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치콕의 ‘새’ 미스터리 풀려
바닷물 오염시킨 독성 플랑크톤이 주범
| 평화로운 항구 마을. 한두 마리씩 날아다니던 갈매기들이 갑자기 새까맣게 전선 위에 줄지어 앉기 시작한다. 한가롭게 길을 걷고 있던 금발의 미녀 멜라니(티피 헤드런)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어릴 적부터 갈매기들과 벗하면서 지낸 멜라니는 지금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슴이 부풀어 있다. 부유한 집안의 딸인 그녀는 샌프란시코의 애완동물 가게에서 젊은 변호사 미치를 만났다. 첫눈에 그의 매력을 느낀 멜라니는 미치의 여동생 캐시의 생일 선물로 준비한 잉꼬 한 쌍을 들고 그의 집이 있는 보데가 만으로 향하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갈매기 한 마리가 그녀에게 날아와 머리를 슬쩍 치자 틀어 올린 아름다운 금발이 흐트러지고 만다. 이어서 수십 마리가 달려들어 머리를 쪼아대고, 기겁을 하며 도망가는 멜라니의 뒤를 따라간다. 집안으로 간신히 피신하자 창문에 머리를 박으며 포기할 줄 모르는 새떼들의 공격이 공포스럽게 이어진다. 갑자기 덤벼드는 갈매기에게 이마에 상처를 입은 멜라니는 그곳 국민학교 교사인 애니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그러나 다음날 캐시의 생일 파티장에서 갑자기 갈매기 떼가 아이들을 공격하고, 그날 저녁엔 참새떼들이 굴뚝으로 급습해서 온 마을을 휘저어 놓는다. 계속되는 새들의 공격 속에 마을은 온통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새들은 아름다운 음성을 전해주는 천사가 아니라 그야말로 악마의 화신이었다. 이제 새는 불길함의 전조이자 혼돈과 죽음을 예고하는 악마 자체였다. |
평범한 ‘새’에서 가장 무서운 영화를 만들어
서스펜스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1899~1980) 감독이 만든 영화 가운데 가장 무서운 영화는 '싸이코'가 아니다. 바로 '새(The Birds)'다. 전혀 공포스럽지 않은 대상물로부터 공포를 구현해내는 히치콕만의 창의적인 능력이다. 능히 ‘서스펜스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들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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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스펜스 스릴러의 거장 히치콕은 새라는 평범한 대상물에서 가장 무서운 영화를 만들어 냈다. |
히치콕의 '새'를 보면서 떠오르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질문 중의 하나가 있다. 새는 어째서 여주인공 멜라니를 시작으로 인간들을 잔인하게 공격했을까 하는 것이다. 물론 상상을 뒤엎는 히치콕 감독만의 능력이다. 그러면 히치콕의 '새'는 단순히 상상 속에서만 그려낸 작품일까?
보고 있는 관객들조차 마치 자신의 머리가 실제로 새한테 콕콕 쪼이는 듯한 공포는 바로 이러한 원인을 알 수 없는 데서 비롯된다. 어느날 갑자기 아무런 이유 없이 사람을 공격했다는 것. 새장에 갇혀서 사람들에게 즐겁게 노래를 선사하던지, 아니면 인간과 무관하게 훨훨 날아다닐 새들이 왜 사람을 공격한 것일까? 히치콕도 이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새'의 원작자는 영국의 여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대프니 뒤 모리에(Daphne du Maurier)다. 히치콕의 '레베카'도 그녀의 작품이다. 그러나 히치콕이 '새'의 강렬한 영감을 얻은 것은 몬터레이만(Monterey Bay)에서 일어난 ‘미친 새’ 사건이었다.
‘미친 새들 사건’은 실화
새들이 미친 사건은 1961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몬터레이만 일원에서 일어났다. 히치콕은 바로 이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새'를 만들었다. 새들이 미쳐버린 사건은 지역신문에 실렸고 여기에 흥미를 느낀 히치콕은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 자세한 사항을 물었으며 정보도 요청했다.
당시 상황에 따르면, 무슨 이유에서인지 새들은 방향을 상실했으며, 가려움증과 발작을 일으켰다. 몬터레이만에 있던 수천 마리의 검은슴새(sooty shearwaters)들은 먹은 멸치를 토해냈다. 그리고 바위, 건물 할 것 없이 돌진해 피를 흘리고 죽었다.
그러면 왜 새들이 미친 것일까? 그 해답은 최근에서야 밝혀졌다. 미국 루이지애나 스테이트 대학(LSU) 해양 생물학 연구진은 1963년에 제작된 '새'의 사건은 몬터레이만의 바닷물을 오염시킨 독성 플랑크톤 슈도-니치아(Pseudo-nitzschia) 때문에 일어난 것임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미친 새 사건’이 일어났던 1961년 7~8월 사이 몬터레이만 지역에서 채집돼 스크립스 해양연구소에 온 동물성 플랑크톤을 분석한 결과 새들을 미쳐 날뛰게 만든 것은 규조류인 슈도니치아에 속하는 여러 종이 만들어 내는 도모산(domoic acid) 때문이라는 것을 밝혔다.
1961년 채집한 샘플, 최근에 밝혀져
도모산은 신경독소로 기억 상실성 해악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산이다. 도모산은 먹이사슬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농축돼 이를 먹은 새에 혼란과 방향상실, 가려움증, 발작, 심하면 죽음까지 가져다준다. 도모산은 포유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이 이런 독성조류를 먹은 조개 등을 먹으면 치명적인 독성에 감염돼 단기 기억상실을 일으킬 수 있다.
보고 있는 관객들조차 마치 자신의 머리가 실제로 새한테 콕콕 쪼이는 듯한 공포는 바로 이러한 원인을 알 수 없는 데서 비롯된다. 어느날 갑자기 아무런 이유 없이 사람을 공격했다는 것. 새장에 갇혀서 사람들에게 즐겁게 노래를 선사하던지, 아니면 인간과 무관하게 훨훨 날아다닐 새들이 왜 사람을 공격한 것일까? 히치콕도 이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새'의 원작자는 영국의 여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대프니 뒤 모리에(Daphne du Maurier)다. 히치콕의 '레베카'도 그녀의 작품이다. 그러나 히치콕이 '새'의 강렬한 영감을 얻은 것은 몬터레이만(Monterey Bay)에서 일어난 ‘미친 새’ 사건이었다.
‘미친 새들 사건’은 실화
새들이 미친 사건은 1961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몬터레이만 일원에서 일어났다. 히치콕은 바로 이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새'를 만들었다. 새들이 미쳐버린 사건은 지역신문에 실렸고 여기에 흥미를 느낀 히치콕은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 자세한 사항을 물었으며 정보도 요청했다.
당시 상황에 따르면, 무슨 이유에서인지 새들은 방향을 상실했으며, 가려움증과 발작을 일으켰다. 몬터레이만에 있던 수천 마리의 검은슴새(sooty shearwaters)들은 먹은 멸치를 토해냈다. 그리고 바위, 건물 할 것 없이 돌진해 피를 흘리고 죽었다.
그러면 왜 새들이 미친 것일까? 그 해답은 최근에서야 밝혀졌다. 미국 루이지애나 스테이트 대학(LSU) 해양 생물학 연구진은 1963년에 제작된 '새'의 사건은 몬터레이만의 바닷물을 오염시킨 독성 플랑크톤 슈도-니치아(Pseudo-nitzschia) 때문에 일어난 것임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미친 새 사건’이 일어났던 1961년 7~8월 사이 몬터레이만 지역에서 채집돼 스크립스 해양연구소에 온 동물성 플랑크톤을 분석한 결과 새들을 미쳐 날뛰게 만든 것은 규조류인 슈도니치아에 속하는 여러 종이 만들어 내는 도모산(domoic acid) 때문이라는 것을 밝혔다.
1961년 채집한 샘플, 최근에 밝혀져
도모산은 신경독소로 기억 상실성 해악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산이다. 도모산은 먹이사슬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농축돼 이를 먹은 새에 혼란과 방향상실, 가려움증, 발작, 심하면 죽음까지 가져다준다. 도모산은 포유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이 이런 독성조류를 먹은 조개 등을 먹으면 치명적인 독성에 감염돼 단기 기억상실을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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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프레드 히치콕 ⓒ위키피디아 |
이 독성분은 1960년대 캘리포니아 지역에 주택건설 붐이 일면서 공사현장에서 패혈증을 유발하는 독성이 탱크에서 새면서 퍼진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게다가 몬터레이만의 따뜻한 물과 잔잔한 바람이 독성조류 번식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연구진은 당시 새들이 사람을 공격한 것처럼 보였겠지만 실제로는 건물이나 벽 등에 부딪힌 것이며 이는 새들이 방향감각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새들을 미치게 만든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30년이 지난 뒤 같은 지역에서 갈색 펠리컨들이 방향을 상실하면서 떼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몬터레이만 사건에서 새들은 사람들을 공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를 모티브로 만든 히치콕의 '새'는 사람을 잔인하게 공격한다. 어쨌든 실화를 바탕으로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한 작품이다. 히치콕의 '새'가 나온 후 새는 귀여운 애완동물에서 징그럽고 공포스러운 동물로 둔갑했다. 집에서 기르던 애완용 조류들을 내다버린 사례가 허다했다고 한다.
하긴 히치콕의 작품에서 새들이 불길한 징조로 자주 등장한다. 대표작인 '싸이코'에서도 주인공 노먼 베이츠가 박제된 새와 함께 등장하는 등 유독 새들이 많이 등장한다. 아마 그는 새에 대해 선천적으로 막연한 공포심을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히치콕의 '새'는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우리들에게 더위를 풀어주는 서스펜스 스릴러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히치콕의 '새'는 가상이 아니라 현실세계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그에 대한 열쇠는 우리 인간이 쥐고 있다.
이제 도시의 폭군으로 변했지만 그래도 평화의 상징으로 사랑 받는 비둘기, 부지런함의 상징으로 울면 반가운 손님이 방문한다 하여 사랑 받는 까치. 이들이 아름다운 조류로 남게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당시 새들이 사람을 공격한 것처럼 보였겠지만 실제로는 건물이나 벽 등에 부딪힌 것이며 이는 새들이 방향감각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새들을 미치게 만든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30년이 지난 뒤 같은 지역에서 갈색 펠리컨들이 방향을 상실하면서 떼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몬터레이만 사건에서 새들은 사람들을 공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를 모티브로 만든 히치콕의 '새'는 사람을 잔인하게 공격한다. 어쨌든 실화를 바탕으로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한 작품이다. 히치콕의 '새'가 나온 후 새는 귀여운 애완동물에서 징그럽고 공포스러운 동물로 둔갑했다. 집에서 기르던 애완용 조류들을 내다버린 사례가 허다했다고 한다.
하긴 히치콕의 작품에서 새들이 불길한 징조로 자주 등장한다. 대표작인 '싸이코'에서도 주인공 노먼 베이츠가 박제된 새와 함께 등장하는 등 유독 새들이 많이 등장한다. 아마 그는 새에 대해 선천적으로 막연한 공포심을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히치콕의 '새'는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우리들에게 더위를 풀어주는 서스펜스 스릴러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히치콕의 '새'는 가상이 아니라 현실세계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그에 대한 열쇠는 우리 인간이 쥐고 있다.
이제 도시의 폭군으로 변했지만 그래도 평화의 상징으로 사랑 받는 비둘기, 부지런함의 상징으로 울면 반가운 손님이 방문한다 하여 사랑 받는 까치. 이들이 아름다운 조류로 남게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것이다.
저작권자 2012.09.04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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