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1일 화요일

21세기의 원유…빅 데이터

21세기의 원유…빅 데이터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10)

 
IT 컨설팅 업체인 IDC에 따르면 세계 빅데이터 시장은 2010년 32억 달러에서 2015년 169억 달러로 5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일본 시장은 괄목할 만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IDC에 따르면 2011년부터 연평균 성장률이 33.9%에 달하고 있으며, 2016년에는 765억 엔(한화 약 8천300억 원)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지금 일본에서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신종 산업들이 다수 생겨나고 있다. 빅데이터 기술을 기존 프로그램들과 연계해 그 기능을 업그레이드 하는 사례들도 다수 발견되고 있다.

기상청보다 더 자세하고 정확해
고객이 만드는 기상예보 시스템 ‘웨더뉴스’가 있다. 전국에 퍼져 있는 회원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날씨를 입력하면, 그 정보들을 토대로 기상을 분석해 날씨 상황을 공시하는 회원 참여 기상예보시스템을 말한다.
▲ 빅데이터를 활용한 일본 '웨더뉴스' 홈페이지. 일반 기상예보에서는 불가능한 산골과 벽촌 지역적인 상황, 구름 밑에서 일어나고 있는 세부적인 상황들까지 상세한 정보들이 게시되고 있다. ⓒhttp://weathernews.jp/

손과 눈이 많이 가는 사업인 만큼 10년 전 이 서비스를 처음 시작했을 당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정보수집도 그렇고 올라오는 기상정보들을 분류·분석해 정확한 기상정보를 인터넷 상에 올려놓는 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했다.

하지만 빅데이터 기술이 발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일반 기상예보 시스템에서는 예보가 불가능한 산골과 벽촌의 지역적인 상황, 구름 밑에서 일어나고 있는 세부적인 상황들까지 상세한 정보들이 게시되면서 상세한 기상예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하루 약 5만 건 정도의 지역 기상정보가 올라오고 있는데, 정부 기상청에서 수행하고 있는 기상예보시스템보다 더 정확하고 상세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동통신업체인 NTT도코모에서 운영하고 있는 ‘모바일공간 통계’ 서비스 역시 빅데이터 덕을 톡톡히 본 사례다.

이 시스템은 전파가 도달하는 범위를 나타내는 기지국 에리어(지역)에 몇 개의 휴대전화가 존재하는지, 그 수를 파악하면서 인구 통계를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0년 12월 이 프로그램을 이용, 시뮬레이션 실험을 한 적이 있다. 동경도 내에서 오후 3시께 진도 7.3도의 강진이 발생했다고 가정하고, 가상 피해지역 인구 동향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도내 전역에서 최대 425만 명이 귀가하지 못하고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었다. 정부는 이 분석결과를 토대로 교통통제 시스템을 개선하는 한편 임시 대기소를 설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빅데이터로 히트상품 양산중
빅데이터 기술은 이 ‘모바일공간 통계’ 프로그램을 더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숫자·위치 파악을 넘어 연령·직업·성별 등으로 나누어 더 상세한 내용을 분석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A 지역에는 젊은 층이 많이 살고 있으며, 특히 저녁이나 휴일에 도심을 찾는 경우가 많다는 식의 결론을 끌어내는 것이 가능해졌다.

현재 카이와 시는 ‘모바일공간 통계’ 프로그램을 활용, 고령자가 평일 낮에 쇼핑하기 쉬운 도시환경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다른 도시들 역시 도시계획을 작성하면서 이 통계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일본 편의점업계 매출액 부문 2위를 랭크하고 있는 ‘로손’은 미국 실리콘밸리 IT업체를 대상으로 한 투자펀드를 설립하는 등 벤처기업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목표는 최첨단 빅데이터 기술이다. 이 기술을 편의점 체인망에 연결해 경쟁력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한번에 다량의 상품을 구입하고 있는 미국과는 달리 일본 소비자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편의점을 방문하는 등 소비패턴이 매우 다양하다. 첨단 빅테이터 시스템을 물류·판매 시스템 등과 연결해 소비자 취향에 맞는 상품을 즉시 공급하면서 매출을 높여나가자는 것이다.

로손이 이처럼 빅데이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큰 성공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포인트카드를 통해 얻은 정보를 분석해 많은 상품을 히트 시키고 있다. 지난해 10월의 히트상품 ‘구운 파스타 라자냐’ 역시 빅테이터 마케팅을 통해 얻은 결과다.

빅데이터가 처음 출현한 곳은 미국이다. 특히 구글은 빅데이터를 활용, 질병통제예방센터(CDC)보다 빨리 독감 등의 유행 시기를 예측해내고 있다. 지난해 말 대통령 선거에서 오바마 캠프는 빅데이터팀을 통해 선거 판세를 정확히 읽어나갈 수 있었으며, 대선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미국에서 시작된 빅데이터가 지금 한국은 물론 유럽, 일본, 중국, 인도, 남미, 아프리카 오지에 이르기까지 끝없이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중국 정부는 지난해 9월 전국 인구정보 처리 및 백업센터를 산시성 펑시시청 내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5억 위안(한화 약 860억 원)의 거대 자금을 투입할 계획.

중국 대표 IT기업인 랑차오 그룹도 지난해 말 빅데이터 전략을 발표했다. 처리중인 데이터 양이 매년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2012년에만 2조7천억GB가 증가했다며, 이렇게 증가하고 있는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상업화 모델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인도의 빅데이터 시장도 급속히 팽창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인도 IT 기업 중 56%가 빅데이터 프로젝트를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CS, Infosys, Wipro, HCL Tech 등의 대형 IT 기업들은 이미 빅데이터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스마트폰 확산 등으로 정보 유통량이 급증하면서 빅데이터 시대 도래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세계 산업계에 어떤 비즈니스들이 새로 생겨나고,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에 대해 세계인들로부터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3.05.2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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