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6일 목요일

라오스 후아이찟 부족마을에 가다

라오스 후아이찟 부족마을에 가다

글로벌 과학창의원정대(하)

 
전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라오스. 한국과학창의재단은 ‘2012 대학생 글로벌 과학창의원정대’를 선발해 과학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적개발원조)에 나섰다. 이들은 라오스의 시골학교에 태양광 발전기 설치를 지원하고, 현지 학생들에게 과학‧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했다. 지난 8월 7~14일, 19~26일 두 차례에 나눠 진행된 글로벌 과학창의원정대 현장을 생생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註]
전기가 없는 마을에서의 숙박은 또 하나의 난관이었다. 랜턴이 없으면 어둠에 이동을 할 수 없고, 비까지 내려서 화장실 사용은 엄두조차 나지 않아 아침까지 참기로 했다.

마을에는 공동 수도 하나만 있어서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모두 그곳을 이용해야만 했다. 물은 잘 나왔지만, 우기(雨期)여서인지 물의 색은 옅은 흙빛이었다. 문명의 이기가 얼마나 편리한지 새삼 느껴지는 상황이었다.
▲ 라오스 후아찟 부족의 '맏캔' 의식을 치르는 과학창의원정대. ⓒScienceTimes
집은 전체가 나무를 활용한 집이고, 고상식(高床式)으로 지어졌다. 아마도 해충을 피하고, 비가 많이 오는 우기를 대비한 침수방지가 목적인 듯 했다. 통풍이 잘돼서인지 밤에는 생각보다 덥지 않았고, 허름했지만 우리를 위해 모기장까지 설치해준 배려에 원정대 모두 감사를 표했다.

마을에 있는 기간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마을 주민 한 명, 한 명이 환영의식과 함께 손목에 명주실을 묶어주던 것이다. ‘맏캔’이라고 불리는 이 의식은 특별한 손님이나 여정을 앞둔 이에게 축원을 담아주는 것으로, 마을 주민 모두에게 이런 환대를 받자 왠지 모를 뭉클함이 가슴깊이 느껴졌다.

제기차기 놀이와 과학체험
전날의 놀이와 교육이 너무도 즐거웠는지 아침 식사 전부터 아이들이 학교에 모여들었다. 원정대 역시 이런 아이들의 모습에 식사를 빨리 마치고 학교로 달려갔다. 학교에 도착하니 학생들을 비롯해 어제보다 더욱 많은 주민들이 온 듯 했다.

전날 보여준 제기차기를 함께 해보고, 한국에서 가져온 재료로 함께 제기를 만들기도 했다. 제기차기는 만유인력과 제기 술의 개수에 따라 공기저항이 다르게 받는 등의 과학원리가 숨어 있는데, 설명은 교장선생님께 통역을 통해 전달하고 학생들이 직접 경험해보는 체험위주의 프로그램으로 진행했다.

▲ 제기차기하는 라오스 학생들. 제기차기는 만유인력과 제기 술의 개수에 따라 공기저항을 다르게 받는 과학원리가 숨어 있는 놀이다. ⓒScienceTimes

후아이찟 중학교에는 태양광 전기설치 외에도 스케치북과 색연필을 기증했다. 교장선생님은 몇 번이고 한국과 과학창의재단에 큰 감사를 표했다.

선물 나누고 다시 문명 속으로
이틀 간의 마을 생활을 끝내고 후아이찟 사람들과 한 명, 한 명 인사를 나누며 이별의 아쉬움을 달랬다. 작별 선물로 원정대와 주민들이 함께 찍은 사진을 한 장씩 줬는데, 원정대 유가연 학생(전북대 전자공학과4)이 준비해온 폴라로이드는 마을 주민과 학생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됐다.

홈스테이를 한 가족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폴라로이드 사진을 선물로 드리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무척이나 기뻐했다.

이동 시간이 길어서 빨리 출발해야 했지만, 모두와 인사를 나눈 원정대는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먼발치까지 왔지만 뒤를 돌아보면 손을 흔들고 있는 라오스 학생들의 모습에 아쉬움은 더해갔다.

▲ 글로벌과학창의원정대와 라오스 아이들과의 단체사진. ⓒScienceTimes

싸이냐부리 읍내에서의 과학체험 활동
이번에는 부족마을이 아닌 읍내 학생들에게 과학문화를 알리는 시간을 가졌다. 싸이냐부리 어린이교육개발센터를 방문해 원정대의 취지를 설명하자 다음날이 일요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에게 연락해 함께 하기로 했다.

▲ 과학체험 과정으로 과일전지 실험을 하고 있는 라오스 학생들. 매우 진지한 모습이다. ⓒScienceTimes
참여 학생들의 나이 및 수준을 고려해서 읍내 프로그램은 과일전지 실험과 도체, 부도체 등 전기의 원리를 보여주고, 실제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실제 과일을 전선으로 이어 발광다이오드를 통해 빛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직접 자신들이 만들어보자 학생들은 마술을 보는 듯한 표정으로 즐거워했다.

이후에도 실험이 가능하도록 전선과 발광다이오드 등 도구를 기증했고, 센터 선생님의 도움으로 전지에 라오스어로 실험원리를 적어서 교실 벽면에 붙였다. 즐거워하는 라오스 학생들의 얼굴에 원정대는 모두 뿌듯해 했다.

태양광보다 밝은 라오스의 아이들
이번에 원정대가 설치한 태양광 기기는 거대한 전력을 생산하는 시설이 아니었다. 학교에서 밤에도 간단한 활동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불빛이었다. 태양광 패널 하나를 이용해서 교실과 기숙사를 밝히던 전구는 희미해 보였지만, 라오스 학생들의 눈빛이 더해지자 태양처럼 밝고 맑게 다가왔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의 백분의 일, 아니 천분의 일에도 감사하는 라오스 사람들의 모습에 에너지문제도 다시금 뒤돌아보게 됐다.

라오스에서의 일주일은 태양광 전구 설치와 현지학생들에게 과학문화를 알리는 것이었지만, 무엇을 주고 왔다는 것이 아닌, 원정대 모두가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다. 7박 8일간의 일정을 함께한 제1기 글로벌과학창의원정대와 라오스에서 만난 모든 이들에게 진심을 담아 이 한 마디를 전한다. “컵짜이 라이라이”

미래융합기획실 김길태 과장 | bigbang@kofac.re.kr

저작권자 2012.09.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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