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31일 금요일

벌레처럼 귓가를 괴롭히는 선율의 정체는?

벌레처럼 귓가를 괴롭히는 선율의 정체는?

사람마다 '이어웜'을 느끼는 원인 달라

 
어떤 음악을 듣고 나면, 계속해서 그 음악이 귓가에 맴도는 경우가 있다. 한때 한국 대중음악을 이끌었던 후크송의 경우, 일정 부분을 반복하면서 사람들에게 인위적으로 그 노래를 생각나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대중문화시장에서 반복적으로 사람들에게 생각나게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도구가 된다.

벌레처럼 귓가를 괴롭히는 이어웜의 정체
소리의 크기와는 상관 없이 머리 속을 맴도는 멜로디 때문에 일상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때가 종종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별다른 고통 없이 넘어가지만, 때로는 괴로움에 빠질 때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뾰족한 해결 방법이나 원인을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바로 이 상황에서 쓰이는 용어가 이어웜(Earworm)이다. 이어웜은 집게벌레를 나타내는 독일어인 'Ohrwurm'을 번역한 것으로, 귓가에 맴돌며 사라지지 않는 어떤 지속적인 선율이 마치 벌레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최근 심리학자 비키 윌리엄스나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 그리고 인지 음악 지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인 레비틴 등이 이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다니엘 레비틴의 경우, 가수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와 크리스 아이작(Chris Isaak)과 함께 작업한 록 음악 프로듀서 출신으로, 사람들이 음악을 받아들이는 방식과 그 음악이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이유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이어웜의 대표적인 예는 노래나 선율이다. 이 외에 TV나 영화의 대사가 생각나는 경우도 있고, 광고의 한 구절이 생각나는 경우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사람마다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들은 아니다. 즉, 사람마다 이어웜을 느끼는 원인이 다르다는 뜻이다. '무엇을'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이어웜은 달라진다.

이어웜과 뇌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이어웜은 단순성을 바탕으로 무의식중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는 뇌와도 관계가 깊다. 뇌의 왼쪽과 오른쪽은 호두의 알맹이처럼 반으로 나뉘어져 있다.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corpus callosum)은 신경섬유의 큰 집단으로 좌뇌와 우뇌의 정보를 교환하는 일종의 다리 역할을 한다. 그래서 '뇌들보'라고도 하는데, 이 뇌들보에서는 한쪽 반구에서 다른 반구로 정보를 전달하고, 학습된 감각의 경험이나 기억과 관련한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바로 이 뇌들보의 협부에서 청각 정보와 연관되는 일을 하기도 한다.

이어웜의 대표적인 증상인 음악을 두고 생각할 때, 음악은 두 반구 사이의 의사소통을 통해서 논리성과 통찰력을 증가시킨다. 음악을 들으면서 우뇌가 주로 전체적인 인상을 받아들인다면, 좌뇌는 세세한 것을 분석하게 된다. 좌뇌와 우뇌 양쪽이 모두 음악을 듣는지, 아니면 어느 한쪽이 주로 듣는지 하는 정도는 하루 중 음악을 듣는 시간이나 성별, 성격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

이어웜이 관심 받고 있는 이유

이어웜은 인간에게 매일 일어나는, 그리고 일어날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기 때문에 많은 신경학자와 심리학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비키 윌리엄스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대략 90%의 사람들이 1주일에 한 번은 머릿속에 어떤 선율이나 대사가 맴도는 현상을 경험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는 인간이 의지를 가지고 기억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 인지 음악 지각 (cognitive music perception)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몬트리올에 위치한 맥길 대학교의 레비틴 부교수 ⓒScience Times

이어웜을 관찰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단순성'이다. 이어웜 현상을 말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그 선율 등이 매우 단순하다고 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단순한 이어웜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몇몇은 복잡한 교향곡 전체가 맴도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그 편차가 심하다고 볼 수 있다. 선율이 복잡하건, 단순하건 그것과 상관없이 분명한 것은 반복해서 들을수록 이어웜의 정도가 심해진다는 것이다.

이어웜을 일으키는 음악과 뇌의 상관관계
인지 음악 지각 (cognitive music perception)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몬트리올 맥길 대학교의 레비틴은 와이어드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음악과 뇌가 가지는 상관관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음악과 뇌에 대한 연구를 통해, 구체적으로 전두엽에 존재하는 BA47이라는 부분에서 다음에 일어날 일을 예측하도록 돕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즉, 뇌의 어떤 부분들이 감정이나 타이밍, 지각력, 그리고 연쇄작용에 어떻게 관여하는지를 알게 된 것이다. 따라서 뇌가 패턴에 따라 어떻게 반응하는지, 잘못된 정보가 있을 때에는 어떻게 패턴들을 완전하게 만드는지를 알게 되었다고 했다.

초콜릿을 먹을 때나 마약중독자가 마약을 복용할 때처럼 기분이 좋아지는 활동을 할 때는, 뇌의 특정한 부분들이 활성화되고 특정 신경화학물질이 분비되곤 한다. 음악도 마찬가지로 이와 같은 부분을 활성화시키고, 세로토닌과 도파민이 모두 작용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음악을 들으면서 기분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이어웜을 치료하는 방법은?
이어웜을 치료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다른 노래를 지속적으로 들음으로써 현재 자신을 괴롭히는 이어웜을 없앨 수 있다. 그에 대응하는 새로운 노래를 찾는 것이다. 매우 심각할 경우, 병원에 가서 항우울제나 항불안제를 처방받을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현재 자신을 괴롭히는 이어웜에 버금갈 정도로 신경이 쓰일 만한 음악이나 다른 것을 찾는 것이 좋다.



이슬기 객원기자

저작권자 2012.08.31 ⓒ ScienceTimes

5년간의 원자력 연구가 한 자리에

5년간의 원자력 연구가 한 자리에

국가 원자력 연구개발 성과 한마당 2012

 
민간 경제 연구기관인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3월 발표한 '원자력에너지 안정성에 대한 대국민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9명이 에너지 공급원으로서 원자력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런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10명 중 5명은 원자력에너지와 관련해 핵 방사능 사고 등 두려움을 떠올린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 ‘국가원자력연구개발 성과한마당 2012’. 이 행사는 원자력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자리였다. ⓒScienceTimes

이처럼 국민들의 상당수가 아직도 원자력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원자력을 제대로 이해하여 불안감을 없앨 수 있는 배움과 체험의 행사가 마련되어 행사장을 향한 학생들과 일반인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원자력의 모든 것을 체험하는 자리
지난 30일(목),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하고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연구재단, 한국원자력의학원이 공동으로 주관한 ‘국가원자력연구개발 성과한마당 2012’가 서울의 삼성동에 자리잡은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오는 2일(일)까지 4일간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원자력과 관련해 지난 5년(제3차 원자력연구개발계획기간, 2007년~2011년) 동안 국내에서 이루어진 연구 성과를 국민에게 알리고, 동시에 평가도 받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번 전시회는 ▲미래원자력기술관 ▲원자력안전기술관 ▲원자력기술관 ▲방사선기술관 ▲첨단원자력기술관 ▲원자력성장관 등 총 6개의 테마관으로 구성돼 있는데, 2030년대 실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미래 원자력 기술부터 다양한 융‧복합 기술 개발에 활용되는 방사선 기술까지 대한민국 원자력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만날 수 있다.
▲ 어린이들이 결정구조 모형조립을 체험하고 있다. ⓒScienceTimes

그 중에서도 ‘사용한 핵연료를 재활용하여 쓸 수 있는 기술이 가능할까?’와 ‘방사선에 오염된 토양을 복원하는 환경복원 기술도 있을까?’ 같은 궁금증에 해답을 주고, 지구의 환경과 에너지 자립이 필요한 우리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는 다양한 기술들을 한 눈에 만나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미래원자력기술관’이다.

행사장에서 관람객들의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미래원자력기술관’은 국민 모두가 원자력에 대해 바라는 환경 친화성과 자원 재활용성, 그리고 높은 경제성 및 안전성 등의 다양한 가치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제4세대 미래원자력기술 및 성과들을 소개하는 전시관이다.

우라늄 재활용, 건식 파이로 재활용 기술 전시
특히, 소개되고 있는 기술들 중에서도 ‘사용후 핵연료 건식 파이로 재활용 기술’은 핵확산성 문제로 습식 재처리 기술의 개발이 금지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추진할 수 있는 개발 가능한 기술이기에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 미래원자력기술관은 관람객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ScienceTimes

‘사용후 핵연료 건식 파이로 재활용 기술’은 원자력 발전에 사용된 핵연료에 포함된 우라늄과 플루토늄 같은 유용한 물질을 회수하여 이를 독성물질과 함께 태우는 것으로서, 핵연료의 매립 부지를 1/100, 독성물질 관리기간을 1/000로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라늄 재활용률을 100배 증대시킬 수 있는 꿈의 기술이다.

원자력 연구원의 관계자는 “사용후 핵연료를 고온의 용융염 중에서 전기를 통하여 녹인 후 이로부터 우라늄과 희토류 등을 회수하는 첨단 전기화학 기술이 바로 핵심 연구 성과”라면서 “앞으로 파이로 공정이 운전되면 원료공급부터 시작하여 사용후 핵연료 관리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자립하게 됨으로서 원자력이 더욱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성장하는데 크게 기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인정받는 기회

이번 행사는 학생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분야인 원자력 연구개발 성과물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되었는데, 특히 ‘창의력 과학원리 체험 프로그램’ 등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이 원자력 과학기술의 성과를 쉽게 경험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원자력 퀴즈왕’과 ‘원자력 매직쇼’, 그리고 ‘원자력 뮤지컬’ 등 체험과 시연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원자력과 관련된 과학의 원리와 원자력 연구개발 성과들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 원자력 퀴즈왕에 도전한 대전 동화초등학교의 6학년 이윤원 군 ⓒScienceTimes

그 뿐만이 아니다. 원자력으로 움직이는 모형자동차의 구동 시연부터, 자연 방사선과 인공방사선 측정, 그리고 방사선으로 살균하고 보존성을 높인 한국형 우주식품 및 비상식량 시식, 원전시설의 원격 점검 로봇 체험 까지 다양한 테마들 속에서 원자력 전문가들과 대학생 서포터즈의 안내를 받아 원자력을 흥미롭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이번 '국가원자력연구개발 성과한마당 2012'은 초․중․고등학생은 물론 일반인 들까지 누구나 참여 가능한데, 체험 프로그램 참가 신청은 행사 홈페이지(www.nuclearSTfestival.com)에서 할 수 있다. 단체 관람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은 출석 및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 주최측의 설명이다.


김준래 객원기자 |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2.08.31 ⓒ ScienceTimes

지구온난화, 공룡 방귀 때문?

지구온난화, 공룡 방귀 때문?

열 포집력 많은 메탄가스가 주범

 
인류가 탄생하기 이전인 고대시대에도 지금과 같은 지구온난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과학자들의 보고서에 따르면 5천500만 년 전에 세계적인 대규모 화산 폭발로 인해 지구의 온도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한다.

또한 일부 학자들은 태양 흑점의 폭발로 과거에 지구가 더워졌을 거라는 가설을 주장하기도 한다. 현재도 이 가설이 종종 등장한다. 이 가설에 따르면 지금의 온난화 현상은 화석연료를 사용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인간의 탓이 아니라 흑점 폭발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가설은 이산화탄소를 줄이라는 압력에 봉착한 선진국들과 석유산업을 변호하기 위한 주장이라는 이유로 비판을 받고 있다. 어쨌든 과거 지구온난화 사례는 화산 폭발과 태양흑점에 의한 이유가 대부분이다.

인도에서만 무려 2천만 톤
지난 2009년 인도의 아머더바드(Ahmedabad)에 위치한 우주응용센터(SAC) 과학자들은 인도 전역의 가축들이 방귀와 트림으로 배출한 메탄가스량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1994년의 추정량 900만 톤에 비해 훨씬 증가한 1천175만 톤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소득 증가에 따른 낙농제품 수요 증가로 더욱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최대 우유 생산국인 인도는 연간 1억 톤의 우유생산량이 2020년경이면 거의 두 배에 가까운 1억8천만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도의 가축 수는 소만 2억9천만 마리, 양과, 염소, 버팔로, 말과 노새 등까지 합치면 4억8천만 마리에 이른다. 이들이 내뿜는 메탄가스가 지구온난화의 심각하게 가속화시키고 있다. 메탄 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도 열 포집력이 20배나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전 세계 메탄가스 방출량의 25%가 소, 양, 염소와 같은 반추동물에 의해서다.
▲ 소를 비롯해 양과 염소 등 반추동물이 생산하는 메탄가스는 전체 온실가스의 2%를 차지한다.


열 포집력 이산화탄소보다 20배나 많아
원래 메탄가스는 각종 동물이나 식물 같은 유기 물질이 썩어 분해되면서 박테리아가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결합해 발생한다. 그러나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 산화질소 등과 함께 태양의 복사열 방출을 차단해 지구 온난화를 야기시키는데 커다란 역할을 한다.

최근 과학자들은 공룡의 방귀로 인해 지구온난화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연구가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엄청나게 몸집이 큰 공룡들의 트림과 방귀로 메탄 가스를 대기 중으로 뿜어내 지구 기온이 상승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영국 학자 3명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용각류(龍脚類)가 바로 주범으로 주라기와 백악기에 번성한 이 거대한 초식공룡들이 엄청난 메탄가스를 배출했다는 것이다. 몸길이 20~25m의 아파토사우루스, 27m의 디플로도쿠스, 25m의 브라키오사우루스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이 연구의 목적은 원래 공룡에 있는 것이 아니다. 연구자들 가운데 고생물학자는 아무도 없다. 소들의 식물성 사료를 소화하도록 돕는 미생물이 연구 대상이었다. 소화과정에서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소의 소화관에서 배출되는 가스의 양을 근거로 브론토사우루스를 포함한 용각류들이 배출했을 가스의 양을 계산한 결과 연간 5억~6억 톤에 가까운 수치가 나왔으며 이는 온난화의 주요인이 됐을 만한 양이라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금보다 기온이 최고 10℃나 높고 습도도 높았던 중생대(약 2억4천만~6천500만년 전)의 온난화 현상을 설명하는데 공룡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방귀- 온난화- 멸종으로?
이는 지구 온난화를 초래하고, 결국엔 자신의 멸종을 재촉할 정도의 량이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공룡들이 멸종하게 된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여겨졌던 것은 약 6천500만 년 전 소행성 충돌과 화산활동이었다.

스코틀랜드 소재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의 그래미 럭스톤 교수, 그리고 공동연구자인 리버풀 죤 무어스 대학의 데이빗 윌킨슨은 2억5천만 년 전에 시작된 중생대에, 수십억 마리의 이런 공룡들이 지구 온실가스를 얼마만큼 발생시켰을 것인지 계산해냈다. 하루에 0.5 톤의 양치식물을 먹어 치웠으며, 이 음식물이 장 속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자욱한 메탄가스를 발생시켰다.

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의 데이비드 윌킨스는 “실제로 연구진의 계산 결과에 따르면, 이런 공룡들은 지금의 자연과 인간이 발생시키는 메탄가스 량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더 많은 메탄가스를 발생시켰을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학자 윌킨스 교수의 주장에는 커다란 단서가 뒤따른다. 그는 “이것은 이론상의 추론”이라며 “쉽게 말해서 일반적인 아파토사우로스의 몸집이 코끼리의 4배 크기라고 해서 4배에 달하는 방귀를 뀐다는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아니, 교훈으로

공룡이 배출한 메탄가스가 당시 지구온난화를 야기시켰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룡전문가들도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들 공룡이 생존해 있을 당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대륙이 떨어져나가고 대서양이 형성된 시기가 바로 이때다.
브리티시 콜럼비아 대학의 고생물학자 존 휘틀록 교수는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용각류의 메탄 생성이 지구기온에 어떤 역할을 했을 거라는 주장은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는 불확실하다. 2억년에 가까운 기간이기 때문이다”

윌킨슨도 그 밖의 다른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우리는 메탄가스 배출이 측정 가능하지만 지배적이지는 않는 영향이었다는 점을 증명했다. 어쩌면 섭씨 0.5~1도 정도일듯하다”고 말했다.

믿거나 말거나? 아니다. 이 연구는 사실 여부를 떠나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들이 지구기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하나의 교훈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현재 소를 비롯해 가축이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온실가스의 2%에 해당한다.


김형근 객원기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12.08.31 ⓒ ScienceTimes

정확한 태풍추적 가능한가?

정확한 태풍추적 가능한가?

육·해·공 기상관측 통해 진로 분석 중

 
태풍의 시작은 열대저기압이다. 적도 부근의 저기압이 동풍에 밀려 서쪽으로 진행하다가 점차 북쪽으로 올라오면서 열대폭풍으로 발달하고, 이 폭풍이 더 커져 태풍으로 변화한다.

태풍이 향하는 방향은 북동쪽이다. 6월말~11월까지 태평양고기압의 축이 북위 20˚~ 30˚ 정도에 머물고 있는데, 20˚ 부근에 있으면 위로 올라오던 태풍이 힘이 꺾여 서쪽으로 방향을 바꾸게 된다. 고기압 축이 30˚ 부근으로 올라가면 한국 쪽으로 올라오는 것이 보통이다.

한반도로 올라오는 태풍 진로를 보면 대부분 포물선을 그리지만, 어떤 태풍은 지그재그나 고리 형태를 취한다. 먼저 올라온 제 15호 태풍이 포물선을 그렸다면, 30일 뒤늦게 올라온 제 14호 태풍 ‘덴빈’은 대만 쪽에서 고리형태를 그렸다가 다시 한반도 쪽으로 밀고 올라왔다.

불규칙한 태풍의 이동경로 추적
태풍 예보는 선이나 점으로 구성돼 있다. 원형으로 된 실선은 그 안에 태풍의 중심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확률은 70%. 최근 며칠과 같이 상황이 급박할 때는 이 태풍예보를 서두른다. 한국의 기상청에서는 3시간 간격으로 예보를 하고 있다.
▲ 한국, 미국, 일본, 중국 기상청의 제 15호 태풍 '볼라벤' 이동경로 추적 현황. 적색이 한국, 녹색이 미국, 청색이 중국, 노란색이 일본. ⓒ기상청

예보와 실제 상황이 다를 수도 있다. 14호 태풍 ‘텐빈’이 대표적인 사례다. 15호 태풍 ‘볼라벤’보다 먼저 발생한 이 태풍은 대만 쪽으로 발달해 북서쪽에서 소멸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볼라벤’의 영향을 받아 방향을 한반도 쪽으로 바꾸었다.

한반도에 와서도 진로를 바꾸었다. 당초 서해상을 통해 북쪽으로 이동한 다음 충청·강원 지역을 지나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30일 남해안 쪽으로 상륙해 전남과 경북 지역을 지나갔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텐빈’의 힘이 급격히 약해지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말했다.

31일 큰 태풍이 연달아 지나간 상황에서 온 국민이 또 다른 태풍 발생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한국 기상청이 정확한 태풍 이동경로를 추적하고 있는지 관측능력에 대해 질문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서는 지금 태풍을 관측하면서 기상위성과 육지에 있는 기상관측소, 해상의 띄운 기상관측 장비 부이(buoy) 등을 통해 태풍 진로를 예측하고 있다.

활용하고 있는 기상위성은 두 가지다. 높은 고도에서 태풍 진로를 관측하는 정지궤도위성과 비교적 낮은 고도에서 태풍 내부 상황을 진단할 수 있는 극궤도 위성을 말한다. 여기에 육· 해상의 기상관측자료들을 적용한다.

실제 태풍의 풍속과 습도·온도 등을 측정한 자료들로 태풍의 세기, 강우량, 진로 등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상청에서는 이들 자료들과 일본 등 이웃 국가들의 측정치, 그리고 전문가 의견을 종합, 최종적인 태풍 진로를 결정하고 있다.

태풍관측, 시각적인 면에 더 치중
흥미로운 사실은 태풍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에 시각적인 분석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시각을 다투는 태풍 진로를 측정하면서 컴퓨터 분석보다는 위성사진 등 시각적인 면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우진 기상청 예보국장은 30일 태풍 관측과 관련된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등 4개국이 추적한 28일 15호 태풍 ‘볼라벤’의 이동경로다. (* 사진 참조)

선 색깔에 따라 빨간 색이 한국, 파란색이 일본, 노란색이 일본, 녹색이 미국이 추적한 경로를 표시하고 있는데, 4개국 모두 ‘볼라벤’ 이동경로에 대해 같은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태풍 중심점의 위치인데, 이들 위치가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지상과 해상 관측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등 4개국은 추후 공동 분석과정을 거쳐 공식오차를 측정하게 된다.

기상청은 태풍 관측과 관련, 이들 4개국의 오차 범위가 계속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위성이 첨단화되고 기상관측능력이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관측 능력도 크게 발전했다. 지난해 한국, 미국, 일본 3개국을 대상으로 태풍진로에 대한 48시간 공식 오차를 측정한 결과, 미국이 172km, 한국이 186km, 일본이 189km로 한국이 일본을 앞섰다.

현재 기상청에는 미국인 기상 전문가 캔 크로퍼드 씨가 와 있다. 지난 2009년 8월 국내 첫 외국인 고위공무원(1급)으로 부임한 크로퍼드 기상선진화추진단장은 30년간 미국 기상청에서 예보업무를 맡았던 오클라호마 대 기상학 석좌교수이다.

크로퍼드 단장은 30일 “지난 3년 가까이 기상청에서 근무해오면서 한국 예보관들이 수준이 미국에 비해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예보관들의 뛰어난 태풍관측 능력을 믿어달라고 말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2.08.31 ⓒ ScienceTimes

2012년 8월 30일 목요일

전자현미경으로 '산소결함' 분석기술 개발

전자현미경으로 '산소결함' 분석기술 개발

측정오차 3% 이하 수준 유지

 
복합 산화물 재료 개발을 위해 필수적인 '산소 원자 결함(Oxygen Vacancy, 물질 구조 내 산소의 빈자리)'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전자현미경연구부 김영민 박사가 산화물 구조 속의 산소 원자 결함이 원자 단위에서 어떻게 분포하고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지 알 수 있는 분석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산소 원자 결함은 물질 구조 내 산소 원자의 빈자리를 말하는 것으로, 산화물 재료의 물성을 결정하기 때문에 새로운 특성이 있는 산화물 재료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그 양과 분포에 대한 정확한 측정이 중요하다.

김영민 박사는 산소 원자의 빈자리가 있으면 양이온의 원자간 거리가 팽창한다는 사실에 주목해, 양이온의 팽창거리를 측정함으로써 산소 원자 결함의 양과 분포를 측정해냈다.

0.1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이하의 분해능을 가진 첨단 수차보정 전자현미경을 활용하면 양이온의 팽창거리를 피코미터(pm·1조분의 1미터)의 정밀도로 측정할 수 있다고 김 박사는 설명했다.

기존의 분석기술은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산소 원자 자체를 직접 관찰해야 해 측정 조건이 까다롭고, 자료의 해석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측정 오차도 기존 분석기술(5%)보다 획기적으로 줄여 3% 이하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김 박사는 "양이온 간 거리 변화를 이용해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산소를 직접 관찰하기보다 더 쉽고 정확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분석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사이언스타임즈

저작권자 2012.08.30 ⓒ ScienceTimes

반도체 핵심 기술개발 앞당긴다

반도체 핵심 기술개발 앞당긴다

'비대칭 나노패턴' 제조기술 개발

 
수소결합을 이용해 '비대칭 나노패턴'(1nm는 머리카락 10만분의 1)을 제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포스텍(포항공과대)은 화학공학과 김진곤(54) 교수팀이 미국 텍사스주립대 벤캣 가네산 교수팀과 공동으로 패턴 간격이 다른 비대칭 나노패턴을 실리콘 기판 위에 수직으로 정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기술은 나노분야 권위지인 'ACS 나노지' 온라인판 최신호를 통해 발표됐다.

서로 다른 종류의 고분자가 화학적으로 결합된 블록공중합체는 반도체 기술에 필요한 리소그라피 단계에서 라인 패턴의 간격을 조절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이번에 수소결합이 가능한 두개의 블록공중합체를 사용해 10나노미터 이하의 라인 간의 간격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초고밀도 반도체 뿐만 아니라 나노회로 디자인에도 적용돼 차세대 리소그라피 기술 개발에 새로운 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스텍 측은 이 기술은 수소결합을 이용해 계면의 구조를 조절하면 나노구조가 변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차세대 반도체용 리소그라피의 새로운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원자·분자부터 나노구조가 자동적으로 형성되는 자기조립 현상을 이용하는 바텀업(Bottom up) 방법을 이용해 10나노미터 이하의 비대칭 나노패턴을 제조할 수 있는 이 기술은 차세대 반도체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차세대 리소그라피 개발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창의적 연구진흥 지원사업으로 이뤄졌다.
▲수소결합 = 산소, 나트륨 등 전기음성도가 매우 큰 원자에 결합된 수소를 함유하는 분자들은 '수소결합'으로 불리는 분자사이(intermolecular)의 결합을 지닌다. 하나의 분자에서 양(+)의 성질을 지니는 수소는 다른 분자의 음(-) 성질을 가진 원자의 인력을 받게 된다. 특히 수소결합은 물의 녹는점과 끓는점에 관여한다.

▲리소그라피 = 나노 크기의 회로를 패턴으로 기록하는 방식. 집적회로의 집적도가 높아질수록 더욱 관심을 모으는 이 기술은 레지스트라고 하는 재료에 먼저 미세 패턴을 만들고 이를 석판화처럼 기판에 전사(轉寫)해 나노구조를 만들어내는 방법이다.

사이언스타임즈

저작권자 2012.08.30 ⓒ ScienceTimes

암세포 사멸 유도, 단백질 조절기능 규명

암세포 사멸 유도, 단백질 조절기능 규명

송재환 교수팀, 원리 밝혀

 
연세대 생화학과 송재환 교수팀이 세포의 사멸을 유도해 암 성장을 막는 '파드(FADD)' 단백질의 기능을 규명했다고 교육과학기술부가 29일 밝혔다.

세포는 특정 상황에서 스스로를 신속하고 깨끗하게 죽여 없애는 자기사멸(apoptosis)을 한다. 이 과정으로 정상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변하는 것을 막는다.

그러나 유전자 변이로 생긴 암세포는 자기사멸에 저항하며 끊임없이 성장한다. 암세포의 이런 저항성은 방사선이나 항암제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세포의 자기사멸은 다양한 신호로 활성화되는데, 크게 세포 외부로부터 시작되는 외인성(外因性)과 세포 내부에서 시작되는 내인성(內因性)이 있다.

외인성 세포사멸은 세포사멸 수용체(death receptor·TNFα, TRAIL, FAS ligand 등)에 의해 활성화된다. 이 수용체들은 공통적으로 단백질 파드를 통해 활성화돼 세포사멸을 유도하는데 지금까지는 그 조절 원리가 밝혀지지 않았다.
송 교수팀은 마코린원(MKRN1)이란 단백질이 파드 단백질의 분해를 촉진해 암세포의 사멸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마코린원은 특정 단백질에 유비퀴틴(ubiquitin·76개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매우 작은 단백질)을 연결시키는 접합효소로 단백질 분해를 일으킨다.

연구팀은 유방암과 자궁암 환자의 조직에 마코린원 단백질이 정상보다 많은 반면 파드 단백질은 적은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암세포에서 마코린원의 기능을 억제하면 파드 단백질의 양이 증가해 항암치료 효과가 커진다는 것을 생쥐실험으로 검증했다.

송재환 교수는 "파드 단백질의 분해 원리를 처음으로 밝혔다"며 "마코린원의 활성을 저해하는 약물을 개발, 다른 항암요법과 병행하면 치료효과를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저명 과학전문지 네이처의 온라인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


사이언스타임즈

저작권자 2012.08.30 ⓒ ScienceTimes

뇌는 어떻게 진화했는가

뇌는 어떻게 진화했는가

박문호 박사, 뇌과학 릴레이 강연 성황리 시작

 
“뇌가 어떻게 진화했는지는 그림을 그리며 이해해야 합니다. PPT로 수업하지 않아요. 대학교 1학년생처럼, 삼색 볼펜으로 직접 그리고 용어를 암기해야만 이해할 수 있어요. 명심하세요, 반드시 암기해야 합니다”

지난 8월 28일, 대전의 한국한의학연구원 대강당은 자신의 ‘뇌’를 알기 위해 학구열을 불태우는 사람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뇌과학에 대한 학계와 대중들의 관심이 증가한 가운데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주최한 '뇌과학 특별 릴레이 강연'의 첫 강의가 열린 것이다.
▲ 박문호 박사가 지난 8월 28일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진행된 뇌과학 특강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ScienceTimes

‘뇌, 생각의 출현’의 저자이면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책임연구원인 박문호 박사가 진행하는 이 강의는 28일 첫 수업을 시작으로 오는 12월11일까지, 총 10회의 강의를 진행한다. 척추동물의 뇌가 진화한 과정부터 인간 뇌의 발생과정, 척수와 자율신경, 감정의 진화, 뇌와 의식 등에 관한 내용을 주제로 청중들과 만나는 과정이다.

첫 시간은 ‘뇌의 진화’를 주제로, 척추동물 신경시스템의 진화와 척추동물 비교신경해부 등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

뇌의 진화, 그 신비의 과정
뇌의 역할과 기능을 설명하기 전, 박 박사는 정자와 난자가 수정해 세포분열을 일으키는 과정부터 언급하기 시작했다. 모든 생물체의 뇌가 태아부터 시작되는 만큼, 가장 기초적인 순서부터 차근차근 짚어야 한다는 그만의 교육법 때문이다.

수정란이 분열을 거쳐 내배엽과 중배엽, 외배엽의 배아가 되는데, 여기서 내배엽과 중배엽, 외배엽은 우리 인체 주요 기관의 기원으로 작용한다. 중배엽은 콩팥과 생식소의 기원이고, 내배엽은 간, 폐, 이자, 소화관, 방광의 기원인 것. 외배엽으로부터는 표피와 신경계, 신경관이 만들어진다.

특히 외배엽은 신경제와 신경관이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중요한데, 이날 강의 역시 외배엽의 성장에 관한 설명으로 집중됐다. 뇌는 신경제에서 신경세포가 집합해 신경작용의 가장 중심이 되는 부분으로, 외배엽이 함몰돼 생긴 신경관에서 발생된다. 이는 박 박사가 “우리는 ‘관’에서 시작했다”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뇌과학 특강을 하고 있는 박문호 박사. ⓒScienceTimes

박 박사는 외배엽이 서서히 진화되는 과정의 그림을 ‘운명지도(fatal map)’라고 불렀다. 작은 외배엽의 성장 과정에 따라 희노애락을 느끼는 인간의 감정이 생겨나고, 운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더욱 발달하는 만큼, 인간의 운명을 좌우하는 장치라는 의미에서다.

강의 동안 박 박사는 뇌를 설명하며 구체적인 모습을 그리고 전문용어를 사용했다. 이는 모든 지식의 기초가 물리적 구조를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평소 강의에서 ‘심리를 알기 위해서는 생리를 알아야 하고, 생리를 알기 위해서는 물리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러한 박 박사의 가치관을 그대로 보여주듯, 강의를 시작한지 중반쯤 되자 강의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뇌구조 그림을 50개 그리고, 뇌 전문용어를 300개 암기해야 한다”며 신신당부했다. 이번 강의에 있어 특히 그림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실제로 그가 그린 칠판 위 뇌 그림들을 보면 매우 복잡한 강의 같지만, 그는 뇌의 기능을 단 세 가지로 압축하며 지식이 아닌, 실제로서의 뇌 공부를 유도했다.

감각, 운동 그리고 기억
박 박사는 뇌의 기능이 감각과 운동 그리고 기억, 세 가지가 전부라고 간략하게 말했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뇌를 좌뇌와 우뇌로 나눠 이해하고 있지만, 그는 뇌를 앞과 뒤로 구분해 설명했다. 뇌의 앞부분은 감각이고 뒷부분은 운동이며 가운데는 기억을 담당한다는 것.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책임연구원 박문호 박사. ⓒ황정은
“우리 뇌는 궁극적으로 운동을 만드는 기관이다. 침을 뱉든지, 운동을 한다든지 하는 것이다. 감각이 없으면 운동을 할 수 없다. 운동을 잘 할 수 있게끔 감각이 진행되는 것이다. 동물들의 운동은 매우 반사적이다. 하지만 사람은 운동을 지연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진화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뇌의 진화는 운동성의 진화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포가 감각과 운동으로 나눠져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어 그는 포유류와 거북이, 도마뱀과 악어 같은 파충류를 뿌리로부터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종의 기원을 찾아감으로써 포유동물의 메커니즘이 왜 다른 동물과 다른지 알기 위한 것으로, 그 시초는 양막류에서 시작한다.

양막류란 척추동물 중 발생과정에서 양막과 장막, 요막을 가지는 동물들로, 파충류와 조류, 포유류 등의 무리를 일컫는 용어다. 대부분 육상생활을 하며 폐로 호흡을 한다. 양막류에는 단궁류와 무궁류, 이궁류가 있는데, 후기고생대에는 이 단궁류에서 반룡류의 파충류가 나오게 된다. 이것이 수궁류가 된 후, 신생대에 와서 포유류가 된다. 무궁류에서는 신생대에 거북이로 바로 진화되며 인룡류에서는 도마뱀의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이번 강의에 참여한 류연(한국한의학연구소 연구원) 씨는 “뇌가 복잡한 구조를 가진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그림으로 그리며 알기 쉽게 설명해 줘서 매우 유익했다. 뇌에 대한 실질적인 지식을 얻어가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날 강의에 앞서 최승훈 한국한의학연구원장은 “뇌에 대한 과학문화를 확산하고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강의를 들은 후 많은 사람들의 뇌가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웃음) 유익한 강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축사를 전했다.

강의는 앞으로 뇌의 다양한 역할과 기능 등에 대한 내용으로 심도 있게 이어질 예정이다. 이날 강의에는 대전 출연연 연구원부터 주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해 뇌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었다.


황정은 객원기자 | hjuun@naver.com

저작권자 2012.08.30 ⓒ ScienceTimes

우리나라 인터넷 중독 현실

우리나라 인터넷 중독 현실

정신질환 부추기는 인터넷(4)

 
지난 7월 수원에서 우리나라의 한 젊은 부부가 온라인으로 가상아기를 키우느라 정작 자신들이 낳은 실제 아기는 방치해 숨지게 했다. 가상아기를 키우는데 빠진 게임 중독으로 실제 아기에게는 먹을 것을 주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다.

외신들은 커다란 뉴스로 처리했다. 소위 IT강국으로 자처하는 ‘한국의 비애’라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꼬집었다. 부부에게 중요한 것은 실제 아기가 아니라 가상아기였다. 그들이 빠져든 사이트는 ‘프리우스 온라인’으로 ‘애니마’라는 가상 소녀를 키우는 곳이었다.

가상아기 돌보다 실제 아기 방치해 사망에 이르러
이처럼 온라인 게임은 현실과 가상 세계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었다. 다시 말해서 현실감각이 사라진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부부는 3개월 된 딸에게 하루 겨우 한끼 만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가상과 현실 사이의 구분이 사라진 그들에게는 죄의식조차 실종된 것이다.

이보다 앞선 2월 중순에는 어느 20대 청년이 “게임 좀 그만하라”고 꾸짖던 어머니를 살해한 사건이 일어나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줬다. 이 청년은 어머니를 숨지게 하고, 어머니로부터 훔친 신용카드로 수십만 원짜리 게임기를 구입했다.

뿐만이 아니다. PC방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이으면 며칠 동안 게임을 하다 너무 오래 앉아있는 데서 오는 심장혈전으로 돌연사한, 극단적인 인터넷 중독자도 최소한 10명은 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인터넷 중독 치료센터를 지원하는데 앞장서고 있으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심야 인터넷 끄기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예방차원이기도 하지만 사안이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PC방에서 돌연사한 인터넷 중독자도 10명 이상
▲ 제3의 물결로 우리에게 거대한 희망을 안겨준 정보혁명은 예상과는 전혀 다른 문제를 안겨주고 있다. 바로 인터넷 중독이다. 그리고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캠페인이 실효를 거두기에는 갈 길이 너무 먼 실정이다. 한번 중독되면 빠져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터넷은 일반 알코올이나 마약과 달리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요악’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없는 현실은 결코 상상할 수가 없다.

스탠퍼드 대학의 정신과 의사로 강박장애와 충동억제장애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엘리어스 아부자우드 교수는 인터넷 중독과 관련해 “인터넷에는 중독성이 대단히 강한 무엇이 있다. 약물남용이나 중독행동의 전력이 없는 환자인데도 인터넷을 통해 중독증이 생긴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인터넷에 얼마나 중독됐을까? 2004년부터 인터넷중독 실태를 조사해 온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만 5세~49세 인터넷 이용자의 인터넷 중독률 평균은 7.7%에 이르고 있다. 연령별로는 10대가 10.4%, 학력별로는 고등학생이 12.4%로 가장 높은 중독률을 나타내고 있다.

중독률의 기준은 무엇일까? “인터넷 중독이란 인터넷을 너무 과다하게 사용해서 일상생활의 장애가 유발되는 상태”를 말한다. 사실 대단히 모호한 정의다. 얼마나 많이 사용해야 ‘과다한’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을까?

행정안전부는 한국정보화진흥원이 개발한 ‘한국형 인터넷 중독 척도’ 15개 문항 가운데서 일정 점수 이상 획득한 사람을 인터넷 중독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인터넷 중독자들은 자신들이 인터넷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 그들은 언제든지 인터넷 사용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자신한다.

환자들, 대부분 “인터넷 끊을 수 있다” 자신해
“인터넷 사용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라고 대답한 인터넷 중독자는 56.7%로 일반사용자(52.1%)보다 오히려 더 많았다. 인터넷 중독자의 가장 큰 문제는 그들 스스로가 언제든지 문제가 된다면 인터넷과 이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마약도 아니고 알코올도 아니고, 언제든지 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일반사용자와 인터넷 중독자의 통계를 보면서 우리나라 인터넷 중독의 실태를 알아보자.

▲1일 평균 인터넷 이용시간= 일반사용자(1.9시간), 인터넷 중독자(2.7시간) ▲인터넷 이용목적= 일반사용자(뉴스검색 43%), 인터넷 중독자(온라인 게임 41.3%) ▲최초 인터넷 이용시기=일반사용자(만 20세 이상 35%), 인터넷 중독자(만 10세 미만 33.7%) ▲인터넷 과다사용으로 어려움을 격은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 일반사용자(2%), 인터넷 중독자(10.9%)

한편 요즘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SNS와 관련, ▲SNS가 차단되면 심리적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한 사람= 일반사용자(35.3%), 인터넷 중독자(51.4%) ▲1일 평균 SNS 이용시간= 일반사용자(50.2분), 인터넷 중독자(68분) ▲SNS에서 만난 사람이 훨씬 편하다고 답한 사람= 일반 사용자(28.5%), 인터넷 중독자(58.1%)

인터넷 중독 진단= 인터넷중독은 아직 정신과 진단기준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 중독과 관련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면서 조금씩 그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인터넷중독이 의심될 경우는 인터넷중독 평가뿐만 아니라 인터넷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생물학적, 심리사회적 원인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전문적으로 받아야 한다.

또한 우울증 등 인터넷 중독으로 나타날 수 있는 다른 정신과적 질환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 인터넷중독은 인터넷을 사용하는 절대시간이라는 양적인 측면보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적응적 행동을 중심으로 이해해야 한다.

치료방법= 컴퓨터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일차적인 방법이다. 가정에서라면 컴퓨터에 패스워드를 걸어놓거나 해서 인터넷이나 게임을 하고 싶은 순간적인 욕구가 생기더라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 좋다.

게임산업의 진흥과 청소년 인터넷중독은 동전의 앞뒤와 같다. 중요한 사실은 인터넷이나 게임에 접근을 할 수 없게 된 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은 게임에 대한 욕구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적당히 하면 욕구가 충족되는 정상적인 상황과는 달리, 중독이 되었을 때는 하면 할수록 더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현재 인터넷 중독과 관련된 치료에서는 그룹 프로그램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그룹 프로그램은 예방 프로그램과 치료 프로그램으로 나뉘는데 모두 인지행동적 모델을 주로 이용한다. 또한 개인치료로서도 인지치료가 많이 사용되며 인터넷 중독 환자들은 오랫동안 비적응적인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현실생활에 대한 두려움, 심리적 고통에 대한 정신치료도 시행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중독과 관계되거나 인터넷중독으로 보일 수 있는 우울증, 강박증, 과잉행동장애(ADHD) 등을 치료하면 인터넷중독 증상도 호전될 수 있다.

예방방법= 모든 온라인게임은 중독성이 있다. 중독성이 있다는 것은 빠져보기 전에는 스스로 알 수 없고, 이미 빠진 뒤에는 헤어나오기 힘들다. 따라서 무심코 게임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 미리 조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자신의 원래 성격이 충동적이거나, 지나친 집착을 하거나, 다른 건전한 취미생활이 없는 경우에는 더욱 조심해야 하며, 다른 건전한 취미생활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도서관 등 공공장소에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도 게임이나 무한정 인터넷 서핑 같은 문제행동을 하지 않기 위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김형근 객원기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12.08.30 ⓒ ScienceTimes

우리나라 원전 과연 안전한가?

우리나라 원전 과연 안전한가?

2012 원자력이슈 원탁회의

 
지난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원탁회의가 열렸다.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원자력학회, 한국과학기자협회, 한국원자력안전아카데미, 과우회 한국기술경영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회의 주제는 '원자력 안전'.

'각계 전문가·언론인이 함께하는 2012원자력이슈 원탁회의'를 통해 원자력 안전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무겁게 다가오고 있는 원전 안전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보자는 의도였다.
▲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각계 전문가·언론인이 함께하는 2012원자력이슈 원탁회의'. 원자력 안전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위해 각계 전문가, 언론인 들 간에 다양한 의견이 교환됐다. ⓒScienceTimes

이 자리에는 장순흥 한국원자력학회장,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탈핵에너지국장, 안병욱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 교수(경제학), 박진희 동국대 교수, 김명자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박방주 한국기자협회장 그리고 주요 언론사 기자 등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했다.

한국 원전기술은 '글로벌 스탠다드'

사실 원전 문제는 최근 매우 민감한 주요 사회적 쟁점사항이다. 후쿠시마 사태 이후 많은 국민들이 원전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됐다. 원자력 안전에 대한 확실한 보장 없이는 원전 건설 추진이 힘든 상황이다.

다양한 견해가 제시된 가운데 안전과 관련된 한국 원전기술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이 많았다. 장순흥 원자력학회장은 한국 기술진이 '원전 스탠다드'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가 관심을 보일 만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뛰어난 원전을 만들고 있다는 것.
▲ 이은철 서울대교수(원자력핵공학) ⓒScienceTime
이 능력은 그동안 한국이 뛰어난 인력을 양성하면서 설계, 부품기술 등을 확보해온 결과이며, 특히 설계기술에 있어서는 '(세계적으로) 가장 강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철 서울대 교수(원자핵공학)는 국내 원전이 지진, 스나미 등 자연재해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진저항능력 평가에서 국내 표준형 원전이 설계기준지진(design basis earthquake)보다 최소 2배 이상 지진저항능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진해일 평가, 원전 전력계통 평가 등에서도 충분한 대비를 하고 있다며 국내 원전의 안전기술에 대해 안심해줄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미흡한 것으로 지적되는 부분도 있었다.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 교수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한국에서 특별히 제작된 전원차, 소방차 도입 등의 비상대책을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충분한 설비 공급은 되지 않고 있다며 약속한 사항들을 서둘러 시행해줄 것을 주문했다.

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 서둘러야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탈핵에너지국장은 원전 안전과 관련, 구체적인 자료를 요구해도 자료공개가 되지 않고 있다며, 국민의 입장에서는 안전규제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용후핵연료 역시 중요한 쟁점사항이었다. 이 교수는 최근 253차 원자력위원회에서 사용후핵연료의 포화시점을 검증한 결과, 고리 1~4호기가 2016년, 영광 1~6호기가 2021년, 울진 1~6호기가 2018년, 월성 1~4호기가 2018년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일부 원전의 경우에는 포화시점이 얼마 남지 않아 저장능력을 확충해야 하지만, 엄청난 양의 고준위 폐기물을 지금과 같은 시스템으로 저장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약 10만 년 정도의 장기간 처분할 수 있는 폐기물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폐기물 처리에 대한 기술개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해 다시 원자력발전의 핵연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에 대해 "현재 대규모 공정을 완성하기 위한 기술개발 가능성을 연구 중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은 한미원자력협정의 규제를 받고 있는데, 양국 간에 일부 기술사용을 허용하는 문제를 놓고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장순흥 원자력학회장은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하는 기술을 놓고 1단계 정제(refining) 과정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낸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적 합의도출 문제 역시 많은 의견이 제시됐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원전 안전과 관련된 정보가 공개돼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사회적 공론화를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김명자 여과총회장은 한국처럼 자원이 빈약한 나라에서 자원을 재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녹색 에너지 역시 그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국가 에너지 문제를 담당하기에는 아직 미약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이런 상황에서 원전과 관련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를 위해 에너지 장기 전망에 대한 확실한 데이터 산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전문영역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국민적 합의에 따른 국가 에너지 정책을 수립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2.08.30 ⓒ ScienceTimes

테마파크 '이색 직업' 체험

테마파크 '이색 직업' 체험

교육기부 프로그램 운영 현장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한국직업사전에 따르면 2012년 현재 직업수는 모두 9천2백98개로서, 2003년에 비해 1천3백18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기술의 발전,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의 등장, 사회 문화의 변화와 새로운 제도의 시행 등에 따라 새로운 직업이 등장한 것이다.

이처럼 직업은 사회 발전상과 산업구조 변화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급변하는 사회에 발맞춰 직업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처럼 앞으로는 더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
▲ 롯데월드는 여름방학에 교육기부프로그램으로 테마파크의 다양한 직업세계를 소개했다.

지금 한창 진로탐색을 벌이고 있는 중·고등학생들은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알아봄과 동시에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직업의 변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한때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직업이 시간이 흐른 지금은 존재하지 않기도 하고, 전혀 예상치 못한 직업이 생겨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롯데월드 ‘라이드 헌터’ 직무체험 프로그램

지난 여름방학 동안 롯데월드에서는 교육기부 프로그램으로 테마파크의 다양한 직업세계를 소개해 큰 인기를 모았다. 지난 8월 7일, 가장 먼저 진행된 라이드 헌터 직무체험프로그램에는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20여 명이 참여했다.

라이드 헌터는 놀이기구를 도입하고 기획하는 일을 담당하는 직업이다. 즉, 테마파크 콘셉트와 맞는 놀이기구나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놀이기구를 찾아내고 발굴하는 일을 주로 하게 된다.

이번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직접 놀이동산 현장에서 라이드를 탑승해 보고, 자신이 라이드 헌터라면 어떤 놀이기구를 도입할 것이며 기존에 있는 라이드에 어떤 변화를 줘 관람객에게 인기가 높아질 수 있게 할 것인지 등에 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 지난 8월 7일 진행된 라이드 헌터 직무체험 프로그램 현장.

이날 학생들에게 라이드 헌터라는 새로운 직업을 소개하고, 라이드 헌터가 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강의한 한상진 씨(마스터플랜팀 어트랙션)는 “최근 테마파크의 콘셉트들이 많이 변화하고 있어 세계의 변화 흐름을 읽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영어공부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테마파크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수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많은 기술자들이 필요하다”며 “이들을 하나로 묶어 성공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는 데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전체 중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체험에 참여한 김다희 학생(창문여고 1학년)은 “원래 장래희망이 패션MD인데, 그것이 오늘 처음 알게 된 라이드 헌터라는 직업과 상당히 통하는 면이 많은 것 같아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또 김단은 학생(문산여고 2학년)은 “아직 구체적으로 좋아하는 과목도 없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인데, 새로운 직업 하나를 구체적으로 알게 돼 미래의 진로를 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파크디자이너 등 이색·유망 직업 체험 인기

다음날, 롯데월드에서는 지난해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선정한 ‘미래 新직업 80개’에 선정된 바 있는 ‘파크 디자이너 직무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학생들은 테마파크 디자이너란 무엇이며 어떤 준비를 해야 그 직업에 종사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자세히 듣고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테마파크는 특정한 주제에 따라 놀이기구부터 건물, 공연, 퍼레이드 등 공통의 스토리를 갖고 구성한 일종의 놀이동산이며 그것을 기획, 설계, 디자인하는 사람이 바로 파크 디자이너다.

국내 테마파크산업이 시작단계라 파크 디자이너란 직업이 아직은 생소하지만, 앞으로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져 관광·레저산업이 활성화될 것이기 때문에 파크 디자이너란 직업의 전망도 밝다는 것이 롯데월드 측의 설명이다.

이어 롯데월드에서 진행하고 있는 퍼레이드를 중심으로 무대연출에 대한 직무체험도 이뤄졌다. 먼저 엔터테인먼트 팀에서 공연운영을 맡고 있는 안준모 씨가 테마파크 공연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강의를 한 후, 분장실 등의 공연 Back stage를 견학하는 등 무대연출을 위한 다양한 체험을 했다.
▲ 놀이기구를 직접 타보면서, 탑승물의 안전을 살피는 어트랙션 정비 체험을 했다.

또 테마파크를 찾은 관람객들이 안전하게 놀이기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탑승물을 정비하는 어트랙션 정비에 관한 직무체험도 진행됐다. 평소에 타기만 했던 놀이기구의 구동원리와 주요개선 사례 등 어트랙션 정비 업무를 소개하고 현장을 직접 방문해 실습을 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롯데월드가 지난 여름방학 동안 교육기부 차원으로 이색적이고 다양한 직업들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진로탐색을 원하는 많은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

이밖에도 롯데면세점에서는 면세업에 대한 직무이해와 물류센터 견학을, 롯데정보통신에서는 IT산업 소개와 데이터센터 투어를, 롯데호텔에서는 호텔산업의 이해와 서비스 직무 교육을 진행하는 등 그룹 전체가 교육기부에 적극 나서고 있어 기업들의 교육기부 사례에 모범이 되고 있다.


김순강 객원기자 | pureriver@hanmail.net

저작권자 2012.08.30 ⓒ ScienceTimes

튜링 100주년의 화학적 거세 논란

튜링 100주년의 화학적 거세 논란


서진환 사건 이후 대상 확대 논의


사이언스타임즈 라운지 지난 7월 2일 스페인 말라가에서는 매우 특별한 연주회가 열렸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그날 연주한 곡들은 ‘이아모스’가 작곡한 작품이었다. 이아모스는 사람이 아니라 클래식 음악을 작곡하기 위해 스페인 말라가 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그 연주회는 영국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였다. 이처럼 튜링 탄생 100주년을 맞아 지금 세계 곳곳에서 컴퓨터공학과 관련된 컨퍼런스와 특별전 등이 열리고 있다.

영국 과학자들이 주도하는 ‘튜링 100주년 기념사업회’가 세계 18개국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있으며, 특히 그가 몸담은 케임브리지대학과 맨체스터대학을 중심으로 기념 열기가 뜨겁다.

▲ 주부 성폭행 살인범 서진환이 현장검증에 응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에서도 튜링 탄생일이었던 지난 6월 23일부터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주최하는 튜링 탄생 100주년 기념강연회가 대전에서 4일간 개최되었다.

앨런 튜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암호통신기 ‘에니그마’의 암호과 과정을 역추적할 수 있는 ‘봄베’라는 암호해독기를 개발했으며, 세계 최초의 연산 컴퓨터인 ‘콜로서스’를 만들었다.

흔히 ‘에니악’을 세계 최초의 컴퓨터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튜링이 만든 콜로서스가 그보다 2년 먼저 개발된 것. 그러나 콜로서스는 군 작전에서의 암호 해독이란 비밀스런 임무 때문에 세계 최초의 컴퓨터란 영예를 얻지 못했다.

무엇보다 튜링의 가장 큰 업적은 현대 컴퓨터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인 ‘범용성’을 컴퓨터에 최초로 부여한 튜링머신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튜링머신이란 실제 기계가 아니라 수학 원리로 구성된 가상 기계인데, 튜링이 제안한 이 튜링머신 덕분에 프로그램 내장 방식의 현대 컴퓨터 원형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튜링 탄생 100주년을 바로 앞둔 작년 12월부터 온라인에서는 전 세계 네티즌들 사이에서 앨런 튜링에 대한 60년 전의 법원 판결을 사면하라는 전자사면청원서가 확산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도대체 일밖에 몰랐던 천재 수학자가 무슨 죄를 지었던 걸까.

화학적 거세를 택한 튜링의 비극
튜링은 42세 때인 1954년 6월 7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청산가리 음독으로 인한 자살로 알려져 있다. 그가 그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네티즌들이 사면 청원을 한 60년 전의 판결 때문이다.

당시 튜링은 남자를 사랑하는 동성애 성향을 지니고 있었는데, 1952년 동성애자 파트너가 자신의 집에서 도둑질한 것을 경찰에 신고하면서 동성애자임이 들통 나고 말았다. 그 당시엔 동성애자들을 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아주 엄격할 때여서 법원에서는 튜링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고, 그는 구금형 대신 여성 호르몬 주사를 맞는 화학적 거세형을 선택했다.

그런데 지속적으로 투입된 여성 호르몬은 그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발기 불능과 중추 신경계 손상을 비롯해 젖가슴까지 부풀어 올랐던 것. 그 같은 신체 변화를 참을 수 없었던 튜링은 결국 죽음을 택하고 말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화학적 거세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서진환이 성폭행 전력으로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에서 주택에 침입해 주부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성범죄자에 대한 화학적 거세 방안이 다시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7월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화학적 거세가 법적으로 가능하다. 지난 5월 아동성폭행범에게 약물치료 3년이 내려지면서 첫 대상자가 나왔으며, 최근엔 성도착증 판정을 받은 30대 남성을 상대로 검찰이 화학적 거세를 법원에 청구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다시 화학적 거세가 도마에 오른 것은 현행 법률의 경우 16세 미만의 아동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19세 이상 성도착증 환자 및 재발 위험성이 있는 성폭행자, 2회 이상 아동 대상 성범죄자 등으로 대상이 한정돼 있을 뿐더러 상습 성폭행자라도 스스로 충동을 억제할 수 없다는 의학적 진단이 필수여야 하는 등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와 국회 등에서는 화학적 거세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여론도 화학적 거세를 지지하는 쪽으로 기운다.

최근 한 취업포털이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이 우리나라의 성범죄 처벌 및 방지책이 느슨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또 한 포털회사가 지난 5월에 내려진 법무부의 아동성폭행범에 대한 화학적 거세 집행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2%가 당연한 처벌이라며 화학적 거세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화학적 거세를 반대하는 여론도 있어
화학적 거세란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나오는 고환을 자르는 물리적 거세와 달리 화학약물을 투입해 성충동을 억제하는 치료법이다.

대개 시상하부에서 뇌하수체를 거쳐 테스토스테론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끊거나 성선자극호르몬을 투입해 테스토스테론을 일시적으로 과도하게 분비하도록 해 이에 놀란 뇌하수체가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막는 방법을 사용한다. 또 튜링의 경우처럼 여성 호르몬을 투입해 남성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방법도 사용된다.

성범죄 방지책으로서 화학적 거세가 주목받는 이유는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미국 오리건주에서 가석방된 성범죄자 134명 가운데 약물 치료를 받은 사람의 경우 재범자가 없었지만, 화학적 거세에 불응한 성범죄자의 재범률은 20%에 가까운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에서도 화학적 거세를 받은 성범죄 전과자의 경우 성범죄 재범률이 3%에 그친 반면 받지 않은 성범죄자들의 경우 46%가 다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화학적 거세를 반대하는 여론도 만만찮다. 성선자극호르몬을 투입할 경우 안면홍조, 골다공증과 같은 부작용을 겪을 수 있으며, 지속적인 여성 호르몬의 투입은 가슴을 나오게 하고 목소리가 얇아지는 등의 신체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튜링의 사례를 보더라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사항이다.

또 화학적 거세의 효과는 치료가 진행되는 동안에만 지속될 뿐이고 주사를 맞지 않으면 원래대로 복구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게다가 상당수의 성범죄는 스스로에 대한 불만이나 소외감의 표출로 인해 일어나므로 화학적 거세를 통해 성욕을 억제하더라도 성범죄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즉, 현재 화학적 거세는 인권과 강력한 재범 방지책이라는 두 가지 가치의 충돌 속에서 논란을 빚고 있는 셈이다.

배리 쿠퍼 '튜링 100주년 기념사업회장'은 튜링을 가리켜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법과 행하는 방법을 바꿔 놓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만큼 튜링은 뛰어난 과학자였으며,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업적을 남겼다.

만약 튜링이 그렇게 죽지 않았다면 우리가 생각할 수 없는 매우 새로운 개념의 화학적 거세법을 내놓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2.08.30 ⓒ ScienceTimes

2012년 8월 29일 수요일

미래에는 어떤 자동차 나올까?

미래에는 어떤 자동차 나올까?

자동차 소재 강연, 학생들 관심 높아

 
과학 중 특히 학생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는 자동차와 생명공학이다. 생명공학은 최근 나노기술과 더불어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으며 SF 영화 등에서도 인체의 신비를 다루는 작품들이 많아 학생들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으며, 자동차의 경우 여학생보다 남학생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 지난 24일 진행된 '금요일에 과학터치'에서 학생들이 도입강연을 듣고 있다. ⓒ황정은

지난 24일 진행된 ‘금요일에 과학터치’에는 이 두 분야의 수업이 모두 진행됐다. 도입강연 시간에는 ‘생활 속의 유전학’이, 본 강연에는 미래자동차에 대한 강의가 이뤄졌다.

세포, 무엇으로 이뤄져 있을까?
이날 도입 강연에는 괴정고등학교 남미숙 교사가 ‘생활 속의 유전학’을 주제로 세포와 현미경 등에 대해 설명했다. 유전학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세포(cell)’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사람의 인체를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가 세포인만큼, 이에 대한 이해가 필수인 것이다.

남미숙 교사는 학생들에게 “세포를 처음 발견했을 당시, 과학자가 코르크를 관찰하다가 방처럼 생긴 구조를 보았기 때문에 ‘cell’이라는 단어가 나오게 됐다”며 “당시 발견한 코르크 세포는 살아 있는 게 아니었다. 남아 있는 세포벽만 본 것이다. 때문에 세포벽이 방처럼 보여서 ‘cell’로 명명하게 됐다”며 세포(cell)라는 단어가 나오게 된 계기를 언급했다.
▲ 지난 24일 진행된 '금요일에 과학터치'에서 한 학생이 현미경으로 물체를 관찰하고 있다. ⓒ황정은
세포를 관찰할 때 필수 준비물이 현미경인만큼, 이날 수업에는 광학현미경과 전자현미경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광학현미경은 1590년 네덜란드의 얀센 부자(Janssen, H.)에 의해 발명, 가시광선을 이용해 시료를 확대해 사물을 관찰할 수 있는 방식이다. 당시 최대 3천 배 정도 사물을 확대할 수 있었으며 대물렌즈와 대안렌즈를 이용했다.

이후 1931년 독일 루스카가 전자선을 이용한 전자현미경을 발명, 바이러스와 DNA 같은 미세 구조물 관찰이 가능케 됐다. 광학 현미경과 배율을 비교하면 전자현미경은 30만배에서 100만배까지 확대해 볼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

현미경에는 투과전자현미경과 주사전자현미경, 두 종류가 있다. 전자는 표본을 얇게 자른 후 전자선을 투과시켜 상을 맺게 하는 방식이고, 후자는 전자선을 쏘아 반사되는 전자선에 의해 상을 맺게 하는 원리를 사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투과전자현미경보다 더욱 입체적인 상을 얻을 수 있다.

남미숙 교사는 “현미경을 통해 관찰할 수 있는 세포는 모양과 크기가 매우 다양하다”며 세포의 종류와 다양성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고, 세포와 현미경에 대한 설명 이후, 학생들은 세포를 이루는 구성 물질에 대해 직접 종이를 잘라 붙이며 학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핵과 리보솜, 소포체, 골지체, 미토콘드리아, 리소좀 등을 직접 가위로 잘라 붙이며 세포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가질 수 있었다.

이날 수업을 들은 한 학생은 “우리 세포 안에 이렇게 다양한 물질이 있다는 게 신기했다”며 “현미경으로 세포를 보는 것도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했다.

미래에 만나게 될 ‘스마트 카’
본강연에서는 한양대학교 선우명호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가 ‘컴퓨터로 움직이는 미래자동차’라는 주제로 스마트 카에 대해 설명했다.

자동차의 역사와 구조에 대한 이야기로 운을 뗀 선우 교수는 “미래자동차는 친환경적이고 안전성과 편리성을 제공하는 첨단자동차로 발전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자동차에는 수많은 컴퓨터 제어장치가 적용되고 있다. 그 수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최고급 승용차의 경우 현재 130여 개의 컴퓨터 제어장치가 적용된다”고 언급했다.
▲ 지난 24일 진행된 '금요일에 과학터치'에서 선우명호 한양대 교수가 미래자동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황정은
자동차의 경우 다른 산업과 달리 세 가지 규제를 만족시켜야 한다. 첫 번째가 환경이며 두 번째는 에너지, 세 번째는 안전이다. 인체에 유해하지 않아야 하며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면 안 되고, 60km 이내에서 정면충돌을 하더라도 승차한 사람이 사망하면 안 된다.

특히 이 중 환경에 대한 규제는 점점 강화되고 있는 추세로, 이러한 사회적 흐름으로 인해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은 친환경 스마트 카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스마트 카는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앞으로 매우 각광받는 산업이다.

21세기 정보화 시대 키워드가 네트워크인 만큼 첨단 스마트카 역시 네트워크 기반의 컴퓨터 제어장치를 갖고 있다. 이러한 제어장치는 자동차를 위한 많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차세대 핵심기술이기도 하다.

선우 교수는 “가까운 미래에는 차량 내부와 외부의 통신 네트워크를 통해 자동차 내에서 외부의 정보를 실시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자동차 상태를 외부에서 확인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컴퓨터 제어기술의 발전은 자동차 주행과 안전성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설명 이후, 선우 교수는 국내 자율주행자동차 대회에서 우승한 한양대학교의 A1을 소개한 뒤, 자율주행자동차가 주행하는 원리와 필요한 기술 등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이날 강의를 접한 정재영(전민초, 3년) 학생은 “자동차 대회에서 사람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길을 찾아가는 모습이 정말 신기했다”며 “자동차에 관심이 많다. 공부를 해서 대학교 졸업한 뒤 자동차 회사에 들어가고 싶다”며 장래희망을 밝히기도 했다.

자녀와 함께 수업을 찾은 이강희(대전 유성구) 학부모는 “교수님께서 학생들의 초점에 맞춰 설명을 잘 해주셨다. 아이의 진로선택에도 도움이 된다. 이런 학과도 있었다는 점에서 아이도 매우 놀라워하는 것 같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강의를 통해 국내 핵심사업인 자동차 산업에서 훌륭한 인재가 배출되기를 기대해본다.


황정은 객원기자 | hjuun@naver.com

저작권자 2012.08.29 ⓒ ScienceTimes

나로과학위성 29일 고흥 우주센터 이송

나로과학위성 29일 고흥 우주센터 이송

매일 지구 주위 돌며 우주환경 관측

 
KAIST는 29일 예정대로 나로과학위성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로 이송한다고 28일 밝혔다.

KAIST 인공위성센터의 한 관계자는 "29일에는 태풍이 북상해 한반도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돼 예정대로 이송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나로과학위성은 3차 나로호 발사체에 탑재돼 오는 10월 발사될 예정이다.


나로과학위성은 무게 100㎏급, 가로 1m, 세로 1m, 높이 1.5m의 소형위성이다. 궤도 진입에 성공하면 1년간 300∼1천500㎞ 상공의 타원 궤도로 지구 주위를 매일 약 14바퀴 돌며 우주환경을 관측하게 된다.

발사에 실패한 1, 2차 나로호 발사체에 실렸던 과학기술위성 2호의 기술을 활용해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됐다. 지난해 2월부터 이뤄진 개발에는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를 비롯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i3시스템, 한국항공대학교 등이 참여했고 20억원이 투입됐다.

이 위성에는 레이저 반사경, 우주이온층 측정센서(랑뮈어 탐침), 우주방사선량 측정 및 반도체오류 측정센서, 자세제어용 반작용 휠, 펨토초 레이저 발진기, 적외선 소자 영상센서 등 첨단관측 장비 등이 실려 있다.

특히 펨토초 레이저발진기의 기술이 성공적으로 검증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광섬유를 이용한 펨토초(1천조분의 1초) 단위의 정밀거리 측정에 관한 기반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합뉴스 제공

저작권자 2012.08.29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