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28일 화요일

라오스에 과학문화 전파하다

라오스에 과학문화 전파하다

글로벌 과학창의원정대(상)

 
전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라오스. 한국과학창의재단은 ‘2012 대학생 글로벌 과학창의원정대’를 선발해 과학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적개발원조)에 나섰다. 이들은 라오스의 시골학교에 태양광 발전기 설치를 지원하고, 현지 학생들에게 과학‧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했다. 지난 8월 7~14일, 19~26일 두 차례에 나눠 진행된 글로벌 과학창의원정대 현장을 생생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註]
“싸바이디!”

‘2012 대학생 글로벌 과학창의원정대’ 1차 팀과 함께 다녀온 라오스는 순수한 매력과 애잔함이 교차하는 나라였다. 일주일간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아직도 작은 손을 합장하며 맑은 눈망울로 ‘싸바이디(안녕하세요)’를 외치던 라오스 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낯선 공기의 라오스

베트남 하노이를 경유해서 도착한 라오스! 여타 다른 나라 공항과는 다를 거라 짐작은 했지만, 활주로에 내려서 공항 입구까지 걸어가야 할 것이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 원정대가 도착한 루앙파방 공항은 우리나라 주요도시 고속버스터미널 정도의 크기로, 이용객의 대부분은 외국인이었다.

루앙파방은 아시아의 여러 관광도시와 같이 유럽인들이 많고, 아주 잘 정돈된 모습이었다. 원정대 모두 아름다운 도시와 생각보다 좋은 시설에 들떠 있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원정대가 활동할 곳은 루앙파방이 아닌 싸이나부리(읍내), 그리고 그곳에서도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후아이찟 마을. 현지인들과 함께 싸이냐부리로 출발하는 버스(하루 1회 운행)에 몸을 실었고, 그와 동시에 진정한 라오스를 경험할 수 있었다.

진흙탕, 타이어 펑크…험난했던 라오스 원정길

우리나라 기업인 현대에서 생산된 버스는 예전 우리나라 시골에서 운행하던, 엔진이 앞에 있는 아주 노후한 버스였다. 오지마을에 태양광 전구 설치 지원과 과학·문화교육이라는 목적을 갖고 출발한 원정대는 낙후된 교통시설과 현지인을 보자 또 다른 동기부여를 받았다.


루앙파방을 벗어나 1시간 정도를 달리자 비포장도로에 접어들었다. 비 때문인지 도로는 온통 진흙탕이었고, 버스는 가다 서다를 반복해야만 했다. ‘설마 빠지진 않겠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진흙에 빠진 버스는 움직이지 않았고, 결국 하차해 여자들은 도보 이동, 남자들은 버스를 밀기 시작했다.

1시간이 넘도록 씨름한 버스는 다행히 진흙에서 탈출했지만, 이후에 한 번을 더 빠지고 급기야는 타이어 펑크까지. 난감함의 연속이었다. 4시간 거리를 7시간 넘게 걸려서 도착했지만, 원정대와 현지인들이 함께 차를 밀고 서로 격려하며, 어느새 동지애까지 느껴질 정도로 친근해졌다.

싸이냐부리에 도착한 원정대는 숙소에 짐을 풀고, 도교육청과 에너지 광산국을 방문했다.

일반적으로 작고 마른체구의 라오스인과는 다르게 큰 덩치의 아짠 께오 싸이냐부리 도교육청 사무국장은 “후아이찟 중학교는 저도 방문하지 못한 곳입니다. 과학창의재단의 지원으로 기숙사에 태양광 전구를 설치 할 수 있어서 학생들이 정말 기뻐하고, 저희 교육청에서도 무척 감사하게 생각합니다”라며 라오스인 특유의 미소와 함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

순수한 동심을 만나다

우리가 찾은 후아이찟 중학교는 싸이냐부리에서 차량으로 1시간, 메콩강을 거슬러 오르는 배를 타고 2시간(건기에는 4시간 소요), 다시 도보로 1시간 30여분을 걸어야 도착할 수 있었다.

길이라고는 하지만 밀림 한복판에 만들어진 육로는 곳곳이 수렁이어서 원정대 학생들은 물론, 우리를 인솔해준 라오스 도교육청 선생님들도 힘들어했다. 어렵게 도착한 후아이찟 중학교! 밝은 미소의 마을사람들과 어린 학생들의 모습에 힘들었던 여정의 기억은 한 순간에 사라졌다.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깔끔한 교복차림으로 멀리서 온 손님인 우리를 맞아줬다. 원래 계획은 다음날 오전에 진행할 체험교육 준비와 함께 휴식을 취할 생각이었지만, 주변을 떠나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에 현지 선생들의 도움을 받아 바로 문화체험 교육을 실시했다.


‘곰 세마리’를 라오스어로 번역해서 율동과 함께 부르는 오프닝 무대로 아이들의 호응을 이끌고 제기차기, 공기놀이, 딱지치기 등 전통문화 체험과 비눗방울의 과학적 원리를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아이들의 호응은 상상 이상이었다. 라오스어 외에는 전혀 의사소통이 되지 않음을 고려해, 원정대는 체험교육에 필요한 아주 간단한 라오스어(따라해보세요=헷 땀랑 커이, 함께=남깐, 잘했어요=껭 라이라이 등)를 적고, 외어서 준비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만국 공통어인 바디랭귀지가 있어 교육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마을 어른들도 한국의 대학생들이 전하는 과학문화, 전통문화를 즐기고 있었다.

후아이찟 중학교에서의 첫날은 이렇게 마무리됐다.(2회에서 계속)

미래융합기획실 김길태 과장 | bigbang@kofac.re.kr

저작권자 2012.08.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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