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부작용, 완화 물질 찾았다
[인터뷰] 소홍섭 원광대 의과대학 교수
식도암과 위암, 대장암, 간암, 폐암, 유방암, 자궁암 등 다양한 고형암 치료에 사용되는 항암제인 시스플라틴. 시스플라틴은 암 치료에 단독적으로 혹은 다른 항암제와 함께 사용되는 가장 기본적인 물질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항암제는 암조직과 정상조직을 구분할 수 있는 인지능력이 없어 다양한 부작용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 구토와 설사, 탈모와 방광염, 골수 기능장애 등을 일으키고 때로는 신장 기능을 저하시키며 청력 감소와 신경계 이상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특정 장기에 심각한 부작용을 나타내기에 시스플라틴은 암 치료에 유용하면서도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물질로 일컬어진다.
시스플라틴 제어물질, ‘베타-라파촌’
소 교수팀이 발굴한 ‘베타-라파촌’은 항염증 반응을 유도하고 활성산소종을 감소시켜 신장손상을 억제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남미에서 자생하는 ‘라파초(Lapacho)’ 라는 나무에서 분리된 물질을 기반으로 하는 ‘베타-라파촌’은 남미 지역의 민간요법에서 관절염과 당뇨, 염증질환, 감염 및 암 등과 같은 다양한 질환에 약용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한 물질이 이번 소홍섭 교수팀에 의해 대량합성방법이 개발되면서 한층 다양한 질환에 치료 효과를 선보였고, 새로운 기능 발굴로 항암제 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베타-라파촌은 세포 내 독성물질을 중화시키는 단백질로 알려진 ‘NQO1’이라 불리는 효소의 기질로 사용되고 있어요. 이를 통해 ‘NAD+’라는 대사물질이 많이 만들어지게 하죠. 이때 만들어진 ‘NAD+’는 노화와 대사조절에 관여하는 효소 중 하나인 ‘써투인1(sirtuin1)’이라는 효소의 활성을 높여 항염증반응을 유도하고 활성산소종을 감소시키는 경로를 통해서 신장손상을 억제하는 것으로 관찰됐습니다.”
베타-라파촌의 효과를 추측한 한 대학동기의 권유로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는 소 교수는 “처음 시스플라틴 항암제가 청각손상과 더불어 신장손상을 유발하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제어하는 방법을 찾고자 연구를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 베타-라파촌이 다양한 질환에 유용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 추측한 대학동기의 권유로 연구를 시작하게 됐죠”라며 연구 계기를 회고했다.
그는 연구과정 가운데 생명과학자로서 항암치료과정의 부작용으로 고통을 앓고 있는 환자를 보면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무기력함에 절망을 느끼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연구 성과를 얻기 위해 긴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그동안 가족이나 지인들이 항암 치료를 견디는 과정에서 신장손상이나 청력상실 같은 부작용으로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직접 보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생명과학자의 무기력함에 절망감을 느꼈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결국 그러한 마음들이 저로 하여금 더욱 연구에 매진할 수 있게 한 동기가 되기도 했죠.”
소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1976년 시스플라틴 항암제가 도입된 후 40년 가까이 해당 항암제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약물 개발에 주력한 현 의료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베타-라파촌은 공동연구진인 KT&G 생명과학 연구팀에서 임상 1상 완료 후 지방간 치료에 대한 임상2상 시험을 진행 중에 있는 상태입니다. 때문에 곧바로 본 성과에 연관된 시스플라틴 부작용 제어 및 항암능력 상승효과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어요. 그것은 곧 빠른 시간 내에 실용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감소하고 완치율이 크게 증대되겠죠. 또한 부작용 없는 치료제가 개발됨으로써 국가와 개인 차원에서는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선순환할 경우 국가적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암 환자의 고통도 완화함으로써 삶의 질 또한 향상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 교수는 앞으로 후속 연구를 통해 아직 밝히지 못한 베타-라파촌의 기전을 더욱 깊이 있게 규명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시스플라틴 항암제에 의해 나타나는 청각기능 손상 등 또 다른 부작용을 완화시키는 효과에 대해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논문 투고도 준비 중에 있고요. 시스플라틴 외에 다른 항암제의 부작용에 대한 억제효과 및 작용 기전에 대한 연구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항암제는 암조직과 정상조직을 구분할 수 있는 인지능력이 없어 다양한 부작용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 구토와 설사, 탈모와 방광염, 골수 기능장애 등을 일으키고 때로는 신장 기능을 저하시키며 청력 감소와 신경계 이상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특정 장기에 심각한 부작용을 나타내기에 시스플라틴은 암 치료에 유용하면서도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물질로 일컬어진다.
시스플라틴 제어물질, ‘베타-라파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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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홍섭 원광대 의과대학 교수 ⓒ소홍섭 |
국내 연구진이 시스플라틴 항암제를 이용한 암 치료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신장독성 완화 후보물질을 규명해 주목을 받고 있다. 소홍섭 원광대 의과대학 교수팀이 암 치료로 인한 신장독성 증상을 완화시키면서도 항암 효과는 떨어뜨리지 않는 부작용 제어 후보물질을 규명한 것이다.
이 연구는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키드니 인터내셔널’(Kidney International) 온라인 판에 게재되어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우리 연구팀은 시스플라틴 항암제의 부작용, 특히 신장손상 부작용은 억제하면서 암 치료활성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물질을 찾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마우스를 모델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시스플라틴을 마우스에 투여할 때 신장기능 저하와 조직 손상이 현저하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이때 우리 연구팀에서 발굴한 효과물질을 함께 처치할 경우 유효한 신장손상 부작용의 억제효과를 관찰할 수 있었죠.”
소홍섭 교수팀이 발굴한 물질은 ‘베타-라파촌’ 물질로 암세포를 이식한 마우스에 시스플라틴과 해당 물질을 함께 처방한 결과 시스플라틴을 단독으로 치료했을 때보다 암 조직의 성장이 현저하게 억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 교수는 “이러한 결과는 시스플라틴 항암제의 부작용을 제어하면서도 동시에 항암효과를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를 통해 암 환자에게 훨씬 나은 치료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항암제의 효능과 관련한 항암 기전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부작용을 억제하고 동시에 항암활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항암 효과는 암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구분해 암세포만을 죽이는 능력뿐 아니라 항암제에 대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 더 나아가 암 줄기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능력까지 포함될 때 비로소 강력한 효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기존 연구 역시 복잡한 기능을 항암 약물에 부여하는 방향으로 진행됐지만 그 방법이 매우 어렵고 화학적 수식화 과정 중에 오히려 약물 자체의 항암능력을 감소시키곤 했어요.
뿐만 아니라 기존 연구들은 항암효과의 증진에만 집중돼 있어 항암제 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제어하는 연구에 따른 노력이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실제 임상적으로도 부작용에 대한 대중적인 치료만을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생명과학자로서의 무기력함, 힘들었죠”
이 연구는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키드니 인터내셔널’(Kidney International) 온라인 판에 게재되어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우리 연구팀은 시스플라틴 항암제의 부작용, 특히 신장손상 부작용은 억제하면서 암 치료활성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물질을 찾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마우스를 모델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시스플라틴을 마우스에 투여할 때 신장기능 저하와 조직 손상이 현저하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이때 우리 연구팀에서 발굴한 효과물질을 함께 처치할 경우 유효한 신장손상 부작용의 억제효과를 관찰할 수 있었죠.”
소홍섭 교수팀이 발굴한 물질은 ‘베타-라파촌’ 물질로 암세포를 이식한 마우스에 시스플라틴과 해당 물질을 함께 처방한 결과 시스플라틴을 단독으로 치료했을 때보다 암 조직의 성장이 현저하게 억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 교수는 “이러한 결과는 시스플라틴 항암제의 부작용을 제어하면서도 동시에 항암효과를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를 통해 암 환자에게 훨씬 나은 치료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항암제의 효능과 관련한 항암 기전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부작용을 억제하고 동시에 항암활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항암 효과는 암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구분해 암세포만을 죽이는 능력뿐 아니라 항암제에 대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 더 나아가 암 줄기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능력까지 포함될 때 비로소 강력한 효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기존 연구 역시 복잡한 기능을 항암 약물에 부여하는 방향으로 진행됐지만 그 방법이 매우 어렵고 화학적 수식화 과정 중에 오히려 약물 자체의 항암능력을 감소시키곤 했어요.
뿐만 아니라 기존 연구들은 항암효과의 증진에만 집중돼 있어 항암제 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제어하는 연구에 따른 노력이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실제 임상적으로도 부작용에 대한 대중적인 치료만을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생명과학자로서의 무기력함, 힘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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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세포를 생쥐에 이식하고 한 달 후 관찰한 결과 베타-라파촌을 병용 치료한 경우 시스플라틴만을 단독 치료한 경우보다 암 덩어리의 크기가 현저하게 작아진 것이 관찰할 수 있었다. ⓒ한국연구재단 |
소 교수팀이 발굴한 ‘베타-라파촌’은 항염증 반응을 유도하고 활성산소종을 감소시켜 신장손상을 억제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남미에서 자생하는 ‘라파초(Lapacho)’ 라는 나무에서 분리된 물질을 기반으로 하는 ‘베타-라파촌’은 남미 지역의 민간요법에서 관절염과 당뇨, 염증질환, 감염 및 암 등과 같은 다양한 질환에 약용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한 물질이 이번 소홍섭 교수팀에 의해 대량합성방법이 개발되면서 한층 다양한 질환에 치료 효과를 선보였고, 새로운 기능 발굴로 항암제 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베타-라파촌은 세포 내 독성물질을 중화시키는 단백질로 알려진 ‘NQO1’이라 불리는 효소의 기질로 사용되고 있어요. 이를 통해 ‘NAD+’라는 대사물질이 많이 만들어지게 하죠. 이때 만들어진 ‘NAD+’는 노화와 대사조절에 관여하는 효소 중 하나인 ‘써투인1(sirtuin1)’이라는 효소의 활성을 높여 항염증반응을 유도하고 활성산소종을 감소시키는 경로를 통해서 신장손상을 억제하는 것으로 관찰됐습니다.”
베타-라파촌의 효과를 추측한 한 대학동기의 권유로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는 소 교수는 “처음 시스플라틴 항암제가 청각손상과 더불어 신장손상을 유발하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제어하는 방법을 찾고자 연구를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 베타-라파촌이 다양한 질환에 유용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 추측한 대학동기의 권유로 연구를 시작하게 됐죠”라며 연구 계기를 회고했다.
그는 연구과정 가운데 생명과학자로서 항암치료과정의 부작용으로 고통을 앓고 있는 환자를 보면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무기력함에 절망을 느끼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연구 성과를 얻기 위해 긴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그동안 가족이나 지인들이 항암 치료를 견디는 과정에서 신장손상이나 청력상실 같은 부작용으로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직접 보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생명과학자의 무기력함에 절망감을 느꼈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결국 그러한 마음들이 저로 하여금 더욱 연구에 매진할 수 있게 한 동기가 되기도 했죠.”
소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1976년 시스플라틴 항암제가 도입된 후 40년 가까이 해당 항암제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약물 개발에 주력한 현 의료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베타-라파촌은 공동연구진인 KT&G 생명과학 연구팀에서 임상 1상 완료 후 지방간 치료에 대한 임상2상 시험을 진행 중에 있는 상태입니다. 때문에 곧바로 본 성과에 연관된 시스플라틴 부작용 제어 및 항암능력 상승효과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어요. 그것은 곧 빠른 시간 내에 실용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감소하고 완치율이 크게 증대되겠죠. 또한 부작용 없는 치료제가 개발됨으로써 국가와 개인 차원에서는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선순환할 경우 국가적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암 환자의 고통도 완화함으로써 삶의 질 또한 향상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 교수는 앞으로 후속 연구를 통해 아직 밝히지 못한 베타-라파촌의 기전을 더욱 깊이 있게 규명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시스플라틴 항암제에 의해 나타나는 청각기능 손상 등 또 다른 부작용을 완화시키는 효과에 대해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논문 투고도 준비 중에 있고요. 시스플라틴 외에 다른 항암제의 부작용에 대한 억제효과 및 작용 기전에 대한 연구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저작권자 2013.10.16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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