 때문에 이제는 낮잠을 자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밤에 자도 낮잠 효과 안 나와
연구자들은 평균 나이가 50개월인 어린이 40명을 대상으로 낮잠의 여부가 서술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서술기억이란 사물의 이름이나 얼굴 같은 사실 정보에 대한 기억으로 의식의 영역에 있다. 참고로 자전거를 타는 요령처럼 무의식적인 기억은 절차기억이라고 부른다.

오전 10시 아이들은 그림이 9개(44개월 미만) 또는 12개(44개월 이상)가 배치돼 있는 그림판을 본 뒤, 진행자가 보여주는 그림이 그림판의 어느 위치에 있었는지 맞춰야 한다. 9개일 경우는 7개, 12개일 경우는 9개 이상을 맞출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한다. 일단 기준에 도달하면 바로 ‘직후 기억’ 테스트를 한다. 그 결과 기억의 정확도는 75% 내외로 나타났다.
▲ 서술기억을 테스트하는 방법. 먼저 그림 12개가 배치된 그림판을 본다(위). 그림이 가려진 그림판 오른쪽 화면에 그림이 뜨면 위치를 가리킨다(가운데). 정확도가 75%에 이를 때까지 틀리면 그림의 위치를 알려준다(아래). 이 과정을 반복해 정확도가 75%가 넘으면 기억력 테스트를 하는데, 이때는 틀려도 정답을 알려주지 않는다.  ⓒ‘PNAS’
그 뒤 아이들은 정상적인 일정을 보내고 오후 1시가 되면 반은 낮잠을 자고 나머지는 계속 활동을 한다. 낮잠 시간은 3시까지다. 아이들은 평균 78분 동안 낮잠을 잤다. 3시 반이 되면 아이들은 ‘지연 기억’ 테스트를 받는다. 오전에 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제시하는 그림을 보고 위치를 말하는 것인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낮잠을 잔 그룹은 직후 기억의 정확도와 차이가 없었지만, 죽 깨어있었던 그룹은 10% 이상 낮아졌다.

이 결과에 대해 낮잠이 오전의 일에 대한 기억력을 공고히 한 게 아니라, 단지 낮잠을 잔 아이들은 피로가 풀려 정신이 맑고 깨어있었던 아이들은 피곤해서 그럴 수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연구자들은 이에 대해 답하기 위해 하루, 즉 24시간이 지난 뒤 기억력을 테스트했다. 즉 다음날 오전 10시에 같은 방식으로 테스트를 했는데 결과는 마찬가지로 낮잠을 잔 그룹의 정확도가 10% 이상 더 높았다.

이 결과는 낮잠을 안 자 약화된 기억력이 밤에 잠을 자더라도 회복되지 않음을 뜻한다. 아이들은 어른들과는 달리 기억을 공고히 하기 위해 잠을 자주 잘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실제 아이들은 자주 잠을 잤는데, 최근 수십 년 사이에 이런 패턴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즉 요즘 아이들은 자연스러운 인지능력 발달 경로에서 벗어나 있다는 말이다.

연구자들은 “하루 두 번 자는 습관에서 한 번 자는 습관으로 바뀌는 나이대가 빨라지면서 낮잠을 뺏긴 아이들이 늘고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학부모의 요구에 맞춰 어린이집에서 낮잠 시간을 빼는 커리큘럼에 대해 정책입안자들이 고민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다른 아이들에게 뒤쳐질 것 같아 서너 살 아이에게 이것저것 주입하기에 급급한 부모들이 유념해야할 연구결과가 아닐까.

강석기 과학칼럼니스트 | kangsukki@gmail.com

저작권자 2013.10.25 ⓒ ScienceTimes

2013년 10월 26일 토요일

미래에 유망할 첨단 기술 10가지

미래에 유망할 첨단 기술 10가지

2013 미래유망기술 세미나 개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창조경제와 미래기술’이란 주제로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2013 미래유망기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 미래의 10대 유망기술을 발표하는 자리가 KISTI의 주관으로 마련되었다  ⓒScienceTimes
 

이번 행사에서 KISTI는 미래의 10대 유망기술과 함께 중소기업에 적합한 전략적 비즈니스 아이템들을 소개하면서,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 미래 기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함께 제시하였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미래유망기술 분석
‘미래 기술트렌드 및 유망기술 10선’을 발표한 KISTI 정보분석연구소 문영호 소장은 “미래를 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이번 조사의 경우 전문성과 창조성, 그리고 상호작용 및 증거 등 4가지 축을 중심으로 약 33개의 방법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문 소장은 “특히 빅데이터의 시대가 도래한 만큼, 빅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미래기술의 트렌드를 추적했다”며 “1995년에서부터 지난해까지 총 1만3천360 건에 달하는 뉴스기사를 과학적으로 계량하여 기술관련 키워드 및 키워드 간의 상호연결 관계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고 전했다.
▲ 연구개발 패러다임의 변화  ⓒKISTI

문 소장은 “오늘 소개되는 10개의 유망 기술은 앞서 언급했던 분석과정을 통해 선별된 후보 기술들 중에서 사회적 이슈의 해결 여부를 최우선적으로 반영한 결과물”이라며 “5개 이슈 분야인 ‘보건의료·고령화’와 ‘에너지’, 그리고 ‘재난재해·사회안전’, ‘정보화’, ‘환경’에서 각각 2개씩 선정했다”고 말했다.

문 소장이 밝힌 분야별 유망 기술을 살펴보면 보건의료·고령화 분야에서는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microRNA 기반의 항암기술, 에너지 분야에서는 ▲초소형 CHP ▲양자점 태양전지, 재난재해·사회안전 분야에서는 ▲무선센서 네트워크를 이용한 재난재해 대응기술 ▲유연 콘크리트, 정보화 분야에서는 ▲감성형 인터랙션 기술 ▲디지털 포렌식 기술, 환경 분야는 ▲고효율 폐수처리 기술 ▲차세대 녹·적조 대응기술 등이 선정되었다.

KISTI 선정 10대 미래 유망기술
1.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Thepapies for Degenerative Brain Diseases)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원인 모르게 뇌의 특정부위의 신경세포가 사멸되면서 기능을 잃으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 즉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등의 치료약제를 말한다. 현재 발병원인의 규명을 위한 기초연구와 근원적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2. 마이크로RNA 기반의 항암기술(microRNA-based Anti-cancer Technology)
microRNA의 유전자 전사 후 조절(Post-transcriptional Regulation)을 통해 암의 발생과 전이를 막는 치료방법이다. 현재 다양한 암 관련 microRNA의 발견과 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3. 초소형 CHP(micro Combined Heat and Power)단일 에너지원으로부터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 생산시스템으로서, 향후 스마트그리드 시대를 대비한 분산형 전원공급체계를 구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4. 양자점 태양전지(QDSC, Quantum Dot Solar Cell)
빛을 잘 흡수하는 나노 반도체 입자인 양자점을 이용하여 넓은 파장대역의 빛을 흡수함으로써 효율을 극대화한 태양전지. 현재의 태양전지 기술이 안고 있는 단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기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5. 무선센서 네트워크(Wireless Senser Network)를 이용한 재난재해 대응기술

무선센서를 이용한 구조물이나 자연환경의 모니터링을 통해 재난 예방 및 피해규모를 감축하는 기술이다. 향후 사물 인터넷과의 연계를 통해 재난재해 및 사회안전 인프라 구축의 기반기술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양자점 태양전지의 구조 및 발전효율  ⓒCHERIC

6. 유연 콘크리트(ECC, Engineered Cementitious Composites)
고연성 섬유재료를 보강한 시멘트 복합체로, 일명 휘어지는 콘크리트인 유연 콘크리트는 일반 콘크리트에 비해 100~1000배의 높은 인장률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지진을 비롯한 재해재난 사고를 최소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7. 감성형 인터랙션 기술(Affective Interaction)
사람의 감성 정보를 측정·인지하고 인지된 감성은 피드백을 하는 기술. 현재 사람의 감정상태를 파악하고 이에 따라 행동하는 지능형 로봇 개발의 원천 기술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8. 디지털 포렌식 기술(Digital Forensics)
범죄 수사에서 법적 대응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디지털 증거화 기술로, 디스크 이미징 및 디스크 복제, 그리고 암호복구와 네트워크 분석 같은 분야가 이에 해당된다.

9. 고효율 폐수처리 기술

혐기성 암모니아 산화반응을 일으키는 아나목스(Anammox) 균을 이용해 기존 폐수의 질소분리 공정에 필요한 산소주입과 외부 탄소원 공급 등의 단계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기술이다. 현재 아나목스 균의 증식속도 제고를 위한 배양기술 및 특성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10. 차세대 녹·적조(water-bloom & red tide) 대응기술

플랑크톤의 대량번식으로 말미암아 녹조로 인한 하천 및 적조로 인한 해양의 생태계가 파괴되는 현상을 방제하는 기술이다. 현재 생태계에 교란을 일으키지 않는 녹·적조 방제물질의 개발과 발생기작 등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신사업 발굴지원 시스템으로 중소기업 지원

오후 세션에서 ‘신사업 발굴지원 시스템 TOD & COMPAS’이란 주제로 발표한 KISTI 기술정보분석센터 기술기회연구실의 고병열 실장은 “기술의 기회 경로를 제시해 주는 TOD 시스템은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해 고민하는 중소기업들이 기술의 기회를 발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고 실장은 “이와 더불어 핵심경쟁자의 프로파일과 유사특허를 탐색하고 무역역조현황 등 경쟁자의 정보를 분석해 주는 서비스인 COMPAS를 통하여 국내·외 글로벌 경쟁기술의 활동상황까지 분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 실장은 또 “KISTI의 TOD와 COMPAS 시스템을 통해 신기술 사업의 기획비용절감과 추가 연구개발투자의 확대, 그리고 고부가가치의 창출 등을 기대할 수 있다”며 “미래기술의 선점으로 중소기업에 활력을 주고 국가 경쟁력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3.10.25 ⓒ ScienceTimes

높은 효율, 고분자 태양전지 기술 개발

높은 효율, 고분자 태양전지 기술 개발

[인터뷰] 송명훈 UNIST 기계 및 신소재공학부 교수

 
 
최근 차세대 태양전지로 고분자 태양전지가 각광 받고 있다. 공액 고분자를 태양광 흡수체로 사용해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화시키는 고분자 태양전지는 제작비용이 저렴하고 형태와 무게 등에 제약을 적게 받아 유연한 소자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분자 태양전지는 실리콘 대비 전자 및 정공 이동도가 매우 느려 실리콘 무기물 태양전지와 대비해 효율이 낮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곤 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높은 효율과 안정성을 가진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송명훈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 교수팀이 고분자 태양전지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낮은 효율과 안정성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 송명훈 UNIST 기계 및 신소재공학부 교수  ⓒ송명훈
 

다양한 계면처리 기술로 효율 ↑
“고분자 태양전지는 구조적인 측면에서 ‘conventional’ 구조와 ‘inverted’ 구조로 나뉩니다. 이 때 ‘conventional’ 구조는 양극으로 투명전극을 사용하고 음극으로 낮은 일함수를 가지는 금속전극을 사용하죠. 효율은 높지만 이와 같은 금속은 공기 중에 쉽게 산화되므로 소자 수명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요.

이에 반해 ‘inverted’ 구조는 반대로 음극으로 투명전극을 사용하고 양극을 높은 일함수를 갖는 금속전극을 사용하기 때문에 공기안정성이 우수합니다. 금속산화물은 공기 중 안정적이며 기계적·전기광학적 물성이 우수하고 가시광 영역에서 투명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많이 연구되고 있는 분야입니다.

하지만 광활성층인 고분자 물질과 금속산화물 사이에 높은 계면저항을 갖고 있어 충진 인자가 낮은 편이고, 두 층 사이에 에너지장벽이 커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계면처리 기술을 이용,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송명훈 교수팀은 소자의 안정성을 고려해 inverted 구조를 채택했다. 또 효율적인 향상을 위해 나뭇잎 형태의 나노구조를 갖는 전자수송층을 사용했다. 연구팀은 이런 수송층을 에탄올아민으로 표면처리를 했으며 블로킹 효과에 의한 전자와 정공의 재결합을 방지함으로써 8.69% 라는 매우 큰 변환효율을 갖는 태양전지를 개발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장점은 매우 값싸고 간단한 범용적인 극성용매를 전자수송층인 산화아연 위에 코팅해 태양전지의 광전변환 효율을 향상시켰다는 점입니다. 특히 전자 수송층인 산화 아연층에 에탄올아민을 코팅할 경우 어떻게 쌍극자 현상이 유도되는 지 알 수 있었죠.”
▲ 역구조 유 무기 하이브리드 금속산화물을 이용한 유기태양전지 원리  ⓒ한국연구재단

발상의 전환으로 이룬 쾌거
송명훈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역구조의 발광소자에 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가운데 이룬 결과다.

“연구를 태양전지에 적용하고자 노력하는 가운데 N-도핑된 탄소나노튜브를 ZnO 위에 표면처리 함으로써 효율성이 향상된 결과를 얻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간단하면서도 실용적인 방법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약간은 다른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됐죠. 그 중 탄소나노튜브를 빼고 사용된 솔벤트만 사용해 ZnO 표면 위에 코팅을 하게 되고 효율향상이 탄소나노튜브를 넣을 때와 동일하게 나오는 결과를 얻게 됐습니다.”

좋은 결과는 얻었지만 왜 효율이 잘 나왔는지에 대한 확실한 답을 구하지 못한 송 교수팀은 해외 학회 중 송명훈 교수의 지도교수인 캠브리지 대학교의 프렌드 교수로부터 조언을 얻어 효율성에 대한 원인을 밝힐 수 있었다.

“기존에는 역구조 태양전지에서 금속산화물과 광활성층 사이에 에너지장벽을 줄이는 방법으로 자기조립 단분자막, 이온성 액체, 공액 고분자 전해질과 같은 물질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원하는 물질을 합성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을 뿐 아니라 효율 증가가 아주 크진 않았어요.

우리 연구팀은 이러한 번거로움을 해결하고 동시에 평소 많이 사용하고 흔히 찾을 수 있는 메탄올(CH3OH), 에탄올(CH3CH2OH), 에탄올아민 등과 같은 극성용매를 통해 간단하고 효과적인 선택적 계면 조절을 함으로써 소자효율을 크게 향상 시켰습니다.”

역구조 고분자 태양전지에 사용한 송 교수팀의 극성용매 처리법은 선택적 계면조절을 통해 높은 태양전지 효율을 나타낼 뿐 아니라, 유기발광소자(OLED)와 유기박막트랜지스터 (OTFT), 유기레이저다이오드(OLD) 등과 같은 유기반도체소자에 사용할 수 있어 보다 성능이 향상된 소자를 개발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비슷한 계열의 다른 솔벤트 및 관련계열의 극성용매 물질을 사용해 소자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연구할 계획입니다. 전자수송층인 금속산화물의 표면개질에 의해 태양전지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는데, 특히 이번 연구의 경우 매우 값싸고 간단한 극성용매를 전자수송층인 산화아연 위에 코팅해 태양전지의 광전변환 효율을 향상시켰습니다.

앞으로 실용화를 위해서는 장시간 소자안정성을 연구하는 게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 연구팀이 제안한 내용이 유기광전소자에 적용되어 널리 쓰일 수 있는 기술이 되도록 연구를 진행하겠습니다.”

황정은 객원기자 | hjuun@naver.com

저작권자 2013.10.25 ⓒ ScienceTimes

2013년 10월 25일 금요일

신기한 게이트 ‘에이스 패스’ 개발

신기한 게이트 ‘에이스 패스’ 개발

학생이 창업한 기업 (주)에이스원페어

 
 
창조 + 융합 현장   지난 5월 법인 등록을 한 (주)에이스원페어는 서울시립대에 다니는 김동영 씨, 가톨릭대학교에 다니는 김동규 씨, 홍익대학교에 다니는 이미소 씨가 함께 만든 회사다. 세 사람은 지난 4월 중소기업진흥원 창업사관학교 3기로 입학해 1억 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한 달 후인 5월 법인 등록을 마쳤다. 그리고 지금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가 있다.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RFID/IoT 월드 콩그레스 2013’에 참가해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는 김동영 대표를 만났다.

전시회에 출품하고 있는 제품 이름은 ‘에이스 패스(ACE PASS)’다. 하이패스형 RFID 게이트란 설명이 붙어 있다. 무선인식 기술인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를 활용해 기존의 짧았던 인식거리를 크게 늘린 신개념 출입관리 시스템이다.

출입관리용 카드 인식 거리 80cm로 늘려
정부 청사, 기업, 연구소, 도서관, 상점 등에서 볼 수 있는 출입관리용 게이트에서는 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게이트 입구에서 카드를 접촉(태그)하면서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신분확인이 이루어진다. 카드를 꺼내야하는 번거로움, 혹은 문이 열리기를 기다려야 하는 등의 불편이 있었다.
▲ 학생이 만든 회사 (주)에이스원페어 대표 김동영 씨(오른쪽)와 마케팅을 맡고 있는 공동대표 김동규 씨가 하이패스형 RFID 게이트 '에이스 패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ScienceTimes

에이스원페어에서 만든 제품은 구태여 카드 접촉을 할 필요가 없다. 주머니, 혹은 가방 등에 카드를 넣고 게이트를 통과하면 언제든지 OK다. 먼 거리에서도 자동적으로 신분확인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구태여 카드를 꺼내 접촉을 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게이트를 통과할 수 있다.

이런 기능이 가능한 것은 카드에 들어 있는 정보를 인식할 수 있는 거리를 80cm로 늘렸기 때문이다. 99%가 넘는 정확한 카드 인식률에 정보 인식거리를 대폭 늘렸기 때문에 카드를 게이트 특정 부분에 가까이 대지 않더라고 정보 인식이 가능하다.

‘에이스 패스’의 강점은 보다 더 짧은 시간에 보다 더 많은 사람을 출입관리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시간 절약은 물론 게이트 설치에 들어가는 비용을 크게 줄여나갈 수 있다. 출입관리용 게이트 시스템에 첨단 기술을 적용한 결과다.

김동영 대표는 “기업은 물론 스키장의 무인검표기, 아파트 단지의 출입 게이트, 전시회용 관람객 관리 솔루션, 테마파크 입장객 관리 솔루션, 백화점의 VIP 관리 솔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전보다 더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에이스원페어에서는 ‘하이패스형 RFID 게이트’와 관련 2건의 특허를 출원해놓고 있다. 지난 8월 ‘스마트 클라우드쇼’에 참가해 호평을 받았으며, 9월에는 시제품을 출시했다. 그리고 지금 지금 ‘RFID/IoT 월드 콩그레스 2013’에 참가해 국내̛외 바이어를 접촉하는 등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환경공학 전공하다가 버스 RFID에 관심
김동영 대표는 서울시립대에서 환경공학과 조경학을 전공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보다도 무선인식 기술, RFID에 특별한 관심이 있다.

지난해 한국RFID/USN융합협회로부터 국가공인 ‘RFID 기술자격 검정’ 과정에 응모했다. 그리고 최근 RFID-SL 등급을 획득했으며, 지금 최고 단계인 RFID-GL 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

김 대표는 우연스럽게 무선인식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큰 비가 오는 날 우산을 들고 급히 버스를 타려 하는데 승객들이 크게 밀렸다. 우산을 접고,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카드접촉을 하고 있는 승객들이 앞에 줄을 서고 있었다.

이후 버스 안 상황을 세밀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버스 안에는 또 다른 불편이 있었다. “위험하오니 버스가 완전히 정차한 후 태그해주세요"라는 안내멘트가 무색할 정도로 많은 승객들은 하차를 위해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선 상태로 흔들리면서 카드 태그를 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너무 불편한 모습이었다. 김 대표 머리 속에 한 생각이 떠올랐다. 구태여 카드를 태그(접촉)하지 않더라도 (카드리더기에서) 카드 안에 있는 정보를 정확히 인식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해답은 RFID에 있었다. 멀리서 태그가 가능한 솔루션을 찾기 위해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비오는 날에도 카드를 꺼내지 않고 대중교통 요금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김 대표의 이 아이디어는 가톨릭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동규 씨, 홍익대 대학원에서 색채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 이미소 씨와 연결돼 새로운 ‘에이스 패스’ 사업을 창출했다.

김 대표는 특히 스키장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스키장을 방문하는 이용객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리프트 시설인데 리프트 대기 시간이 길어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에이스 패스’로 이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관리소에서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에 안전게이트가 있음에도 범죄인 출입이 계속 늘고 있어 일부 아파트 관리소들과 이를 해소할 방안을 찾고 있다며, 현재 3중 보안 시스템을 접목한 게이트를 개발중이라고 말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10.25 ⓒ ScienceTimes

2013년 10월 24일 목요일

새로운 RFID 시장이 열리고 있다

새로운 RFID 시장이 열리고 있다

‘RFID/IoT 월드 콩그레스 2013’ 개막

 
 
창조 + 융합 현장   ‘무선인식’이라고 번역되는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기술은 지난 70년대 미국이 탄도미사일을 추적하기 위해 군사용으로 만든 것이다. 작은 칩(태그)에 특수 정보를 저장하고 무선주파수를 이용해 그 정보를 송·수신하는 것을 말한다.

이 기술이 민간으로 넘어왔다. 그리고 지금에는 기존의 바코드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으며, 부착이 가능하고, 장거리 송·수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항공, 의료, 농업, 유통, 물류, 제조 등 광범위한 분야서 활용되고 있다.
▲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안전행정부 주최로 열린 ‘RFID/IoT 월드 콩그레스 2013’. 7개국 128개 업체에서 285개 부스를 설치하고 오는 25일까지 다양한 제품 및 솔루션, ICT융합 서비스 등을 선보인다.  ⓒScienceTimes
 

특히 최근 ICT 기술 발전은 RFID에 새로운 시대를 열어놓고 있다.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안전행정부 주최로 열린 ‘RFID/IoT 월드 콩그레스 2013’에서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신기한 기술들이 다수 선보였다.

자동으로 요리, 난방, 예너지 절감까지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이 전시회는 근래의 RFID 기술 흐름을 조망해 볼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 행사다. 7개국 128개 업체에서 285개 부스를 설치하고 오는 25일까지 다양한 제품 및 솔루션, ICT융합 서비스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RFID에 IoT(사물인터넷), M2M, 빅데이터 등 첨단 ICT 기술이 결합된 융합기술들이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가정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제품으로, NFC 오븐, NFC 스피커, 스마트 밸브 제어기 ‘에너지팝’ 등을 선보였다. 근거리 통신기술을 의미하는 NFC(near field communication) 오븐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시켰다.

▲ KT에서 선보인 NFC 기반의 반려견 목걸이 'PEF'.  ⓒScienceTimes
스마트폰에 있는 레시피(조리법) 정보를 무선으로 오븐에 전달하면 요리를 자동으로 시작할 수 있다. NFC 스피커는 스마트폰으로 듣고 있던 음악을 유선 연결 없이 터치 한번으로 스피커로 옮겨 즐길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스마트 밸브 제어기 ‘에너지팝’은 스마트폰의 NFC 기능을 이용, 난방 및 온수 밸브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집안의 온도를 조절해 에너지를 절감하고 난방비용 또한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 설명이다.

모텍스(Motex)는 핸드헬드형 스마트 라벨러를 선보였다. 이 기술은 품목, 가격 등의 기본 정보 외에 제품 ̛서비스 생산에서 소비에 이르는 광범위한 내용의 정보를 다루고 있다. 프린터, 리더기 등의 기능들까지 통합시켰다. ‘스마트라벨 프린터 저울’, ‘RFID 스마트라벨 고속 인코딩/디코팅 장비’ 등을 선보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협력사인 핸디소프트(HANDY SOFT)는 사물인터넷(IoT)을 위한 미들웨어 기술인 ‘모리(MoRI)’와 이를 이용한 시맨틱 서비스인‘오미길’을 선보였다.

‘모리’는 모바일 디바이스에 연결해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앱에 공급할 수 있는 기술이다. 각종 스마트기기에 탑재해 GPS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또 온도와 습도, 염도와 조도 등의 데이터를 수집, 가공해 스마트폰 앱을 통해 활용할 수 있다.

25일까지 컨퍼런스, 제품설명회 등 열려
시맨틱 IoT 서비스로 개발한 ‘오미길’은 사용자의 건강 및 상황에 따라 적합한 음식 및 음식점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다. 이를테면 어떤 음식을 먹기 전에 스마트폰으로 염도를 측정함으로써 건강식을 구분할 수 있다.

엠씨페이(MCPAY)는 안드로이드 기잠의 올인원 포스 시스템 ‘스마트캣(Smart Cat)’을 선보였다. 스마트폰을 이용, 소규모 매장을 스마트하게 운영할 수 있는 편리한 결제시스템이다. RF 카드, NFC, IC 카드, MSR 가트 등 다양한 결제 시스템을 통합했다.

모뉴엘(MONEUAL)은 로봇청소기 ‘클링클링’을 전시했다. 스스로 물을 공급하면서 구석구석을 찾아가 청소할 수 있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RFID, 사물인터넷 기술 등이 모두 결합된 케이스다.

우리나라에서 RFID 전시회가 처음 열린 것은 지난 2004. 지난해까지 ‘RFID/USN 코리아’란 명칭으로 개최되다가 올해부터 ‘RFID/IoT 월드 콩그레스 2013’로 이름을 바꿨다. 관계자는 “현존하는 RFID 관련 전시회 중 가장 큰 규모”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의 특징은 융합사례다.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고 있는 사례들을 다양하게 전시하면서 산업 관계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24일에는 RFID, 사물인터넷, M2M, 빅데이터 등의 동향을 점검하고 미래 사업방향을 진단해보는 국제컨퍼런스가 열린다. 이 자리에는 미국 오라클 사의 제프리 모톤(Geoffrey Morton) 부사장이 참석해 사물인터넷 도입을 통한 기업 변화와 전망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행할 예정이다.

또 미래창조과학부 김정삼 과장, 안전행정부 김영수 과장 등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해 사물인터넷 육성방안 등을 발표한다. 이외에 각국 전문가들이 참석해 4개 세션, 14개 주제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신제품 설명회도 함께 진행된다. 셀로코, 지오플랜 코리아, 네톰, 큐빗, 아이디로 등에서 선보인 기술에 대해 설명회가 진행된다.

또 ETRI, 전자부품연구원, 윕스 등이 출시한 개방형 시맨틱 USN 서비스 플랫폼 기술, IoT 기반의 스마트 산업안전 프레임워크 기술 등 8개 기술을 민간기업에 이전하기 위한 기술이전 설명회가 이어진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10.24 ⓒ ScienceTimes

‘팹랩’에서 갖가지 아이디어들이 현실로

‘팹랩’에서 갖가지 아이디어들이 현실로

국립과천과학관 무한상상실

 
 
21세기는 국민의 상상력과 창의적 아이디어가 국가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개인이나 기업의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자유롭게 교류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리고 있는 추세다. 그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국민 누구나 창의적 상상력을 발휘, 구현할 수 있도록 '무한상상실'을 도입해 시범운영중에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무한상상실'의 도입배경과 시범운영중인 각 유형별 무한상상실 사례를 시리즈로 게재할 예정이다. [편집자 註]
“3D프린터나 레이저 커터로 무엇을 만들면 좋을까? 설계만 잘하면 무엇이든 나만의 것을 만들 수 있던데, 어떤 것부터 만들까?”

얼마 전 국립과천과학관 무한상상실에서 운영하는 다빈치 워크숍에 다녀 온 이후, 주부 김영덕 씨는 이런 고민을 자주 하게 됐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이 과천과학관에서 과학수업을 듣는 관계로 토요일마다 과학관을 찾고 있던 김영덕 씨는 우연히 알게 된 무한상상실에서 디지털 가공 장비 활용 교육을 받고 다양한 만들기 체험도 했다.
▲ 상상공작소에서 레이저 커터 원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순강

김 씨는 이곳에서 레이저 커터를 이용한 도장 만들기와 네임택 만들기 체험을 한 후에는 만나는 사람마다 무한상상실 홍보를 하느라 바빴다. 그 덕분에 남편은 물론, 남동생까지 무한상상실 체험에 참여하게 됐다.

김 씨의 남동생은 선박 설계 일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무한상상실 체험에 더 큰 흥미를 느꼈다. 여기서 3D 프린터 이용방법을 배우고 나서 은퇴 후 자신이 만들고 싶은 의자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에 들어갔다.

사람마다 엉덩이 체형이 다른데,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이 제조된 의자에 앉는 건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서 개개인 엉덩이에 딱 맞는 의자를 제작한다는 것이 바로 그 구체적인 구상 내용이었다.

다빈치 워크숍, 디지털 가공 장비의 달인 되자

이것이 바로 ‘디지털 가공 장비의 달인이 되자’라는 목표로 진행되는 다빈치 워크숍이 지향하는 바다. 즉 그동안 아이디어 구상을 먼저 한 후, 거기에 맞는 제조 기술을 찾았던 기존의 방식과 달리 새로운 제조 기술에 대한 이해를 통해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역발상을 시도한 것.

이 같은 역발상이 가능한 곳은 바로 ‘팹랩’으로 꾸며진 무한상상실의 상상공작소다. ‘팹랩’은 ‘제작 실험실(Fabrication Laboratory)’의 약자로 대형 CNC 라우터, 레이저 커터, 3D프린터, 비닐 커터, 탁상용 CNC 조각기 등 최첨단 디지털 제작 장비를 갖추고 있어 아이디어만 있으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

또한 과천과학관 무한상상실에서는 이곳 상상공작소를 활용해 ‘상상만들기’ 프로그램도 운용하고 있다. ‘상상만들기’는 인터넷 사전 예약을 통해 상상공작소를 직접 방문, 자신이 미리 구상해 온 아이디어를 구현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창업을 위해 아이디어를 가진 사업가나 교수, 디자이너 등이 시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상상만들기’에 도전하고 있다. 8월 1일 개관 이래로 지금까지 전자거문고 등 30건이 넘는 시제품들이 만들어졌다. 최근에는 계원대 디자인과 졸업반 학생들이 졸업작품을 만들기 위해 이곳을 자주 찾고 있다.

▲ 상상만들기 프로그램을 통해 제작된 전자거문고.  ⓒ김순강

아이디어 도출에 이어 개별 멘토링으로 구체화

이밖에도 과천과학관 무한상상실에서는 상상반짝 프로그램도 운용하고 있다. 여기서는 다양한 상품들 속에 숨겨진 발명 원리를 이해하고 창의적 문제 해결 방법인 트리즈(TRIZ) 기법을 통해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도출해 낼 수 있도록 한다.

이와 관련해 송선희 SE(사이언스 에듀케이터)는 “지금까지 일방적으로 교사의 말을 듣는 수용자의 입장이었던 아이들이 여기에 와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이 직접 손을 움직여 무언가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을 대단히 기뻐하고 좋아한다”며 “이곳에서는 잘해서 완성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실패하더라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발상의 전환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뿐만 아니라 평소 머리 속에서 맴돌던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의 개별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그것이 바로 상상노하우 프로그램.
이메일을 통해 아이디어를 제출하면 선정된 상상위원들과 4회 이상의 만남을 갖고, 개별 멘토링을 받게 되면 아이디어가 실현가능한 설계 도면으로 만들어진다.

이에 “미래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시대”라고 말하는 송선희 SE는 “그동안 우리는 필요한 것이 있으면 그것을 사서 사용하는 소비문화에 젖어있었지만, 앞으로 디지털 장비를 활용해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제작자문화가 조성되고, 그 시장이 만들어진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창조경제 실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순강 객원기자 | pureriver@hanmail.net

저작권자 2013.10.24 ⓒ ScienceTimes

2013년 10월 23일 수요일

백금촉매 대체하는 고효율 수소 생산기술

백금촉매 대체하는 고효율 수소 생산기술

[인터뷰] 이주한 기초연 물성과학연구부 박사

 
 
최근 화석연료 사용이 증가하면서 지구 온난화문제와 화석연료 고갈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혹시 모를 에너지난에 대비한 대체에너지원 개발의 필요성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 여름에도 우리나라는 전력난을 겪으며 원자력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에너지 시스템 구조를 벗어날 필요를 느꼈다.

이런 가운데 주목받는 대체에너지 원으로는 태양열과 태양광 발전, 풍력발전, 조력발전, 핵융합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수소는 미래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물질로 지구상에 무한정으로 공급되는 태양에너지를 활용해 광화학적으로 물을 광분해함으로써 생산할 수 있어 관심이 뜨겁다.

“바로 전기로 생산하는 태양전지도 연구가 활발하지만 태양광을 이용해 광화학적으로 물을 광분해한다면 일반연료로부터 연료전지까지 거의 모든 분야의 에너지로 사용될 수 있어요. 수소는 사용 후에 물로 재순환이 이뤄지기 때문에 환경적으로도 거의 완벽한 에너지원이 될 수 있습니다.”

질소 도핑된 단층 그래핀 이용한 수소 생산법

▲ 이주한 기초연 물성과학연구부 박사  ⓒ이주한

국내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수소 생산용 그래핀 기반 촉매제를 개발했다. 이주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와 남기태‧홍병희 서울대 교수 공동연구팀이 질소가 도핑된 단층 그래핀을 이용해 개발한 수소 생산법을 에너지 환경과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에너지와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지에 게재된 것이다.

이주한 박사팀은 질소 도핑된 그래핀 층의 화학적 조성과 실리콘 표면의 보호 역할을 증명했으며, 이를 토대로 남기태 교수팀과 홍병희 교수팀은 실리콘 광음극에 질소가 도핑된 그래핀을 적용해 기존 수소생산용 백금 촉매제를 대체할 만한 수준의 광전기화학 효율을 구현할 수 있었다.

“수소는 거의 무한정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입니다. 게다가 청정에너지인 만큼 환경문제에 있어서도 굉장히 자유로워요. 현재 이러한 다양한 이유로 인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구상에 무한정 제공되는 태양에너지를 활용해 광화학적으로 물을 광분해하면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죠.”

전기가 생산되는 태양전지 연구도 활발하지만 태양광을 이용해 광화학적으로 물을 광분해한다면 일반연료부터 연료전지까지 거의 모든 분야의 에너지로 사용될 수 있다. 더불어 수소는 사용 후에도 물로 재순환이 이뤄지기 때문에 환경적으로도 거의 완벽한 에너지원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n-형 반도체양극과 금속음극을 전해질 용액에 넣고 태양광을 입사하면 전극으로부터 용액으로 전자이동이 일어나고 이 전자의 이동이 전해질 속에 있는 반도체 전극표면의 전위를 달라지게 해서 띠구부러짐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 때 광전극이 밴드갭 이상의 에너지를 갖는 빛을 흡수하면서 전자가 에너지를 얻어서 들뜨게 되고 ‘electron-hole pair’ 가 형성돼요. 그렇게 궁극적으로 전해질을 전기분해하고 있죠.”

이 때 n-형 반도체 양극표면을 처리하는 촉매제에 의해 광전기화학효율이 결정되는데 일반적으로 고가의 금속이 촉매제로 사용되면서 수소생산의 경제성이 문제가 돼 왔다. 이에 따라 이주한 박사팀은 세계최초로 질소가 도핑된 그래핀을 활용한 수소생산용 촉매제를 개발했다.

“물을 광분해하기 위해서 PEC(광전기화학 셀)을 이용하는 방법이 보편적으로 사용돼 왔어요. 이 때 필요한 광촉매로 지금까지는 주로 고가의 금속인 백금(Pt)을 고효율 촉매로 사용했죠. 하지만 질소가 도핑된 그래핀 기반의 단일박막 촉매를 이용해 기존 백금 촉매를 대체할 수 있는 광전기화학효율을 얻음으로써 수소생산의 경제성을 향상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량생산의 기회를 넓혔으니까요.”

광전기화학 셀을 물에서 사용할 경우 실리콘 표면의 산화가 진행돼 셀의 수명이 짧아지게 되는데 이주한 박사팀은 그래핀이 가진 표면 보호효과로 인해 실리콘 표면의 산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것을 XPS 분석을 통해 증명, 이를 기반으로 고가의 금속을 대체할만한 저가의 촉매시스템을 개발했다.

“광전기화학 효율을 향상시키는 질소 도핑 시료의 XPS(X-ray Photoelectron Spectroscopy, X선 광전자 분광법)를 분석해 화학적 상태의 질소 흡착 구조를 규명했습니다. 또한 광전기화학 셀을 물에서 사용할 경우 실리콘 표면의 산화가 진행돼 셀의 수명이 짧아지게 되는데, 그래핀이 가진 표면 보호효과로 인해 실리콘 표면의 산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것을 XPS 분석을 통해 증명했죠.”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연구팀은 구리 위에서 합성된 단층 그래핀을 질소 플라즈마로 도핑 처리하면 백금과 유사한 촉매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발견했다. 또한 질소 도핑된 그래핀을 실리콘 촉매전극과 결합해 광전기화학을 이용한 물분해 반응에 적용했을 때 최고 수준의 효율을 보일 수 있다는 것 역시 나타낼 수 있었다.

그래핀 응용성 보여준 대표적 사례
이주한 박사팀의 이번 연구는 그래핀을 이용해 백금의 높은 단가를 낮췄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래핀은 영국의 Geim 박사가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이후로 더욱 관심을 받고 있는 신소재입니다. 기존 신소재에 비해서 생산방법이 단순하면서도 전자의 이동속도가 실리콘보다 20배 이상 빠르고 열전도율도 구리보다 약 20배가 높으며, 형상조절이 용이해서 꿈의 신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죠. 현재 전 세계의 과학자들이 그래핀을 이용한 다양한 응용제품을 만들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개발된 그래핀 기반 광촉매 시스템은 환경과 대체에너지원 개발에 있어서 그래핀의 응용성을 보여준 대표적 연구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이주한 박사는 이번 연구가 정부출연연구소와 대학 기관의 융합연구가 결실을 맺은 사례여서 더욱 뜻 깊은 연구라고 강조했다.

“우수한 학생들과 뛰어난 교수진이 있는 대학교에서 물질을 개발하고, 대학교에선 실행하기 어려운 분석은 다년간의 분석노하우와 첨단장비를 갖춘 정부출연연구소에서 수행했어요. 그렇게 시너지 효과를 창출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기초적인 물성연구가 훗날 큰 상업성을 창출할 수 있는 응용연구로의 가능성이 됐고요.

이번 연구만으로 그래핀의 상용화라는 큰 과제가 단숨에 해결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여전히 연구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고 상용화 및 대량생산을 위해서도 해결해야 될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큰 벽 하나를 넘어섰고 그 힘을 통해 앞으로의 문제들도 충분히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믿고 있어요.”

이주한 박사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수소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중요단서를 제공했으므로 수소에너지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수소가 대량생산된다면 이를 활용한 수소에너지 실용화 연구가 가속을 받게 될 것입니다. 휘발유 대신에 수소엔진을 장착한 수소자동차가 등장할 것이고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한 전기에너지, 수소 전력 발전 등이 두각을 나타낼 거예요. 수소는 공해물질을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지구의 환경보존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되겠죠.”

황정은 객원기자 | hjuun@naver.com

저작권자 2013.10.23 ⓒ ScienceTimes

손바닥 안의 스마트폰…이매지너리 폰

손바닥 안의 스마트폰…이매지너리 폰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45)

 
 
세계 산업계 동향   SF에서나 볼 수 있는 신기한 통신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시스코(Cisco)의 뉴스 사이트인 네트워크(The Network)는 최근 보도를 통해 손뼉을 치거나 귓불을 만지면서 이메일 또는 휴대폰 통화를 할 수 있는 기술이 곧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이 신기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곳은 독일이다. 이곳 하소 플래트너 연구소(Hasso Plattner Institute)에서는 손바닥 안에 설치한 스마트폰, ‘이매지너리 폰(the Imaginary Phone)’를 개발중이다.

독일 다름슈타트 기술대학(Technical University in Darmstadt)에서는 사람의 귓불을 이용해 ‘이어풋(EarPut)’이라는 장치를 설치하고 귓불을 만지면서 이메일 등을 통해 컴퓨터와 소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소리와 촉감으로도 컴퓨터 조작 가능해
이 같은 기술이 가능한 것은 유저 인터페이스(UI, user interface) 때문이다. UI란 컴퓨터 에서 데이터 입력이나 동작을 제어하기 위해 사용하는 명령어 또는 기법을 말한다.
▲ 손뼉을 치거나 귓불을 만지면서 이메일, 또는 휴대폰 통화를 할 수 있는 유저인터페이스 기술이 독일에서 개발되고 있다. 손바닥에 패드를 장착한 후 스마트폰처럼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http://newsroom.cisco.com/

컴퓨터 초창기에는 대부분 키보드를 통해 명령어를 직접 입력해왔다. 그러나 지금 윈도우에서는 동작 목록을 아이콘이나 메뉴로 보여주고 사용자가 마우스로 작업을 수행하는 그래픽유저 인터페이스(GUI)가 이용되고 있다.

독일에서 개발되고 있는 기술들은 음성과 촉감을 사용한 방법들이다. 사람과 컴퓨터 간의 의사소통을 보다 더 간편하게 하기 위해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방식들이 시도되고 있다.

하소 플래트너 연구소에서 개발중인 ‘상상의 전화’의 경우 손바닥 안에 휴대폰 패드를 접목시키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휴대폰을 사용하듯이 뉴스를 검색하고, 이메일 등을 주고받을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사용성 컨설팅 그룹, 닐슨 노만 그룹(Nielsen Norman Group)의 제이콥 닐슨 박사는 “소리와 온도 등을 통해 컴퓨터를 작동할 수 있는 기술 등 과거와는 다른 혁신적인 방식의 유저 인터페이스가 시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뇌파를 이용한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피츠버그 대학 의학센터연구소(UPMC)에서는 6.4cm2의 기기를 사람 뇌에 이식해 로봇팔을 움직이는 동작제어에 성공했다. 사이언스데일리에 따르면 실제로 사지마비 환자인 잔 슈어만 여사는 로봇팔을 조정해 초콜릿을 베어 먹었다.

미국 DARPA(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에서도 비슷한 실험에 성공했다. 마린타임즈(MarineTimes)에 따르면, 뇌파를 조정해 몸에 이식한 로봇팔을 움직이면서 종이컵을 잡거나 알루미늄 캔을 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초기에는 뇌에 이식한 칩과 전선으로 신호를 교환했으나, 지금은 무선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로잔공대의 톰 칼슨(Tom Carlsson) 박사 연구팀은 손끝에 촉각 센서를 부착해 촉감을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중이다.

자동차, 게임 등 미래 산업에 큰 변화 예고
운동을 관장하는 뇌 부분 두피에 센서를 장착하고, 이 센서가 뇌파를 감지해 머릿속에서 ‘왼쪽으로’ 또는 ‘오른쪽으로 움직인다’고 상상하면 기계가 그대로 움직이는 기술이다. 테크놀로지(Technology)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기술을 현재 전동휠체어에 적용하고 있는데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IT 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삼성전자에서는 미국 텍사스 대 루즈베 자파리(Roozbeh Jafari)와 공동으로 갤럭시 10.1인치 노트를 이용해 터치 없이도 앱을 구동하고, 연락처를 열 수 있으며, 음악을 선곡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중이다.

컴퓨터월드에 따르면 인텔은 뇌 속에 이식한 칩을 이용해 생각만으로 컴퓨터나 휴대기기를 작동할 수 있는 뇌파 컴퓨터를 개발중이다. 알파파(비초점 두뇌 활동), 베타파(초점 두뇌 활동), 세타파(감정), 델타파(수면 상태), 뮤파(신체 활동) 등의 뇌파를 정확히 인식하는 기술이 관건이다.

관계자들은 유저 인터페이스 기술의 발전이 미래 산업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을 통해 신제품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도요타의 경우 지난 2011년 8월 미국 팔리사이클 사와 공동으로 뇌파를 통해 자동변속이 가능한 콘셉트 자전거를 개발했다.

운전자가 기어 변속을 생각하면 뇌파, 심박수, 페달 회전수 등을 고려해 자동으로 속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자전거다. 닛산은 운전자 뇌파와 눈의 움직임을 측정해 방향전환, 가속 등을 자동 조정할 수 있는 차량 기술을 개발중이다.

더 큰 시장성이 예상되고 있는 것은 게임, 영화 등 엔터네인먼트 산업이다. 미국 마텔의 ‘마인드플렉스’ 게임에서는 헤드셋을 쓰고 집중하면 뇌파가 전달돼 게임판 위에 있는 공이 상하로 움직이고, 회전하는 등의 장애물 코스를 선보였다.

호주 이모티브는 헤드셋을 쓰고 뇌파를 조정하면서 게임 속 캐릭터가 불덩어리를 쏘는 뇌파조정게임 ‘아레나(Arena)’를 선보였다. 한편 영국의 영화 스튜디오 ‘트라이테 랩(Treite Lab)’에서는 영화를 시청하는 관객의 뇌파를 분석해 그 반응에 따라 스토리가 바뀌는 인터랙티브 영화를 제작했다.

최근 유저 인터페이스 기술의 급속한 진화는 음성, 촉감과 동작인식 기술, 컴퓨터 기술, 로봇기술, 각종 통신 기술 등이 결합된 최첨단 기술의 결정판이다. 향후 뇌공학, 인지과학, 의공학, 전기·전자공학, 기계공학 등이 발전하면서 세상을 크게 바꾸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10.23 ⓒ ScienceTimes

2013년 10월 22일 화요일

무인화 공정기술, 선진국 앞질러

무인화 공정기술, 선진국 앞질러

[인터뷰]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김동훈 박사

 
 
기계산업은 모든 산업의 기초가 되는 산업이다. 따라서 현대 기계공학기술에서 무인화 공정기술, 다시 말해서 사람이 없이도 기계가 스스로 판단하여 가공작업을 알아서 하는 기술개발은 대단히 중요하다.

자동화가 대세인 지금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무인화 공정은 또 경쟁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보이는 로봇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열쇠이기도 하다. 모든 제조업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자동화가 대세, 로봇공학 발전에도 이바지
▲ 한국기계연구원 김동훈 박사  ⓒ한국연구재단
무인화 공정과정과 관련,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대한민국의 이름을 빛내고 우리나라 경제에 커다란 보탬이 될 업적을 일군 과학자가 있다. 한국기계연구원(KIMM) 첨단생산장비연구본부의 김동훈 박사가 주인공. 

한국연구재단은 김 박사를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10월 수상자로 선정했다. 김 박사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이라는 영광스러운 상을 받게 돼 기쁘게 생각하며 많은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또 “과학기술자로서 긍지를 갖고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미래 창조적 시대를 여는데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김동훈 박사가 새롭게 개발한 기술은 ‘무인화 가공공정 최적화 및 자율대응기술’이다. 전문용어라서 그런지 단어도 어렵고 연구내용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쉽게 설명해줄 것을 부탁했다.

사람의 개입을 최대한 줄이고 기계가 알아서
“무인화 가공공정 최적화 및 자율대응 기술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공정과정에서 최대한 기계가 스스로 판단하여 가공작업을 하도록 하는 기술이라 표현 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스마트한 산업용 가공로봇을 만들기 위한 기술이라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가능한 사람의 개입을 줄이고 기계가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의미를 명확히 하기 위해 ‘무인화’라는 말이 어떤 용도에서 사용되는지에 대해 물었다. 김 박사에 따르면 기계공학에서 원래 무인화라는 의미는 작업자와 같은 사람의 개입 없이 작업이 가능하다는 말로 사용된다.

최적화라는 개념은 기계의 자율보정기술을 의미
기계가공 시 셋업(set up) 등 초기 공정에서 자동인식 및 자율결정 기술을 적용하여 무인화를 시켰기 때문에 무인화라는 말을 썼다고 한다. 그리고 최적화라는 용어도 나오는데 이는 초기 셋업 공정 후에 주 공정에서 기계 스스로 판단하여 조절하는 자율보정 기술을 적용하여 정밀도 높은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 기술 개발로 가공공정을 최적화하고 성능도 극대화를 이루었다. 실시간 가공정밀도가 50% 향상됐으며 생산성 효율도 30%나 증가했다.

그가 개발한 모델은 ‘빌트인 온머신’이라는 구조적 차별점 때문에 특히 주목 받는다. 공정가동 모니터링과 예측을 통해 자율적인 보정이 가능하도록 하여 작업자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무인화 기술이다.

▲ 빌트인 온머신 (Built-In On Machine): 일반계측기나 제어PC가 없이도 메커니즘이 기계제어기 내 펌웨어(DSP Firwmware) 형태로 내장되어 가공 중에 실시간으로 기계 내에서 주변기기의 도움 없이 자율보정 기능이 가능한 구조를 말한다.

건물에 필요한 가구를 건설단계에서 미리 시공하듯이 공작기계 등에 장시간 가공 중 발생할 수 있는 조건 변화나 돌발적인 장애 등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내장한 것. 예를 들어 장시간 가공으로 인한 열변형 정도를 미리 예측하고 실시간으로 가공좌표의 위치차이를 보정하는 방식으로 가공정밀도를 높이는 효과를 얻는다.

전통 기계산업과 IT산업을 융합한 첨단기술
그러면 김 박사가 개발한 기술이 주는 파급효과는 무엇일까?  김 박사는 “공장 등 생산제조 현장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가공소재 및 다양한 공정조건에 능동적으로 자율대응 가능한 핵심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차세대 스마트 생산시스템 개발연구로도 이어질 수 있어 창조경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그는 이어 “이 기술은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되는 기계산업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될 필수적인 핵심요소 기술로 디스플레이, 자동차, 조선, 항공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제품 생산에 정밀도 및 생산성 향상이라는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큰 파급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전통산업인 기계가공 분야에 IT를 융합한 첨단 제조기술은 IT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았다. 미국 역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혁신역량 제고를 위하여 첨단제조업 강화계획(AMI, Advanced Manufacturing Initiative)을 시행하고 있다.

김 박사가 개발한 새로운 차원의 무인화 공정기술로 인 인해 국내시장(연평균 9.5%) 및 해외시장(연평균 11.5%)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어(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 2013년 보고서), 연구성과의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김 박사는 미국 전기전자공학회에서 발간하는 생산제조분야 권위지인 IEEE/ASME Transactions On Mechatronics(2013), 국제자동차공학학회지(2013), 한국정밀공학회 국제학술지(2010) 등 다수의 SCI급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했다.

또 한국생산제조시스템학회 우수논문상(2013), 대한기계학회 백봉기술상(2012), 한국기계연구원 학술대상(2011) 등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으며, 발간논문 총 피인용 횟수는 5천279회에 달한다.

“그래도 과학기술로 가야 한다”
앞으로 연구계획에 대해 김 박사는 “앞으로는 좀 더 지능화되고 자율화되는 차세대 스마트 생산시스템에 대한 연구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예로 향후에는 지식진화형 생산시스템이나 지식기반 공장의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과학기술은 우리나라가 지향할 바라는 것에 깊은 믿음을 갖고 있다. ” 모든 분야가 다 중요하지만, 길게 보면 우리나라 같이 자원이 적은 조그만 나라로서 글로벌 강국이 되는 유일한 방법은 미래창조적인 과학기술 연구만이 나아가야 될 길이라 생각한다"는 것.
고향이 대구인 김 박사는 대전(한국기계연구원)에서 아내,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휴일에는 초등학생인 아들과 함께 축구나 야구 게임을 하며 여가를 보내는 것이 행복이라면 가장 큰 행복이다. 아들과 될 수 있는 한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은 산연학에 종사하는 연구개발 인력 가운데 우수한 연구개발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사람을 발굴, 포상하여 과학기술자의 사기진작 및 대국민 과학기술 마인드를 확산하고자 1997년 4월부터 시상해 오고 있다. 매월 1명씩 선정하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 및 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김형근 객원기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13.10.22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