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본능도 진화하는가?
다중살인마의 심리를 해부한다(4)
여론으로부터 숱하게 뭇매를 맞았다. 그러나 그의 저서들은 사회에 파장을 일으키면서도 새로운 충격을 안겨줬다. 미국 오스틴 텍사스 대학에서 심리학을 강의하고 있는 진화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David Buss) 교수는 살인을 사랑, 섹스, 질투, 시기, 분노 등과 동일한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이라고 주장한다.
사족을 달자면 성서설화에 등장하는 최초의 살인자인 카인의 유전자가 우리의 몸 속에 베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카인의 후예인 인간들은 흔히 나타나는 질투와 분노처럼 쉽게 살인을 저지른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카인의 살인과 다중살인자의 살인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다. 그렇다면 살인의 본능도 진화하고 있는 것일까?
카인의 후예, 살인도 진화하는가?
사족을 달자면 성서설화에 등장하는 최초의 살인자인 카인의 유전자가 우리의 몸 속에 베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카인의 후예인 인간들은 흔히 나타나는 질투와 분노처럼 쉽게 살인을 저지른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카인의 살인과 다중살인자의 살인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다. 그렇다면 살인의 본능도 진화하고 있는 것일까?
카인의 후예, 살인도 진화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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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 교수는 살인은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이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위키피디아 |
조승희는 버지니아 총기난사사건 이후 정신병 환자로 간주됐다. 인격장애, 망상적 정신이상자, 우울증 세 가지 가운데 정신이상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했다. 정신증은 정신분열증과 편집증을 포함하는 심각한 정신질환을 총칭하는 말이다.
정신증 살인자들은 대부분 정신분열증에 시달린다. 감정, 언어, 의욕상실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정신분열증은 유전되는 듯하지만 일반적으로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까지는 발현되지 않는다.
총기난사로 6명을 숨지게 하고, 가브리엘 기퍼즈 하원 의원에게 부상을 입힌 애리조나주 투손 총기사건의 자레드 리 러프너(Jared Lee Loughner)와 레이건 전 대통령을 암살하려고 총을 쐈던 존 힝클리는 둘 다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았다.
조승희 같이 심한 정신증 환자는 망상에 시달리며 현실세계와 단절된다. 그러나 대다수 정신증 환자도 자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에게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조승희 같은 정신증 환자가 어떻게 총기난사라는 끔찍한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일까? 아주 서서히 점진적으로 발전한다.
심리적 붕괴 속에서 생긴 두려움이 살인으로 발단
그들은 수년에 걸쳐 심리적 붕괴를 경험한다. 그리고 몇 달에 걸쳐 범행계획을 치밀하게 짠다. 처음 자신의 뇌에서 맴도는 끔찍한 생각에 낙담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끔씩 혼란과 흥분이 교차하면서 분노의 합창으로 커진다.
정신분열적 망상은 보통 과대망상과 피해망상으로 나뉜다. 자신이 제정신을 잃고 있다고 느끼면서 공포에 시달린다. 조승희의 경우, 주변 모두가 알아차릴 수 있는 숱한 경고가 있었다. 심지어 그는 스스로 정신감정을 받으려고 입원까지 했었다.
이런 질환으로 빠져드는 살인자들에게서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은 그들이 갖는 두려움이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어제 자신의 정신이 나갔었다는 사실을 안다고 생각해 보자. 또 사흘 전에 그랬다가, 다시 이틀 전에 그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생각해 보자. 그들은 두려움에 휩싸인다.
예를 들어, 술을 좋아하는 어떤 한 남자가 있다. 이 남자는 술에 취하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판단을 잘하지 못한다. 아침이 되면 술자리에서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런 일이 계속된다. 그러면 두려움에 휩싸이게 된다. “나는 알코올 중독이 아닐까?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정신증 환자들도 자신이 알 수 없는 상태에 빠졌다가, 다시 빠져 나오곤 한다. 그러나 그들은 두려움에 빠져든다. 스스로 정신이상이라고 하는 완전한 수렁으로 빠져든다면? 치료를 받으면 어떨까? 그러려면 남들에게 나의 정신이상을 고백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나는 정신이상자로 낙인이 찍히겠지? 결국 병원을 포기하고 만다.
살인은 자신의 방어, 그리고 위대한 영웅으로 생각
이런 두려움에 갇힌 정신증 환자는 방법을 찾으려고 애를 쓴다. “난 내 자신을 통제할 능력이 있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죽이려고 해. 그러니 내가 무장해야 돼. 그런데 어느 쪽을 향해야 되는 거지? 나? 아니, 그들이다.”
“누군가가 내 얼굴에 침을 뱉고 쓰레기를 내 목구멍으로 밀어 넣을 때 내 기분이 어떤지 아는가?”조승희는 총기를 난사하기 앞서 쓴 선언문에서 자신의 분노를 이렇게 표현했다. 피해망상이 분노로 표출된 것이다.
“당신들은 내 심장을 갈기갈기 찢어놓았어! 내 영혼을 강간했으며, 내 양심을 불태워 버렸어! 당신들은 한심한 한 소년의 삶을 없앨 뿐이라고 생각했지? 그래, 고마워. 나는 예수 그리스도처럼 죽는다. 허약하고 방어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어.” 그는 자신과 약한 사람들을 위한 방법을 모색했다. 그는 비극적인 영웅이 되고 싶었다.
정신증 살인자들은 대부분 정신분열증에 시달린다. 감정, 언어, 의욕상실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정신분열증은 유전되는 듯하지만 일반적으로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까지는 발현되지 않는다.
총기난사로 6명을 숨지게 하고, 가브리엘 기퍼즈 하원 의원에게 부상을 입힌 애리조나주 투손 총기사건의 자레드 리 러프너(Jared Lee Loughner)와 레이건 전 대통령을 암살하려고 총을 쐈던 존 힝클리는 둘 다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았다.
조승희 같이 심한 정신증 환자는 망상에 시달리며 현실세계와 단절된다. 그러나 대다수 정신증 환자도 자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에게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조승희 같은 정신증 환자가 어떻게 총기난사라는 끔찍한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일까? 아주 서서히 점진적으로 발전한다.
심리적 붕괴 속에서 생긴 두려움이 살인으로 발단
그들은 수년에 걸쳐 심리적 붕괴를 경험한다. 그리고 몇 달에 걸쳐 범행계획을 치밀하게 짠다. 처음 자신의 뇌에서 맴도는 끔찍한 생각에 낙담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끔씩 혼란과 흥분이 교차하면서 분노의 합창으로 커진다.
정신분열적 망상은 보통 과대망상과 피해망상으로 나뉜다. 자신이 제정신을 잃고 있다고 느끼면서 공포에 시달린다. 조승희의 경우, 주변 모두가 알아차릴 수 있는 숱한 경고가 있었다. 심지어 그는 스스로 정신감정을 받으려고 입원까지 했었다.
이런 질환으로 빠져드는 살인자들에게서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은 그들이 갖는 두려움이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어제 자신의 정신이 나갔었다는 사실을 안다고 생각해 보자. 또 사흘 전에 그랬다가, 다시 이틀 전에 그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생각해 보자. 그들은 두려움에 휩싸인다.
예를 들어, 술을 좋아하는 어떤 한 남자가 있다. 이 남자는 술에 취하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판단을 잘하지 못한다. 아침이 되면 술자리에서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런 일이 계속된다. 그러면 두려움에 휩싸이게 된다. “나는 알코올 중독이 아닐까?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정신증 환자들도 자신이 알 수 없는 상태에 빠졌다가, 다시 빠져 나오곤 한다. 그러나 그들은 두려움에 빠져든다. 스스로 정신이상이라고 하는 완전한 수렁으로 빠져든다면? 치료를 받으면 어떨까? 그러려면 남들에게 나의 정신이상을 고백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나는 정신이상자로 낙인이 찍히겠지? 결국 병원을 포기하고 만다.
살인은 자신의 방어, 그리고 위대한 영웅으로 생각
이런 두려움에 갇힌 정신증 환자는 방법을 찾으려고 애를 쓴다. “난 내 자신을 통제할 능력이 있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죽이려고 해. 그러니 내가 무장해야 돼. 그런데 어느 쪽을 향해야 되는 거지? 나? 아니, 그들이다.”
“누군가가 내 얼굴에 침을 뱉고 쓰레기를 내 목구멍으로 밀어 넣을 때 내 기분이 어떤지 아는가?”조승희는 총기를 난사하기 앞서 쓴 선언문에서 자신의 분노를 이렇게 표현했다. 피해망상이 분노로 표출된 것이다.
“당신들은 내 심장을 갈기갈기 찢어놓았어! 내 영혼을 강간했으며, 내 양심을 불태워 버렸어! 당신들은 한심한 한 소년의 삶을 없앨 뿐이라고 생각했지? 그래, 고마워. 나는 예수 그리스도처럼 죽는다. 허약하고 방어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어.” 그는 자신과 약한 사람들을 위한 방법을 모색했다. 그는 비극적인 영웅이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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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럼바인 사건을 주도한 딜런 클레볼드는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위키피디아 |
조승희 사건을 맡았던 미연방수사국(FBI)의 한 수사관은 이렇게 분석했다. “그는 소위 ‘정의’라고 하는 원대한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데 즐거움을 느꼈다. 그의 생각은 너무나 왜곡돼 자신의 사악한 범행계획이 실제로는 좋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믿었으며, 살인은 정당하다고 자신을 설득시켰다.”
이러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마음은 순간적으로 한 극단에서 다른 극단으로 오가기 쉽다. 조울증 환자처럼 정상적이었다가 갑자기 극도의 분노로 돌변한다. 기이한 충동과 행동이 이따금씩 생겼다가 사라진다.
오로라 총기사건의 주인공 홈스를 정신증 환자로 생각하는 전문가들은 그가 법정에 섰을 때 대부분 긴장상태를 유지하다가 가끔씩 광기가 번득이는 눈길을 보였다는 사실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홈스가 정신분열증을 앓았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다. 그러나 그의 행동은 그런 프로필에 들어 맞는다고 할 수 있다.
우울증에 의한 살인이 이해하기 가장 힘들어
다중살인의 세 가지 이유들 가운데 가장 이해하기 힘든 부류가 극심한 우울증 환자들이다. 따지자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가운데 우울증이 없는 사람은 없다. 물론 차이는 있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우리의 우울증은 극심한 우울증 환자들과 비교하면 새 발의 피(鳥足之血)에 불과하다.
뉴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콜럼바인 총기난사를 주도한 딜런 클레볼드는 심한 우울증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사건을 일으키기 전에 자신의 영혼이 죽어간다고 느꼈다. 아무런 희망도 없고 속수무책의 상황이라고 생각하면서 잠재울 수 없는 절망에 시달렸다.
그는 2년 동안이나 일기에 이런 감정을 숱하게 표현했다. 그가 쓴 수필과 비디오에서도 그런 사실들이 드러났다. 이러한 여러 가지 정보를 종합해 보면 극심한 우울증 환자가 어떻게 다중살인자로 전락하는지, 그 과정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너무나 슬프고 적막하다!”고 글레볼드는 일기에 적었다.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부당하다! 난 행복을 원했다! 하지만 한번도 행복한 적이 없다! 내 인생은 역사상 가장 비참한 존재다.” 그는 그야말로 연민을 느낄 정도로 극심한 우울증에 빠져 있었다.
이러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마음은 순간적으로 한 극단에서 다른 극단으로 오가기 쉽다. 조울증 환자처럼 정상적이었다가 갑자기 극도의 분노로 돌변한다. 기이한 충동과 행동이 이따금씩 생겼다가 사라진다.
오로라 총기사건의 주인공 홈스를 정신증 환자로 생각하는 전문가들은 그가 법정에 섰을 때 대부분 긴장상태를 유지하다가 가끔씩 광기가 번득이는 눈길을 보였다는 사실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홈스가 정신분열증을 앓았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다. 그러나 그의 행동은 그런 프로필에 들어 맞는다고 할 수 있다.
우울증에 의한 살인이 이해하기 가장 힘들어
다중살인의 세 가지 이유들 가운데 가장 이해하기 힘든 부류가 극심한 우울증 환자들이다. 따지자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가운데 우울증이 없는 사람은 없다. 물론 차이는 있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우리의 우울증은 극심한 우울증 환자들과 비교하면 새 발의 피(鳥足之血)에 불과하다.
뉴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콜럼바인 총기난사를 주도한 딜런 클레볼드는 심한 우울증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사건을 일으키기 전에 자신의 영혼이 죽어간다고 느꼈다. 아무런 희망도 없고 속수무책의 상황이라고 생각하면서 잠재울 수 없는 절망에 시달렸다.
그는 2년 동안이나 일기에 이런 감정을 숱하게 표현했다. 그가 쓴 수필과 비디오에서도 그런 사실들이 드러났다. 이러한 여러 가지 정보를 종합해 보면 극심한 우울증 환자가 어떻게 다중살인자로 전락하는지, 그 과정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너무나 슬프고 적막하다!”고 글레볼드는 일기에 적었다.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부당하다! 난 행복을 원했다! 하지만 한번도 행복한 적이 없다! 내 인생은 역사상 가장 비참한 존재다.” 그는 그야말로 연민을 느낄 정도로 극심한 우울증에 빠져 있었다.
 저작권자 2012.09.26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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