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륨은 확실한 우라늄 대체 에너지”
[인터뷰] 영국 허덜스필드 대학 이상철 연구원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대신할 미래 에너지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풍력, 조력, 수소연료, 그리고 태양에너지 개발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온실가스를 억제하고 비용 면에서 효율적인 방식은 역시 우라늄에 핵분열에 의한 방법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적어도 2050년까지는 핵에너지를 대체할 구체적이고 대대적인 대안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대안으로 토륨(Thorium) 연료를 사용하는 원자로를 꼽고 있다. 그러면 토륨 에너지 개발은 현재 어디까지 왔을까? 그리고 과연 우라늄을 대신해 거대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에너지원이 될 수 있을까? 실용단계에 이르는 시점은 언제쯤일까? 토륨은 우라늄 에너지처럼 위험성은 전혀 없는 것일까? 사이언스타임즈는 영국 허덜스필드 대학(The University of Huddersfield)s)에서 핵물리학 박사과정 중에 있으며 전공이 토륨 에너지(토륨 원자로)인 이상철 연구원(지도교수: Rebecca Seviour)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여러 가지 의문사항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 차세대 새로운 에너지 원으로 부각되고 있는 토륨 에너지란 과연 무엇인가? 그리고 앞으로 전망은 어떤지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달라. "토륨 에너지는 토륨(Th-232)이 주 원료가 되는 에너지 발전방식이다. 우선 토륨을 기반으로 한 이 에너지는 지금 현재 상용화 되고 있는 우라늄(U-235,238)과 달리 원료를 따로 공정화할 필요가 없다. 또한 토륨의 전 세계의 매장량은 우라늄 광석에 비해 3배 이상 많다. 그래서 얻기가 훨씬 쉽다. 토륨은 핵원료성 물질(fertile material) 중의 하나로 토륨 자체로서는 핵 분열을 할 수 없다. 하지만 핵분열할 수 있는 물질로 쉽게 변할 수 있으며, 발전 방식에 따라 핵무기의 원료로 쓰이는 플루토늄 생산을 방지할 수 있어 핵무기 생산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핵폐기물 양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가 있다. 또한 토륨은 단순히 원자력의 연료로만 쓰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중성자 파쇄(neutron spallation)를 통한 변성작용(transmutation)에 쓰일 수도 있다. 변성작용은 세계적으로 큰 문제인 핵폐기물을 재처리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많은 국가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 우라늄기반 원자력은 거대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그렇다면 토륨 에너지도 우라늄 핵에너지와 같이 거대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대체에너지라고 할 수 있는가? "기술적으로 토륨을 이용한 원자력은 효율성 및 경제성으로 봤을 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토륨은 우라늄보다 핵분열에 필요한 중성자의 결합 수치가 훨씬 높다. 가격 또한 우라늄보다 훨씬 저렴하다. 연료 공정화 과정 없이 사용할 수 있기에 우라늄과 비교했을 때에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토륨을 이용한 핵발전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원자력에 새로운 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연구와 개발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아주 미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좀 아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토륨은 이미 1970년도에 미국에서 용융염 반응로(Molten Salt Reactor)라는 원자력 방식에 사용되었다. 토륨은 이미 기존의 우라늄을 사용한 원자력을 대체할 수 있는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 세계 각국은 토륨 에너지 개발에 얼마나 적극적인가? 일부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만 연구와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내가 몸담고 있는 허덜스필드 대학을 비롯해 케임브리지, 맨체스터, 영국 왕립대학(Imperial College, London)의 연구원들과 영국과학기술시설연구원(STFC) 연구원들이 공동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에서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실질적으로 많은 토륨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영국 및 유럽국가들의 과학 연구원을 초빙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이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토륨을 기반으로 한 ‘입자가속기 기반 임계 반응로(Accelerator Driven Subcritical Reactor, ADSR)’의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또한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에서는 토륨을 이용한 핵폐기물 처리방식에 공동으로 작업하고 있으며, 현재 벨기에에 ‘MYRRHA’라는 명칭의 연구시설을 설치했고 가동준비 중에 있다. 미국 및 다른 OECD 선진국들에서도 많은 관심과 지원 속에 국제토륨에너지협회(IThEO)가 설립되었으며 전 세계적으로 토륨에 대한 연구와 홍보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 그러면 토륨 에너지는 언제쯤 실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영국 토륨에너지협회가 2009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보고한 리포트를 기준으로 한다면 2025년 시험용 ADSR이 등장하게 되면 전 세계적으로 본격적인 가동이 시작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이 시기는 연구의 진척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현재 저를 비롯하여 전 세계에 뜻이 있는 과학자들이 힘써서 개발하고 있는 만큼 토륨을 이용한 안전하고 효율적인 원자력을 보게 될 날이 머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 이 연구원은 토륨 에너지 가운데서도 특히 ADSR 연구 및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도 원자력 발전소에서 쓰이는 원자로의 일종으로 알고 있다. ADSR에 대해 독자들에게 쉽게 설명해 달라. "두 세기를 거치면서 전 세계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겪었다. 이 두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 및 사고 여파는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핵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의 시선으로 이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핵의 안전성 및 방사능 오염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 있지만 원자력은 현재 에너지원 중에서 많은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으며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세계적인 친환경 정책에 일조를 하고 있다는 것은 모두 공감하는 부분이다. 나는 ADSR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방사능 오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 안전하고 깨끗한 핵 원자력의 새로운 미래를 지향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ADSR는 원자력 반응로 계열 중의 하나로 토륨을 원료로 사용하여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차세대 원자력 반응로로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앞서 이야기했듯이 토륨의 장점과 가속기 구동 방식을 통한 안정성을 통해 원자력 가동 방식에 새로운 장을 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ADSR은 총 세 개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양성자 빔을 공급하는 가속기 빔 생산 부분, 파쇄를 통한 중성자 생성 및 핵 분열 반응이 일어나는 ADSR 중심 반응로, 마지막으로 생산된 에너지를 전달하는 에너지 채취 및 전달 부분이다. ADSR의 연료인 토륨은 핵원료성 물질이며 ADSR에서 이루어지는 핵분열 반응은 임계(subcritical)로 반응이 일어난다. 즉 외부에서 양성자 빔의 공급이 이루어져 파쇄반응을 통해 중성자를 공급받게 된다. 이런 연계적인 가속기 구동을 통한 연료순환과정(fuel cycle)은 기존의 우라늄 기반 핵분열 방식과 달리 지속되는 과정이므로 어느 한 부분의 문제가 있을 경우 연료순환과정이 지속되지 않는다. 그리고 임계적 핵반응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핵분열 반응이 자연적으로 중단됨으로 안전성에 있어서 훨씬 향상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또한 ADSR 의 맨 처음 단계부분인 가속기 빔 생산부분에서 가속기의 전원을 꺼버릴 경우, 양성자와 토륨의 파쇄반응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위급 상황 대비를 위한 인위적인 핵분열 과정 중단을 실행할 수 있다. 그리고 토륨을 사용하여 얻어지는 플루토늄 생산량을 현저하게 낮출 수 있다는 이점까지 포함한다면 ADSR은 일반 사람들이 우려하는 원전사고의 위험성을 현저히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원자력 기술임이 틀림없다. 내가 하고 있는 연구는 이 ADSR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연료순환과정에 대해 집중 연구하여 에너지 생산 효율을 증진시키는 방법에 대해 목적을 두고 있다. ADSR은 단순히 원자력 그룹만 관련돼 있는 기술이 아니다. 가속기 분야의 전문성도 필요로 하기에 수많은 연구가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기술은 인류를 위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원자력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저작권자 2013.05.28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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