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요통, 침으로 치료한다
[인터뷰] 이명수 한의학연구원 박사
장시간 앉아 있는 자세를 유지하는 현대인들의 특성상 허리 디스크가 발생하는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디스크가 노년층에서만 발병하는 질환으로 여겼지만 최근에는 20대부터 30대까지 매우 젊은 연령대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오래 앉아 있는 자세는 허리에 압박을 주게 되므로 디스크가 탈출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게 된다. 또한 운동이 부족한 현대인들은 허리 근육이 약화된 상태이므로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갑작스런 충격에 의한 급성요통 역시 빈번히 발생하기 마련이다.
특히 급성요통의 경우 갑작스런 디스크 탈출로 인해 신체에 무리가 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온 몸의 근육이 갑자기 굳는 스패즘 현상이 발생, 움직이는 게 어려운 것은 물론 앉거나 자세를 변형할 수도 없어 환자들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한다. 동작침법으로 치료하는 요통(腰痛) 그동안 허리 통증에는 일반적으로 진통제를 투여하는 치료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외부 약물이 몸에 들어가는 만큼 인체에 무리를 주는 부분이 있어 그간 의료계에서는 더욱 나은 치료법을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한국한의학연구원(이하 한의학연) 이명수 박사팀과 자생한방병원,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이 공동연구를 통해 급성요통환자를 대상으로 한 동작침법의 효능을 밝혀냈다. 이 연구 결과는 SCI급 국제학술지인 '페인(PAIN)'지 연구는 ‘동작침법(Motion Style Acupuncture Treatment, MSAT)’이라는 이름 그대로 요통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침 치료를 한 뒤 의사의 도움을 받으며 수동적 혹은 능동적으로 움직이게 하면서 증상을 호전시키는 치료 방법이다. 스패즘 현상이 발생하면 근육이 뭉치면서 혈관이 좁아지고, 혈액순환이 원활치 못해 그 안의 영양물질과 산소, 노폐물이 서로 통과하지 못해 몸에서 스스로 낫게 하는 자생력이 생기지 않는다. 이에 따라 회복력은 점차 떨어지게 되고 병은 더욱 깊어지게 된다. “MST는 스패즘으로 인해 경직된 근육을 큰 침으로 자극을 주어 풀어주는 것을 가장 큰 원리로 하고 있습니다. MST를 통해 굳어진 근육을 풀어주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영양이 공급되면서 제한된 운동량이 늘어나죠. 이 때 의사들이 양쪽에서 환자의 어깨를 들어 올려 주면서 디스크에 가하는 압력을 조금씩 떨어뜨립니다. 그렇게 천천히 환자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면서 허리의 힘을 키우고 통증을 없어지게 해 급성요통의 치료가 가능해 집니다.” 양쪽 엄지발가락과 두 번째 발가락 사이, 뒤통수와 양쪽 팔꿈치 혈점에 침을 꽂은 채 환자가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의사들이 도우면서 심리적 안정과 자신감을 심어주면서 환자 스스로의 회복력이 살아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요통 감소효과 진통주사 대비 5배 뛰어나
이번 연구 결과가 주목을 받는 것은 결과가 치료효과 때문이다. 동작침법과 기존의 진통주사제 방법을 비교한 결과, 요통감소 효과와 신체장애개선 효과는 동작침법이 진통주사제에 비해 약 5배 이상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동작침법으로 치료를 받은 임상시험 그룹은 입원율과 입원 기간도 훨씬 짧아 결과적으로는 회복과 일상으로의 복귀가 더욱 빠르게 나타난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요통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그야말로 스스로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한 채 병원으로 들어옵니다. 주위의 부축 없이는 한 걸음도 걷지 못하죠. 그런데 약 10분의 침 치료와 걷기 요법을 거친 후 환자들이 일상적으로 걷는 모습에 우리 연구원들도 모두 신기해 했어요. 저도 영상으로 치료 전과 후의 환자를 보는데, 저 역시 믿을 수가 없더라고요. (웃음)” 이번 연구의 임상시험이 진행된 그룹은 응급차에 실려 오는 응급성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환자들을 무작위로 ‘동작침법 그룹’과 ‘진통주사제 그룹’으로 각각 29명씩 나눈 뒤, 최초 치료 후 30분, 2주, 4주, 24주 간격으로 치료 효과를 평가했다. 동작침법과 진통주사는 최초 치료에만 실시하고, 그 뒤 30분 후부터는 환자가 일상적인 다른 치료를 같이 받을 수 있도록 치료법 선택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동작침법과 진통주사제 치료를 시행한 지 30분 후 환자들의 숫자통증척도가 동작침법을 시행한 그룹에서 치료 전에 비해 요통이 4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진통제 그룹은 8.7% 정도 감소했죠. 즉, 동작침법 그룹이 진통주사제 그룹 보다 5배 이상 더 통증 감소 효과를 본 것입니다.” 이뿐이 아니다. 요통이 일상적인 활동에 영향을 주는 지 살펴보는 요통기능장애지수 조사에서도 동작침법 그룹이 치료 전 85.72에서 치료 30분 후 52.35로 39% 감소, 즉각적 보행이나 일상 활동으로의 복귀가 가능해졌다. 무엇보다 이러한 요통기능의 회복은 2~4주 이후에도 지속 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시적인 치료가 아닌 증상의 지속적인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동안 요통의 침치료는 만성요통의 경우에만 ‘권장’이 되는 상태였습니다. 급성요통의 경우는 근거가 없었기에 권장되지 않았죠.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로 만성뿐 아니라 급성 요통에도 침치료가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이뤄진 수준 높은 치료효과 비교 연구결과가 저명한 국제 임상저널의 하나인 '페인'지 이명수 박사는 앞으로 동작요법으로 요통뿐 아니라 목 디스크와 근골격질환, 악관절과 어깨 통증 등 다양한 부위에 응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2013.05.09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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