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7일 월요일

자연친화적이며 지속가능한 물 환경

자연친화적이며 지속가능한 물 환경

KEI 국제 물 심포지엄 개최

 
예로부터 물을 관리하는 일인 ‘치수(治水)’는 국가의 중요 임무 중 하나였으며, 통치자의 역량이나 백성들의 민심을 확인하는 척도로 여겨져 왔다. 특히, 현대 사회로 접어들면서 적절한 물 관리 정책은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생존을 뒷받침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 최근의 물 관리 정책이 생태 및 문화적 접근법 위주로 바뀌고 있다. ⓒKEI

그런데 여기서 주목 할 부분은, 최근의 물 관리 정책이 생태 및 문화적 접근법 위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물 관리 정책이 용수의 공급이나 수재 방지에 집중하는 방식이었다면, 현재는 수변 공간에 대한 친환경적이고도 문화적인 활용이 적극적으로 추진되는 등 물을 관리하는 사고와 방식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생태 및 물 환경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이와 같이 자연친화적이면서도 지속가능한 물 관리 환경에 대해 국내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생태 및 물 환경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친환경적 생태하천 및 물 문화의 선진화를 이룰 수 있는 다양한 정책과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최근 마련돼 주목을 끌었다.
▲ 생태 및 물 환경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친환경적 생태하천 및 물 문화에 대해 논의하는자리가 마련되었다. ⓒScienceTimes
지난 14일, 서울의 소공동에 자리 잡은 포스트타워에서는 ‘생태하천과 물 문화(Eco River & Water Culture)’를 주제로 한 ‘2012 KEI 국제 물 심포지엄(2012 KEI's International water symposium)'이 개최됐다.

환경부가 후원하고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공동주관한 이번 심포지엄은, 4대강 살리기 사업 이후 하천관리 사업의 수변관리와 친환경적 수변도시 개발 등 미래 지향적인 물 환경 관리에 대해 토론하고, 국제적인 전문가 들과의 연구 네트워크 조성 및 발전적 파트너십을 제고하자는 취지 아래 진행됐다.

생태자원도 재충전할 시간이 필요
‘인간과 환경’ 그리고 ‘도시와 하천’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된 오전 세션에서는 영국 더햄대학교의 '베로니카 스트랭(Veronica Strang)' 교수가 ‘물, 생태 및 인간 그리고 환경 관계의 문화적 연계’라는 주제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인간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인간과 생태계의 상호관계 유지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 주제발표를 하고 있는 노틸러스 컨설팅의 하켄 박사 ⓒScienceTimes
스트랭 교수는 호주의 연구사례를 토대로 한 조사를 통해 “물이 중심이 된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물이 흘러야 하고, 생태학적 과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물 다양성이 유지 관리돼야 하는 것과 같이 생태자원도 재충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오전 세션의 또다른 연사인 노틸러스 국제개발컨설팅의 ‘보니 하켄(Bonnie Harken)’ 박사는 도시하천의 지속적인 복원과 적극적인 환경관리를 통한 ‘도시 삶의 질 향상’을 제시하면서, 세계의 많은 도시들이 21세기 도시화의 다양한 요구를 맞추기 위해 하천수로를 복원하고 주요 수변공간을 향상시켜 가고 있음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켄 박사는 “수변공간들은 전략적으로 위치한 대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특별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며, 그 기회는 지속가능한 환경과 역동적인 도시수변을 통해 도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장소를 창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천생태 모니터링 시스템은 필수적 프로그램

오후에 계속된 세션은 하천복원 분야의 권위자이자 한국하천호수학회장을 역임한 건국대학교 환경과학부 황순진 교수의 주제발표로 시작됐는데, 우리나라 하천을 다룬 강연인 만큼 참석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한국의 하천 생태계 모니터링, 평가 및 복원 사례’라는 주제를 가지고 강연한 황 교수는 “하천 복원에 있어서는 다양한 시각과 방법이 존재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하천 살리기의 핵심은 하천이 가진 고유의 모습과 기능의 회복을 통한 생태적 복원에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하천생태 모니터링 시스템을 소개하기 전 수서 생물이 건강한 생태계를 대변하는 중요한 지표임을 강조했는데, “많은 국가에서 BOD나 COD, 그리고 T-N이나 T-P 등의 화학적 인자들이 하천의 환경을 결정하고 수생태계를 관리하기 위한 주요 기준이 돼 왔으나, 1980년대부터 미국과 유럽국가에서 모든 생태환경을 반영하기에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언급했다.
▲ 수서 생물이 건강한 생태계를 대변하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지고 있다. ⓒKEI

황 교수는 그 이유에 대해 “화학적 접근에서는 생물학적 군집과 서식지는 무시되기 때문인데, 복잡하고 동적인 방식에 반응하는 수서 생물은 단순히 영양물질과 독성물질 뿐만 아니라 서식지와 수문변동을 일으키는 다양한 환경변화로 인한 장애의 축적까지도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가 차원의 모니터링에 대해, 황 교수는 “2007년부터 ‘국가 하천 생태계 모니터링 프로그램(NAEMP, National Aquatic Ecosystem Monitoring Program)'이라는 이름하에 모든 주요 강을 대상으로 수행돼 왔다”면서 “현재 환경부가 NAEMP 프로그램을 법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발표를 마무리하며 “비록 몇몇 이슈가 계속 남아 있지만, NAEMP는 유망한 프로그램”이라고 자신하면서 “NAEMP를 통해 국내에서의 모니터링 결과는 이미 수서생물 환경과 유역관리와 관련된 정책결정과 과학적 연구에 막대한 영향을 미쳐왔고, 앞으로도 NAEMP 결과는 하천, 완충지역, 유역 등의 보존과 복원을 위해 더 강력한 규제를 포함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외에도 ‘세계은행의 하천복원사업에 대한 투자 성과 및 경험의 공유’를 발표한 세계은행의 ‘리타 세스티(Rita E. Cestti)’ 박사는 강의 생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그리고 문화적 가치를 강조하고, 도시와 하천 간 상호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세스티 박사는 발표를 통해 “강은 경제 성장과 삶의 질, 그리고 환경의 지속가능성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수많은 산업용 폐기물과 도시 용수로 인한 오염으로 인류의 물 안보와 생물 다양성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하천 복원을 위해 환경과 수질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물론 혁신적인 하천 복원을 위해 적절한 정보 관리와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2.09.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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