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네이도에서 살아남은 비결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600배 에너지 분출
사이언스타임즈 라운지 지난 20일 오후 2시 56분경(현지 시간) 미국 중부 오클라호마 주에 위치한 인구 5만명의 작은 도시 무어시에는 반경 800미터에 이르는 토네이도가 들이닥쳤다. 강력한 회오리바람에 자동차와 트럭이 휩쓸려 길가에 내팽개쳐졌고, 수백 채의 집들이 산산조각 났다.
그로 인해 곳곳에서 화재와 정전이 발생했으며, 3만8천여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 풍속이 시속 약 320㎞에다 최대 지름이 3.2㎞에 이른 이 토네이도는 약 45분간 무어 시내 27㎞를 이동하며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미 국립해양대기청 산하 국가위험기상연구소는 이 토네이도의 풍속을 추산한 결과 당초 측정했던 것보다 한 단계 높은 ‘EF-5’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EF-5는 발생 빈도가 전체 토네이도의 1%도 채 되지 않는 최고 등급이다.
그로 인해 곳곳에서 화재와 정전이 발생했으며, 3만8천여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 풍속이 시속 약 320㎞에다 최대 지름이 3.2㎞에 이른 이 토네이도는 약 45분간 무어 시내 27㎞를 이동하며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미 국립해양대기청 산하 국가위험기상연구소는 이 토네이도의 풍속을 추산한 결과 당초 측정했던 것보다 한 단계 높은 ‘EF-5’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EF-5는 발생 빈도가 전체 토네이도의 1%도 채 되지 않는 최고 등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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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네이도로 인해 무어시는 수백 채의 집들이 산산조각 났다. ⓒPublic Domain by pixabay |
토네이도의 등급은 피해 정도에 따라 후지타 규모 F0에서 F5까지 여섯 단계로 분류된다. 그러다 2007년부터 풍속 등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 개선한 EF0부터 EF5까지의 여섯 단계 등급을 사용하고 있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토네이도가 전체적으로 뿜어낸 에너지를 합할 경우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약 600배에 이른다고 평가했다. 이번 토네이도로 인해 무어시에서는 24명의 사망자와 23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전체적인 경제적 손실은 3억5천만 달러에서 최고 2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역사상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토네이도는 1925년 3월 18일에 발생한 것이다. 미국 중서부에서 발생한 이 토네이도는 미주리, 일리노이, 인디애나 등 3개 주를 휩쓸면서 695명의 사망자와 2천여 명의 부상자를 냈다. 당시 피해자에는 노예가 포함돼 있지 않아 사망자 수가 1천여 명에 달했다는 주장도 있다.
가장 힘이 셌던 토네이도는 1931년 미국 미네소타에서 발생한 것으로서, 117명을 실은 83톤의 기차를 공중에 휘감아 올릴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5월에 가장 많이 발생해
호주와 중국, 유럽 등에서도 토네이도가 발생하지만, 전체 토네이도의 약 80%가 미국에서 발생한다. 지난 10년 동안 미국에서의 연평균 토네이도 발생건수는 약 1천270여 건이며, 연평균 60여 명의 사망자를 내고 있다.
토네이도는 미국 중부 평원 지역에서 3~7월에 자주 발생하는데, 그중에서도 5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특히 강한 토네이도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은 오클라호마 주를 비롯해 텍사스 주, 캔자스 주, 네브래스카 주, 콜로라도 주, 사우스다코다 주 등이다.
이 지역들은 봄에 남동쪽의 멕시코 만에서 불어오는 습하고 따뜻한 공기와 북서쪽의 로키 산맥에서 불어오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만나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너비가 수십㎞에 달하는 적란운을 자주 발생시킨다.
회전하는 상승 기류에 의해 적란운이 크게 발달하는 것을 ‘슈퍼셀(거대 세포) 폭풍’이라 하는데, 슈퍼셀의 맨 아랫부분에서 매우 작은 규모로 발생하는 소용돌이 기류가 바로 토네이도다.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토네이도가 발생한다. ‘용오름’이라 불리는 기상현상이 바로 그것. 바다에서 발생하는 용오름은 용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용오름은 멀리서 볼 때 물이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수증기가 반지 모양으로 증발하는 현상이다. 따라서 용오름이 회전하는 속도는 초속 30미터로 비교적 느리며, 20분 이내에 대부분 소멸한다. 미국에서는 해상에서 발생하는 용오름을 토네이도와 구분해 ‘워터스파우트(waterspout)’로 부른다.
그런데 지표면과 공중에 있는 공기의 온도차로 육지에서도 용오름이 종종 발생한다. 이를 ‘랜드스파우트(landspout)’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8월 1일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의 산간 분지 마을에서 발생한 적이 있다.
이 회오리바람으로 인해 12인승 승합차가 뒤집히고 나무가 뿌리째 뽑히기도 했다. 또 비닐하우스가 모두 파괴됐으며, 지붕의 슬레이트와 기와가 날아가는 등 마을 전체 50여 가구 중 20여 가구가 큰 피해를 입었다. 폭 80~100미터의 이 육지 용오름은 약 100미터를 진행하다가 1~2분 만에 소멸됐다.
토네이도에 대한 예보는 상공에서 슈퍼셀의 발달을 감지할 수 있는 기상위성이나, 폭풍 내부의 강수 현상 및 기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도플러레이더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또 토네이도헌터들이 관측장치를 차량에 싣고 폭풍 근처에 가서 하는 현장관측도 많은 도움이 된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토네이도의 예보 선행시간은 10분 정도였으나 2000년대 중반 이후 슈퍼컴퓨터로 실제 토네이도와 유사한 현상에 모델에서 재현할 수 있게 되면서 발생 한두 시간 전에 대피경보를 발령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번에 오클라호마에서 발생한 토네이도는 경보 발령 후 16분 만에 무어시를 강타하면서 인명 피해가 더욱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대형금고 속으로 피해 목숨 건져
그런데 매우 특별한 곳으로 몸을 피해 이번 토네이도의 공습에서 생존한 은행 직원 및 고객들의 사연이 최근에 전해져 화제가 되고 있다. 순식간에 토네이도가 들이닥치자 은행 직원 14명과 고객 8명이 대피한 곳은 다름 아닌 은행의 대형금고 속이었다.
주변의 집들은 산산조각이 났지만 이들은 대형금고 속으로 안전하게 대피해 전혀 다치지 않은 것. 토네이도가 일어날 때 가장 흔하며 치명적인 위협은 바람에 날려 오는 쓰레기 조각들이다. 대형금고 속은 그 같은 쓰레기들로부터 안전하게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는 곳이었다.
한편, 듀폰사는 지난 2003년 토네이도로부터 가족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가정 내 폭풍 대피방인 ‘StormRoom’을 출시한 바 있다. 화학섬유회사인 듀폰이 이 같은 대피소를 개발한 것은 바로 고강력 아라미드(Aramid)계 섬유 브랜드인 ‘케블러(Kevler)’의 새로운 시장 형성 기회를 찾기 위해서였다.
상업화된 지 40년이 넘은 케블러는 같은 하중에 대해 강철의 5배나 되는 강도를 지닐 만큼 뛰어난 고강도와 가벼움을 지닌 섬유이다. 따라서 총탄이나 파편, 칼날 등으로부터 보호를 필요로 하는 군인 및 법집행관들의 안전복으로 이용돼 왔다.
듀폰은 토양 조건 때문에 지하 피난시설의 건립이 어려운 토네이도 발생지역의 사정을 감안해 강화벽 패널들 내부에 케블러 섬유를 댄 폭풍 대피방을 만든 것이다. 실험 결과 이 폭풍 대피방은 시속 400㎞의 강풍이 길이 3.6m의 통나무를 날리는 충격에도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저작권자 2013.05.24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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