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0일 목요일

"한국에 맞는 클러스터 정책이 있다"

"한국에 맞는 클러스터 정책이 있다"

국제혁신클러스터 컨퍼런스 개최

 
“한국경제의 성공은 더 많은 클러스터를 고집하는 게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클러스터 정책을 취하는 데 있다.” (크리스티안 케텔스 美 하버드대 경영대학교 교수)

지식경제부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주최한 '제6회 국제혁신클러스터 컨퍼런스'가 지난 19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개막했다.

19일부터 20일까지, 양 이틀간 진행되는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불확실 경제시대에 혁신클러스터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기업 CEO와 창업 및 혁신클러스터 전문가 등 50개국 600여 명이 참석해 다양한 논의를 가질 예정이다.
▲ 19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지식경제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공동주최러 한 '제6회 국제혁신클러스터 컨퍼런스'가 열렸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개막식 이후 기조연설에는 혁신클러스터의 세계적 권위자인 하버드대의 크리스티안 케텔스(Christian Ketels) 교수와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 모르데카이 셰브스(Mordechai Sheves) 박사, 카카오톡 이석우 공동대표가 연사로 참석했다.

“한국에 맞는 혁신클러스터 정책 필요”

케텔스 교수는 ‘불확실 경제시대에 혁신클러스터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국가차원의 다양한 혁신클러스터 사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혁신클러스터 정책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이 현재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에 도달했다며 "지금까지는 국내에서 성장모델을 성공적으로 사용했지만, 앞으로는 정부와 기업, 그리고 대학 간에 새로운 협력방안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과거 경제성장 과정을 보면 모범국가지만,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단순하게 지금까지의 경로를 따르면 안 된다는 것.

그는 2010년도까지 한국의 수출 클러스터 도표를 살피며 자동차 분야나 IT, 식품 등 클러스터가 고립돼 있지 않고 서로 중복되는 지점에서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로 연관성이 없는 클러스터가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보다, 같은 위치의 다양한 클러스터가 성공률이 더 높다고 보았다.

케텔스 교수는 “한국의 경우 기업들이 탄탄했을 뿐 아니라 정부의 지원 역시 매우 탄탄했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 인센티브를 많이 지원했기 때문에 이런 한국 모델이 미국, 유럽과 매우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정부주도로 클러스터가 이뤄져 대기업은 강했던 반면, 중소기업은 탄탄하지 않았고 서울 중심의 경제활동이 집중되면서 지역 균형발전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케벨스 교수는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실리콘밸리 사례를 한국에 단순 접목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에 맞는 사례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

“한국은 혁신단계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시스템을 변화시켜 더 많은 혁신이 나오게 해야 한다”며 “기업구조, 특히 재벌구조가 변하고 중소기업을 업그레이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국토균형발전으로 국가 전체 잠재력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죽음의 계곡, 충분한 자금지원으로 해결
케텔스 교수의 기조강연 이후 와이즈만 연구소의 셰브스 부총장은 ‘사회 이익을 위한 와이즈만 연구소’라는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 19일 열린 '제6회 국제혁신클러스터 컨퍼런스'에 산, 학, 연, 관의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의견을 나누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와이즈만 연구소는 세계의 다학문 협력 연구소 가운데 하나로, 국가차원에서 과학인재를 육성하는 연구소다.

셰브스 부총장은 와이즈만 연구소의 경쟁력은 인력이라고 말했다. 인재들이 와이즈만에서 떠나지 않도록 여유로운 복지와 환경을 제공해 주고 있으며, 또한 과학자들에게 완전한 자유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유스러운 환경 속에서 창의적인 연구가 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어떤 연구를 하는지에 대해 간섭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 이런 분위기 속에서 2009년 아다 요나스(Ada Yonath) 박사가 노벨 화학상을 받자 세계는 와이즈만의 연구방법에 대해 크게 주목했다.

셰브스 부총장은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은 차이가 있으나 모든 것은 기초과학에서 시작한다”고 언급했다.

사실 기초과학에서 혁신적인 연구결과가 나오는 경우는 대부분 우연에 의한 경우가 많다고 말하며 독일의 물리학자 뢴트겐이 X선을 우연히 발견했으며,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는 우연치 않은 기회에 전기를 발명했다고 설명했다.

연구과정에서 죽음의 계곡(The Death Valley)이라고도 불리는 상황을 와이즈만 연구소는 무난히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체적으로 BTG 펀드를 통해 지원하고, 과학자 기금인 OCS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가차원에서 다양한 자금을 확보해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셰브스 부총장은 “기술이전에 대해 한국에 조언할 수 있는 것은 우호적 환경이 필요하며 발명가에게도 로열티를 공유하는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는 점”이라며 “이를 위해 과학자는 기초과학에 더욱 집중하고, 충분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은 객원기자 | hjuun@naver.com

저작권자 2012.09.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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