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지 않은 손님 '가을장마'
가을장마와 지구온난화의 연관성
장마는 여름철에 일정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많이 내리는 비를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장마철의 강우가 1년 강수량의 상당비율을 차지하며, 그 시기가 벼의 성장기와 일치하기 때문에 벼농사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체로 6월 하순에 시작해 7월 하순에 끝나며 남부지방에서 북부 지방으로 갈수록 시기는 늦어진다. 장마시 강수량이 아주 많은 해가 있는 반면, 아주 적은 이른바 '마른 장마'인 해도 있다. 이때의 강수는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호우를 말한다.
대체로 6월 하순에 시작해 7월 하순에 끝나며 남부지방에서 북부 지방으로 갈수록 시기는 늦어진다. 장마시 강수량이 아주 많은 해가 있는 반면, 아주 적은 이른바 '마른 장마'인 해도 있다. 이때의 강수는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호우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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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20년간의 강수량 변화를 보면 장마가 끝난 8월 상순에도 과거와 비교했을때 두배가량 비가 더 많이 내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료제공 : 기상청 ⓒScience Times |
집중호우는 하층에 나타나는 제트기류 및 상층의 제트기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체로 집중호우가 나타나는 지역은 남쪽에 나타나는 하층의 제트기류에 의해 많은 수증기가 공급되고, 이와 호우지역의 북쪽에 나타나는 상층의 제트기류가 합쳐져 상승기류를 일으키게 된다. 이 상승기류에 의해 수증기가 응결되면서 많은 비가 내리게 되고, 이때 방출되는 열에 의해 상층 제트기류가 강화되면서 강우 강도를 강화시킨다.
이러한 여름장마와는 다르게, 7월 이후나 입추를 전후로 9월까지 지속적으로 내리는 비를 가을장마라고 한다. 올 여름, 폭염이 빨리 물러난 이유는 가을장마 때문이다. 더위는 한풀 꺾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통계상으로 봤을 때, 가을장마로 인한 피해가 만만치 않다. 대비책이 필요하기도 하다.
'가을장마가 오면 곡식이 썩는다'
옛말에 '가을장마가 오면 곡식이 썩는다'라는 말이 있다. 사실 가을장마는 보기 힘든 기상 현상 중 하나이다. 그래서 가을장마는 예로부터 나라에 안 좋은 일이 있거나 나라 간의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불행을 가져오는 비라고 회자되기도 하였다. 그만큼 반갑지 않은 손님이고, 흔치 않은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가을장마는 원래 한반도까지 올라갔던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다시 남하하면서 북쪽의 찬공기와 부딪쳐 비를 뿌리는 것을 말한다. 즉, 계절이 바뀌면서 중국 산동지방까지 올라갔던 장마전선이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이동성 고기압과 부딪히면서 남하해 강우를 동반한 채로 한반도를 지나는 것을 말한다.
보통 가을장마는 초여름의 장마전선보다도 적은 편이다. 초여름의 장마처럼 명확하게 나타나는 현상도 아니고, 해에 따라 강우량도 매우 불규칙하다. 그래서 흔치 않은 현상이라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때에 따라 집중호우가 내리거나 열대성 저기압인 태풍이 올 경우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가을장마가 지는 이유는?
가을장마가 흔치 않은 현상이기 때문에, 그 원인을 두고 학자들 사이에서도 많은 이야기가 오고간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자들은 1990년대 이후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구의 기온이 올라간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더워진 공기는 수증기를 많이 포함한 채로 상승하면서 구름이 되는데, 더워진 공기가 많이 늘어난 만큼 수증기를 포함한 구름이 많이 생기고 그로 인해 언제든지 폭우가 내릴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사실 가을장마는 여름장마와는 다르게 장마전선은 형성되지 않고,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북쪽의 찬 공기와 만난 지점에서만 집중적으로 비를 뿌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에 따뜻하고 습한 수증기가 하층 제트기류를 타고 시속 10km 이상으로 유입되면, 비구름이 더 빨리 만들어진다. 빠른 경우에는 한두 시간 내에 비구름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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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마가 시작되는 여름철에는 땅이 메말라 있어 물을 흡수하는데 어려움이 없지만, 장마가 끝난 뒤에 내릴 경우에는 이미 땅에 수분이 충분한 상태이기 때문에 물이 흡수되지 못하면서 각종 재해가 일어날 수 있다. ⓒScience Times |
기상청 역시 가을장마를 기상이변이 아닌, 기후변화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그간 6월 말 장마의 시작과 7월 말 장마의 종료, 이어지는 8월의 불볕더위와 9월 초의 맑은 가을날씨라는 전형적인 온대기상 패턴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후 패턴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가 불거진 2000년대 7월 말을 시작으로, 장마가 끝나고 난 후에도 9월까지 장마 못지 않게 많은 비가 내리는 이른바 '가을장마'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0년에서 2010년까지 장마기간이 아닌 8월과 9월에 더 많은 비가 내린 경우는 7번이나 됐다. 강수의 형태가 건기-우기-건기로 이어지는 아열대 패턴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집중적으로 내리기에 더 조심해야 하는 가을장마
서울대학교 기상학과 허창회 교수는 "가을장마의 원인에는 두 가지가 있다"라고 하면서 "하나는 확장했던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약화되면서 발달했던 기압대가 수축하는 단계에서 발생하며, 또 하나는 원래 태풍이 가장 많이 오는 시기라 겹친 것 같다" 라고 말했다.
허 교수에 따르면 과거에도 8월 중순에서 9월까지 한 달 반 정도는 태풍과 장마가 겹친 현상이 많이 있었고, 올해만 특이하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라는 것. 더불어 "올해는 이미 가을장마가 끝난 상태이며, 지금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완연한 가을 날씨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허 교수는 "가을장마와 태풍이 같이 오면서 강수량 자체는 장마 기간에 비해 양적으로는 적은 편이나, 집중적으로 오기 때문에 더 큰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 장마가 시작될 때쯤에는 비가 없는 늦봄 후이기 때문에 땅이 마른 상태라 비를 많이 흡수할 수 있지만, 이맘때 오는 장마나 태풍의 경우에는 이미 장마기간 동안 비가 잔뜩 와서 흙이 물을 많이 먹은 상태이기 때문에 비가 더 내리면 물을 흡수하지 못하게 된다. 이럴 경우에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기는 약간씩 바뀌기도 하고, 장마기간에 비해 기간이 긴 편은 아니지만 강우의 집중도로 봤을 때, 가을장마 역시 안심할 수 없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 제트기류 : 대류권 상부 부근의 좁은 영역에 집중되는 강한 편서풍을 말한다. 보통 위도 30~40도 사이 중위도 지방의 상공에서 불며, 서쪽에서 동쪽으로 똑바로 부는 것이 아니라 남북 방향으로 굽이치면서 분다. 비행기의 항로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제트기류에서 대규모 저기압성곡률은 대규모 중위도 저기압을 발생시킬 수 있다. 또한 교대로 중위도 저기압은 보다 작은 규모의 뇌운이나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 있으며, 제트기류의 순환은 한 달 이상의 순환주기를 갖는다. |
저작권자 2012.08.28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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