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4일 월요일

불편함 속에 아이디어가…‘잼 프리’

불편함 속에 아이디어가…‘잼 프리’

‘2013 스타트업오디션’ 수상자 최위하 씨 사례

 
 
창조 + 융합 현장   서강대 화공과 4학년에 재학중인 최위하 씨는 특별한 군경력을 갖고 있다. 해군 특수전여단인 UDT/SEAL(이하 UDT)를 지망해, 그곳에서 특수훈련을 받았다.

UDT/SEAL은 구 해군 특수전여단을 모체로 2012년 창설됐다. 수중폭파, 폭발물 처리, 전천후 타격, 해상 대체로 임무 등 위험한 일을 도맡는다. 그런 만큼 훈련이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 예비창업가인 최위하 씨가 지난 7월30일 킨텍스에서 열린 '2013 스타트업 오디션'에서 자신의 아이디어인 신개념 서류세단기 '잼 프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 씨는 이 오디션에서 최고상인 '금상'을 차지했다.  ⓒScienceTimes
 

최하위 씨는 그곳에서 특이한 경험을 했다. 그리고 그 경험이 그를 예비 창업가로 만들었다. 최 씨는 지난 7월30일 미래창조과학부 주최, 한국과학창의재단 주관으로 열린 ‘2013 스타트업 오디션’에서 최고상인 금상을 받은 인물이다.

많은 종이 알아서 파쇄하는 서류세단기
최 씨가 근무한 부대가 폭발물 등을 취급하는 특수 부대인 만큼 기밀 서류들이 넘쳤다. 최 씨의 임무는 매일 쏟아져 나오는 이 서류들을 폐기하는 일이었다. 종이를 파쇄하는 서류세단기로 많은 양의 서류들을 폐기하고 있었는데 그 일이 쉽지 않았다.

종이가 1~3 장 정도에서 파쇄되는 만큼 쏟아져 나오는 서류들을 모두 처리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 바빠서 더 많은 종이를 넣으면 망가지기 일쑤였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너무 걸렸다. 수만 장의 종이를 분쇄하려 하면 하루 종일 기계 앞에서 매달려 있어야 했다.
▲ '2013 스타트업 오디션'에서 금상을 차지한 최위하 씨. 서강대 화공과 4학년 재학 중이다.  ⓒSciencTimes
이처럼 세단기 옆에 앉아서 손으로 1~3장의 종이를 일일이 밀어 넣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일반 프린터처럼 많은 종이를 한꺼번에 넣고, 기계가 알아서 종이를 파쇄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한 순간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제대를 얼마 남겨놓지 않고 부대 내에서 아이디어 공모전이 있었다. 최 씨는 즉시 이 생각을 떠올렸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아이디어로 변모시켰다. 많은 양의 종이를 한꺼번에 넣어도 기계가 알아서 종이를 배열하고, 순서대로 종이를 파쇄하는 서류세단기였다.

그러나 기다리던 아이디어 공모전이 갑작스런 특수작전 때문에 취소됐다. 군복무 말년이던 최 씨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알리지 못한 채 얼마 안 있어 부대를 떠나야 했다. 제대를 한 것이다. 그러나 서류세단기에 대한 아이디어는 최 씨 생각 속에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서강대 복학 후 1년 정도가 지난 올해 초 학교 대자보에서 ‘2013 스타트업 오디션’ 광고를 보게 된다. 불현듯 자신의 아이디어를 출품해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이전에 만들어놓았던 설계도를 찾아보았다. 그리고 이 설계도를 보완해 새로운 유형의 서류세단기 ‘잼프리(jam-free)’란 이름으로 출품하게 된다.

권장 종이 투입량이 1~3장인 기존 제품들과 달리 이 세단기는 종이투입 장치에 정렬부와 롤러가 설치돼 있었다. 이 장치만 있으면 아무리 많은 종이를 넣어도 자동으로 정렬이 가능했다. 정렬 과정을 통해 종이가 한 장씩 들어가게 된다. 잼(jam) 현상을 철저히 방지할 수 있었다.

종이 파쇄 속도를 높이면 단 시간에 많은 종이를 부스러뜨릴 수 있다. 결과적으로 세단기 앞에서 불필요한 노동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예비 창업인들에게 도움이 절실하다”
그리고 지난 7월30일 일산 킨텍스에서 ‘2013 스타트업 오디션’ 본선이 열렸다. 이날 오디션에는 전국에서 응모한 800여개 아이디어들 가운데 결선에 오른 15개 아이디어가 자웅을 겨뤘다. 이 자리에서 심사위원들이 최 씨 아이디어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최종 심사에서 최 씨의 아이디어가 최고상인 ‘금상’을 차지했다. 심사위원들은 최 씨 아이디어 ‘잼프리’에 대해 매우 새롭다는 평가를 내렸다. 곧 특허 출원 절차가 시작됐다. ‘두성 특허법률사무소’를 통해 최 씨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특허를 출원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다.

최 씨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이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말이 서툰 자신에게 아나운서 특강 등의 개인지도를 통해 발표능력을 향상시켜주었고, 자신에 아이이어에 대한 수많은 피드백을 경험하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특허출원을 도와준 두성특허법률사무소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게 해주었고, 시장 상황에 대해서도 많은 정보를 알려줘 향후 사업화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 씨는 “현재 자신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회적인 경험이 부족해 창업에 대한 시도를 미루고 있다는 것. 특히 창업을 꿈꾸고 있는 젊은이들을 위해 자신과 같은 사례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제조업과 관련된 창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가 경제를 일으키고, 장기적으로 이공계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업종이 곧 제조업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경험을 통해 자신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아이이어 하나만 가지고 있었지 특허, 마케팅 등 사업화를 위한 여러 분야에 대해 너무 무지했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본격적인 창업가가 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최 씨는 특허출원을 마치고 아이디어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10.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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