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선 백남준 스펙트럼’ 특별전
백남준 탄생 80주년 기념 전시회
세계 최초로 아카이브 드로잉 작품 선보여
백남준 특별전은 5개의 실내 전시실과 1개의 야외 전시공간에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먼저 제1전시실인 아카이브 룸에는 콘셉트 드로잉, 사진 오브제 등 총 170여 점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보통 아카이브는 도서관이나 정부 문서 보관에 쓰이는 용어다. 이번 전시회에서 이 용어가 쓰인 이유는 자료들이 작품화됐기 때문이다.
![]() |
| ▲ 개념 드로잉 ⓒ소마미술관 |
제1전시실의 가장 큰 특징은 백남준 작가가 조각, 대형설치를 위해 만들었던 60여 점의 아이디어 드로잉 작품들이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는 점이다. 백남준 작가의 작품은 혼자 할 수 없는 것이 태반이다. 그래서 테크니션들과 공동 작업을 한 작품들이 많은데, 그중 두 명의 테크니션이 보유하고 있던 자료들을 소마미술관에서 작품화했다. 대부분 설치에 필요한 설계 드로잉으로 연필과 크레파스로 이뤄진 작품들이다.
눈에 띄는 작품은 올림픽공원 내 레이저워터 스크린 설계도이다. 레이저 색깔, 위치, 모양의 지시를 담은 이 드로잉은 실제 미술관 근처에 설치된 레이저워터의 작업 설명서이다. 작품보수설명서도 주목되는 작품 중 하나이다. 미디어를 가지고 작품 활동을 하다 보니, 설치물의 수명이 다하면 작품이 망가지게 된다. 이를 예측한 백남준 선생은 그에 대한 보수 설명서를 남겼는데, 이것 역시 작품화됐다.
![]() |
| ▲ W3 (World Wide Web Electronic Super Highway) ⓒ소마미술관 |
제2전시실에 전시된 작품은 텔레비전 가변설치물인 ‘W3(World Wide Web Electronic Super Highway)’가 유일하다. 1994년에 발표된 이 비디오 설치작품은 첫 번째 비디오를 시작으로 끝에 있는 비디오까지 연결해 가다 보면 하나의 동작이 연속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어두운 벽면을 타고 ‘∨’와 ‘∧’이 서로 겹쳐져 있는 이 작품은 선형적이면서 자유자재로 증식하는 환상적인 영상과 망을 표현했다. 그런데 이 작품에는 정말로 3개의 'W'가 있는데, 관람객들은 작품을 감상하면서 그것을 찾아 의미를 살펴보는 것도 작품 감상의 묘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비디오 상영관인 제3전시실에는 두 개의 싱글채널 비디오가 입구 앞쪽에 있는 거대한 스크린을 통해 상영되고 있다. 하지만 약 8시간 동안 다른 내용의 비디오가 나오기 때문에 관람객이 모두 보기란 사실 쉽지 않다. 그러나 잠시 앉아서 작품을 감상해 볼 것을 권한다. 비록 일부이지만 상영된 내용만으로도 백남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작가가 추구해온 작품 세계를 볼 수 있어
‘일렉트로닉 수퍼 하이웨이’라는 주제가 담긴 제4전시실은 이번 전시회의 하이라이트 부분이다. 특히 백남준 작가가 추구해온 동양사상인 선, 한국적 요소, 미디어에 대한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 |
| ▲ 자화상 ⓒ소마미술관 |
작가의 ‘선’ 사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은 전시실 입구에 놓여 있다. 속이 빈 TV 안에 초 하나가 켜져 있는데, 기존의 관념을 깬 작품으로 TV가 더 이상 바보상자가 아닌 명상의 도구가 되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 도깨비, 십이지신 등 그림을 그려놓은 레이저디스크. 소리의 시각화를 꾀한 이 작품들에는 한국적 전통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
우체국을 연상케 하는 ‘이메일’이라는 작품도 독특하다. 위에는 전통적인 우체국 모습이, 중간에는 미디어 영상이, 아래로는 컴퓨터 자판기를 두드리는 모습을 연결해 만든 설치 작품이다. 재미있는 것은 미디어 영상 속 인물이 작가 본인이다. 우체부로 분한 작가는 졸고 있는데, 이는 네트워크가 발달하게 되면서 전통적 우체부가 할 일이 없어질 것으로 예상해 만든 작품이다.
![]() |
| ▲ 레이저워터 스크린 ⓒcoutesy of Raphaele Shirley |
한편 소마미술관은 이번 백남준 80주년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백남준 비디오아트홀 상설관과 올림픽공원 몽촌해자 야외설치 작업을 재단장해 백남준 본인의 자화상, 꼴라주 기법으로 만든 메가트론 비디오 작품 등을 전시했다. 분수로 스크린 삼아 만든 레이저 작품인 ‘올림픽레이저워터스크린’도 야간에 볼 수 있다.
저작권자 2012.07.16 ⓒ ScienceTimes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