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8일 토요일

빨라도 너무 빠른 급속충전 신기술

빨라도 너무 빠른 급속충전 신기술

1초 만에 충전이 가능한 마이크로 배터리

 

▲ 3차원 나노 다공성 구조를 가진 마이크로배터리 ⓒIllinois univ.
1초 만에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는 새로운 타입의 배터리가 개발되고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휴대폰은 물론이고 각종 전자제품과 자동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법이 근본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정보기술 전문매체인 BGR은 최근 미국의 과학자들이 눈을 깜빡일 정도의 짧은 순간에 휴대폰을 완전히 충전할 수 있는 차세대 리튬이온 마이크로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BGR은 개발된 마이크로배터리가 3차원 구조의 나노 다공성 (nanoporous) 전극을 연속적으로 배열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고출력이면서도 충전이 매우 빠른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조만간 휴대폰 크기의 전지로 자동차의 시동을 거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BGR은 미 일리노이대 기계공학과의 윌리엄 킹(William King)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개발한 이 배터리 기술을 사용하게 되면, 배터리의 크기가 지금보다 30배나 작아지는 대신에 충전 시간은 1천 배나 빨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존의 배터리보다 충전시간이 수천 배 빨라

일리노이대 연구진은 기존 전극에 3차원 미세구조를 적용하고 여기에 마이크로 스케일의 재료를 통합하면, 기존의 배터리보다 크기는 훨씬 더 작으면서도 몇 배나 더 강력한 마이크로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들이 개발한 충전 기술은 현재 널리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여러 조각으로 나누는 방법이다. 이렇게 분할된 조각들은 한번에 많은 전하를 담아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마이크로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보다 수천 배 더 빠르게 재충전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킹 교수는 “개인용 의료기 같은 의료장비 분야는 그동안 배터리의 크기 때문에 발전에 많은 한계를 보여 왔었다”며 “수십년 동안 전자 디바이스들의 크기는 눈에 띄게 작아졌지만, 이차전지 기술은 크게 발전하지 못한 채 상대적으로 뒤떨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2개의 극을 재구성해 3차원 구조로 만들어

배터리는 화학적인 반응이 일어나는 두 개의 전극이라는 구성요소를 통해서 동작한다. 배터리가 출력원으로서 사용될 때 산화라는 과정의 결과로서 전자를 방출하는 전극이 양극이 되고 음극은 전자가 흘러가는 배터리의 다른 면에 있는 전극이 된다.

그러나 세 번째 구성요소인 전해액은 전자들이 곧바로 돌아다닐 수 없도록 차단하기 때문에 전자들은 하나의 전극에서 다른 전극으로 외부의 회로를 통해서 흘러가게 된다. 반면에 이온들은 전해액을 통해서 움직이게 되는데, 이온들이 음극에 이르게 되면 전선과 같이 다른 경로를 통해서 들어온 전자들과 반응하게 된다.
▲ 마이크로배터리는 2개의 극을 재구성해 3차원 구조로 만들어졌다. ⓒIllinois univ.

이 같은 배터리의 원리에서 연구진이 창조해 낸 혁신적 공정은 양극과 음극을 다시 디자인하여 마이크로 규모로 음극과 양극을 통합하는 방법이었다. 전통적인 배터리가 양극과 음극이 고정돼 있는 반면, 새로 개발된 배터리는 2개의 극이 다수의 구멍으로 이뤄진 3차원의 마이크로 구조라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관련하여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킹 교수는 “우리 기술의 핵심은 마이크로 배터리의 설계가 고전력 전달을 위한 이온과 전하에 최적화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 같은 설계방식은 배터리의 크기는 매우 작을지라도 배터리의 표면적은 매우 넓게 가질 수 있는 구조”라고 밝혔다.

킹 교수는 “마이크로 배터리는 이온과 전자들이 너무 멀리 흘러가지 않도록 매우 가까이에서 두 개의 반쪽 배터리를 가지고 있는 형태를 이루고 있는데,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는 이유는 에너지를 훨씬 더 빨리 얻을 수 있도록 이온과 전자들의 유동거리를 감소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킹 교수의 설명을 살펴보면 새로운 형태의 베터리는 전력 밀집도가 다른 배터리보다도 2천 배나 더 높은 밀도를 갖는 것을 알 수 있다. 밀도가 높다는 말은 다른 경쟁기술보다도 1천 배나 빠른 충전 속도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로는 안전성 문제 발생 가능성 있어
현재 일리노이대 연구진은 이론적인 부분만 고려할 때, 개발된 마이크로 배터리 기술이 전자제품과 자동차를 넘어서 모든 곳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킹 교수는 “신용카드처럼 얇은 휴대폰을 1초 미만에 충전하는 것을 상상해보라”고 권유했다.
▲ 새로운 배터리 기술은 안전성면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Illinois univ.
하지만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상당수의 배터리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상품화되는 것은 힘들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캠브리지대 화학과의 클레어 그레이(Clare Grey) 교수는 “이번 연구가 마이크로 배터리의 배열을 만드는 데는 충분한 방법이 될지는 몰라도 전체 배열을 하나의 짧은 회로로 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옥스퍼드대 무기화학 및 에너지 분야의 전문가인 피터 에드워즈(Peter Edwards) 교수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고출력이 가능한 밀도를 구성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로운 개발”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배터리의 안전성에 의구심을 나타내면서 “과거 보잉사 드림라이너 제트기의 자기연소 문제가 리튬-코발트 산화물 전지를 괴롭힌 것처럼 마이크로 배터리도 안전상 더 당하기 쉬운 구조는 아닌지 알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킹 교수는 전해액이 가연성 액체이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액체를 안전한 폴리머 기반의 전해액으로 전환할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안전에 있어서는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일리노이대 연구진은 마이크로 배터리 기술을 다른 전자부품에 통합하고 제조원가를 낮추는 작업을 진행중이며, 자신들이 개발한 배터리 기술이 올해 말까지 전자기기들의 전력원으로서 시험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래 객원기자 |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3.05.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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