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금 수술해 운명을 바꾼다고?
일본 30대, 손금성형수술 병원 찾는 사람 많아
서울의 인사동이나 홍익대 근처를 걷다가 한 번 재미 삼아 보는 손금. 생각과 달리 수상학(palmistry)은 대단히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인도, 티베트, 중국, 그리고 페르시아 등 극동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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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금으로 점을 치는 수상학은 인류문명의 역사만큼이나 길다. 최근 일본에서는 손금을 바꾸는 성형수술이 늘고 있다. ⓒ위키피디아 |
특히 기원전 3000년경 인더스강 상류에서 중류에 걸쳐서 이주해 모헨조다로, 그리고 하라파의 거대한 고대도시문화를 구축한 민족이 수상학을 처음으로 창시했다고 한다. 이 수상학은 메소포타미아를 거쳐 페니키아와 히브리, 그리고 이집트로 전해졌다.
구약성서에서도 손금으로 운명을 점쳤다는 대목을 읽을 수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피타고라스가 수상(手相)에 깊은 관심을 가졌으며, 자연철학자인 아낙사고라스는 수상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알렉산더 대왕도 흥미를 가져 수상가(手相家)들과 친밀하게 지냈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당연히 근거가 없는 비과학적인 것으로 무시되고 있다. 그러나 동아시아 지역의 전통적인 민간인들 사이에는 여전히 굳건한 믿음으로 존재하고 있다. 과학기술이 지배하는 21세기의 사고와는 동떨어진 것 같은데도 말이다.
일본은 관상보다도 수상학에 더 깊은 관심
“선생님, 제 운명을 바꾸고 싶어요. 손금을 바꿔주세요.” 일본에서는 손금보기가 여전히 인기 있는 점술로 남아 있다. 사람들은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운명을 바꿀 방법을 찾아냈다. 그들의 생각은 간단하다. 손금을 바꾸면 미래도 바뀐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상학에 관해 기본 정도의 지식을 소유하고, 여느 성형외과 의사처럼 손금 수술에 필요한 전기 메스를 잘 사용하는 유능한 의사를 찾기만 하면 된다. 아니면 아예 매직펜으로 손바닥에 자신이 원하는 손금을 직접 그려 보여준 다음, 그대로 해달라고 하면 된다.
손금에 결혼선(marriage line)이 없는가? 있어도 복잡하고 희미한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 수술로 강하게 새겨 넣을 수 있다. 그러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돈과 행운을 원하는가? 걱정하지 말라. 금운선(money-luck line)을 새겨 넣으면 복권에 당첨될 수도 있고, 회사에서 크게 승진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손금수술은 일반 성형수술과는 좀 다르다. 전기 메스를 이용해 살갗을 태워야만 한다. 그래서 수술할 때 핫도그 타는 냄새가 나며, 그래야 반영구적인 상처를 남길 수 있다.
뉴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2011년부터 손금성형을 시작한 도쿄 신주쿠의 쇼난 성형외과 의사 마츠오카 다카키(松岡高木)는 “레이저로 손금을 새겨 넣으면 상처가 아물면서 손금의 선이 흐려진다. 그래서 전기 메스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손금은 원래 매끈한 직선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러 약간 비뚤비뚤하게 새겨 넣어야 한다. 만약 살갗을 태우지 않고 일반메스를 이용하면 손금 선이 형성되지 않는다. 특별히 어려운 수술은 아니지만 고객의 마음에 들게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쇼난 성형외과에서는 2011년 1월부터 지난 5월 사이에 37건의 손금성형수술이 시행됐다. 그중 20건을 마츠오카가 집도했다. 다른 병원에서도 손금 성형을 한다. 그러나 광고를 내는 경우는 없다. 쇼난 성형외과는 한때 광고를 냈다가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곧 중단했다.
한 달 동안 수술 후유증으로 인한 고통 참아야
보통 수술 시간은 10~15분 정도다. 그리고 손바닥에 5~10개의 선을 새겨 넣는다. 수술 상처가 아물고 손금이 형성되려면 한 달 정도 걸린다. 그동안 수술부위는 붕대로 감고 있어야 한다. 거기에 동반되는 고통도 상당하다.
손금성형을 원하는 고객 대다수는 점술을 좋아하는 30대 남녀들이다. 남자들은 주로 돈복이 있는 손금을 원하며, 여자들은 주로 남자 복이 있는 손금을 원한다. 수술비는 우리나라 돈으로 보통 100만원에서 150만원 정도다.
마츠오카가 처음 이 수술을 시작했을 때는 수상학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그저 손님이 해달라는 대로 했을 뿐이다. 그러나 차츰 수상학의 기본을 공부하면서 손금수술을 더 잘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심지어 패왕선(emperor’s line)에 대해서도 정통하다. 아마 손금 점술가로 나가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마츠오카에 따르면, 남자들은 대개 사업과 관련된 성공선을 바꾸고 싶어한다. 운명선과 금운선, 재무선 등이다. “금운선은 돈을 잘 벌게 해주고 재무선은 번 돈을 지키게 해준다. 따라서 둘 다 있는 것이 좋다. 돈을 잘 벌어도 지키지 못하고 빨리 잃어버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패왕선, 여자는 결혼선을 바꾸고 싶어해
운명선을 잘 타고 나면 돈을 잘 벌고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세 가지 선이 제대로 잘 만나면 패왕선이 형성된다. 대다수 남자들은 이 패왕선을 갖고 싶어한다. 마츠오카는 일본의 유명한 코미디언 겸 배우인 이시바시 다카키가 기막힌 패왕선을 타고났다고 말했다.
반면 여자들은 대개 결혼선을 바꾸고 싶어한다. “결혼선이 없으면 결혼을 못할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따라서 수술로 이 선을 만드는 것이 의사의 일이다. 간혹 결혼선이 있기는 해도 너무 이른 나이에 결혼운이 들어서 그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다른 결혼선을 더 새겨 넣는다”
마츠오카의 고객 가운데 30대 초반의 여성이 결혼선 손금 수술을 받으러 왔다. 그녀의 원래 손금에 나타난 결혼선은 짧아서 20대에 결혼할 운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녀의 손바닥에 긴 결혼선 하나를 새겨 넣었다. 수술 1~3년 후에 결혼할 수 있도록.
손금 수술하면 정말 운명이 바뀔까?
그런데 중요한 것이 있다. 손금 수술을 하면 과연 운명이 바뀔까? 마츠오카는 수술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는지 수술을 받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조사분석 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여기에 위약효과(placebo effect)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또 우연의 일치도 있을 수 있다.
“앞으로 운이 좋을 거라고 믿으면 실제로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게다가 손금은 돌에 새겨진 선처럼 변함 없는 것이 아니라 살갗에 형성된 일종의 주름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손금이 달라질 수도 있다.”
손금 점술가들은 손님들에게 운을 바꾸려면 손바닥에 매직펜으로 선을 그려 넣으라고 조언한다. 지워지면 또 다시 그려 넣고. 물론 이 이야기는 오늘 같은 손금 성형술이 나오기 전의 이야기다.
마츠오카의 환자 가운데 일부는 손금성형으로 효과를 보았다고 이야기한다. 손금의 결혼선이 짧아서 병원을 찾았던 30대 여성은 수술 후 곧 결혼했다고 편지를 보내왔다. 남자 두 명은 복권에 당첨되었다고 전해왔다. 한 명은 무려 3천300만원이나 되는 돈을 땄다.
이런 일을 인과법칙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복권에 당첨된 그 남자는 투자를 잘 한 것이다. 손금을 바꾼다고 운명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고통을 참아가며 손금 수술을 받을 만큼 운명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면 스스로 운명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손금 수술을 받는 사람들이 우습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러한 수술을 통해 하나의 커다란 자신감과 위안을 얻을 수 있다면 그들에게 손금 수술은 대단히 가치 있는 일일 수도 있다. 또 그들은 100여 만원의 비용으로 불안한 불확실성의 시대를 잘 극복하고 있는 사람들일 수도 있다.
옛날 점술가들이 조언했듯이 수술 대신에 매직펜으로 손바닥에 원하는 손금을 그려 넣어보는 것도 과히 나쁘지 않다. 패왕선을 말이다. “나는 앞으로 잘 될 꺼야!” 돈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장사이니까.
구약성서에서도 손금으로 운명을 점쳤다는 대목을 읽을 수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피타고라스가 수상(手相)에 깊은 관심을 가졌으며, 자연철학자인 아낙사고라스는 수상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알렉산더 대왕도 흥미를 가져 수상가(手相家)들과 친밀하게 지냈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당연히 근거가 없는 비과학적인 것으로 무시되고 있다. 그러나 동아시아 지역의 전통적인 민간인들 사이에는 여전히 굳건한 믿음으로 존재하고 있다. 과학기술이 지배하는 21세기의 사고와는 동떨어진 것 같은데도 말이다.
일본은 관상보다도 수상학에 더 깊은 관심
“선생님, 제 운명을 바꾸고 싶어요. 손금을 바꿔주세요.” 일본에서는 손금보기가 여전히 인기 있는 점술로 남아 있다. 사람들은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운명을 바꿀 방법을 찾아냈다. 그들의 생각은 간단하다. 손금을 바꾸면 미래도 바뀐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상학에 관해 기본 정도의 지식을 소유하고, 여느 성형외과 의사처럼 손금 수술에 필요한 전기 메스를 잘 사용하는 유능한 의사를 찾기만 하면 된다. 아니면 아예 매직펜으로 손바닥에 자신이 원하는 손금을 직접 그려 보여준 다음, 그대로 해달라고 하면 된다.
손금에 결혼선(marriage line)이 없는가? 있어도 복잡하고 희미한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 수술로 강하게 새겨 넣을 수 있다. 그러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돈과 행운을 원하는가? 걱정하지 말라. 금운선(money-luck line)을 새겨 넣으면 복권에 당첨될 수도 있고, 회사에서 크게 승진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손금수술은 일반 성형수술과는 좀 다르다. 전기 메스를 이용해 살갗을 태워야만 한다. 그래서 수술할 때 핫도그 타는 냄새가 나며, 그래야 반영구적인 상처를 남길 수 있다.
뉴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2011년부터 손금성형을 시작한 도쿄 신주쿠의 쇼난 성형외과 의사 마츠오카 다카키(松岡高木)는 “레이저로 손금을 새겨 넣으면 상처가 아물면서 손금의 선이 흐려진다. 그래서 전기 메스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손금은 원래 매끈한 직선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러 약간 비뚤비뚤하게 새겨 넣어야 한다. 만약 살갗을 태우지 않고 일반메스를 이용하면 손금 선이 형성되지 않는다. 특별히 어려운 수술은 아니지만 고객의 마음에 들게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쇼난 성형외과에서는 2011년 1월부터 지난 5월 사이에 37건의 손금성형수술이 시행됐다. 그중 20건을 마츠오카가 집도했다. 다른 병원에서도 손금 성형을 한다. 그러나 광고를 내는 경우는 없다. 쇼난 성형외과는 한때 광고를 냈다가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곧 중단했다.
한 달 동안 수술 후유증으로 인한 고통 참아야
보통 수술 시간은 10~15분 정도다. 그리고 손바닥에 5~10개의 선을 새겨 넣는다. 수술 상처가 아물고 손금이 형성되려면 한 달 정도 걸린다. 그동안 수술부위는 붕대로 감고 있어야 한다. 거기에 동반되는 고통도 상당하다.
손금성형을 원하는 고객 대다수는 점술을 좋아하는 30대 남녀들이다. 남자들은 주로 돈복이 있는 손금을 원하며, 여자들은 주로 남자 복이 있는 손금을 원한다. 수술비는 우리나라 돈으로 보통 100만원에서 150만원 정도다.
마츠오카가 처음 이 수술을 시작했을 때는 수상학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그저 손님이 해달라는 대로 했을 뿐이다. 그러나 차츰 수상학의 기본을 공부하면서 손금수술을 더 잘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심지어 패왕선(emperor’s line)에 대해서도 정통하다. 아마 손금 점술가로 나가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마츠오카에 따르면, 남자들은 대개 사업과 관련된 성공선을 바꾸고 싶어한다. 운명선과 금운선, 재무선 등이다. “금운선은 돈을 잘 벌게 해주고 재무선은 번 돈을 지키게 해준다. 따라서 둘 다 있는 것이 좋다. 돈을 잘 벌어도 지키지 못하고 빨리 잃어버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패왕선, 여자는 결혼선을 바꾸고 싶어해
운명선을 잘 타고 나면 돈을 잘 벌고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세 가지 선이 제대로 잘 만나면 패왕선이 형성된다. 대다수 남자들은 이 패왕선을 갖고 싶어한다. 마츠오카는 일본의 유명한 코미디언 겸 배우인 이시바시 다카키가 기막힌 패왕선을 타고났다고 말했다.
반면 여자들은 대개 결혼선을 바꾸고 싶어한다. “결혼선이 없으면 결혼을 못할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따라서 수술로 이 선을 만드는 것이 의사의 일이다. 간혹 결혼선이 있기는 해도 너무 이른 나이에 결혼운이 들어서 그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다른 결혼선을 더 새겨 넣는다”
마츠오카의 고객 가운데 30대 초반의 여성이 결혼선 손금 수술을 받으러 왔다. 그녀의 원래 손금에 나타난 결혼선은 짧아서 20대에 결혼할 운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녀의 손바닥에 긴 결혼선 하나를 새겨 넣었다. 수술 1~3년 후에 결혼할 수 있도록.
손금 수술하면 정말 운명이 바뀔까?
그런데 중요한 것이 있다. 손금 수술을 하면 과연 운명이 바뀔까? 마츠오카는 수술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는지 수술을 받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조사분석 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여기에 위약효과(placebo effect)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또 우연의 일치도 있을 수 있다.
“앞으로 운이 좋을 거라고 믿으면 실제로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게다가 손금은 돌에 새겨진 선처럼 변함 없는 것이 아니라 살갗에 형성된 일종의 주름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손금이 달라질 수도 있다.”
손금 점술가들은 손님들에게 운을 바꾸려면 손바닥에 매직펜으로 선을 그려 넣으라고 조언한다. 지워지면 또 다시 그려 넣고. 물론 이 이야기는 오늘 같은 손금 성형술이 나오기 전의 이야기다.
마츠오카의 환자 가운데 일부는 손금성형으로 효과를 보았다고 이야기한다. 손금의 결혼선이 짧아서 병원을 찾았던 30대 여성은 수술 후 곧 결혼했다고 편지를 보내왔다. 남자 두 명은 복권에 당첨되었다고 전해왔다. 한 명은 무려 3천300만원이나 되는 돈을 땄다.
이런 일을 인과법칙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복권에 당첨된 그 남자는 투자를 잘 한 것이다. 손금을 바꾼다고 운명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고통을 참아가며 손금 수술을 받을 만큼 운명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면 스스로 운명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손금 수술을 받는 사람들이 우습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러한 수술을 통해 하나의 커다란 자신감과 위안을 얻을 수 있다면 그들에게 손금 수술은 대단히 가치 있는 일일 수도 있다. 또 그들은 100여 만원의 비용으로 불안한 불확실성의 시대를 잘 극복하고 있는 사람들일 수도 있다.
옛날 점술가들이 조언했듯이 수술 대신에 매직펜으로 손바닥에 원하는 손금을 그려 넣어보는 것도 과히 나쁘지 않다. 패왕선을 말이다. “나는 앞으로 잘 될 꺼야!” 돈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장사이니까.
저작권자 2013.10.02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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