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폭염에 폭우… “왜 그런 거예요?”
주니어닥터, '일기예보가 나오기까지'
“여러분, 그동안 날씨 정말 더웠죠? 그런데 요 며칠 사이로 비도 많이 왔어요. 이렇게 날씨가 변덕을 부릴 때 여러분이 매일 보는 게 뭐죠?”
“일기예보요!”
연일 30도를 훌쩍 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이젠 폭우다. 지난 한 주 간 전국적으로 내린 비로 인해 서울 시내 강남 한복판은 작년에 이어 또 다시 물속에 잠겼고, 전 지역에서 산사태로 인한 피해 소식이 속출했다.
“일기예보요!”
연일 30도를 훌쩍 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이젠 폭우다. 지난 한 주 간 전국적으로 내린 비로 인해 서울 시내 강남 한복판은 작년에 이어 또 다시 물속에 잠겼고, 전 지역에서 산사태로 인한 피해 소식이 속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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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지방기상청에서 진행한 '일기예보가 나오기까지' 수업에서 학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황정은 |
이렇게 종잡을 수 없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사람들은 ‘일기예보’에 관심을 갖게 된다. 오늘의 날씨는 물론 내일의 날씨와 앞으로 일주일간의 날씨를 미리 앎으로써 삶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살고자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대중화와 기술 발전이 함께 맞물리면서 사람들은 당일의 전반적인 날씨 뿐 아니라 각 시간대별로 구체적인 기상 상황까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알 수 있게 됐다. 이 모든 것이 기상 기술이 발전함으로써 가능해진 일이다.
이처럼 발전한 기상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일기예보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공부하고자 대전 유성구에 소재한 대전지방기상청에 날씨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어린 친구들이 하나 둘 모여 들었다. ‘2012 주니어닥터’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날 수업은 일기예보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알아보고 그 외 기상청이 하는 일들을 공부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웨비게이션이라고 들어봤니?
승용차 이용률이 증가하면서 네비게이션의 보급률도 같이 늘어나고 있다. 네비게이션은 과거 길을 알려주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시간 교통정보와 사고지점, 공사지점, CCTV 등도 실시간으로 연결해 줘 많은 운전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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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지방기상청에서 진행한 '일기예보가 나오기까지' 수업에서 학생들이 기상자동관측장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황정은 |
네비게이션처럼 날씨정보도 실시간으로 제공받는다면 어떨까. 오픈카를 타는 중에 비를 만나게 돼도 미리 차 지붕을 닫을 수 있고, 편리하게 시간과 지역별 날씨를 알 수 있어 야외활동 시 보다 유용하게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날씨(weather)와 네비게이션(navigation)을 합한 ‘웨비게이션’은 미래 우리가 누리게 될 기상 서비스의 모습이다.
날씨를 예측하는 것은 자연재해의 피해를 줄인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데, 기후 변화 시대에 자연재해로 인한 생명피해 예방에 직결되고 21세기 국가 경쟁력과도 비례해 매우 중요하게 평가 받는다.
국내는 현재 천리안 위성으로 인해 독자적으로 날씨정보를 확보하는 게 가능해졌다. 천리안은 국내 첫 기상위성으로 지난 2012년 7월 발상된 후, 무사히 안착 돼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기상정보를 송출하고 있다.
천리안 위성 발사로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 7번째로 독자 기상위성 보유국이 됐으며, 이로 인해 외국으로부터 날씨정보를 조달 받던 것에서, 다른 나라에 기상 정보를 조달하는 기상 선진국으로 변모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앞으로 ‘2019 한국형 수치예보 모델’이 성립되면 한국은 기상정보 5위로 올라서게 된다”고 말했다.
수치예보모델이란 지구를 바둑판 모양의 작은 사각형으로 나눠 수평․수직 방향으로 놓은 뒤 물리방정식을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계산량이 매우 방대해 슈퍼컴퓨터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이처럼 수치예보모델을 만들고 전 세계 관측 자료를 입력해 앞으로 수시간에서 수백년까지 미래 대기 상태를 예측하는 것이 수치예보다.
날씨는 어떻게 측정할까?
이날 학생들은 현재 우리나라 기상기술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는지 배우고 기상장비 전시실에서 날씨를 관측하는 다양한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학생들이 가장 먼저 만난 장비는 자동기상관측장비(AWS)로, 이름 그대로 예전에는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기상을 관측하던 것을 기계가 대신 해주는 장치를 말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자동기상관측장비의 기능을 세세하게 학생들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자동기상관측장비로 풍속과 풍향, 기온, 강수량 등을 측정할 수 있는데 바람의 세기, 즉 속도는 삼배풍속계로 측정할 수 있다. 컵의 회전속도가 풍속에 비례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일정시간 동안 불어오는 바람에 따라 돌아가는 컵의 회전수를 전기적 신호로 받아 값을 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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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지방기상청에서 진행한 '일기예보가 나오기까지' 수업에서 한 학생이 기상캐스터 체험을 하고 있다. ⓒ황정은 |
기온은 백엽상과 동일한 기능을 하는 셀터(shelter)에 의해 측정된다. 과거에는 동네나 학교마다 백엽상이 설치돼 온도와 습도 등을 알 수 있었지만, 현재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측정 역시 더욱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전자시스템으로 변경됐다.
백엽상이란 기상관측용 설비가 설치된 작은 집 모양의 백색 나무상자로 사방이 겹비늘 창살로 가려있어 직사광을 직접 받지 않고 비나 눈도 들어가지 않으며 통풍도 잘 되게 제작됐다. 이는 백엽상 내부의 기상상태를 관측지점의 기상상태와 동일한 조건이 되도록 한 것으로 AWS의 측정기는 이 백엽상이 작아진 상태로 보면 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그동안 기온이 높아 많이 더웠다. 대전 기온이 36도가 넘게 나타난 것은 1960년대 이후 처음”이라며 “백엽상을 대신하는 셀터는 온도감지센서로 현재기온을 측정한다. 센서는 백금으로 되어 있다. 백금은 기온에 따라 전기에 보내는 마찰, 즉 전기적 저항이 다른데 저항값에 따라 기온을 측정한다”며 작동원리를 설명했다.
관측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학생들은 기상캐스터 체험을 직접 경험했다. 블루스크린 앞에서 프롬프터를 보며 “오늘의 날씨입니다” 멘트를 소화하는 아이들을 보자 함께 온 학부모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활짝 폈다.
처음으로 기상캐스터 체험을 한 아이들은, ‘처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능숙하게 기상캐스터 역할을 소화했다. 시간 관계상 모든 참여 학생들이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아이들은 매우 즐거워했다.
이날 강의를 들은 김은서(신평초, 3년) 학생은 “기상청에서 하는 일들에 대해 듣고 나니 신기하고 재미있었다”며 “친구들이 캐스터 체험을 하는 걸 봤는데, 일기예보가 어떻게 나오고 방송되는지 알 수 있어 신기했다”고 전했다.
자녀와 함께 수업을 찾은 정애라(대전 태평동) 학부모는 “전체적인 학습 프로그램이 마음에 든다. 아이들의 눈으로 일기예보 과정을 직접 보니 더욱 유익한 것 같다. 특히 캐스터 체험이 아이들에게 많은 흥미를 준 것 같다. 학생들 눈높이에서 수업이 진행돼 여러 모로 알찬 시간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수업을 진행한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오늘 수업은 기상청에서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는 것에 가장 큰 목표가 있다”며 “날씨 관측부터 일기예보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해주고 가장 기초가 되는 장비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알려준다”며 수업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에도 수업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 올 해 학부모님들의 요청이 많아 지난해보다 10명을 늘려 40명 정원으로 진행하게 됐다”며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날씨에 대한 관심이 더욱 많아진 시점이어서 학생들의 반응이 더욱 좋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날씨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분리해 생각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이러한 수업을 통해 장차 훌륭한 과학자가 배출되기를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2012.08.20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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